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구입할 때 보조금을 주자는 법안이 있습니다. 한나라당 고승덕 의원이 발의했죠. 지난달 제안된 내용에 일부 수정이 가해지면서 지난주 목요일(3월5일) 한나라당 고승덕 의원이 정식 발의를 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마련된 법안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았습니다.
참고로 아래의 내용은 최초 구입 보조금을 주자는 내용을 제안했을 때 논란을 정리했던 것입니다. 여러 누리꾼들의 의견도 댓글로 달려 있으니 필요하신 분은 참조하시기를 바랍니다.
먼저 법안의 이름이 결정됐습니다. 당초 제안하려 했던 내용은 <자동차산업진흥에 관한 임시조치법>이었지만 이번에 <중소형 자동차 구매 촉진을 위한 특별조치법안>으로 명시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법안의 이름을 정한 것이죠.
그럼 <중소형 자동차 구매 촉진을 위한 특별조치법안>의 내용을 볼까요.
당초 제안하려 했던 <자동차산업진흥에 관한 임시조치법안>은 "10년 이상 된 2,000㏄급을 포함한 중대형 승용 및 승합차를 폐차하고 2,000cc급 이하 중소형차를 살 때 20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정식 발의를 확정한 <중소형 자동차 구매 촉진을 위한 특별조치법안>은 "기본적으로 1년 이상 보유중인 차가 차령이 10년 이상일 경우 폐차를 하고, 2개월 이내에 본인 명의로 2,000㏄급 이하 자동차를 구매할 때 구입보조금을 지급한다"입니다. 그러나 보조금을 지급할 때는 차급별로 차등화 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2,000㏄급 이상 중대형 승용 및 승합차를 폐차하고 2,000㏄ 이하 중형차를 구매할 때, 그리고 2,000㏄ 이하 중형차를 폐차하고 같은 중형차를 구매할 때는 200만원을 보조금으로 줍니다. 예를 들어 10년 이상된 그랜저를 타다가 쏘나타로 바꾸면 200만원을 주고, 1,998cc 쏘나타를 타다가 1,998cc 쏘나타로 바꿀 때도 해당이 됩니다.
이어 대형차를 폐차하고 소형차를 구매하거나 중형차를 폐차하고 소형차를 구매할 경우는 250만원을 줍니다. 예를 들어 그랜저 타다가 아반떼를 사면 250만원을 주는 것이지요.
그리고 소형차나 경차를 폐차하고 같은 소형차나 경차를 구입할 때는 100만원을 지급합니다. 예를 들어 베르나 또는 마티즈를 타다가 같은 소형차 또는 경차로 바꿀 때 해당이 됩니다.
친환경차를 구입하는 사람은 차급과 관계 없이 50만원을 추가로 지원해 줍니다. 2012년 12월31일까지 적용하겠다는 것이고, 국회의원 21명의 동의를 얻어 발의를 했습니다.
그렇다면 그 돈은 어디서 나오느냐? 라는 문제가 남습니다.
고승덕 의원실은 약 1,710억원 정도가 매년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죠. 중대형차를 폐차하고 중형차를 구매할 때 들어가는 비용이 6만4,000대 정도로 1,284억원, 대형차에서 소형차로 갈아탈 때 지급되는 보조금 규모가 1만1,000대 292억원, 소형차 폐차하고 소형차 구입할 때 들어가는 보조금이 1만3,000대 134억원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8만9,000대 가량의 신차 판매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는데, 그 가운데서도 중형차 판매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보는군요. 당연하겠지요. 그랜저 타다가 쏘나타는 타겠지만 아반떼 살 사람은 많지 않을테니까요.
이런 계산은 국회예산정책처가 했더군요. 매년 1,710억원이 필요하고, 3년간 5,130억원의 예산이 필요합니다. 2008년 12월 기준으로 10년 이상된 승용차는 333만대이고, 이 가운데 8만9,000대 정도가 신차로 바꿀 것으로 예상했더군요.
그럼 3년간 들어가는 5,130억원은 어디서 충당할까요. 바로 신차 판매해서 발생되는 세금으로 하자는 것입니다. 고승덕 의원에 따르면 2,000만원인 신차의 경우 개별소비세와 부가세, 교육세, 취득세, 등록세로 500만원이 넘는 세금이 부과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 자동차 판매가 줄어 정부와 지자체의 세수입이 줄고 있다면서 한 대당 평균 200만원을 보조하면 500만원의 세수입이 생긴다는 논리를 펴고 있습니다. 쉽게 보면 세금에서 200만원을 보조하고, 정부는 300만원의 세입을 늘리게 된다는 얘기지요.
이번 법안을 두고 여러 의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보조금 지급재원에 관해서 보조금이 차를 구입하는 사람에게만 지급된다는 부분을 문제로 지적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쉽게 보면 차를 사는 사람만 혜택을 받고 기존에 운행하는 사람에게는 아무런 혜택이 없다는 얘기죠. 하지만 법안의 제정 목적은 자동차업계가 어렵고, 자동차가 국가 기간산업과도 같은 중요한 산업이라는 점에서 자동차 판매 활성화를 위해 만들어진 법안이어서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게 발의자의 취지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자동차업계의 자구노력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기본적으로 자동차업계를 살리려 하는 것은 자동차산업이 가지고 있는 산업파급 효과가 크기 때문이죠. 하지만 자구적인 노력이 없다면 보조금을 지급해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자동차업계도 불필요한 비용낭비를 줄이는 노력이 병행돼야 하는 것이죠. 나름대로 업계도 마른 수건 짜는 심정으로 비용절약 하고 있지만 일부 기업은 그간 벌어 놓은 이익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일반 국민들의 정서에 맞지 않는 비용 지출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기도 합니다. 특히 최근 일부 기업의 노조가 복지혜택 확대를 들고 나와 책망을 받고 있죠. 참고로 저는 노조를 일방적으로 비판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회사를 대변하는 사람도 아니구요. 색안경 쓰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현재 법안의 전망은 일단 긍정적입니다. 자동차업계의 요구사안도 있고, 정부의 내수진작 정책이 맞물려 조속히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죠. 하지만 이런 소식이 알려지면서 차 구입을 미루는 사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조금만 더 타면 보조금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앞서겠죠. 저라도 조금 더 타다가 10년 이상을 채울 것 같습니다. 따라서 자동차 비용과 관련된 법안이나 정책변경은 늘 신속을 요구하게 되는 겁니다. 어차피 흘러 나온 얘기, 하려면 빨리 하자는 것이지요. 그렇다고 제가 차를 바꾸느냐? 아니요. 저는 앞으로도 10년을 더 탈 겁니다. ㅎㅎ
자동차 구입 보조금, 어떻게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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