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의 모든 라이더 흥분시킨 BMW RnineT 스크램블러
주저 없이 꼽은 2017년 올해의 모터바이크 - BMW RnineT 스크램블러
2017년 올해의 모터사이클을 뽑는데 주저할 필요가 있을까, 많은 브랜드들이 각자의 명예와 자부심을 가지고 신모델을 쏟아냈고 많은 라이더들을 선택의 기로에 서게 했다. 하지만 2017년을 대표하는 모델은 단연 BMW RnineT 스크램블러라고 할 수 있다.
BMW RnineT는 2014년 BMW 모토라드의 탄생 90주년을 기념해 만들어진 모델이다. 단종 시켰던 1170cc 공랭 박서 엔진을 부활시켜 BMW 최초의 모델이었던 R32의 오마쥬를 표현했다. 이는 곧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한창 레트로 스타일이 관심을 받고 있을 때였기에 RnineT는 단연 환영을 받았다. 90주년 기념모델이라는 한정판인 듯한 뉘앙스도 한몫했다. 곧 그것은 아니라는 것이 밝혀지기는 했지만.
RnineT는 순정그대로도 좋은 평을 받았지만 많은 커스텀 빌더들이 커스텀 베이스로 활용하면서 그 인기는 더욱 높아졌다. BMW 모토라드는 이 뜨거운 반응을 놓치지 않았다. 아니 철저히 계산된 것이었다는 맞을 것이다. 곧 5가지 가지치기 모델을 암시하는 콘셉트 모델을 하나씩 등장시켰다.
2015년 서핑과 커스텀 모터사이클 페스티벌인 Wheel&WAVES에 RnineT의 스크램블러 스타일 커스텀 버전인 Comcept Path22를 선보였다. 국내에서도 유행하고 있던 서핑과 팝아트, 그리고 레트로 스타일의 대명사 스크램블러가 모두 들어있는 콘셉트 모델을 발표한 것이다. 그리고 RnineT를 헤리티지 라인으로 정례화 시키고 스크램블러 스타일을 비롯해 다양한 버전을 추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 첫 번째 버전이 Comcept Path22의 양산형인 RnineT 스크램블러인 것이다. 올 초에 국내에서도 정식판매에 들어갔고 라이딩을 하기에는 조금 이른 계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판매고를 보였다.

스크램블러는 1950~60년대의 포장된 도로가 더 드물었던 시절, 흙먼지를 내며 질주하던 스타일의 바이크들을 부르는 이름이었다. 하나의 모델명이라기보다는 포장도로를 달리기 위해서 만들어진 바이크를 오프로드에서도 잘 달릴 수 있도록 블록 패턴 타이어와 높은 지상고, 업 타입의 머플러 등으로 커스텀한 바이크들을 말하는 통칭이었던 것이다. 당시에는 이런 스타일이 일반적인 것이었지만 요즘에는 드물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의 모델이 가진 이미지를 선호하는 사람들에게 스크램블러는 하나의 로망이었고 추구하는 스타일이었다. 그런 스타일을 그대로 살려놓았으니 따로 커스텀을 할 필요 없이 레트로 스타일에 완벽히 부합하는 것이었다.
RnineT 스크램블러는 커스텀으로 구현하던 스타일을 대형 브랜드에서 양산형 바이크로 만들어버린 첫 번째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같은 이름을 쓰는 다른 브랜드의 모델도 여럿 있지만 RnineT 스크램블러만큼의 인기와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레트로의 붐을 RninT가 만들어냈다면 RninT 스크램블러는 그 유행을 확실한 대세로 이끌었다. 그게 바로 올해에 일어난 일이다.
최근 모터사이클 시장의 트렌드는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레트로와 어드벤처, 이 두 가지가 가장 큰 화두이고 브랜드를 비롯해 라이더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갖는 분야이다. 특히 레트로 스타일은 지금까지 모터사이클에 관심이 없던 이들마저 돌아보게 했다. 과거로의 회귀는 비단 모터사이클뿐만 아니라 모든 장르에서 일어나는 일이기도 하다. 속도로 대변되던 모터사이클이 이제는 스타일이 더 큰 선택 기준이 된 것이다.
어드벤처/오프로드 스타일의 유행 또한 무시할 수 없다. 더 멀리, 더 많은 곳을 보고 듣고 즐기며 달리기 위해서는 어드벤처 스타일이 최적이기 때문이다. 진짜 모험을 떠나지 않아도, 누구나 일상 속에서 꿈꾸던 일탈이라는 이미지를 어드벤처 모터사이클을 소유함으로써 해결되는 측면도 컸다. 어드벤처는 기본적으로 오프로드를 달리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아직 지구상에는 포장되지 않은 곳이 더 많기 때문이다.

RnineT 스크램블러는 이 두 가지 유행을 완벽히 소화한다. 당시에는 당연했지만 지금은 어렵게 추구해야하는 클래식한 외형, 지루한 일상을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은 터프한 오프로더의 이미지를 둘 다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30~40년 넘은 클래식 모터사이클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오리지널을 원하지만 그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 대안을 브랜드가 제시한다면? 시장은 고객의 니즈에 의해서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어떤 선도적인 브랜드가 이끌어가기도 한다. 이런 움직임은 항상 있어왔다. 이번 레트로 스타일의 유행에 가장 선도적인 역할을 했고 이런 유행을 만들어가는 것을 가장 잘하는 브랜드가 바로 BMW모토라드이다. 자사 최초의 모델을 기념하는 모델로 시작해서 모터사이클의 역사를 재현해내고 있는 BMW RnineT 헤리티지 시리즈는 RnineT 오리지널과 스크램블러를 시작으로 퓨어, 어반 G/S, 레이서 등 총 4가지 스타일이 있으며 내년 또 하나의 라인업 추가를 앞두고 있다.

치열했던 국내 레트로 스타일 바이크들의 경쟁에서 가장 높은 실 판매고를 보여주었고 스타일이나 성능 어느 면에서도 경쟁자들을 압도했다. 공랭 박서 엔진이 주는 아날로그적 매력과 업 타입 아크라포비치 트윈 사일렌서의 박력 있는 사운드, 19인치 크로스 스포크 휠의 주파성과 스타일 등 많은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금 가장 유행하는 스타일의 바이크의 대표이자 높은 완성도,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 무엇보다도 시장을 선도했던 능력만으로도 2017년 올해의 바이크라고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최홍준 칼럼니스트 (<더 모토>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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