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예술작품, 플래그십 세단 아테온
조준우 기자 입력
자동차를 구입하려고 하면, 사람에 따라 여러 가지 선호가 있다. 성능을 가장 중요시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짐이 많이 실려야 한다거나, 탑승인원이 중요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꿰뚫는 요소가 있으니 바로 디자인. 국산차라면 성능과 옵션이 충분하고 저렴한 것을 원할테지만, 조금만 눈을 돌려 수입차까지 확장한다면 정말 다양한 디자인의 차량들이 존재한다. 또 이 수입차들은 국산차와는 다른곳에서 만들다보니 디자인도 제조국에 따라 조금씩 추구하는 바가 다르다. 오늘 이야기 할 폭스바겐 아테온의 경우에는 차량의 기본기가 탄탄하고, 디자인에 무척 공을 들인 아름다운 플래그십 세단이다.
아테온, 아름다운 디자인
아름다운 곡선의 세단 아테온(Arteon)의 어원은 아트의 아르떼(Arte)와 영겁의 시간이란 뜻의 이온(eon)을 합성한 것이다. 아테온은 기존의 플래그십이었던 페이톤을 대체하는 새로운 세단이다. 폭스바겐 코리아측은 아테온의 디자인을 무척 강조했다. 특히 출시 행사에서는 유명 시각장애 사진작가, 피트 애커트(Pete Eckert)의 작업 모습을 공개하며 '아테온의 입체감 있는 외관을 오감으로 느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한 업체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입차를 선택하는데, 70%나 되는 사람이 '디자인을 보고 선택한다'라고 응답했다. 디자인은 그만큼 차량 선정에 있어 중요한 요소이다. 아테온은 입체감 있는 곡선을 사용해 차량의 디자인을 볼륨감 있고, 아름답게 만들었다.
부드러운 곡선의 외부 디자인
전면부에는 ㄴ자형 주간 주행등과 ㄴ자 방향지시등 사이에 전조등을 배치했다. 힘있게 느껴지는 ㄴ자형 주간주행등 끝은 그릴의 직선과 이어져 양쪽으로 선이 연결된다. 그 가운데에는 상대적으로 큰 레이더 겸 폭스바겐 앰블럼이 자리했다. 아래쪽 그릴은 사다리꼴을 뒤집어 놓은 형태로 역시 직선을 사용해 구성했다. 그릴 안쪽으로는 크래쉬바가 살짝 눈에 띈다. 아랫부분에는 범퍼 하단부까지 그릴이 연결되어 있다. 범퍼와 차체를 분리된 느낌을 주기 위해 보디 컬러로 뒤집어놓은 사다리꼴 모양을 적용했다. 아래쪽은 두터운 크롬으로 직선을 연결해 차체 하단부를 나타낸다. 특히 그릴부분에는 크롬 장식을 사용해 강한 인상을 만들어낸다.


측면을 바라보면, 예쁜 곡선이 자리잡고 있다. 낮게 시작되는 보닛은 두께감 있게 두터우며, 윈드실드부터 쭉 이어지는 곡선은 트렁크가 짧은 패스트백 디자인이다. 아테온은 트렁크가 넓어 많은 짐이 실리는 형태로, 장거리 여행이 편한 GT라고 할 수 있다. 사이드 미러는 크롬과 검은색 투톤으로 되어있다. 창문 테두리는 크롬 장식으로 꾸며졌다. 창문은 프레임이 따로 없는 프레임리스 방식이다. 전면부 범퍼 하단부에 위치한 크롬 장식은 점점 두텁게 되어 차량의 측면을 거쳐 후면부까지 계속 이어진다. 캐릭터 라인은 보닛과 보디 사이에서 시작되어 후미등, 트렁크 리드 부분까지 이어진다. 타이어는 콘티넨탈 콘티에코콘택트 245/45R18 타이어가 적용됐다.

방향지시등과 안개등 통합 후미등은 차체가 넓어보이도록 길쭉한 디자인이 적용됐다. 중앙에는 커다란 폭스바겐 앰블럼이 자리잡았고, 그 아래에는 알파벳으로 아테온 차명이 나열되어있다. 플래그십 모델에 주로 적용되는 스타일이다. 트렁크 끝은 살짝 접혀 리어스포일러 역할을 한다. 범퍼 하단부에는 측면에서부터 이어진 직선으로 된 크롬 장식이 장착됐다. 최하단에는 사다리꼴을 뒤집어놓은 모양의 배기구가 양쪽에 적용됐다.
190마력 40.8kgf.m 2리터 TDI 디젤엔진
아테온은 최대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40.8kgf.m를 발휘하는 2리터 TDI 디젤엔진을 적용했다. 여기에 7단 DSG 변속기로 앞바퀴를 굴린다. 유럽에서는 골프 R처럼, 고성능 라인업이 있고 4MOTION 사륜구동 시스템이 장착된다. 국내 판매되는 모델은 2.0 TDI 엘레강스 프리미엄과 엘레강스 프리스티지 두 가지이다. 2리터 TDI 엔진은 최고출력 190마력(3,500-4,000RPM), 최대 토크 40.8kgf.m(1,900-3,300RPM)를 낸다. 0-100km/h까지 도달하는데는 7.7초가 소요되며, 최고속도는 239km/h이다. 디젤엔진인 만큼 연료효율도 좋은데, 공인 복합연비가 15km/l이다.
고급스러운 실내
아테온의 실내디자인은 외부 디자인과 같은 직선적인 디자인언어를 썼다. 수평선을 사용해 실내가 넓게 보이도록 디자인 했다. 가운데 있는 시계는 고급차량에 탑승했다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일체형처럼 보이는 송풍구 디자인이 독특하다. 계기판은 12.3인치 LCD패널을 적용해 여러 가지 정보를 표시할 수 있다. 차량 운행에 필요한 정보뿐만 아니라 재생중인 미디어, 내비게이션 정보 등을 표시할 수 있다.

뒷좌석은 무척 넓다. 아테온의 전장, 전폭, 전고는 4,860x1,870x1,450mm이다. 휠베이스는 2,840mm다. 2열은 큰 차체만큼 넓고 편하지만, 높이가 좀 아쉽다. 173cm인 기자가 엉덩이를 붙여서 앉으면 천정까지 손가락 두개 정도의 여유가 있다. 패스트백 스타일이다보니 헤드룸은 타이트하다. 키, 특히 앉은 키가 큰 사람은 2열에 앉아보고 괜찮은지 판단하는 것이 좋겠다.

트렁크 공간은 기본 용량이 563리터로 무척 광활하다. 여기에 2열을 폴딩하면 1,557리터까지 늘어난다. GT의 기본인 넓은 트렁크의 확보에 있어서는 무척 만족스럽다. 여기에 스마트키를 소지한 채 범퍼 하단부를 발로 차면 자동으로 열리는 도어도 많은 짐을 실을 때 무척 유용할 것 같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트렁크를 열 때와 달리 닫을 때는 수동으로 버튼을 눌러 닫아야 한다는 점이다. 폭스바겐은 짐을 이미 트렁크에 넣었으니 손에 아무것도 들고있지 않는다는 가정을 하고선, 자동으로 닫히지 않고 직접 스위치를 눌러 닫게 했다. 물론 운전석에 앉아서도 열림 버튼을 계속 누르고 있으면 트렁크를 닫을 수 있긴 하지만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수동으로 트렁크를 열 때는 뒤쪽 폭스바겐 앰블럼 위쪽을 누르면 된다. 개폐 도중에 앰블럼 위쪽을 누르면 정지하며, 도중에 정지한 상태에서는 다시 한 번 누르면 닫히게 된다.
기본기가 탄탄한 아테온
아테온의 서스펜션은 앞쪽에 맥퍼슨 스트럿, 뒤쪽에 멀티링크 방식을 쓴다. 스티어링휠은 다른 폭스바겐 차량들과 비슷한 2.1 회전이다. 조향감이 확실하고, 또 빠르게 반응할 수 있다. 덕분에 급 차선 변경이나 깊숙한 코너링을 할 때에도 신속하게 원하는 곳으로 이동할 수 있다.

스티어링 휠은 아래쪽이 직선으로 파인 D컷 스티어링 휠이다. 크루즈 콘트롤과 차간거리를 유지하는 기능 들이 왼쪽에 모여있다. 아래쪽에는 볼륨조절 버튼이 있다. 스티어링 휠 오른쪽에는 LCD 계기판을 제어하는 메뉴와 조작버튼, 통화, 음성제어 버튼이 있다. 아래쪽에는 미디어트랙 이동과 라디오 방송국을 이동할 수 있는 버튼이 있다.

7단 DSG 변속기는 가속페달 조작에 따라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특히 항속중이더라도 깊이 밟을 경우 재빠르게 4단까지 내려가면서 가속한다. 주행모드를 에코나 컴포트에 놓더라도 급가속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4,600RPM까지 엔진을 회전시키며 가속한다. 스티어링 휠 뒤쪽의 패들쉬프터를 조작하면 즉각적으로 변속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도로에서 정차하여 750RPM까지 회전수가 내려가면 엔진 소음이 확 줄어들면서 실내가 조용해진다. 물론 오토 스톱 스타트로 엔진이 아예 꺼져버린 상태보다는 진동과 소음이 약간 있지만 시끄럽게 회전하던 엔진이 상대적으로 고요하게 되니 엔진이 꺼진 것은 아닌가 자꾸 계기판을 쳐다보게 될 만큼 조용하다. 회전수는 90km/h까지는 변속기가 6단으로 달리고, 110km/h로 달리면 7단에 체결되며 1,500RPM이라는 낮은 회전수로 주행 연비를 높인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바꾸면 스티어링 휠이 묵직해지면서 노면 정보가 더 많이 전달된다. 변속기를 D에서 좌측 S 쪽으로 밀면 변속기가 스포츠 주행을 위해 더 많은 회전수를 사용한다. 서스펜션은 폭스바겐 차량답게 약간 단단한 편이다. 차체로 전달되는 충격은 살짝 걸러서 전달되는 느낌이라 불쾌하지가 않다. 고속주행과 코너링 시에도 안정적으로 잡아주어 불안함이 없다. 디젤차량이지만 가속감이 훌륭하고, 서스펜션도 탄탄해 시원시원한 주행을 할 수 있었다.

아테온은 유럽 최고 권위의 ‘2017 골든 스티어링 휠 어워드’에서 중형 프리미엄 부문 최고 모델로 선정된 바 있다. 심사위원단이 평가한 아테온은 “고급스러운 섀시 튜닝, 훌륭한 엔진과 스티어링 감각을 갖춘 진정한 팔방미인 GT”였다. 또한 아테온이 출시되던 해인‘2017 유로앤캡(EURO NCAP) 안전도 평가’에서는 별5개를 받으며 동급 세그먼트 중 가장 안전한 차로 선정되기도 했다.

폭스바겐이 판매를 재개하면서 선보이는 플래그십 세단 아테온. 아름다운 외관 디자인 뿐만 아니라 차량의 기본기가 충실해 달리는 재미 또한 느낄 수 있었다. 아테온의 가격은 엘레강스 프리미엄이 5,216만 8천원, 엘레강스 프레스티지가 5,711만 1천원으로 부가세와 개별소비세 인하를 반영한 가격이다. 플래그십 모델인 만큼 완성도도 높고, 가격이 조금 쎈 느낌이 있다. 하지만 디자인과 실용성을 따진다면 이만큼 매력적인 차가 또 있을까 싶다. 국내에는 디젤 파워트레인만 들여오는 점이 아쉽지만, 판매량이 많아지면 고성능 4MOTION모델도 언젠가 볼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본다.
아테온 (캐빈의 비중이 높은 해치백의 차체)
아테온 (테일게이트를 열면 활용도가 높은 공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