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m 넘보는 중형 세단, 그간 얼마나 자랐나?
윤지수 입력
대우-쉐보레 중형 세단
결국 4.9m를 넘었다. 신차 나올 때마다 야금야금 크기를 키우더니, 이제 중형 세단이라 부르기 민망할 정도다. 4,935㎜ 쉐보레 말리부가 선두에 섰고 4,900㎜ 현대 쏘나타가 뒤를 따랐다. 준대형 세단 ‘뻘쭘’하게 만드는 중형 세단. 그동안 얼마나 자랐는지 과거를 살펴봤다.
글 윤지수 기자, 사진 각 제조사현재 우리나라 중형 세단 중 가장 큰 쉐보레 말리부
먼저 2019년 4월 지금 상황부터. 지금 우리나라 중형 세단 중 가장 큰 차는 말리부다. 길이 4,935㎜로 동급을 넘어 그랜저보다(4,930㎜)도 길다. 뒤이어 최근 등장한 쏘나타가 4,900㎜, 기아 K5가 4,855㎜, 르노삼성 SM6가 4,850㎜다. 평균 길이는 영화 <추격자>로 익숙한 4,885㎜다.전기형 대우 로얄 프린스(왼쪽)와 후기형 로얄 프린스(오른쪽)
-184㎜, 30년 전 평균치 4,701㎜
1989년 4월, 지금으로부터 30년 전 중형 세단 시장이 한창 꽃피우기 시작할 때다. 대우차는 로얄 시리즈 중추 격인 로얄 프린스를 내놓았고, 현대차는 첫 소나타 실패의 아픔을 딛고 2세대 쏘나타를, 기아차는 정부의 자동차 산업 합리화 조치 빗장이 풀려 콩코드를 출시했다.
당시 가장 큰 차는 단연 로얄 프린스다. 길이는 요즘 K5와 대등한 4,855㎜. 사실 처음엔 4,635㎜로 길지 않았으나, 1987년 앞뒤 범퍼 길이를 대폭 늘려 중형 세단 크기 1위 자리를 수성했다. 지금 말리부와 비교해도 단 80㎜ 짧을 뿐이다.현대 2세대 쏘나타(왼쪽)와 기아 콩코드(오른쪽)
반면 쏘나타와 콩코드는 차이가 엄청나다. 4,680㎜ 쏘나타는 현세대보다 220㎜ 짧고 콩코드는 K5보다 285㎜ 짧다. 두 차 모두 크기만 놓고 보면 오늘날 준중형 차급이라고 볼 수 있겠다. 참고로 현재 준중형 세단 기아 K3 길이가 4,640㎜다.
한편, 요즘 차와 비교했을 때 세 대 모두 너비가 1,700㎜대로 100㎜ 이상 좁고, 높이 역시 최대 60㎜ 가까이 낮다. 휠베이스도 짧아 평균치 비율을 살펴보면 현재가 전체 길이의 57.7%지만 30년 전은 55.5%에 불과하다. 차가 커짐과 동시에 오버행은 점차 줄어든 흐름을 엿볼 수 있다.20년 전 가장 긴 중형 세단 삼성 SM5
-148㎜, 20년 전 평균치 4,737㎜
1999년 4월.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이 휘청거릴 때의 중형 세단이다. 대우그룹과 삼성차는 법정관리를 앞두고 있고, 기아차는 현대차에 막 인수됐을 때다. 그래도 모든 중형 세단이 1998년 신차로 바뀌어 시장은 후끈했다.
동급 최장 세단은 SM5. 삼성차가 첫차로 야심 차게 준비한 만큼, 원판 모델인 닛산 맥시마(4,811㎜)보다 더 긴 4,825㎜ 덩치를 자랑했다. 현재 SM6와 비교하면 단 25㎜ 짧다. 그러나 30년 전 로얄 프린스의 벽은 넘지 못했다.현대 EF 쏘나타(왼쪽)와 대우 레간자(오른쪽)
나머지 브랜드는 10년 만에 전세 역전이다. 기아 크레도스2는 크레도스에서 부분변경을 거쳐 4,745㎜로 덩치를 키웠다. 10년 전 가장 작던 콩코드와 비교하면 무려 175㎜ 더 길다. 반면 가장 크던 로얄 프린스는 대우 레간자가 명맥을 이으며 가장 작은 차가 돼 버렸다. 길이 4,670㎜로 185㎜ 줄었다. 현대 EF 쏘나타는 평범하게 10년 전보다 30㎜ 길이를 늘렸다.
각각 요즘 브랜드별 중형 세단과 비교하면 크레도스2는 110㎜, 쏘나타는 190㎜, 레간자는 265㎜ 짧다. 이때까지도 모든 차 높이는 대량 1,400㎜ 수준으로 납작했다. 구형 차체를 밑바탕 삼은 SM5, 크레도스2와 달리 새 플랫폼으로 빚은 EF 쏘나타 홀로 너비가 1,820㎜로 넓어 눈에 띈다.10년 전 4.9m 길이를 넘긴 르노삼성 SM5 뉴임프레션
-58㎜, 10년 전 평균치 4,827㎜
2009년 4월. 네 중형 세단이 모두 ‘끝물’로 치닫고 있었다. 모두 부분변경을 거친 후 다음 세대 출시를 기다리고 있던 때다.
역시 범퍼 늘리기만큼 쉬운 방법이 없다. 10년 전 SM5 길이는 이미 4.9m를 넘어선 4,905㎜에 달한다. 오늘날 현대 쏘나타보다도 긴 수치다. 4,770㎜ 길이 원판 모델, 닛산 티아나와 비교하면 135㎜나 길다. 요즘 SM6와 비교해도 이때 55㎜ 더 길었다.기아 로체 이노베이션(왼쪽)과 GM대우 토스카(오른쪽)
한창 덩치가 늘어날 때였다. 나머지 세 차 모두 길이 4,800㎜ 수준에 달한다. 특히 너비가 모두 1,800㎜대로 대폭 늘었고, 높이도 1,400대 초반에서 1,400대 중후반으로 훌쩍 컸다. 반면 휠베이스는 그다지 늘어나지 않았다. 즉 전체적으로 살이 찌고 오버행도 늘어났다. 그래서 전체 길이 대비 휠베이스 비율을 보면 1999년이 56.6%이지만, 2009년은 56.5%로 소폭 줄었다. 오버행이 줄어드는 전체 흐름에 잠깐 역행했던 시절이다.
각각 요즘 브랜드별 중형 세단과 비교하면 기아 로체 이노베이션은 45㎜, 현대 쏘나타 트랜스폼은 100㎜, GM대우 토스카 프리미엄6는 140㎜ 짧다.휠베이스 길이가 2,840㎜로 과거 1세대 에쿠스와 같은 현대 쏘나타
중형 세단 30년. 사실 체감 크기 변화는 숫자 차이보다 더더욱 크다. 과거 길쭉하게 튀어나온 범퍼가 사라져 덩치가 커졌고, 휠베이스가 대폭 늘어나면서 실내 공간은 훨씬 늘었다. 미래 변화 역시 더 긴 휠베이스 비율과 널찍한 공간을 예측할 수 있는 셈. 특히 전동화 영향으로 휠베이스는 앞으로 더 자유롭게 늘어날 전망이다.
한편, 늘어난 덩치와 함께 2.0L 중형급 엔진 출력을 얼마나 늘었을까? 30년간 유일하게 이름을 바꾸지 않은 쏘나타를 바탕으로 비교하면 30년 전 쏘나타(Y2) 120마력, 20년 전 EF 쏘나타 147마력, 10년 전 쏘나타 트랜스폼(NF) 163마력, 최신 쏘나타(DN8) 160마력이다. 출력이 쭉쭉 늘다가 최신 쏘나타에서 멈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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