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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2018년형 DR 라인업!!!

태권 한 2017. 10. 26. 15:37

스즈키 2018년형 DR 라인업!!!

         

최근 들어 흙을 밟고 싶어하는 라이더들이 늘고 있다. 아스팔트 위의 투어링 굴레를 벗어난 새로운 도전의식으로 가득 차 있다. 정확히 말하면 산을 타는 엔듀로가 아니라, 공기 좋은 오솔길을 달리는 트레일 라이딩에 부쩍 관심이 높아졌다.

온로드 라이딩에 질린 이들이 새로운 무언가를 원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바탕을 거슬러 올라가면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복잡다단한 도시 생활에서 언제라도 벗어날 수 있는 쿨하고 활력넘치는 이미지의 어드벤처 바이크 시장이 크게 성장했고, 더불어 복고 열풍과 만나 클래식 스타일, 이를테면 스크램블러와 같은 원초적인 바이크들의 인기가 높아졌다.

이제는 그 이미지에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떠나고 싶어한다. 하지만 대형 바이크로 흙을 밟는 시도는 쉽지 않다. 크고 무거운, 게다가 값비싼 부품들로 무장한 대형 바이크로 홀가분하게 모험심을 불태우기란 쉽지 않다.

시장에는 작고 가벼우며 누구나 감당할 수 있는 형태의 미니 어드벤처 바이크들이 속속 출시될 예정이다. 기존의 대형 어드벤처 바이크와 같은 형태이나 크기를 줄이고 배기량 작은 엔진을 담아 가격 부담도 줄였다.

스즈키 역시 브이스트롬 250을 출시할 예정이지만, 좀 더 오프로드에 친화적인 라인업을 부활하기로 했다. 스즈키 경량 듀얼 퍼포즈 바이크의 대명사였던 DR시리즈가 라인업을 재정비했다. 국내에서도 2018년형을 줄줄이 만나볼 수 있게 된다.

DR시리즈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월드 스테디셀러 중 하나인 DR650이다. 내년에 출시될 DR650SE는 큰 변경사항없이 기존의 명맥을 이어 출시된다. 

엔진 배기량은 644cc다. 4행정 단기통이며 공랭 SOHC 방식이다. 큰 배기량을 가졌지만 아주 간단한 구조로 내구성과 기계적 신뢰도를 최우선시 했다. 

DR시리즈가 대륙 횡단용으로 유명해진 큰 이유는 오지에서 수급되는 옥탄가 낮은 저품질 연료를 들이부어도 아무 일 없이 주행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는 엔진 실린더 내 압축비가 낮기 때문이다. 고옥탄 휘발유를 취급하는 도시에서야 관계없지만 장거리 여행 중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모험’이라는 명제 아래에서 아주 중요한 문제다.

시트고는 885mm다. 수치상 높긴 하지만 서스펜션 작동이 부드럽고 길이가 길기 때문에 체감 높이는 낮아진다. 앞 타이어는 오프로드 주파성을 우선시해 21인치를 확보했으며 뒤는 17인치다.

변속기는 5단이며 무게는 166kg으로 동급 배기량 어드벤처 바이크인 V스트롬 650XT와 비교하면 50kg 정도 가볍다. 성인 여성 한명 정도의 차이다.


 

연료탱크는 13리터다. 높은 연료효율과 맞물려서 상당한 거리를 무급유로 주행할 수 있다고 한다. 

앞 서스펜션은 정립식 카트리지 포크다. 이너튜브 긁힘 방지용 포크 부츠도 기본 장착됐다. 디스크 브레이크와 2피스톤 캘리퍼로 부드러운 제동력을 예상할 수 있다. 등화류 또한 전부 일반 전구방식으로 언제든 대응할 수 있는 정비성을 우선시했다.

 

 

모든 카울은 연성으로 오프로드 바이크처럼 잘 구부러지되 쉽게 파손되지 않는 재질이다. 이래야 전도해도 툭 털고 일어나 다시 달릴 수 있고, 넘어져도 괜찮다는 생각으로 달려야 즐길 수 있는 법이다.

 

다음은 DR-Z400S다. 다른 DR 형제들과 달리 이 녀석은 수랭 엔진을 품었다. 단기통이며 DOHC 방식으로 고성능을 추구한 점은 확실히 두드러진다. 변속기는 마찬가지로 5단이며 144kg의 가벼운 무게로 높은 운동성을 발휘한다.

시트 높이는 935mm다. 엔진 아래에는 알루미늄 합금 엔진 프로텍터가 기본으로 달려 나온다. 휠은 앞 21인치, 뒤 18인치로 엔듀로 바이크와 같은 사양이다. 앞 브레이크는 250mm 디스크와 2피스톤 캘리퍼로 구성됐다.

이 모델 역시 모든 등화류는 일반 전구다. 연료탱크 용량은 10리터로 DR650SE보다 3리터 적지만 보다 연료효율이 높고 배기량이 낮아 항속거리는 비슷하다.

세계 일주가들이 알아주는 DR650SE의 명성이 대단하지만, 아무래도 공랭 엔진보다는 수랭 엔진을 믿을 수 있다는 사람에게는 DR-Z400S가 더 매리트 있을 것이다.

다음은 현재 30대~40대의 라이더들이 반가워 할 만한 향수가 묻어있는 모델, DR-Z400SM이다. 2018년형 신형 모델로 수입 판매될 예정이다. 국내에 슈퍼모타드 바이크 붐을 만든 주인공이기도 하다.

당시 다루기 쉬운 엔진 특성과 일제 엔진이라는 신뢰성, 그리고 부족함없는 서스펜션 등 파츠들의 쓸 만한 밸런스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국내 슈퍼모타드 장르에서 누적 판매량은 기록적이었다.

하지만 신형 모델 역시 과거와 크게 달라진 것은 없는 모양이다. 좋아해야할지 말아야할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여전히 상품성은 믿을만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 이렇다 할 경쟁 모델도 없다. 

엔진은 수랭 DOHC 단기통으로 DR-Z400S와 같다. 도립식 포크와 대형 디스크 브레이크를 갖췄고, 디지털 계기반을 장비했다.

앞 뒤 휠은 모두 17인치이며 뒷 타이어는 140mm 폭으로 날랜 운동성을 중시했다. 연료탱크 용량은 10리터이며 시트고는 890mm로 높다. 깔끔한 화이트 베이스 컬러와 반짝거리는 블루 컬러 휠이 경쾌한 이미지를 담았다.

 

가장 작은 배기량을 가진 DR200S는 DR시리즈의 명성을 잇기 충분한 막내 모델이다. 시트 높이가 845mm로 가장 부담이 적으며 무게는 단 126kg에 지나지 않는다. 4행정 단기통이며 공랭 SOHC로 파워도 부담없다. 엔진은 199cc로 일상생활에서 간편하게 타고 즐기기에도 좋다.

휠 사이즈는 앞 21인치, 뒤 18인치로 당당한 오프로드 바이크와 같다. 아스팔트를 달리며 통근하다가도 훌쩍 떠나 자연 속을 누빌 수 있다. 

가장 현실적이고 간편한 트레일 바이크이며 차체 구성은 부족함이 없다. 대형 어드벤처 바이크의 중압감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이렇게 경쾌한 바이크를 둘째로 두는 것도 좋다.

DR시리즈는 환경규제로 인해 국내에는 2008년부터 단종되고 환경 규제에 적합한 북미 일부 국가에서만 판매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적법한 유로4에 맞춰 2018년형부터 국내에도 다시 판매가 가능해졌다. 10년만의 일이다.

브이스트롬 시리즈가 온로드 스포츠를 겨냥한 다목적 바이크라면, DR 시리즈는 오프로드 스포츠를 겨냥한 다목적 바이크라고 볼 수 있다. 취향이 어느 쪽이냐에 따라 흥미 대상이 달라질 수 있다.

Ride apart의 객원 기자이자 노년 라이더인 닉네임 Dr.Moto는 DR650을 타고 남미를 종단한 경험을 이렇게 회상했다. 

"아르헨티나의 남쪽 끝인 우슈아이아로부터 티에라 델 푸에고와 파타고니아를 거쳐, 안데스산맥을 가로질렀다. 칠레 산티아고에 이르기까지 5,300km를 달렸다. 대부분 험한 흙길과 자갈길이었다. 긴 여정 속에서 견고하고 단순한 모터사이클의 이점에 대해 배우게 됐다. 고가의 최신 파츠와 각종 주행 안정 장비, 그리고 퓨얼 인젝션 시스템이 갖춰진 바이크가 시동이 안 걸려 쩔쩔매고 있는 동안, 낡아보이는 내 DR650은 단 한 번도 고장나지 않았다. 긴 여행 중 한 번도 수리, 정비가 필요했던 적이 없었다. 최신 바이크는 오염되고 질 낮은 연료가 전자식 연료펌프를 막아버리는 일이 흔했지만 DR650은 그런 일도 없었다."

값비싸고 화려한 모터사이클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믿을 수 있는 모터사이클이 우선일 때가 있다. DR 시리즈는 극적인 예를 보여준다. 오래된 설계에 상투적인 구성, 시리즈 전체가 하나같이 튀지 않는 트레일 바이크다운 모습. 오랜 세월이 무상하리만큼 구형 대비 별달리 바뀐 점이 없는 건 아쉽지만, 어쩌면 ‘모험’이라는 목적 아래 완벽한 모습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