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KBL에 따르면 허 대표는 향후 리그 소속 구단의 대표나 임원, 코칭스태프 등 구성원으로 등록할 수 없다.
KBL은 지난 16일 임시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데이원 구단이 운영 능력이 없다고 판단해 제명을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허 대표에 대한 향후 구성원 등록 요청이 있을 경우, 불허하기로 정했다. 제명 사태에 대해 구단주로서 책임을 물은 것이다.
지난해 고양 오리온을 인수한 데이원스포츠는 대우조선해양건설을 모기업으로 하는 데이원자산운용이 스포츠단 운영을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이다. 박노하 재무총괄대표와 허재 운영총괄대표의 공동대표 체제로 출범했다.
그러나 불안한 재정 상태와 부실한 창단 준비로 농구계를 갸우뚱하게 했다. 제출 서류가 부실해 1차 회원사 가입 심사에서 보류 판정을 받았다. 이후 허 대표는 KBL 이사회를 설득했다. 2차 심사에서 데이원은 1차에 제출하지 못했던 모기업 대우조선해양건설의 지급보증 서류를 추가로 냈다.
우여곡절 끝에 승인이 이뤄졌으나 데이원을 바라보는 현장의 시선은 여전히 불안했다. 지난해 7월 창단 기자회견에서도 명확한 답은 없었다.
허 대표는 '구단 운영에 문제가 없는지', '재정 상황이 안정적인지' 등을 묻는 질문에 "우려와 달리 재정 상태는 걱정할 필요 없다. 무슨 일을 시작하는데 곳간을 다 보여주는 곳이 어디 있느냐. 홍보를 위한 자리다. 자칫 청문회 분위기가 될 수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박 대표는 4년 청사진을 제시하며 "계획이 모두 잡혔다"고 장담했다.
호언장담과 달리 데이원은 회원사 1차 가입금 5억원을 내지 못해 10월 개막 직전까지 리그를 위기로 몰아넣었고, 개막 이후에는 잔여 10억원 때문에 플레이오프 진출 자격을 걱정했다.
코칭스태프, 선수, 직원 임금, 협력업체 대금은 모두 밀렸다. 네이밍스폰서로 합류했던 캐롯은 의도치 않게 부정적 이미지가 생기자 시즌 도중에 계약을 해지했다. 시즌 종료 후에는 새로운 인수 주체를 찾아 포항시, 부산시와 접촉했지만 결과물이 없었다.
최종적으로 KBL이 정한 지난 15일까지 임금, 대금 등을 처리하지 못하며 데이원은 제명됐다. 제명이 결정된 날 허 대표와 박 대표 모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정경호 단장만 참석했다.
허 대표는 제명이 결정된 뒤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마음이 무겁다. 다른 부분을 떠나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라며 "내가 급여를 주는 입장은 아니었지만 선수들이 더 잘될 수 있도록 도왔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그 부분에 대해 선수들에게 미안하다"고 밝혔다.
선수로서, 감독으로서 한국 농구를 대표하는 불세출의 스타로 승승장구했지만 이번에는 씁쓸하게 퇴진하게 됐다.
한편, KBL은 10개 구단 체제 유지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남자 프로농구단 유치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부산시와 연계해 새로운 구단 창단을 이끌어내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