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쏘나타, 쉐보레 말리부보다 안전하다? (IIHS 측면 충돌 테스트 결과)
2022.08.10.

요즘 나오는 자동차들이 꽤나 무거워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차가 커지고 있고, 소비자들이 큰 차량을 선호하며 (미국 시장에서는 70% 이상의 차량이 SUV 나 트럭으로 판매된다고 한다) 배터리만 400-500kg이 넘어가는 전기차가 많이 팔리기 때문에 차량들이 기본적으로 2톤 가까이 된다. 이렇게 무거운 차가 많이 팔린다는 것은 차대차 사고에서 충돌 시 운동 에너지가 더 커진다는 것이고 (가벼운 차량 대비 무거운 차량의 운동 에너지가 더 크다), 피해 차량은 더 큰 피해를 입게 된다.
충돌 테스트 기관도 이러한 시장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미국의 유명한 사설 충돌 테스트 기관인 IIHS는 원래 1600kg가량이던 충돌 테스트 더미의 무게를 1900kg (4200 파운드)로 늘리고, 충돌 속도도 50km/h에서 60km/h로 늘렸다. 덕분에 운동 에너지는 기존의 테스트보다 82%나 증가했다. 문제는 기존 테스트에 딱 맞춰 설계된 차량들의 점수가 테스트 기준이 바뀌자마자 급락했다는 것이다.
먼저 테스트를 실시한 중형 SUV... 무슨 일이 있었나?


IIHS는 새로운 테스트 기준을 적용한 더미를 '소형 SUV(우리나라에서 투싼 같은 준중형 SUV)'와 '중형 SUV(우리나라에서 팰리세이드 같은 대형 SUV)'에 먼저 시험했다. 투싼과 스포티지도 낙제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지만, 해당 차량은 풀체인지 된 모델이 아닌 지금 시점에서 국내에선 '구형 모델'이기 때문에 현재 시판 중인 팰리세이드에 이목이 집중되었다. 기본적으로 대형 SUV 자체가 거의 2톤에 가까운 무게를 가지고 있고, 각 브랜드의 최신 기술들이 대거 적용되다 보니 대부분의 차량이 좋은 점수를 받았다. 국내 시판 차종으론 포드 익스플로러가 G(좋음), 쉐보레 트래버스가 A(acceptable, 수용 가능함) 등 대부분 좋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최신 차종이라고 할 수 있는 현대 팰리세이드 같은 플랫폼을 사용한 기아 텔루라이드는 M(marginal, 미흡)을 받아 아쉬운 성적표를 받은 바 있다. 또한 소형 SUV에서는 볼보 XC40을 포함한 거의 모든 차종의 점수가 하락하여 자동차 업계에 큰 파장이 예고되었다. 그리고 이제 중형 세단을 테스트할 차례가 왔는데, 의외로 이번에는 현대차가 좋은 성적을 받았다고 한다.
스바루 아웃백만 G(좋음) 판정, 소나타는 (A, 수용 가능) 말리부는 (P, 나쁨)

중형 세단 측면 충돌 테스트 결과에서는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일본 차들이 대부분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고, 안전의 대명사라고 불리던 쉐보레의 말리부가 P(나쁨)을 받은 것이다. 특히 말리부는 직전 테스트에서 좋은 성적을 받은 것을 감안하면, 변화된 테스트 기준에 의해 크게 하락하였다. 반면, 3세대 플랫폼이 가장 먼저 적용된 현대 쏘나타는 G(좋음)에서 A(수용 가능함)으로 소폭 하락하였을 뿐, 여전히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런 측면 테스트에서 중요한 부분은 B 필러의 강성과 하부 프레임의 강성인데, 현대 쏘나타는 충돌 직후에도 실내 쪽으로 크게 밀려들어오지 않은 것을 보아 해당 부분의 강성이 상당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이런 부분은 국내 시판 차종인 쉐보레 말리부와 비교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쉐보레 말리부의 안전성 참사.. 도대체 무슨 일이?

쉐보레 말리부는 지난 2016년 출시 직후 출시된 IIHS 충돌 테스트에서 최고 등급인 탑 세이프티 픽 플러스(TSP+)를 획득한 바 있다. 이전 세대 모델에서 약점으로 지적받던 스몰 오버랩 테스트를 크게 보강하고, 차체 곳곳에 신기술을 적용한 결과다. 그랬던 말리부가 이번 테스트에서 대부분의 평가 항목에서 P(poor, 나쁨)을 받으며 추락했다.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쉐보레 말리부는 강화된 측면 충돌 테스트에서 실내가 심하게 훼손된 것은 물론, 강한 충돌을 견뎌야 할 B 필러 자체가 아예 끊어져 버렸다. 측면 하부의 강성 부족으로 보인다. 덕분에 구조물 점수와 머리와 상해 부분에서 모두 P(나쁨)을 받았던 것이다. 해외에서도 6년 전만 탑 세이프티 픽+(가장 안전한 차)에 선정했던 차가 낙제에 가까운 점수를 받은 것이 큰 이슈가 되었다.
국내에 판매 중인 또 다른 차 '도요타 캠리'의 결과는?

국내 시판 차종인 도요타 캠리 역시 쉐보레 말리부와 함께 P(나쁨) 판정을 받았다. 말리부처럼 B 필러 (기둥)이 끊어지진 않아서 구조물 점수 자체에서는 A(수용 가능함)을 받았지만, 전반적으로 탑승자의 상해 정도가 심해 낙제에 가까운 점수를 받은 것이다. 원래 IIHS가 미국 보험사들의 협력으로 만들어진 단체이고, 더욱 안전한 자동차에 낮은 보험료를 매겨 탑승자의 안전과 보험사의 수익을 모두 추구하기 위한 단체이기 때문에 '탑승자의 생존성' 여부를 가장 중요하게 평가한다.
가장 안전한 차는 스바루 아웃백

이번 테스트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은 유일한 G(좋음) 점수의 스바루 아웃백이다. 강화된 테스트에서 우리나라엔 수입되지 않는 일본 브랜드인 스바루와 마즈다 (CX-3, CX-9)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KNCAP도 해외의 사례를 참고해서 제조사가 더욱 안전한 차량을 만들도록 장려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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