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호·윤봉길·유관순..일제 감시대상 카드 문화재 된다
안창호·윤봉길·유관순..일제 감시대상 카드 문화재 된다
이종길 입력
윤봉길 인물카드[사진=문화재청 제공]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일제 경찰이 주요 감시대상 4857명의 신상을 카드 형태로 정리한 기록물이 문화재로 등록된다. 문화재청은 일제 주요감시대상 인물카드와 완도 소안면 구 당사도 등대, 윤봉춘 일기 등 항일독립유산 세 건과 최초 국정 미술교과서인 '도화임본(圖畵臨本)', 한옥성당 '통영 황리공소' 등 다섯 건을 문화재로 지정했다고 1일 전했다.
안창호 인물카드[사진=문화재청 제공]
일제 주요감시대상 인물카드에는 안창호, 한용운, 유관순 등 조선총독부의 감시 대상이던 4857명의 기본정보와 주요 활동, 검거 정보 등이 담겨 있다. 안창호, 한용운 등 여러 차례 체포된 인물은 신상카드도 여러 개 만들어졌기에 남아있는 카드는 6264건이라고 국사편찬위원회는 전했다. 카드에 부착된 인물사진은 대부분 서대문형무소에서 촬영된 것이다. 당대 민족운동이나 독립운동의 조사에서 설득력이 있는 자료로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이 카드는 1980년대에 치안본부(현 경찰청)에서 국사편찬위원회로 이관됐다.
도화임본[사진=문화재청 제공]
문화재로 함께 등록된 완도 소안면의 옛 당사도 등대는 소안도 주민과 의병들이 1909년 일본에 맞서 의거를 일으킨 역사적 장소다. 인근 지역에서 전개된 항일운동의 시발점이라는 점에서 항일독립문화유산으로서 가치가 높다. 영화감독 윤봉춘이 1935년부터 1937년까지 쓴 일기도 문화재로 지정됐다. 함북 회령 출신인 윤 감독은 항일운동에 가담했다가 두 번 옥고를 치렀다. 출옥 뒤 민족적 성향이 강한 영화를 제작하다가 1975년에 타계했다. 일기에는 일제강점기 영화계와 영화인들의 이야기, 영화 제작기관과 제작체계, 제작비, 흥행실적, 임금 등이 상세하게 적혀있다.
도화임본은 1906년 제정된 보통학교령 시행규칙에 따라 학부에서 편찬해 발행한 최초의 국정 미술교과서다. 당시 사람들의 생활상, 용품, 자연 정경 등이 담겼다. 함께 문화재로 이름을 올린 통영 황리공소는 통영 황리 지역에서 천주교의 거점 역할을 한 한옥성당이다. 1934년에 건립돼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 근대기 천주교 토착화 과정에서 한옥이 변모하는 건축적 흔적이 발견된다는 점에서 높은 가치를 뽐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