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고유가시대의 지구촌 풍경!!!

태권 한 2009. 4. 3. 10:30

고유가시대의 지구촌 풍경!!!

 


 

요즘 어딜 가나 화제는 기름값이다.

자고 일어나면 콩나물처럼 쑥쑥 오르는 유가의 파장이 이미 생활 속으로까지 스며들고 있기 때문이다.

자체적으로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벌이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일찌감치 자동차를 세워 놓고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이것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풍경이 아니다. 기름값 하나 때문에 지구 전체가 들썩들썩하고 있는 것이다.

고유가 시대를 지나고 있는 세계의 풍경을 둘러봅니다. 

 
오일, 오일, 오일…

 

"며칠 전 그라나다에서 50㎞ 떨어진 곳에서 기름 파는 주유소를 발견한 적이 있어요.

 마치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은 기분이었습니다."

  

버스 운전사는 "이런 일은 난생 처음" 이라며 시동을 걸었다.

그는 마드리드에서 외곽으로 빠져나가면서 우회도로를 이용했다. 마드리드와 시외로 직결된 고속도로가

운임료 인상을 요구하는 화물차들의 시위로 봉쇄됐기 때문이었다. 그는 대형할인점에는 며칠 전부터

우유ㆍ달걀ㆍ야채가 동이 났다고 설명했다. 화물차들이 올 스톱된 데다 물건을 싣고 오는 차량 진입을

시위대가 막아서 할인점은 손님의 발길이 뜸해졌단다. 언론에는 다음날부터 마드리드 시내를 다니는

택시가 시위에 동참할 예정이니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라는 보도가 나왔다.

 

보름 전 스페인 출장 길에서 겪은 일이다. 같은 시기 한국에서도 화물연대 파업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했다.

수개월째 고공비행을 지속하는 유가 파동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배럴당 140달러에 육박한 유가는 이제 생활물가 인상으로 번져 고물가 재앙이 눈앞에 닥쳤지만

어디까지 치솟을지 아직도 안개 속이다.

 


 

요즘 지구촌의 최대 화두는 '유가'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가가 오르면서 우리 생활 모든 것들의 질서가 달라지고 있다.

 
세계인의 일상을 바꾼 고유가 폭격

 

휘발유값 인상으로 자동차들이 거리에서 많이 사라졌다.

자동차가 발이나 마찬가지인 미국에서는 지난 3월, 자동차 운전거리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10억 마일이나 줄었다.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ㆍ덴버 등에서는 승용차 대신 다른 대중교통수단

이용자 수가 늘었다.

 

반면 자동차나 비행기를 이용하는 여행객ㆍ출장자가 줄어드는 대신 열차 이용객이 늘어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철도회사 암트랙(Amtrak)이 호재를 맞고 있다. 알렉스 쿤만트 사장은

올해 열차 승객이 11%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면서 수용능력이 모자랄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

 

독일에선 식재료 등의 인상 폭이 13년 만에 최대를 기록한 가운데, 제빵업체들이 비용 상승을 이유로

가격은 올리면서 빵 크기를 줄이는 마케팅에 나서기도 했다.

 

산유국이면서 휘발유 가격 인상 등 고물가를 유지하는 러시아에서는

지난 4~5월 중 정부정책에 불만을 품고 전국에서 '빈 드럼통 항의행진' 이 벌어졌다.

 


 

고유가는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세계인의 마음에 불을 지르고 있다.
산유국이면서도 고물가 정책을 쓰는 러시아에서는 빈 드럼통 항의행진이 벌어지기도 했다.

 

영국에선 대표적인 정유화학회사인 BP가 지난해 최대 순익을 얻었다고 발표하자,

서민의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고 돈벌이에만 급급했다는 조롱조의 기사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중국은 석유 가격을 통제하기 위해 정유회사에 거액의 보조금을 주고 있지만, 일부 주유소에서는

정부 공시가격보다 30% 가량 높은 가격에 판매하는 등 가격통제 정책이 먹혀들지 않는 곳이 생겨나고 있다.

또 수요가 많은 디젤유는 공급 부족으로 도매 가격이 소매 가격보다 비싸지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 때문에 비축한 디젤유조차 팔지 않는 주유소가 많아지고, 기름을 파는 주유소 앞은 대형 트레일러들이

장사진을 치기도 한다.

 

베트남도 중국처럼 가격 통제의 약발이 잘 먹히지 않고 있다.

정부 보조금이 바닥나면서 개별 주유소의 가격통제가 힘들어진 것. 최근 1년간 주유소 가격은 33~36% 가량

올랐다. 지난 2월에는 갑작스런 휘발유 가격 상승으로 일반주유소에서 매점매석 등 주유 대란이 벌어졌다.

 

유가 상승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업종은 항공업계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세계 양대 항공사인 에어버스와 보잉사의 수주 물량(약 5,000억 달러)이

3분 1 정도 주문 취소ㆍ연기될 가능성이 크다고 최근 보도했다. 항공기 대여전문 리스 파이낸스의

스티븐 우드파 최고경영자는 "유가가 계속 오르면 양대 항공기 제작업체 주문량의 25~30%가 영향받을 수

있다" 고 말했다.

 

또 소형 차종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자 미국 최대 자동차 업체인 GM은 대형 차량인 트럭과 SUV를 생산하는

북미 공장 4곳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전반적인 자동차 수요 감소는 자동차 회사의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지난 6월 24일 유럽 증시에서는 피아트 주가가 8.2% 급락했고, 포르쉐가 3.8%,

르노가 1.6%씩 각각 떨어졌다.

 

한편 미국에선 유가 상승을 이용해 고객을 유인하는 신규 마케팅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미국의 크라이슬러는 신차를 살 경우 3년간 연 1만 2,000 마일리지에 대해 주유 가격을

갤런당 2.99달러로 보장하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휘발유값이 오르면 차액은 크라이슬러가

부담한다는 것이다. 또 캘러웨이 골프는 특정 골프 품목을 구입할 때 100달러의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주유카드를 주고 있다. 콤포트 인 이라는 호텔은 자기 호텔과 제휴 호텔에서 3번 숙박하면

50달러짜리 주유카드를 증정하며 손님을 끌어들이고 있다.

 


 

유가 상승으로 타격을 받는 기업도 있고, 그것을 호재로 이용하는 기업도 있다.
미국의 크라이슬러는, 신차 고객에게 휘발유 가격이 올라도 그 차액을 3년 동안

보장한다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각국 정부, 출렁이는 민심 잡느라 고심

 

미국의 대선후보들은 고유가 대책을 선거전략으로 내걸고 유권자를 유혹하고 있다.

공화당의 맥케인 후보는 단기적으로 휘발유에 대한 연방세 부과를 여름 동안만이라도 중단시킬 것을

촉구했다. 1인당 30달러 안팎에 불과하지만 빈곤층엔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이에 대해 민주당의 오바마는 "연방세 부과 잠정중단 방안은 별 효과가 없다" 며 향후 10년간

1,500억 달러를 바이오 연료 등 차세대 연료개발에 투자하자는 획기적인 방안으로 응수했다.

 

어민 파업에 특정 정유사 제품 불매운동까지 벌이는 등 고유가를 이유로 시위가 빈번한 프랑스는

운송업자에게 1억 유로 규모의 유류세를 조기 환급해 주고 농어민을 위한 대책을 마련했지만,

여전히 국민들은 미흡하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낮추지 않고 있다.

 

브라질은 세계 17위 산유국(작년 말 기준 석유매장량 144억 배럴)이면서도 대체에너지로 에탄올을

개발하며 다소 여유를 보이고 있다. 에탄올과 가솔린을 겸용으로 운행하는 플렉스(Flex) 차량이 대다수여서

유가 인상이 차량 소비자에게 큰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

 

현재 브라질에서 판매되는 신차의 90% 가량이 에탄올-가솔린 겸용 차량이다.

상파울루 시에서는 에탄올로 운행하는 버스의 시범운행을 마치고 연내에 일반버스 노선에 도입할 계획이다.

또 농업용 소형 비행기조차 에탄올을 사용하고 있으며, 브라질 최대 기업인 항공사 엠브라에르는

일반항공기 연료에 에탄올을 도입하는 기술개발까지 검토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고속도로 심야(0~4시) 할인요금 비율을 30%에서 50%로 확대, 고유가에 시달리는

운송업자를 위한 대책을 내놨다. 홋카이도 등 추운 지역에서는 고령자ㆍ장애인 등 생활이 어려운 가정에

대해 세대당 5,000~1만 엔 정도의 등유지원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베트남도 전력이 공급되지 않는 산간지방에 5ℓ의 석유에 해당하는 금액을 건네고 있다.

 


 

유가에 관한 한 전 세계가 대동단결하고 있다. 어떻게 유가를 잡아 국민들의 생활을

안정시킬 것인가에 각국 정부가 그리고 국민들이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한국 역시 지난 6월 8일 10조 4,930억 원 규모의 '고유가 민생대책' 을 내놨다.

물가 급등으로 타격이 큰 1,380만 명의 저소득층과 영세 자영업자에게 6만~24만 원씩의 세금을 돌려주는

방안이다. 휘발유 환경기준을 낮춰 값싼 외국산 휘발유를 수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지만 환경부 등의

반대 때문에 도입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고유가로 승용차 사용을 꺼리는 현상을 이용한 마케팅도 조금씩 나오고 있다.

코레일 강원지사는 동해안에 기차를 타고 가면 강릉ㆍ동해ㆍ삼척 등 강원지역 주요 관광지 입장료를

20~50% 할인하는 혜택(삼척은 7월부터)을 주고 있다.

 


 
들쭉날쭉 유가 전망, 지구촌의 시련은 계속된다

 
전문가들은 세계의 공장인 중국과 인도의 왕성한 석유 수요와 유가 상승을 노린 투기세력이 가세해

유가가 폭등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향후 유가 전망은 크게 엇갈린다.

 

골드만삭스는 2년 이내에 배럴당 200달러가 된다고 예측했고, 러시아 석유회사 가즈프롬은 내년에

250달러를 돌파한다고 했다. 모건스탠리는 연휴를 맞는 미국 독립기념일(7월 4일)에 수많은 자동차가

쏟아질 것이라며 이날을 기점으로 150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예상을 내놨다.

 

캘리포니아 액셀선물의 마크 왜고너 대표는

"투기세력이 유가 급등을 주도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중요한 건 수요와 공급" 이라며

"공급은 제한적인 상황인데 여름철 성수기에 들어서고 있다" 며 모건스탠리 예상을 뒷받침했다.

반면 리먼 브러더스는 최근 유가 급등세를 닷컴버블에 비유하면서 급락 가능성을 제기했다.

 

국내에서도 반대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선 하반기에도 130달러 이상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한 반면,

성경제연구소는 내부보고서를 통해 조만간 60~70달러대로 급락할 것이라고 정반대로 분석했다.

 


 

앞으로 유가가 더 오를 것인지 아니면 내릴 것인지에 대해서는

세계 경제기관들도 의견이 분분하다.
그만큼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다.

 

최근 유가 안정에 대한 기대를 모은 2가지 사건이 있었다.

 

첫째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석유소비국으로, 그동안 유가 급등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중국이

지난 20일, 휘발유와 디젤 가격을 전격 인상(17~18%)한 것이다. 이로 인해 잠시 유가가 하락했다.

하지만 유가는 오름세로 돌아섰다. 메릴린치의 프란시스코 블랜치는 "중국의 석유 가격 인상으로 상당한

소비파괴가 예상되지만 큰 조류를 바꿔 놓지는 못할 것" 이라고 말했다.

 

둘째는 지난 6월 22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석유 생산국-소비국 회의' 였다.

그러나 별 소득 없이 끝났다. 생산국 입장에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둘라 국왕은 "유가 폭등은 시장

투기세력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시장을 교란시키고 있기 때문" 이라고 주장했고, 석유 소비국 대표격인

미국의 사무엘 보드맨 에너지 장관은 "원유생산이 소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고 맞받아쳤다.

 

종전 입장만 확인한 셈이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단기처방으로 하루 생산량을 20만 배럴 늘리기로 했지만

이란ㆍ베네수엘라 등은 증산에 반대하고, 나이지리아는 반군의 원유시설 공격으로 원유생산이

30만 배럴이나 감소해 유가 안정엔 별 도움이 안 됐다.

 

현재 고유가는 인플레이션을 부르며 전 세계 경기침체와 함께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 경기침체 속

고물가) 공포로 확산되고 있다. 일각에선 고물가로 인한 소비 위축으로 유가가 안정되고 스태그플레이션이

오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을 펼치지만, 투기세력이 남아 있는 한 심각한 경제적 파장이 나타날 때까지

유가가 정점으로 치달을 것이란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기업 입장에서는 업종에 따라 고유가 영향이 다르겠지만, 경기침체와 전반적인 수요 감소로

대부분 어려운 상황에 내몰릴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유가가 하락하더라도 1, 2차 오일쇼크 때처럼

정점을 찍고 급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과거처럼 배럴당 30~40달러 이하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얘기다.

 

고유가 시대에 적응하는 기업 전략이 필요한 때가 왔다.

더욱이 환경문제로 인해 앞으로 석유제품 사용이 제한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에너지 저소비형 구조로 기업을 신속히 탈바꿈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