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콘 파워탑/ '지프 랭글러' 풀라인업 국내 출시
[600km 시승기] 남과 다른 나만의 세상..지프 랭글러 루비콘 파워탑

뜨거운 여름, 누구나 한 번쯤 훌훌 벗어 제치고 바람을 맞으면 달리고 싶은 욕망이 들 때가 있다. 오픈카라야 가능한 얘기다. 이런 일상적인 오픈카가 싫다면 랭글러 파워탑은 어떨까. 버튼 한 번만 누르면 드넓은 하늘이 온전히 내 것이 된다. 랭글러 루비콘 파워탑을 타고 서울-충남 보령 등지를 왕복하며 600km를 주행했다.
랭글러는 지프의 아이코닉 모델이다. 최근 SUV가 인기몰이를 하며 다양한 모델이 시장에 출시된다. 90% 이상의 모델이 오프로드 주행보다 온로드 성능에 초점을 맞춘다. 그도 그럴 것이 일상 주행에서 오프로드를 경험할 기회가 없다. 지프는 다르다. 주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온로드보다 오프로드에서 장점이 부각된다.



시승 모델은 지프 랭글러 루비콘 파워탑. 지난 2019년 국내 출시됐다. 오랜 세월 유지하고 있는 디자인 테마는 변함이 없다. 둥근 헤드램프와 세븐 슬롯 그릴, 사다리꼴 모양의 휠하우스와 기름통을 연상시키는 네모난 테일램프 그리고 트렁크에 붙어 있는 스페어 타이어와 보닛 옆으로 길게 솟구친 안테나까지 어느 것 하나 상징적이지 않은 것이 없다. 최근 디자인 트렌드와 동떨어진 네모난 차체지만 변함없는 지프만의 매력에 환호하는 마니아들이 꽤나 많다.


실내는 지프의 개성을 살리면서도 편의장비를 듬뿍 달았다. 커다란 디스플레이가 마련된 요즘 신차와 비교하면 거리가 멸지만 구형 랭글러와 비교하면 천지개벽 수준이다. 8.4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는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한다. 지프 전용 어플리케이션 U-커넥트를 이용해 문을 여닫고, 시동을 걸거나 끌 수도 있다. 이 정도만 해도 랭글러에서는 호화 사양이다. 시트는 작고, 조절도 수동이지만 오프로드를 누비는 랭글러에게는 오히려 아날로그 방식이 편리함으로 다가온다. 기본적으로 필요한 장비는 갖추고 있다. USB 포트도 A타입과 C타입 모두를 지원한다.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파워탑. 버튼 한 번을 누르면 A필러 부근부터 트렁크 거의 끝까지 천장이 열린다. 시속 100km까지 소프트탑을 열고 닫을 수 있다. 개방되는 범위가 워낙 넓다 보니 열리는 데도 20초 가까이 걸린다. 완전 개방된 천장을 통해 보는 하늘은 감동적이다. 파노라마 선루프와는 비교할 수 없는 개방감이다. 속도를 높이면 머리카락이 살랑살랑 휘날린다. 마치 오픈카에 탄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휠베이스가 3m를 넘어 공간 자체는 넉넉하다. 문제는 2열 방석의 길이. 경차 수준으로 굉장히 짧고, 등받이 각도 조절도 불가능하다. 장거리 주행에서 흠이다. 트렁크는 적당하다. 휠하우스가 트렁크 안쪽까지 깊숙이 파고 들어 공간이 부족하지 않을까 했던 염려는 접어도 된다.

2열 시트를 폴딩하면 헤드레스트는 접히고, 2열 방석은 아래로 한 번 더 고개를 숙인다. 소위 말하는 다이브 기능이다. 최근 유행하는 차박을 즐길 수 있을 만큼의 공간이 완성된다. 다만, 트렁크를 열고 닫는 힌지 부분이 트렁크 안쪽으로 커다랗게 붙어 있어, 신장이 크다면 불편할 수는 있겠다. 장점도 있다. 차량의 뼈대가 실내에 그대로 드러나 있어, 구조물을 차박에 활용할 수 있다. 자석 고리나 카라 비너 등을 이용해 꾸밀 수 있다. 각진 차체도 장점이다. 2열 시트를 폴딩하고, 허리를 꼿꼿이 편 채로 앉아 있을 수 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날씨와 상관없이 차내에서 간단한 음식 조리 및 식사가 가능하다.

랭글러에는 2.0L 가솔린 터보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된다. 최고출력 272마력, 최대토크 40.8kg.m를 발휘한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생각보다 시원스런 가속 감각이 매력이다. 대신 높은 차체와 프레임 바디 그리고 오프로드 전용 타이어의 적용으로 온로드에서의 움직임이 매끄럽지 않다. 특히 코너에서 무리한 진입은 삼가해야 한다. 브레이크도 즉각적인 반응과 거리가 멀다. 랭글러 오너가 ‘지프를 타면 끼어드는 모든 차들에게 양보를 할 수 밖에 없어서 마음이 느긋해진다’는 우스갯소리가 생각이 난다.
그렇다고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온로드 주행에서는 정차 및 재출발까지 지원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장착했다. 앞 차와의 간격을 조절하며 운전자가 설정한 속도로 달려 준다. 페달을 밟지 않아도 된다는 것만 하더라도 운전의 피로도가 반감된다.

속도를 올릴수록 실내는 소음으로 가득 찬다.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이 적용됐지만 존재감은 없다. 소프트탑을 뚫고 실내로 들이치는 소음과 하부에서 올라오는 타이어 소음이 신경을 거스른다. 고속도로를 달릴 때보다 국도에서 속도를 낮추고 소프트탑을 개방해 바람을 만끽하는 편이 오히려 즐겁다.

1박2일 달렸더니 누적 주행거리가 600km를 돌파했다. 계기반에 찍힌 누적 연비는 7.7km/L다. 랭글러 루비콘 파워탑의 복합 연비인 8.2km/L에는 못 미친다. 차박 촬영 및 시승기에 쓸 사진을 찍기 위해 오르막을 다니면서 공회전도 돌린 결과다. 만약, 공회전을 하지 않았다면, 복합 연료 효율과 엇비슷한 결과가 나왔을 것이다. 과거 V6 3.6L 엔진을 사용하던 구형 모델의 복합 연비(6.5km/L, 17인치 휠 기준)와 비교하면 준수하다. 엔진 다운사이징과 아이들링 스톱 기능을 더한 결과다.

랭글러는 남들과 다름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어딜 가나 시선을 한 몸에 받는다. 일상 주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온로드에서 안락하지 않지만 나만의 개성을 생각하면 참을 만한 수준이다. 문제는 가격 급등이다. 출시 초기 가격(6190만원)보다 1천만원 이상 오른 가격(7750만원)이 망설이게 만들 뿐이다.
한 줄 평
장점 : 엄청난 개방감을 선사하는 실내, 압도적인 오프로드 성능
단점 : 고속 주행에서는 역기 불안함이..가격은 왤케 올랐남
지프 랭글러 루비콘 파워탑
엔진: 2.0L 4기통 터보 가솔린
변속기: 8단 자동
전장: 4885mm, 전폭:1895mm, 전고: 1850mm, 축거: 3010mm
최대출력: 272마력, 최대토크: 40.8kg.m, 복합연비: 8.2km/L
시승차 가격: 7750만원
남현수 에디터 hs.nam@carguy.kr
'지프 랭글러' 풀라인업 국내 출시, 4640만원부터
이한승 기자 입력 2019. 4. 17.
지프 브랜드가 올 뉴 랭글러(All New Wrangler) 풀 라인업을 국내에 선보였다. 올 뉴 랭글러 풀 라인업은 2도어 모델인 스포츠와 루비콘 그리고 4도어 모델인 스포츠, 루비콘, 오버랜드, 루비콘 파워탑까지 총 6개 버전으로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고객 니즈를 충족한다.
랭글러의 판매 가격은 5년 소모성 부품 무상 교환 프로그램을 포함해 스포츠 2도어 4640만원, 루비콘 2도어 5540만원, 스포츠 4도어 4940만원, 루비콘 4도어 5840만원, 오버랜드 4도어 6140만원 그리고 루비콘 파워탑 4도어 6190만원으로 책정됐다.

새롭게 출시된 랭글러 2도어는 랭글러의 시초인 윌리스MB 디자인을 계승한 모델로 극단적인 모험과 자유를 추구한다. 스포츠 2도어와 루비콘 2도어는 4도어 대비 짧아진 휠베이스를 통해 줄어든 최소 회전 반경과 더욱 높아진 램프각으로 장애물을 쉽게 주파한다.

상시 사륜 구동 시스템인 2.72:1 셀렉-트랙(Selec-Trac) 풀타임 4x4 시스템이 적용됐으며, 이전 모델 대비 10cm 이상 길어져 2열의 레그룸이 확대됐다. 2.0리터 4기통 가솔린 터보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통해 최고출력 272마력, 복합연비 9.6km/ℓ를 확보했다.

루비콘 2도어에는 4:1 락-트랙(Rock-Trac) HD 풀타임 4x4시스템과 트루-락(Tru-Lok) 전자식 프론트 리어 디퍼렌셜 잠금장치, 전자식 프론트 스웨이바 분리장치가 기본 사양이다. 프리덤 탑, LED 라이팅 시스템, 17인치 블랙 포켓 알로이 휠, 가죽 I/P 베젤이 적용됐다.

랭글러의 라인업 중 가장 도심형 버전인 랭글러 오버랜드 4도어는 사하라 모델을 베이스로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세련된 디자인 터치와 함께 한층 정숙해진 실내, 강화된 주행 안전 및 편의 사양으로 승차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편리함, 직관성이 강조됐다.

브라이트 실버 액센트를 세븐-슬롯 그릴과 사이드 미러에 적용하고 측면에 위치한 오버랜드 배지와 도어 사이드 스텝, 스페어 타이어 하드 커버, 18인치 테크 그레이 알루미늄 휠이 적용되며, 맥킨리 가죽 시트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알파인 스피커가 적용됐다.

지프 브랜드 최초의 전동식 소프트탑을 탑재한 랭글러 파워탑 4도어는 원터치 방식의 간단한 버튼 조작만으로 2열까지 완전 개폐가 가능하며, 손쉽게 탈부착 가능한 리어 윈도우로 오프로드 마니아들에게 더욱 편리하고 트렌디한 방식의 오픈 에어링을 선사한다.

파워탑은 일반 자동차의 선루프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개념으로 97km/h에서도 2열까지 완전 개폐가 가능하며, 리어 윈도우는 탈부착이 가능하다. 루비콘만의 독보적인 오프로드 성능과 함께 랭글러 오버랜드에 적용된 주행 안전 및 편의 사양이 일부 적용됐다.

FCA코리아 파블로 로쏘 사장은 "작년 풀체인지된 6세대 올 뉴 랭글러 출시 후 3개월만에 1천여대가 판매되었는데, 이전 모델 대비 3배나 높은 숫자"라며, "기존의 지프 팬들, 오프로드 마니아들 뿐만 아니라 새로운 고객층으로의 확장 계획이 통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신규 트림을 추가, 궁극의 레인지를 완성해 다양한 영역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완성한 올 뉴 랭글러의 완벽한 풀 라인업으로 SUV의 홍수속에서 특별한 SUV를 찾는 고객들에게 새로워진 랭글러의 입지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올 뉴 랭글러는 오토트레이더가 선정하는 Must Test Drive Award에서 다양한 기준에서의 혁신이 인정돼 올해의 수상작, 노스웨스트 자동차 언론 협회가 선정한 올해의 차, 북미 모터트렌드 2019 올해의 SUV를 수상하는 등 세계적으로 상품성을 인정받았다.
오버랜드 4도어의 차체 크기는 전장, 전폭, 전고가 각각 4885mm, 1895mm, 1840mm에 휠베이스 3010mm로 공차 중량은 라인업 중 그래도 조금 가벼운 2010kg
공통 적용된 2.0리터 터보차저 직렬 4기통 엔진이 탑재 최고출력 272마력, 최대토크 40.8kg.m 여기에 8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려 리터당 9.0km의 복합연비
랭글러 오버랜드 4도어 모델의 국내 판매 가격은 614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