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쓰다는 다른 자동차 회사들과는 조금 다른 길을 걷고 있다. 배터리와 전기 모터를 기반으로 하는 전동화는 생각하고 있지만, 마쓰다이기에 할 수 있는 다른 전동화 그리고 친환경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미 전기차 MX-30을 판매면서 그리고 토요타와 하이브리드 기술에 대해 손을 잡으면서 전동화에 본격적으로 발을 딛고 있는 마쓰다이지만, 이번의 행보는 약간 다르다.
CX-60을 통해 대배기량 디젤 엔진을 공개했기 때문이다. 대형 자동차와 대형 엔진을 도입하는 이유 마쓰다는 이미 'ZOOM-ZOOM 2030 선언'을 통해 자신들만의 지속가능한 세계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적이 있다.
그 안에는 전기차도 있지만 로터리 기술을 중심으로 한 PHEV 그리고 레인저 익스텐더가 있다. 여기에 신세대 디젤 엔진 등을 더해 기존 기술도 계속 활용한다. 2025년 이후로는 전기차가 주류가 되겠지만, 그때까지는 엔진이 활약하는 시기가 있을 것이며 거기서부터 효율을 향상시키면서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이 목적이다.
마쓰다는 이를 발표하면서 '빌딩 블록'이라는 개념을 말했다. 2019년 이전까지는 소위 '페이즈 1'으로서'스카이액티브 기술'을 내세우며 가솔린과 디젤 엔진은 물론 차체를 다듬어왔다.
그것이 2019년 이후로는 '페이즈 2'를 내세우며 스카이액티브 기술을 한 번 더 다듬었다. 스카이액티브-X와 24V 마일드 하이브리드 기술, 소형 전기차, 작은 플랫폼이 마쓰다의 소형 자동차들을 이루고, CX-60에 적용된 기술들이 마쓰다의 대형 자동차들을 이룬다.
그것이 2025년이 되면 '스카이액티브 EV 가변 아키텍처'로 진화한다. 이때부터는 '페이즈 3'가 되어 완전한 전기차 시대를 열게 된다. 그러면 마쓰다는 불과 3년 정도밖에 안 되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 새로운 디젤 엔진을 개발한 것일까?
일단 유럽을 보면, 엔진 자동차의 본격적인 판매 중단 시기를 2035년으로 보고 있다. 그러니까 길게 보면, 적어도 13년 정도는 엔진으로 버텨야 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게다가 최근의 국제 정세는 그 흐름이 어렵게 만들고 있다. 그렇다면 엔진을 만들면서도 그동안은 탄소 배출이 적어지도록 하는 게 좋다.

그래서 마쓰다는 디젤 엔진을 만들었고 여기에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조합했다. 일반적으로 엔진은 기통 당 500cc 정도가 연소 효율이 좋다고 알려져 있는데, 마쓰다의 새 디젤 엔진 SKYACTIV-D 3.3은 이름 그대로 3.3ℓ의 배기량을 갖고 있다.
기통 당 부하를 적절히 맞추어 효율을 높이고 탄소 배출도 적게 만든다는 것이 이 엔진의 궁극적인 목표다. 연소 시스템을 개선한 디젤 엔진 그렇다면 대배기량 디젤 엔진은 과연 어떤 기술을 갖고 있을까?
배기량 3283cc의 직렬 6기통 디젤 엔진으로 최고출력 254마력, 최대토크 51.0kg·m을 발휘한다. 제네시스가 GV80에 탑재하는 직렬 6기통 디젤 엔진이 최고출력 273마력, 최대 토크 60.0kg·m을 발휘하니 언뜻 보면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엔진의 진가는 최고출력이 아니라 다른 부분, 그러니까 아주 깔끔한 연소에 있다. 마쓰다는 이 엔진에 DCPCI 연소 기술이 들어가 있다고 말한다. Distribution Controlled Partially Premixed Compression Ignition의 약어인데, 뒤의 PCI는 자동차 공학에서 흔히 이야기하는 '예혼합 압축 점화'이다.
여기에 Distribution Controlled, 그러니까 경유의 분사 범위를 제어하고 Partially 부분적으로 일어나는 예혼합 압축 점화를 실현하는 것이다. 마쓰다는 이 엔진이 '엔진의 연소 목표에 가까운 달성을 보인다'고 말했다.
경유의 분사 방식도 그렇지만, 연소실도 특이하다. 최근 등장하는 디젤 엔진은 직분사 방식을 사용하므로, 피스톤 헤드가 오목하게 다듬어진 것들이 많다. 그런데 이 새 엔진은, 오목한 피스톤 헤드에 별도의 공간을 만들어서 파 놓았다.
이를 통해 연소실을 상하로 다단화했고, 그 안에서 각각의 예혼합이 이루어진다. 엔진의 압축비는 15.2에 달하는데, 토크 향상보다는 연소 개선, 그리고 연비 향상에 더 주력하고 있다. 마쓰다가 디젤 엔진을 개발하고 다듬은 이유는 하나 더 있다. 앞으로 다가올 미래 연료 시대에 대비하는 것이다.
마쓰다는 현재 레이스 무대에 디젤 엔진을 탑재한 자동차를 투입하고 있는데, 여기에 차세대 기술로 제작한 '친환경 바이오 디젤'을 주입한다. 식용유와 미세조류를 혼합하여 만드는 바이오 디젤은 미세조류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바이오 디젤은 마쓰다뿐만 아니라 독일의 아우디도 연구하는 중이다. 토크 컨버터가 없는 고효율 자동변속기 자동차의 전동화가 진행되면서, 수동변속기의 시대는 완벽하게 저물고 있다. 엔진과 모터가 교대로 동력을 전달하고, 자연스럽게 개입했다가 물러나기 위해서는 자동변속기를 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동변속기는 그동안 어떻게 작동했을까? 대부분의 자동변속기는 유체를 사용하는 '토크 컨버터'를 필수적으로 장착한다. 엔진의 토크를 부드럽게 바퀴로 전달하지만, 아무래도 효율이 떨어지는 면이 있어 지금까지는 록업 장치 등을 사용해 효율을 보충해 왔다.
효율 개선을 위해 수동변속기를 기반으로 한 DCT가 등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효율 자체는 좋아도 매끄러운 변속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그리고 전기차의 시대가 오면서 변속기에 투자하는 회사도 적어졌다.
신제품을 확인하는 것이 드물어질 정도이니 말이다. 그런 시점에서 마쓰다는 토크 컨버터가 없는 새로운 8단 자동변속기를 들고나왔다. 클러치에 습식 다판을 적용해 크기를 억제하고 객석을 확보한다. 또한, 효율도 높다고. 토크 컨버터가 없다면 변속은 어떻게 할까?
마쓰다가 마일드 하이브리드와 PHEV의 시대를 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두 개의 습식 클러치 사이에서 모터가 활약하는 것인데, 구체적으로는 엔진 > 클러치 1 > 전기모터 > 클러치 2 > 변속기 순으로 동력이 전달된다. PHEV의 경우에도 순서는 동일한데, 대신 중간에 들어가는 전기 모터가 커지고 담당하는 출력도 상승한다.
그래서 PHEV는 디젤보다 상대적으로 배기량이 낮은 4기통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다. 마쓰다가 CX-60에 담은 메시지는 여러 가지다. 제일 중요한 것은 새 엔진과 변속기를 개발하고 패키지를 최적화하면서 얻은 운전의 즐거움. 지금까지 등장한 마쓰다의 자동차들보다 더 직관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며 '뇌와 자동차가 직접 연결된 것 같은' 느낌을 전달한다고. 거기에서 더 나아가 연소 효율을 높이고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이 마쓰다만의 탄소 중립 실현 방식이다.
연비가 높은 자동차라면 그만큼 탄소 배출이 적다는 게 상식이다. 사실 마쓰다도 미래는 전기차가 지배하리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그래서 전기차를 판매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 실용적인 전기차를 만들 계획을 갖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국제 정세가 보여주듯이, 전기차로의 전환이 생각보다 늦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한 미래가 있다. 인간이 이미 자동차의 매력을 알아버린 이상, 자동차를 포기해달라고 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적어도 탄소 배출이 적은 자동차를 사용하는 것이 사명이 될 것이다. 마쓰다가 그 길을 열어주고 있다.
자동차 전문 잡지 <모터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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