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캠리 하이브리드 VS 어코드 하이브리드

태권 한 2018. 9. 17. 19:06

시간 속에 풍요로움,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김혜원 기자 입력 2022. 04. 29.
하이브리드 세단의 질감을 느끼게 만들다..TOYOTA CAMRY HYBRID
[사진/더아이오토] 어떤 차량이 잘 달리면서도 연비가 좋은가에 관심을 가지면서 메이커들도 이런 차량을 내 놓기에 집중되어 있는 상태다. 고 연비 클린 디젤과 하이브리드의 경쟁으로 대변되는 시장에서 최근에는 하이브리드 모델들이 좀더 유저들에게 호감을 주는 듯하다. 이 중에서 가장 매력적인 모델을 찾으라면 글로벌 시장에서 베스트셀링카로 자리잡고 있는 토요타 캠리이며, 브랜드 이미지를 통해 그 인기는 최근 늘어나는 시장에 따라 성장세를 더 높이고 있다.
TOYOTA CAMRY HYBRID가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베스트셀링카로 자리잡고 있는 이유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믿고 탄다고 이야기한다. 그만큼 토요타 캠리는 타는 즐거움을 운전자에게 전달해 주는 능력을 품고 있으며, 타면 탈수록 더욱 정겨워지는 모델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가 캠리를 글로벌 세단 시장에서 최상의 가치가 이어지도록 했으며, 이번에 시승한 8세대 변경된 캠리는 더욱 젊어 진 스타일과 성능으로 능력치를 높였다.
국내에 캠리가 처음 도입된 시기는 토요타 브랜드가 런칭되던 시점으로 많은 변화를 진행한 6세대 모델부터다. 이미 국내 중형차 시장은 이미 많은 차종들이 출시돼 뜨거운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캠리는 출시 전부터 새로운 기대주로 자리를 잡았고, 높은 벽으로 자리잡았던 시장 속에서 자신의 입지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4년 출시된 7세대 캠리는 오너들의 생각을 읽기라도 하듯이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세워 시장 변화를 이끌었다.

캠리에 적용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토요타 브랜드가 채택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97년부터이다. 이후 TNGA 1호차인 4세대 프리우스는 환경 성능뿐 아니라 타는 즐거움이 있는 자동차로 주행 성능에도 철저하게 심혈을 기울였고, 출시된 8세대 캠리는 토요타의 TNGA를 정확하게 제시하고 발전시켜 놓은 모델이다. 여기에 부분 변경한 캠리에서는 차원이 다른 많은 부분들의 변화를 추구해 오너들의 마음 속에 더 깊숙하게 자리잡았다.

STYLE/부드러운 실루엣 속 찾은 스포티한 인상
40년의 오랜 전통을 갖고 있는 토요타 캠리, 새롭게 출시된 8세대 변형 모델의 모습은 단아하기 보다는 생동감이 넘치는 스타일로 완성됐다. 특히, 변화의 중심에 TNGA 플랫폼 채용으로 인해 파워 컨트롤 유닛, 시트, 하이브리드 배터리를 낮게 설계함으로써 차체 중심고를 낮추면서 스포티한 감성을 제시하고 있다. 낮아진 차체를 통해 승차감과 함께 드라이빙 안전성을 높인 새로운 캠리는 자신의 성격을 표현하고 있다.
이전 세대의 캠리가 정통 세단을 추구하고 있었다면 8세대 캠리는 젊은 감각으로의 변화를 통해 더 넓어진 고객층을 포함시키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여기에 토요타의 디자인 컨셉인 KEEN LOOK을 좀더 진화시켜 다이내믹 하면서도 혁신적인 캠리만의 개성적인 스타일을 갖추게 돼 첫 모습만으로도 시선을 빼앗는 강렬한 매력을 전달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전체적인 스타일은 저중심 실루엣과 와이드 앤 로우 스탠스에 의한 스타일리쉬하고 역동적인 디자인을 기본으로 날렵하고 세련된 모습을 갖추었다. 특히, 각 트림별 전면 디자인에 변화를 주어 더욱 감각적이고 강렬한 인상을 선보인다. 캠리의 차체 크기는 전장X전폭X전고mm는 각각 4,880X1,840X1,445, 휠베이스 2,825mm로 커지고 낮아지면서 스포티한 디자인 감각을 충분히 느끼도록 만들었다.

프런트는 큼직한 라디에이터 그릴과 함께 에어로 다이내믹한 스타일로 에지를 준 범퍼, 낮게 구성된 보닛 라인, 날렵한 스타일을 연결하는 듯 구성된 바이 빔 LED 시스템 헤드램프는 개성적인 디자인과 야간 시인성을 높일 수 있도록 했다. 사이드는 프런트 휀더에서 리어 휀더까지 연결돼 있는 굵은 선의 캐릭터 라인은 역동적인 스타일로 다듬어져 있다. 또한, LED 컴비네이션 램프와 날렵하게 다듬어진 트렁크 라인을 통해 고급스러움을 한층 높였다.
실내는 개성적이고 역동적인 인스트루먼트 패널 레이아웃을 적용해 운전석과 동반석이 명확하게 구분되도록 해 개성적이고 진보적인 느낌을 주고 있다. 여기에 스티어링과 미터계를 중심으로 설계된 운전석 레이아웃은 운전자를 감싸도록 하면서 최적화된 드라이빙 포지션과 개방감을 통해 인체공학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직관적으로 컨트롤이 용이한 9인치 플로팅 타입의 센터 디스플레이가 탑재돼 편의성이 확대됐다.
특히, 예방 안전 기술 패키지인 토요타 세이프티 센스에는 차선이탈 경고 기능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차선 추적 어시스트와 한층 더 강화된 긴급 제동 보조 시스템은 교차로 긴급 제동과 긴급 조향 어시스트 기능이 추가됐다.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도 커브 감속 기능이 적용되어 주행 편의와 안전성을 향상시켰고, 사각지대 감지 모니터, 그리고 후측방 경고 시스템도 적용됐다.

DRIVING/안정적인 승차감으로 시원스러운 드라이빙 보여줘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는 중형세단 시장에서 위치를 확실하게 구축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엔진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가 만들어낸 결과이고 다른 메이커들에 비해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게 됐다. 특히, 하이브리드 모델들을 처음으로 출시했을 때는 누구도 관심을 주지 않았던 어려움을 벗어나 이제는 다른 메이커들이 벤치 마킹을 하고 있을 정도로 친환경 모델의 기본이 되는 메이커가 됐다.
이번에 시승을 진행한 캠리 하이브리드는 8세대 변형 모델로 2.5리터 다이내믹 포스 엔진(D-4S)이 적용돼 제원상 시스템 총 출력은 211마력(엔진 178마력, 전기모터 120마력), 최대토크 22.5kgm의 힘을 보여준다. 여기에 무단변속기(e-CVT)와 결합돼 복합연비는 17.1km/L(도심 17.3km/L, 고속도로 16.8km/L)로 이전 모델에 비해 높아지면서 연비등급 1등급을 달성했다.
시승을 위해 실내로 들어서면 고급스러운 시트와 인스트루먼트 라인과 센터페시아를 중심으로 새롭게 다듬어진 공간은 인상적이다. 여기에 운전자 중심으로 배열된 컨트롤러와 시인성이 높아진 계기판이 시승자를 편안하게 반겨준다. 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계기판에 ‘READY’라는 표시가 들어올 뿐 내연기관의 엔진음은 들을 수 없고 EV모드가 먼저 작동을 시작한다. 
하지만 가속 페달에 밟으면 금새 하이브리드의 성격을 떠나 스포티하게 다듬어진 세단의 모습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여기에 다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하이브리드와 가솔린 엔진의 조화가 정숙성을 요구하는 프리미엄 세단이 갖추고 있어야 할 모습들을 제시해 온다. 시내 주행에서는 에코 모드와 EV 모드를 번갈아 사용하도록 하면서 정숙성 있는 프리미엄 세단의 모습을 보여주었고, 사이드미러가 도어패널에 적용돼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넓은 도로에 들어서면서 가속 페달을 밟은 발 끝에 힘을 주니 시승차의 또 다른 능력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계기판에 위치한 스피도미터가 빠르게 상승하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스포티한 성격을 내비쳐 온다. 여기에 앞차와의 거리 조절을 위해 가속 페달에서 발을 놓으면 배터리가 빠르게 충전이 진행되면서 탄력주행이 가능하도록 설정된 오토글라이드컨트롤 시스템이 작동돼 더욱 즐겁게 마주하도록 해 준다.
좀더 스피드를 위해 가속 페달을 깊숙하게 밟자 시원스러운 바람이 창문으로 밀려 들어오면서 시승차의 스포티하지만 부드러운 성격을 전달해 오면서 마음속에 담도록 한다. 이전 세대에 비해 달라진 주행능력은 페달의 가감속에 따라 드라이빙 느낌마저 편안하고 안락하도록 만들어 주면서 더욱 매력적인 모습으로 시승자의 마음을 빼앗아 갈 정도다. 어쩌면 하이브리드의 성격보다는 스포티한 스포츠 세단 성격이 시승자의 마음을 사로잡았을지도 모른다.
코너가 비교적 많은 와인딩 로드에서 보여주는 드라이빙 느낌은 좋다. 고속 드라이빙에서 이어지는 코너에서도 핸들링 성능을 자랑하기라도 하듯이 다이내믹함 움직임을 보여주었지만 코너가 많은 도로에서 보여준 능력은 기대치를 넘어선다. 코너에 진입하고 돌아 나가는 시승차의 능력은 이전 모델에 비해 훨씬 단단해진 느낌이다.
시승차인 캠리가 보여주고자 했던 부분은 연비는 기본이고 이런 스포티한 감성이다. 더욱 날렵해지고 스포티한 감성을 갖춘 캠리는 이런 부분들을 통해 젊어 진 느낌을 직접 시승하면서 만나도록 한 듯하다. 새로운 변화를 통해 등장한 뉴 캠리가 보여주고자 하는 뚜렷한 성격을 시승으로 알 수 있도록 해 주었다.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에 대한 더아이오토 한 줄 평]

하이브리드에 스포츠성을 더한 세단으로 편안함을 만들다
[제원표]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전장×전폭×전고(mm)    4,880×1,840×1,445  
휠베이스(mm)               2,825   
트레드 전/후(mm)          1,580/1,590   
형식/배기량(cc)            D-4S/2,494  
최고출력(ps/rpm)          178/5,700(전기모터 120, 총 시스템 211마력)
최대토크(kgm/rpm)        22.5 /3,600~5,200
0-100km/h(초)              -
최고속도(km/h)            -
표준연비(km/L)            17.1(도심/17.3, 고속/16.8)
형식 / 변속기              FF/CVT
서스펜션 전/후            맥퍼슨 스트럿/더블위시본 
브레이크 전/후            V디스크   
타이어 전/후              235/45R/18  
차량가격(부가세 포함, 만원) 4,297

 

 

 

 

 

캠리 하이브리드 VS 어코드 하이브리드

자동차생활 입력,   2018.9.18.     

CAMRY HYBRID VS ACCORD HYBRID

땅끝에서 확인한 실력달리면 달릴수록 아낀다는 두 대의 하이브리드 중형 세단. 장거리를 얼마나 편하게, 그리고 효율적으로 달리는지 직접 확인하기 위해 한반도 최남단 해남 땅끝으로 향했다.

“하이브리드 어때?” 주변에서 심심찮게 들어오는 질문이다. 그러면 기자는 보통 말리고 본다. 주행거리가 많지 않다면 아낀 기름값으로 비싼 찻값 회수하기도 힘들 테니까. 캠리 하이브리드를 기준 삼아 계산해보면 일반 모델과의 차액 650만원을 기름값만으로 5년 안에 상쇄하려면 연간 3만7,547km(복합 연비, 8월 13일 전국 평균 유가 기준)를 부지런히 달려야 한다(하이브리드 구매 혜택 최대 310만원 적용 시 연 1만9,639km). 결국 하이브리드는 차를 많이 타고 다니는 사람을 위한 차라는 얘기. 우리가 캠리 하이브리드와 어코드 하이브리드를 끌고 한반도 최남단 땅끝까지 달려 장거리 투어러로서의 실력을 확인한 이유다.

시승 코스는 경기도 하남에서 해남 땅끝까지 약 430km 거리. 정숙성과 승차감을 확인하는 건 물론, 기름을 가득 넣고 출발해 도착 후 소모된 기름을 측정하는 풀-투-풀 방식으로 연비도 계산할 계획이다. 일상적인 주행 상황을 가정해 고속도로에서는 상황에 따라 시속 100~120km로 달리기로 하고 주행 모드는 ‘일반’으로 고정한 후 출발했다.두 차는 각각 한 개의 엔진과 두 개의 전기모터를 맞물린 파워트레인을 얹었다. 시스템 출력은 캠리 211마력, 어코드 215마력으로 비슷하다(왼쪽부터 캠리, 어코드)

적극적인 어코드

자연스럽게 어코드에 먼저 손이 갔다. 둘 다 국내에선 호불호가 갈릴 스타일이지만, 대왕고래처럼 그릴을 쩍 벌린 캠리보단 어코드가 보기에 더 준수했으니. 특히 A필러를 뒤로 당겨 만든 길쭉한 보닛과 쿠페에 가까운 지붕선이 어우러진 실루엣이 마음을 이끈다. 실내 역시 간결한 배치에 무거운 색감의 나무 무늬 장식 등 차분한 분위기다. 

고급스러운 어코드의 실내. 통풍 시트는 없다          

드디어 남쪽을 향해 출발. 어코드에 앉아 운전대를 돌리는 감각은 스포츠카 탄 듯이 낮다. 새로운 ACE 바디로 운전석 높이를 2.5cm나 낮춘 까닭. 그런데 운전대 텔레스코픽(앞뒤로 당김) 거리가 다소 짧다. 페달에 맞춘 거리만큼 운전대가 당겨지지 않아 시트를 앞으로 움직여야 했다. 운전석 높이가 낮을수록 다리가 펴진다는 걸 모르는 걸까? 일본이 아닌 미국을 겨냥한 중형차가 이러면 안 되는데….

오후 네 시경 하남을 떠나는 길은 제법 막혔다. 덕분에 EV모드가 부지런히 켜져 가솔린 엔진을 잠재웠다. 저속으로 정체된 흐름을 뒤따르는 정도는 두 개 전기모터의 184마력으로 충분했다. 진동하나 없이 매끄럽게 달리니 저속 정숙성은 웬만한 대형 세단 부럽지 않다.

남쪽으로 향하면서 점차 교통 흐름이 빨라진다. 자연스레 가속이 이어져 2.0L 145마력 가솔린 엔진이 개입하기 시작. 최신 하이브리드답게 계기판을 보지 않았다면 모를 만큼 동력 연결이 자연스럽다. 엔진이 켜진 후에도 전자식 무단 변속기가 충격 없이 변속을 이어가기 때문에 주행 중 몸이 울컥거리는 일은 전혀 없다. 

승차감은 예상외로 폭신하다. 도로의 너울을 지난 후 흡수한 충격을 다시 내뱉으며 연이어 흔들릴 만큼 서스펜션이 부드럽다. 휠베이스까지 2,830mm로 동급 세단 중 가장 길어 움직임에 여유가 뱄다. 생김새만 보면 스포츠 세단 같은데, 하체는 영락없는 미국 취향이다.2,830mm 길쭉한 휠베이스를 온전히 누릴 수 있는 널찍한 어코드의 뒷좌석           

재밌는 건 시속 100km를 넘는 고속에서도 EV모드가 켜진다는 점이다. 보통 이 정도 속도를 넘어서면 PHEV나 전기차가 아닌 이상 가솔린 엔진이 꺼지지 않기 마련인데, 심심찮게 EV모드 아이콘이 계기판에 켜지며 연비가 쭉쭉 올라간다. 물론 시속 100~120km 사이에서 항속하거나 감속할 때 얘기다. 페달을 조금만 밟아 가속하려 하면 곧바로 게 눈 감추듯 사라진다. 

누적 주행거리 100km를 돌파해 운전이 슬슬 질릴 때 즈음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과 차선유지보조시스템(LKAS)을 켰다. 이 두 개만 있으면 고속도로에서 반자율주행이 가능하다. 오늘날 장거리 운행에 없어선 안 될 필수 기능. 어코드 역시 운전자 개입이 필요 없을 만큼 차간거리나 차선을 안정되게 유지한다. 다만 정체 시 앞차가 가까워지면 차선 인식장치가 먹통이 되는 건 흠이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무렵 중간 지점인 군산휴게소에 도착했다. 정속주행으로 느긋하게 203.1km를 달린 어코드의 트립 컴퓨터 연비는 L당 19.8km. 뒤이어 따라온 캠리는? 헐레벌떡 달려가 확인해보니 L당 17.3km가 찍혔다. 어코드와 캠리 공인연비 차이만큼 정직한 결과다. 참고로 두 차의 공인 복합 연비는 어코드 18.9km/L, 캠리 16.7km/L다.

중간 지점에서 연비는 어코드가 훨씬 높게 나왔다(위쪽부터 어코드, 캠리)          

내공 높은 캠리

공정한 연비 측정을 위해 이번엔 캠리로 옮겨 탔다. 캠리에 앉은 첫인상은 역시 어코드처럼 좌석 높이가 낮다는 것. 무게중심을 낮춘 차세대 TNGA 플랫폼을 바탕으로 빚어, 이전보다 2cm 가량 좌석을 낮췄다. 이 정도면 차세대 중형 세단 트렌드는 저중심이라고 보아도 되겠다. 다만 캠리는 시야 확보를 위해 벨트라인(옆 창문 아래쪽 철판과 만나는 선)도 함께 낮추어 차 안에 폭 파묻힌 듯한 어코드와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캠리 실내는 토요타가 늘 그렇듯 도전적이다. 요란하지만 쓸모는 좋다. 통풍 시트는 없지만

운전 자세는 한결 낫다. 어코드와 달리 운전대 텔레스코픽 범위가 넓어 맘껏 시트를 조정할 수 있다. 게다가 무게가 엉덩이 어느 한쪽에 쏠리지 않고 고르게 분산돼 착좌감도 좋다. 정통적인 기어 노브와 큼직한 버튼은 어코드보다 투박하지만 인체공학적인 설계에선 깊은 내공이 느껴진다.캠리 뒷좌석은 소파에 앉은 듯 폭신하다           

캠리 역시 출발은 EV모드다. 그러나 페달을 밟는 순간 2.5L 178마력 가솔린 엔진이 금세 깨어난다. 어코드의 EV모드가 파리 목숨이라면, 캠리는 모기 목숨처럼 가냘프달까. 어코드보다 약한 120마력 모터 출력이 실감 난다. 때문에 시속 100km를 넘는 고속에서 항속하거나 감속할 때마저 EV모드는 감감무소식이다. 모터는 그저 엔진을 보조할 뿐. 그런데도 트립컴퓨터 속 연비는 어코드 못지않게 쭉쭉 오르니 신기할 따름이다.

시속 100km 정도로 항속할 때 정숙성은 두 차가 비슷한 수준이다. 졸음이 없는 2.5L 가솔린 엔진이 항시 깨어있음에도 조용하고 진동이 적어 주행 중 존재감은 거의 없다. 서스펜션은 더 말랑해 노면 충격을 운전자 모르게 삼켜버린다. 그만큼 큰 충격을 만난 후 꿀렁이는 시간도 더 길다. 빠른 속도에서라면 불안했겠지만, 정속주행 상황에선 기분 좋게 흔들리는 수준이다.

그리고 한 가지 빼놓을 수 없는 차이가 바로 운전석 사이드미러다. 이건 사람마다 호불호가 갈릴 문제. 캠리는 넓게 비추는 볼록 거울이 달렸고, 어코드는 크게 비추는 평평한 거울이다. 개인적으로 사각지대 없는 볼록 거울을 선호하는 기자에겐 어코드가 불편하기 짝이 없었다. 특히 어코드 오른쪽 사이드미러에 사각지대를 카메라로 보여주는 레인와치 기능이 있어 더욱 대비됐다. 정작 필요한 건 왼쪽인데 말이다.   

고창 고인돌 휴게소를 지날 무렵 슬슬 하품이 나오기 시작해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DRCC)과 차선이탈경고(LDA) 기능을 켰다. 다른 차처럼 반자율주행이 가능한 조합. 그러나 캠리는 어코드처럼 차선 가운데로 달리지 못했다. 차선을 이탈하기 직전까지 간 후 운전대를 살짝 반대로 틀어주는 진짜 이탈 방지 수준에 그친다. 차선 사이를 마치 ‘핑퐁’ 공처럼 왕복하니 그냥 운전대 꼭 잡고 가는 게 낫다.  

오후 11시경 장장 7시간을 달려 해남 땅끝 선착장에 도착했다. 늦은 시간 밤바다엔 고요함만이 감돌 뿐, 아무도 없었다. 내려서 서로 트립컴퓨터를 확인하는데 430km가량을 달렸음에도 연료 게이지가 두 차 모두 절반이 넘게 남았다. 이 정도면 주유 없이 다시 하남으로 돌아갈 수도 있겠다. 바로 풀-투-풀 계측 결과를 확인하고 싶었으나, 주유소가 모두 문을 닫아 다음날로 미뤄야 했다.어코드는 효율을 위해 17인치 휠에 친환경 타이어를 끼운 반면, 캠리는 18인치 휠에 일반 타이어를 달아 멋과 성능을 챙겼다     

뒤집힌 결과

이른 아침. 후다닥 땅끝 바위 앞에서 촬영 후 바로 주유소를 찾았다. 주유 전 확인한 트립컴퓨터 상 연비는 캠리 18.5km/L, 어코드 18.7km/L다. 중간지점에서 앞섰던 어코드를 캠리가 많이 따라잡았다. 누적 주행거리는 433.1km다.

이어 한 대씩 주유를 시작했다. 정확한 결과를 위해 출발 전 주유구 목구멍까지 가득 채웠고,

반전이다. 캠리 주유량이 더 적었다(위쪽부터 어코드, 캠리)          

이번에도 목구멍이 넘실대도록 한가득 채워 넣었다. 먼저 넣은 어코드는 24.495L가 들어갔다. 433.1km를 달렸으니 L당 17.681km 연비가 나온 셈. 이어 캠리는 23.408L가 들어갔다. 계산하면 L당 18.502km다. 트립컴퓨터 결과가 완전히 뒤집혔다. 0.2km/L 낮았던 캠리의 연비가 실제로는 0.8km/L가량 높았으며, 433.1km를 달리며 캠리가 1.087L 약 4.4% 기름을 아꼈다. 그리고 놀랍게도 캠리는 트립컴퓨터 연비와 실제 풀-투-풀 계측 결과가 정확히 일치했다. 연비 비교 결과는 토요타 캠리의 승리로 끝났다.

두 차 모두 하이브리드 배터리를 좌석 아래에 넣어 트렁크가 넓고 뒷좌석을 접을 수 있다. 용량은 어코드 473L, 캠리 427L다(위쪽부터 어코드, 캠리)

다만 이는 참고용으로 봐주길 바란다. 최대한 정확한 결과를 위해 해남 땅끝까지 장거리를 달리고 중간에 운전자 교대도 했으며, 에어컨 온도는 24도로 똑같이 맞췄다. 그러나 고속 주행 비율이 너무 높았다는 점, 두 운전자가 교대 후 닥친 주행 상황이 각기 달랐다는 점 등 적잖은 변수가 있었다.

하남에서 해남까지 달려 확인한 두 차의 실력은 장거리 투어러로서 손색없었다. 승차감이 부드러워 피로가 적은 건 물론, 효율은 두말할 것 없이 좋다. 다만 거의 비슷한 가운데 성격은 살짝 다르다. 어코드는 비교적 단단한 하체로 안정적인 주행을, 캠리는 폭신한 서스펜션으로 더 나긋한 주행을 지향한다. <자동차생활>이 확인한 효율은 L당 2.2km 복합연비 차이를 극복하고 캠리가 높게 나왔지만 큰 차이는 아니다. 두 차의 가격은 캠리 하이브리드가 4,190만원, 어코드 하이브리드가 4,470만원(하이브리드 기본 모델 4,180만원). 쉴 틈 없이 달려야 한다.

글 윤지수 기자 / 사진 최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