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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크 - 두 바퀴와 네 바퀴의 절묘한 타협!!!

태권 한 2012. 8. 8. 13:53

트라이크 - 두 바퀴와 네 바퀴의 절묘한 타협!!!

 

 

일반적으로 바퀴는 자동차가 4개, 모터싸이클은 2개다. 물론 바퀴가 3개인 삼륜차도 있고 여섯 개 또는 그 이상인 화물자동차도 있다. 그런데 바퀴가 3개인 바이크, 즉 트라이크라는 것이 있다. 물론 19세기 초반부터 존재했던 3륜차와 2차 세계대전 당시 군용으로 제작돼 명성을 날렸던 사이드카가 사람이나 물자를 수송했던 교통기관으로서 역할을 충분히 했었다. 바퀴가 3개인데 왜 삼륜차가 아니고 트라이크일까?

 

시대가 바뀜에 따라 3륜차의 목적이 수송이나 운송이 아니라 레저나 스포츠로 되면서 이름도 트라이크로 바꿔 부르게 되었다.

바퀴가 3개인 경우, 새시의 기본 베이스가 바이크면 트라이크이고 새시의 기본 틀이 자동차라면 삼륜차가 된다. 또 다른 이름으로는 바이크컨버전이라고 하는데 비슷하지만 트라이크와는 구별된다.

 앞은 트라이크 뒤는 바이크컨버전이다. 바이크컨버전은 트라이크에 비해 폭이 좁고 드라이버의 위치가 높다. 바이크컨버전은 구조적으로도 앞부분은 바이크의 원형을 그대로 사용한다. 트라이크는 바닥 기본틀이 자동차여서 드라이버가 좀 더 편안한 자세를 취할 수 있다.

 

탈것에 대한 여가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최근 유럽에서 트라이크의 시장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 트라이크를 선호하는 사람들은 대개 30대 중반이상의 중년들이다. 경제적으로 여유롭고 여가와 인생을 즐기는 전문직업을 가진 여피족의 후예들이 대부분이다. 이들 대부분은 젊은 시절 바이크를 타면서 젊음과 자유를 구가했던 경력들이 있다는 공통점들도 있다.

또한 사랑하는 가족 혹은 연인과 함께 안전하고 편안하게 자연과 자유를 즐기고 안락한 라이딩을 만끽하기에 트라이크는 안성맞춤이다. 때문에 독일에서는 불안정한 바이크 뒤에 타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중년 여성들이 카브리올레 승용차처럼 안락한 트라이크의 뒷좌석을 가장 선호한다고 한다.

트라이크는 오토바이 앞부분과 폴크스바겐 비틀의 뒷부분을 붙여 만든 게 시초라고 알려져 있다.

  개인이 제작했음직한 이 트라이크는 폴크스바겐 비틀과 이지라이더를 반반씩 잘라 절묘하게 이어 붙여 제작했다. 70년대 시작해 90년대말까지 마니아들 사이에 인기 있었던 비틀 트라이크다. 사실인지 모르지만 바이크만 타겠다는 남편과 비틀만 타는 아내와의 결혼을 위한 기막힌 타협처럼 탄생했다던 트라이크.

 

바이크가 홀로움의 미학을 역동성으로 담아낸다면 트라이크는 가족이나 연인이 함께 탈 수 있으면서 더불어 편안하고 안전한 라이딩을 추구한다. 서로 다른 욕망의 합당하고 균등한 분배를 위한 절묘한 타협과 화해다. 해결하지 못할 것 같은 갈등을 극복한 행복하고 나른한 자유를 기분 좋게 스치는 바람과 함께 질주를 하는 것....

트라이크를 타는 즐거움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우리는 “타는 목마름”은 알아도 “타는 즐거움”을 느낄 틈이 없었다. 누군가를 따라가기에 급급해 빠른 것만 눈에 보였을 뿐이었다.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꼭 트라이크가 아니더라도 가끔은 “더불어 타는 즐거움”도 느껴봐야 한다.

 독일 전문제작업체가 출시한 트라이크. 세계 최고의 트라이크 제품이라고 알려져 있다. 200마력의 출력에 시속 200킬로미터까지 무난히 내는 고출력의 그란투리스모(GT)모델이다. 뒷좌석의 시야가 높아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가 있다. 함께 타는 즐거움을 만끽하는 독일의 행복한 여피족들...

 

독일의 트라이크 제조업체들은 역사도 그렇거니와 기술도 독보적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뛰어난 능력은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통해 성장동력을 거래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드는 능력이다. WK, CCS 라슬러, 레바코 등 대부분 독일의 트라이크 제조업체들은 중소규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개발과 마케팅능력은 세계 1, 2위다. 소위 경영학의 귀재로 불리는 헤르만 시몬교수가 말하는 “히든 챔피언”들이다. 히든 챔피언들이 만드는 새로운 시장은 판매량 증가에 따른 단순 경제성장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랜탈 플리트매니지먼트를 통해 규모있는 플리트시장을 형성해 국가 전체 경제를 키우데 결코 크다고 할 수는 없어도 제법 단단한 일조를 한다. 트라이크의 대표적인 플리트시장은 랜탈업이다. 트라이크는 교통기관이라기보다는 레저나 스포츠용이 대부분이어서 랜탈사업 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고 그 시장규모는 나날이 커지고 있다.

 

운송용이나 교통기관으로 항상 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경제적 여유가 있는 일부 마니아를 제외하고 값비싼 트라이크를 굳이 소유할 필요는 없다. 때문에 평범한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필요에 따라 랜트하는 게 유리하다. 트라이크 멤버쉽에 가입해 골프나 콘도처럼 회원제로 운영하기도 한다.

 독일 트라이크 전문제작업체의 트라이크 LT3 와 ST3 그리고 GT모델. 가격은 기본 2만유로부터 시작해 옵션에 따라 4만유로까지 다양하다.

 건강미를 자랑하는 여인이 모는 바이크컨버전모델, 폭이 좁고 앞부분이 완전한 모터싸이클이다. 드라이버의 위치도 높아서 트라이크와는 완전 구별된다.

 

현재 트라이크는 유럽에서 일반 자동차면허로 운전이 가능하지만 업체와 트라이크 동호회측에서는 앞으로 오토바이 혹은 바이크 면허로도 가능하도록 추진 중이다. 모터싸이클 면허로도 트라이크를 모는 것이 가능해지면 트라이크의 플리트시장(Fleetmarket)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관련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잘 정비된 법제도나 문화가 새로운 시장을 형성해 경제적 효과로 이어진다. 미시적으로 새로운 시장은 참신한 아이디어와 혁신적인 기술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유럽 연합에서 나 홀로 잘 나가는 독일 경제의 탄탄한 기반은 바로 끊임없이 진화하는 새로운 시장들의 “작지만 큰” 변화들일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트라이크는 자동차일까 아니면 바이크일까? 인증과 허용에 문제가 없다면 트라이크를 타는데는 어떤 면허가 필요할까? 탈것에 대한 문화콘텐츠사업은 물론 많은 경제적 가치를 지닌 동력성장에 이바지할 수 있는 또 다른 시장을 위해 우리도 3바퀴 탈것에 대한 문화적 토대와 법제화 작업을 검토해볼 시기는 아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