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 시각) 애플은 아이폰 및 아이패드의 차세대 운영체제 ‘iOS8’을 공개했다. 애플은 이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2008년 앱스토어 탄생 이후 가장 중요한 iOS라고 치켜 세웠다.
앱스토어와 운영체제를 비교하는 것은 다소 무리일지도 모른다. 앱스토어의 탄생은 모바일 컴퓨팅에 있어 분수령이 될만한 이벤트였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새로운 운영체제에는 분명히 감탄할만한 신기능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iOS8의 신기능을 소개한다.
제3자 앱이 더해질 스마트한 키보드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는 ‘제스처 타이핑’의 편리함을 알고 있을 것이다. 제스처 타이핑은 좁은 키보드를 두드려 단어를 타이핑하는 대신 손가락이 미끄러지듯 자판을 터치해 문자를 입력할 수 있는 방식이다. ‘스위프트키’ 및 ‘스와이프’와 같은 키보드용 앱은 놀라울 정도로 잘 작동된다. 심지어 가장 기본적인 안드로이드폰에도 제스처 타이핑 기능이 내장돼 있다. 애플은 iOS8을 설치한 기기에 외부 키보드 앱을 지원함으로써 안드로이드를 따라잡고자 한다. 스위프트키와 스와이프를 포함한 많은 새로운 앱이 iOS8에 추가될 것으로 알려졌다.
iOS8 이전 버전까지는 제스처 타이핑 기능이 탑재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새로운 예측 타이핑 기능은 갖춰져 있다. 사용자가 문장을 말하면 ‘퀵타입′으로 알려진 인터페이스가 문맥상 적절한 단어를 제시한다. 퀵타입은 사용하는 앱(메일이나 메시지)의 종류와 수신 대상(상사나 친구)에 따라 사용자가 원할만한 단어를 추측한다(스위프트키와 스와이프는 이미 비슷한 예측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음성 및 동영상 메시지 기능
애플의 메시징 앱은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업데이트되면 ‘스냅챗’ 및 ‘왓츠앱’과 같은 메시징 앱들에 필적할만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몇 가지 고질적인 문제도 해결되기를 기대해 본다. iOS8은 문자 및 사진과 함께 음성과 동영상을 메시지로 보낼 수 있도록 했다. 또 지정한 기간 동안 사용자의 위치도 공유할 수 있다. 화면을 두드리면 대화 중 첨부된 모든 사진과 동영상을 볼수 있다. 사진과 동영상을 찾기 위해 화면을 아래로 끌어내릴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바이버, 왓츠앱 및 스냅챕과 같은 앱들은 이미 이 기능을 제공해 왔지만, 애플은 새로운 메시징 앱에 이 기능을 더함으로써 그들과 발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건강 정보가 담긴 ‘헬스키트’ 기능
우리가 iOS에서 기대하는 대다수 기능들은 이미 다른 기기에서 이용가능한 것들이지만, 건강은 애플이 선두를 달리고 있는 한 분야다. 애플은 iOS8에 ‘헬스’라는 새 앱을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헬스는 사용자의 휴대폰, 제3자 앱 및 웨어러블 기기(입는 기기)가 제공하는 건강 관련 자료를 모니터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이 앱을 통해 사용자는 수면 시간, 칼로리 소모량, 심박 수 등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헬스키트(HealthKit)’라 명명한 플랫폼을 통해 애플은 사용자가 보유한 다른 디지털 헬스 및 피트니스 앱들과 데이터를 공유할 수도 있다. 심지어 의료 앱인 ‘마요클리닉’과 같은 일부 앱들은 사용자의 동의를 받아 헬스키트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병원 정보 시스템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의 강력한 맞수인 삼성도 건강 관련 정보를 한 앱에 모으는 구상에 착수하고, 파트너사 제품으로부터 확보한 건강 데이터를 한데 모을 수 있는 플랫폼을 소개하는 등 애플과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언제 상용화될지는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헬스 앱이 포함된 iOS8은 올 가을에 출시될 예정이다.
지문 인식 센서 ‘터치ID’ 제3자 앱에 개방
현재 애플의 ‘터치ID’ 지문 인식 센서는 아이폰5S의 잠금을 해제하고 아이튠즈 및 앱스토어에서 결제시에 활용될 수 있다. 삼성 갤럭시S5 스마트폰에도 지문 센서 기능이 포함돼 있으며, 외부에서 제작된 제3자 앱을 사용할 때 보안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iOS8의 경우, 터치ID를 제3자 앱에 개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타당한 행보로 보이며, 애플이 강력한 경쟁자인 안드로이드를 따라잡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비춰진다.
애플 계정 가족 공유 기능
이 기능에 대한 사용자의 반응은 두 갈래로 엇갈릴 것이다. 가족 공유 기능을 통해 다수의 애플 계정 또는 아이클라우드 계정을 보유한 사용자가 자신이 구매한 서적, 음반, 영화 및 앱을 가족과 공유할 수 있다. 한 명이 패럴 윌리엄스의 새 앨범을 구입하면 가족 모두가 들을 수 있다. 좋은 점은 아이디나 비밀번호를 공유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점이다. 또 자녀가 아이튠즈, 아이북스, 앱스토어에서 구입하는 상품에 대해 부모의 승인을 받도록 해 부모들이 반길만한 기능이다. 그러나 사용자가 공유하는 내용과 공유 대상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족 공유에는 사용자의 위치 및 기기 위치 공유도 포함될 수 있다.
개선되고 저렴해진 ‘아이클라우드 드라이브’
아이클라우드 드라이브가 개선되고 가격이 저렴했다는 점은 단순하지만 중요한 사실이다. 아이클라우드 드라이브가 있으면 사용자는 모든 기기의 모든 종류의 파일에 접속할 수 있다. ‘드롭박스’, ‘박스’, ‘구글 드라이브’ 등 클라우드 저장 상품이 넘쳐나고, 현재까지 제한적인 기능 때문에 아이클라우드가 막강한 경쟁자로 등극하지 못했다. 애플은 iOS8과 더불어 맥 컴퓨터용 새 운영체제(OS X) ‘요세미티’가 그러한 판도를 바꿀 것으로 보고 있다. 가격도 저렴하다. 애플은 아이클라우드 드라이브 이용료를 20기가바이트(GB) 기준 월 99센트로 제공하고 200GB는 3.99달러에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5GB는 무료 제공한다는 방침이다.(신 버전이 나오기 전까지 애플은 50기가바이트의 저장 공간에 대해 월 8달러의 이용료를 부과했다). 그러나 아이클라우드를 믿고 사용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사진이나 음악을 저장하기 위해 아이클라우드를 사용해 본 경험이 있는 이들은 이 서비스가 항상 완벽하지는 않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을 것이다.
‘스포트라이트’ 검색 기능 개선
‘스포트라이트’ 검색 기능이 향상돼 사용자가 휴대폰의 연락처 및 앱 뿐 아니라 지도, 이메일, 영화 목록, 위키피디아(온라인 백과사전), 최신 뉴스 및 여타 인터넷 자료까지 검색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스포트라이트가 가장 관련있는 검색 결과를 보여주기 위해 사용자의 현재 위치와 같은 내용까지 인식할 수 있을 정도로 스마트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듣기에는 그럴싸하지만, 구글은 이미 오랜 기간 동안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통해 이 기능을 제공해 왔다. 안드로이드를 따라잡기 위한 애플의 또 다른 움직임이긴 하지만, 아이폰 사용자들이 반길만한 소식이기는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