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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2030대, 비쌀수록 좋아해…‘500만원↑’ 쉐보레 SUV, 가심비 승부

태권 한 2023. 7. 19. 17:52

한국 2030대, 비쌀수록 좋아해…‘500만원↑’ 쉐보레 SUV, 가심비 승부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gistar@mk.co.kr) 입력 2023. 7. 19.
3년만에 부분변경, 상품가치 높여
이젠 가성비 대신 ‘가심비’ 승부수
300만원↑, 3년전보단 500만원↑

트레일블레이저 신구 모델 비교 [사진출처=쉐보레]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 크로스오버 구매자 10명 중 7~8명이 최상위 트림을 선택했다. 한국인은 사양(옵션)이 풍부한 차량을 선호한다. 새로운 기술과 트렌드에도 민감하다”

구스타보 콜로시 지엠 한국사업장 영업·서비스 부사장은 19일 하우스 오브 지엠(서울 강남)에서 열린 ‘쉐보레 더뉴 트레일블레이저’(Chevrolet THE NEW TRAILBLAZER) 공개행사에서 한국 소비자들의 이 같은 성향을 감안해 제품을 구성하고 가격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두 차종의 주요 구매자인 20~30대 젊은층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보다는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를 중시해 ‘싼맛’ 대신 ‘살맛’을 높였다는 뜻이다.

트레일블레이저 신형 [사진출처=쉐보레]
실제로 트레일블레이저 상품성은 3년 전 출시됐을 때보다 좋아졌다. 부분변경 모델에 어울리게 디자인을 개선했다.

라디에이터 그릴, LED 주간주행등을 강렬하게 다듬었다. 기존에는 휠 하우스 한계로 장착이 어려웠던 19인치 휠 장착도 기술력으로 극복했다.

실내는 풀체인지 수준으로 거듭났다.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기존 듀얼 콕핏에서 운전자에 초점을 맞춘 드라이버 포커스 디자인으로 변했다.

중앙 송풍구와 비상버튼도 터치스크린 하단으로 이동했다. 기존에 8인치였던 컬러 터치스크린은 11인치도 업그레이드했다.

트레일블레이저 신구 모델 실내 비교 [사진출처=쉐보레]
동급 차종에서는 보기힘든 프리미엄 옵션도 탑재했다.

정숙한 실내 환경을 제공해주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ANC), 상황에 따라 라디에이터 그릴을 개폐해 에어로 다이내믹 성능을 높여주는 액티브 에어로 셔터, 킥모션으로 손쉽게 트렁크를 열 수 있는 쉐보레 보타이 프로젝션 핸즈프리 파워리프트 게이트 등이다.

가성비는 트랙스 크로스오버에 양보
트레일블레이저 신구 모델 비교 [사진출처=쉐보레]
대신 가격은 직전까지 판매됐던 기존 모델보다 210만~352만원 올랐다. 가장 저렴한 LT 트림은 2699만원, 프리미어는 2799만원, 액티브와 RS는 각각 3099만원이다.

출시 당시와 비교하면 LT는 474만원, 프리미어는 309만원, 액티브는 529만원, RS는 479만원 비싸졌다.

트레일블레이저 신형 [사진촬영=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이왕이면 비싼 트림을 좋아하는 한국인 성향에 맞춰 가장 저가 트림인 LS도 없앴다.

LS는 출시 때 1995만원부터 판매됐다. 경차인 기아 레이, 더 나아가 모닝과도 경쟁할 수 있는 1900만원대 ‘혜자 SUV’로 여겨지는 데 기여했던 트림이다.

또 가장 고급트림인 액티브와 RS 시작가도 2000만원대에서 이제는 3000만원대로 비싸졌다.

트랙스 크로스오버 [사진출처=쉐보레]
가격 인상은 사실 예고됐다. 지난해 극심했던 반도체 품귀, 원자재 값 상승 등으로 차 가격 인상은 일상화됐기 때문이다.

쉐보레 입장에서 ‘캐스퍼값’ SUV로 높은 가성비를 내세운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카니발라이제이션(제살깍기 간섭효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가격을 올릴 것으로 전망됐다.

동생격인 트랙스 크로스오버 가격(개별소비세 인하 기준)은 ▲LS 2052만원 ▲LT 2366만원 ▲ACTIV 2681만원 ▲RS 2739만원이다.

아울러 국내 자동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가 가성비 대신 가심비 전략으로 성과를 냈고, 경쟁차종인 셀토스가 비싼 값에도 인기를 끈 것도 ‘살맛’ 강화 전략에 한몫할 것으로 예상됐다.

트레일블레이저 라인업 [사진출처=쉐보레]
지엠 한국사업장 임원들은 이날 공개행사장에서 가격 인상 논란 차단에 적극 나섰다.

콜로시 부사장은 “눈에 보이지 않는 엔지니어링과 차량 능력 향상, 독보적인 19인치 휠 등으로 상품성이 좋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고마케팅책임자(CMO)인 정정윤 전무도 “원자재 값과 물류비 상승, 환율에다 제품 성능 향상까지 감안해 최적의 가격을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로베르토 렘펠 사장도 “쉽게 향상할 수 있는 것은 없다”며 “품질과 성능 등을 개선하는 데 더 많은 지출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