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찌고, 무릎 아픈 사람이 하면 안 되는 '운동'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0.11.18.
과체중이거나 비만한 무릎 골관절염 환자는 테니스·라켓볼 등 라켓을 이용한 운동을 하면 증상이 악화된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비만한 사람은 운동해야 각종 질환을 예방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다. 그러나 이들 중 무릎이 아픈 환자에게 특정 운동은 독이 될 수 있다. 과체중 또는 비만한 무릎 골관절염 환자는 테니스·라켓볼 등 라켓을 이용한 운동을 하면 증상이 악화된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나왔다.
무릎 골관절염은 대개 나이가 들면서 겪는 퇴행성 질환으로, 무릎 관절 사이 연골이 닳아 관절끼리 부딪쳐 염증과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관절 연골의 경우 재생 능력이 거의 없기 때문에 한 번 손상되면 이전 상태로 돌아가기 어려워 예방을 위한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이탈리아 파르마대학 연구팀은 과체중 또는 비만이면서 무릎 골관절염을 겪는 415명을 대상으로 운동과 무릎 관절 퇴행 속도의 관계를 연구했다. 대상자들은 자전거 타기, 조깅·달리기, 라켓 운동, 공 운동, 수영, 타원형 운동기구(팔과 다리를 동시에 움직이는 기구) 등 다양한 유형의 신체 활동을 했다. 연구팀은 대상자들에게 무릎 퇴화 척도인 ‘전체 기관 자기공명영상 점수(WORMS)’를 사용해 대상자들의 신체 상태를 4년간 측정했다. WORMS 점수가 높을수록 무릎의 퇴화 정도가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 결과, 라켓 운동을 정기적으로 한 그룹은 타원형 운동기구와 조깅·달리기를 정기적으로 한 그룹보다 WORMS 점수가 크게 증가했다. 라켓 운동을 하는 그룹은 관절염이 처음 시작되는 부위(내측 경골 연골)의 퇴화가 가장 컸다. 반면, 타원형 운동기구를 정기적으로 한 그룹은 무릎 연골 퇴화 정도가 가장 작았다. 연구팀은 테니스·라켓볼 운동을 하면 빠른 속도로 옆으로 움직이는데, 이때 무릎 안쪽 정강이뼈(경골)와 허벅지뼈(대퇴골)에 큰 압력이 부여된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진행한 실비아 쉬로 교수는 “라켓 운동을 계속하고 싶은 환자는 배드민턴과 같이 속도가 비교적 느린 운동을 하면 무릎의 퇴화를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뉴욕시 레녹스 힐 병원 카렌슈나이더 정형외과 의사는 “과체중인 사람들은 어느 정도 운동을 해야 관절의 유연성을 늘려 관절염을 예방하거나 통증을 줄일 수 있다”며 “이런 환자들에게는 자전거 타기, 타원형 운동, 수영과 같은 관절에 충격을 덜 주는 운동을 권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북미 방사선 학회(Radiological Society of North America)에서 진행하는 연례 화상회의에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