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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계단에서 헉헉…당신도 '운동부족병'?

태권 한 2017. 11. 6. 15:29

지하철 계단에서 헉헉…당신도 '운동부족병'?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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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친구와 소곱창에 소주를 먹으며 스트레스를 푸는 김 과장. 매일 저녁을 푸짐하게 먹은 뒤 곧장 잠자리에 드는 생활이 몇년째다. 김 과장은 어느새 본인이 '저질 체력'에 '저질 몸'을 갖고 있단 걸 느끼게 됐다. 지하철 계단을 걸어 올라갈때면 숨이 차 중간쯤 멈춰서기 일쑤고, 허리가 아파 의자에 오래 앉기도 힘들다. 밤에 깊이 잠들지 못해 아침은 늘 피곤하다.

바쁘고 고달픈 현대인들에게 일상 속 운동은 뒷전이 되기 십상이다. 맵고, 짜고, 달콤한 음식을 먹으며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게 유일한 낙인 사람들도 적지 않다.

이 같은 이들이 늘어나면서 전 세계 1/3에 해당하는 인구는 '운동부족'을 겪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6일 영국 의학전문지 랜싯(Lancet)에 따르면 운동부족으로 인한 전세계 사망자는 연간 530만명에 이른다. 이는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 수와 맞먹는 수치이며, 심장병, 당뇨병, 유방암, 대장암 등으로 사망한 이들을 합친 수의 1/10에 해당한다.

전문가들은 규칙적으로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신체 각 기능이 퇴행해 질병에 걸리기 쉽다며 기름지고 맵고 단 음식 등을 과식·폭식하는 상황에서 운동까지 자주 하지 않는다면 '운동부족병'(運動不足病)에 걸릴 수 있다고 지적한다.

'운동부족병'은 과거 흔히 '성인병'으로 불리던 질병인 심장병, 비만증, 고혈압, 뇌졸중, 당뇨병, 암 등을 가리킨다. 이 같은 성인병 대부분은 운동부족이 큰 유병 원인이기 때문에 해당 질병을 '운동부족병'으로 명명하자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운동부족병'을 막기 위해 몸이 보내는 '운동 부족' 신호를 느끼고, 적절하게 운동하라고 조언한다.

/사진=위키커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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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이루지 못한다
잘 잠들지 못하고, 잠든 후에도 깊이 자지 못한다면 운동부족을 의심해봐야한다. 노스웨스턴대학 연구진에 따르면 일주일에 4번 30~40분씩 운동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수면의 질이 높다.

◇허리에 통증이 느껴진다
제프 밀러 트레이너는 "신체 활동이 부족해 코어 근육(허리를 지탱하는 근육)이 약하면, 허리 통증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미국 의학협회가 발행하는 의학전문지 자마인터널메디신(JAMA Internal Medicine)에 따르면 중추 강화, 유산소 운동, 스트레칭 등 모든 유형의 운동이 허리 통증을 25~40% 감소시킨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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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탐이 심하다
식탐이 심한 것 역시 운동부족의 증상이다.

아만다 데일 트레이너는 "피곤하고 둔한 몸은 사실상 더 많은 그렐린(ghrelin·공복호르몬)을 생성해 하루 종일 더 많은 음식을 섭취하게 한다"며 "운동은 거의 유일한 식욕억제제"라고 말했다.

영국 러프버러 대학교의 데이비드 시텐실 교수 연구팀도 90분 동안 뛴 사람은 운동 후 1시간이 지나도 그렐린 수치가 낮은 상태로 유지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기분 변덕이 심하다
불안증, 우울증 등이 있다면 운동부족을 의심해봐야 한다. 아만다 데일 트레이너는 "운동은 낮은 수준의 우울증 퇴치에 매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마이클 크레이그 밀러 하버드 의과대학 정신과 조교수는 "고강도 운동은 신체에 쾌감을 주는 엔돌핀을 방출하고, 저강도 운동은 신경세포 성장 촉진 단백질을 방출해 뇌기능을 개선, 기분을 나아지게 한다"면서 "운동은 우울증에 큰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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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피로를 느낀다.
만성피로도 몸이 주는 운동부족 신호다. 이사도라 바움 트레이너는 "몸에 힘이 없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정기적으로 저강도 운동을 해서 몸에 기운이 돌게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는 국제학술지 정신치료·심신의학저널 2008년 2월호에도 소개된 내용이다. 만성피로를 겪는 지원자들이 적당한 강도의 에어로빅 운동을 주 2회 20분씩 6주간 한 결과, 피로감이 65%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