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기름먹는 하마 "노후 경유차 500만원에 하이브리드 탈바꿈" 실화냐?

태권 한 2022. 7. 24. 00:00

입력 2022. 07. 23.

[연합]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500만원이면 노후 경유차를 하이브리드로 바꿀수 있다?”

경유 가격이 사상최고치인 2000원을 돌파하면서 운전자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노후 경유차의 경우 실제 주행연비가 더 떨어진다는 점에서 부담은 더 크게 다가온다.

이런 가운데 국내연구진이 노후 경유차 운전자들의 기름값 걱정을 일거에 해소시켜줄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기술은 정부 지원제도 미비로 인해 개발된지 3년이 넘었지만 아직까지 상용화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조천식 녹색교통대학원 장기태 교수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디젤 하이브리드 개조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500만원 정도의 비용이면, 경유차를 기름이 적게 드는 하이브리드로 바꿀수 있는 기술이다.

장기태 교수는 “현재 국내에는 약 수십만대의 1톤 미만 택배용 디젤트럭이 운용되고 있는데 잦은 정차와 가속으로 미세먼지 배출이 높고 운행연비는 낮은 편”이라며 “이번 연구는 택배트럭에 전기차 기술을 접목해 연비 절감과 미세먼지 저감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은 기존 디젤차량의 엔진을 사용하면서 일반 하이드브리드 승용차처럼 저속 운전시에는 모터를 운용하고 고속주행시에는 엔진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전기모터, 배터리 관리시스템, 파워트레인 제어기술 등 핵심기술을 자체 개발하고 상용화를 위한 기술 이전도 실시했다.

디젤 하이브리드 개조에 필수적인 구동축전기 안전성 시험, 원동기 출력시험을 거쳐 국토교통부로부터 안전성도 인증받았다. 실제 연구팀은 지난 2020년 제주에서 4대의 택배트럭에 이 기술을 적용, 1만 3천km를 주행시험에도 성공해 기술의 효용성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기존 디젤트럭보다 복합연비는 30% 높아지고 온실가스와 미세먼지는 각각 40% 감축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산정된 하이브리드 차량 개조비용은 500만원 내외다.

장 교수는 “출고된지 5년 이상 유로5 차량이 대상인데 보통 15년정도 탄다고 봤을 때 2년 반 정도면 설치비를 상쇄하는 등 비용절감 효과가 매우 크다”며 “경유값 2000원 기준으로 연간 약 180만원의 주유비 절감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디젤 하이브리드 개조기술을 적용한 1톤 디젤 화물차.[KAIST 제공]

다만 아직까지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차량과 달리 정부의 지원정책이 마련되지 않아 상용화에는 난관 겪고 있는 상태다. 연구개발은 국토부 과제로 수행됐지만 친환경차 사업에서 보조금 지급주체는 환경부에 있기 때문이다.

장 교수는 “이 기술의 실용화 조건도 다 확인했고 이제부터는 경제성의 문제로 넘어간 상태”라며 “관건은 정부의 친환경차량 보조금지급 여부”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배출가스 저감장치 등 자동차환경협회와 기술적 내용을 협력해서 환경부에 의견을 내고 있고 정부 차원에서 새로운 형태의 보조금 지급규정을 만드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nbgk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