달릴 때 골반 1도 틀어지면 부상 확률 80% 커져
달릴 때 골반 1도 틀어지면 부상 확률 80% 커져
이영완 과학전문기자 입력
영국 과학자들이 달리기 도중에 발생하는 부상 원인으로 잘못된 자세를 꼽았다. 잘못된 자세를 바로잡으면 예기치 못한 부상을 방지하는 것은 물론 달리기 능력도 향상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영국 솔퍼드대 병원의 크리스토퍼 브라마 박사 연구진은 지난 24일(현지 시각) "달리기 도중에 다친 사람과 정상인의 달리는 자세를 3D 영상으로 분석해 부상을 부르는 비정상적인 자세들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미국 스포츠 의학 저널'에 실렸다.
달리기를 하다 보면 무릎이나 정강이 또는 무릎 바깥쪽 인대나 아킬레스건에 부상을 입는 경우가 잦다. 매년 달리기 동호인 2명 중 한 명은 부상으로 달리기에 불편을 겪는다고 한다. 연구진은 달리기 도중에 부상을 경험한 72명과 한 번도 다치지 않았던 36명을 각각 러닝머신 위에서 달리게 하면서 3D(입체) 적외선 카메라로 촬영했다. 분석 결과, 부상의 가장 큰 원인은 잘못된 골반의 위치로 드러났다. 부상자들은 한쪽 발이 땅을 디딜 때 반대쪽 골반이 수평을 유지하지 못하고 아래로 기울어졌다. 이른바 '반대 측 골반 강하'이다. 연구진은 골반이 1도 더 처질수록 부상 확률이 80%나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골반이 수평을 이루지 못하는 것은 다리가 땅을 디딜 때 수직 방향으로 바로 서지 않고 몸 안쪽으로 기울어지기 때문이었다. 뒤에서 보면 정상 자세는 골반과 다리가 90도에 가까운 형태를 이루지만, 부상자는 그보다 각도가 좁았다. 미국 달리기 전문 잡지 '러너스 월드'는 반대 측 골반 강하를 바로잡기 위해서 한쪽 다리를 뒤로 빼며 무릎 굽혀 앉는 동작을 하는 '리버스 런지(Reverse Lunge)' 운동을 추천했다.
부상자 그룹은 이 외에도 달릴 때 몸통이 앞으로 기울거나 땅에 닿는 발끝이 위를 향하는 경향이 있었다. 즉 허리를 세우고 발가락은 내리면 바른 자세가 나올 수 있다는 말이다. 연구진은 "달리기 자세를 간단하게 바꾸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며 "부상자들의 재활 속도가 빨라질 뿐 아니라 달리기 능력도 향상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