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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봉준호 '기생충' 작품상까지 4관왕, 할리우드 기립박수

태권 한 2020. 2. 10. 14:02

아카데미 봉준호 '기생충' 작품상까지 4관왕, 할리우드 기립박수

뉴스엔 입력  2020.02.10. 13:33


[뉴스엔 배효주 기자]

"아침까지 술 마실 준비 됐다."

'기생충' 팀 전원이 LA로 날아간 보람 있었다. 아카데미 시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 등 주요 부문 트로피를 거머쥐며 무려 4관왕이라는 성과를 낸 것.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은 2월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을 수상했다.

최고 영예에 해당하는 작품상을 수상하자 시상식에 참석한 주요 배우 및 스태프 전원이 무대위에 올랐다. 할리우드 영화인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기립박수를 보냈다.

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 곽신애 대표는 "상상도 해본 적이 없는 일이 실제로 벌어졌다. 너무 기쁘다"고 감격했다. 또 "시의적절한 역사가 쓰여진 기분이 든다"고 영화 대사를 인용, 소감을 밝혔다.

CJ 이미경 부회장은 무대에 올라 봉준호 감독의 모든 것을 사랑한다며 극진한 애정을 전했다.

앞서 봉준호 감독은 레드카펫 인터뷰에서 작품상 등 주요 후보에 오른 소감으로 "한국 속담 중에 칭찬은 자던 말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다. 계속 신나서 춤을 추는 시간 같다. 수 만 번 들어도 질리지 않을 거 같다"며 기뻐한 바 있다.

각본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은 무대에 올라 "큰 영광이다. 시나리오를 쓴다는 건 외롭고 고독한 작업이다. 국가를 대표해서 쓰는 건 아니지만. 많은 영감을 주는 아내에게 감사하고 '기생충' 배우들에게도 감사하다"고 전했다. 한진원 작가는 "땡큐 아카데미"라고 외쳤다.

또 봉준호 감독은 국제장편영화상을 받고서 "카테고리 이름이 바뀌었다. 이름 바꾸고 나서 첫 번째 상이라 의미있다. 이름이 상징하는 바가 있다. 오스카가 추구하는 방향에 지지와 박수를 보낸다"고 했다. 해당 부문은 올해부터 외국어영화상에서 국제장편영화상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이어 "사랑하는 송강호, 이선균, 최우식, 장혜진, 박명훈, 박소담, 이정은, 조여정"이라고 시상식에 참석한 배우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언급했고, 이에 배우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화답, 할리우드 영화인들의 우레와 같은 박수 갈채를 받았다. 또 "술 마실 준비가 돼 있다. 다음 날 아침까지"라고 영어로 말해 현장의 환호를 자아냈다.

'기생충' 수상 행렬은 끝이 아니었다. 마틴 스콜세지, 쿠엔틴 타란티노 등 거장을 제치고 감독상까지 받은 봉준호 감독은 이날만 세 번째로 무대에 올라 "좀 전에 국제영화상을 수상하고 오늘 할 일은 끝났다고 생각하고 릴렉스하고 있었다"고 숨을 몰아쉬었다.

이어 "어렸을 적 영화 공부를 할 때 가슴에 새겼던 말이 있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라고.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한 말이었다"고 마틴 스콜세지를 언급, 할리우드 배우들의 기립박수를 이끌어냈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 역시 자리에서 일어나 봉준호 감독의 이와 같은 언급에 화답했다.

또 봉준호 감독은 "학교에서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영화로 공부했다. 같이 후보에 오른 것도 영광인데 상을 받을 줄은 전혀 몰랐다"며 "쿠엔틴 타란티노 형님도 정말 사랑한다, 아이 러브 유"라고 감격했다.

이하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자(작)

▲작품상=기생충 ▲남우주연상=호아킨 피닉스(조커) ▲여우주연상=르네 젤위거(주디) ▲남우조연상=브래드 피트(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여우조연상=로라 던(결혼 이야기) ▲감독상=봉준호(기생충) ▲각본상=기생충(봉준호, 한진원) ▲각색상=조조 래빗(타이카 와이티티) ▲촬영상=1917(로저 디킨스) ▲미술상=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바바라 링 외 1명) ▲의상상=작은 아씨들(자클린 듀란) ▲편집상=포드 V 페라리(마이클 맥커스커 외 1명) ▲음향편집상=포드 V 페라리(도널드 실베스터) ▲음향효과상=1917(마크 테일러 외 1명) ▲시각효과상=1917(기욤 로체론 외 2명) ▲분장상=밤쉘(비비안 베이커 외 2명) ▲음악상=조커(힐두르 구드나도티르) ▲주제가상=로켓맨((I'm Gonna) Love Me Again) ▲국제장편영화상=기생충 ▲장편애니메이션작품상=토이 스토리4 ▲장편다큐멘터리상=아메리칸 팩토리 ▲단편영화작품상=더 네이버스 윈도우 ▲단편애니메이션작품상=헤어 러브 ▲단편다큐멘터리상=러닝 투 스케이트보드 인 어 워존

뉴스엔 배효주 hyo@ / 사진=ⓒ GettyImages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