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 GS350 F 스포트 시승기!!!
뉴 GS는 독일 브랜드를 향한 렉서스의 정면 승부이다. 스타일링은 극적으로 변했고 고속 안정성은 그보다 더 크게 변했다. 한 번의 풀 모델 체인지에서 이렇게 고속 안정성이 좋아진 예가 있는지 모르겠다. 가속력이 탁월하지만 엔진의 출력을 생각하면 고속에서는 조금 모자란 면이 있다. 실내는 프리미엄 브랜드답게 고급 소재로 꼼꼼히 마감했다. 안팎 디자인이나 주행 성능에서 렉서스가 상당히 공을 들였다는 걸 알 수 있다.
잘 알려진 것처럼 렉서스 LS는 독일 브랜드의 기함, GS는 E 클래스, 5시리즈 같은 프리미엄 중형급 시장을 겨냥해 태어났다. LS는 시장에 안착했고 렉서스 성공의 아이콘과도 같은 역할을 했다. 렉서스는 진입이 어렵다는 고급차 시장에서 빠른 성공을 거둔 케이스이다. 이런 렉서스에도 그늘이 있었으니, 그게 바로 중형급 모델인 GS다.
처음을 생각하면 GS도 많은 발전이 있었다. 초기에는 내수형인 토요타 아리스토의 고급 버전이었지만 지금은 별개의 렉서스이다. 프리미엄 중형급의 강자인 E 클래스, 5시리즈를 의식해 전통적인 뒷바퀴굴림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LS와 달리 판매에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판매에서는 A6에도 크게 뒤지고 재규어 XF, 인피니티 M과 경쟁하는 상황이다.
93~97년 사이 GS의 판매는 2만대를 넘기지 못했고 1996년에는 2천대를 조금 넘겼을 뿐이다. 98/99에는 연속으로 3만대를 넘겼지만 신차 효과에 따른 부침이 심한 편이었다. 모델 체인지 말기인 2009년에는 1만대를 넘지 못했다.
그런 반면 LS는 데뷔 해에 미국에서만 4만대를 넘겼고 이후에도 꾸준히 2만대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IS도 GS보다는 훨씬 사정이 좋다. 데뷔 초기에는 2만대 안팎이었지만 꾸준히 판매가 증가하는 추세고 특히 2006년부터는 2년 연속 5만대, 작년에도 3만대가 팔렸다. 다른 렉서스의 승용차에 비해 유독 고전하고 있는 모델이 GS이다.
그래서 렉서스가 4세대 GS를 개발하면서 칼을 빼들었다. 지금까지처럼 렉서스스러운 게 아니라 유러피안 스타일로 전환했다. GS는 렉서스의 스포츠 세단을 표방했지만 실제로는 그냥 렉서스 같았다. 오히려 고속 안정성은 LS만 못했고 E 클래스, 5시리즈와는 성격이 완전히 달랐다.
렉서스는 정면 승부를 택했다. 지금까지는 독일 브랜드와는 다른 차별성을 내세웠다면 신형은 맞상대를 하겠다는 각오다. 그동안의 전략으로 재미를 못 봤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변화라고도 할 수 있다. 4세대 GS는 이전처럼 토요타 크라운과 플랫폼을 공유하고 서스펜션, EPS, 4WD 등도 같이 쓴다. 하지만 어느 누구와도 닮지 않는 스타일링과 실내 디자인으로 그룹 내 다른 모델과 확실한 선을 긋고 있다. 그리고 4세대에는 렉서스가 새롭게 밀고 있는 F 스포트 버전도 추가됐다.
EXTERIOR
맘에 들던 안 들던 스타일링의 존재감은 확실하다. 차에서 받는 인상의 대부분은 전면 스타일링이 크게 좌우한다. 그것을 감안하면 뉴 GS의 스타일링은 한 번만 봐도 확실히 각인될 디자인이다. 구형과 비교 시 외관 스타일링은 극적으로 변했다고 할 수 있다. 이게 새 엘 피네스인지는 알쏭달쏭하다.
누군가 뉴 GS를 보고 다스베이더 같다고 했다. 나도 보자마자 다스베이더의 가면이 생각났다. 공교롭게도 시승차의 색상도 검은색이고 GS의 런칭도 다스베이더가 나오는 모 통신 회사의 CF가 활발히 나오는 시점이다. 심각한 인상이다. 어쨌건 구형보다 스포티한 건 확실하다. 시승차는 F 스포트 모델이어서 펜더에 배지가 붙는다. 범퍼에 묻혀 있는 머플러는 포스가 있고 디퓨저가 패인 정도도 적당하다.
뉴 GS의 전장×전폭×전고는 각각 4,845×1,840×1,455mm, 휠베이스는 2,850mm이다. 구형(4,850×1,820×1,425mm, 2,850mm)과 비교 시 모든 사이즈가 조금씩 줄은 게 특징이다. 휠베이스는 같다. 요즘엔 구형 대비 차체 사이즈가 줄어든 신차를 종종 본다.
타이어는 수입차에서 가장 흔하게 보는 브리지스톤 포텐자 RE050A, 사이즈는 F 스포트 모델에 장착되는 235/40R/19, 265/35R/19이다. 알로이 휠의 디자인이나 색상도 스타일링에 걸맞는 강인한 모습이다.
INTERIOR
실내의 디자인도 외관만큼이나 크게 변했다. 완전히 새 디자인이고 다른 렉서스와 닮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높은 점수를 주겠다. 실내가 새 디자인이니 신차의 느낌도 물씬하다. 실내는 메탈과 가죽으로 고급스럽게 꾸몄고 독특한 색상의 가죽은 질감 자체도 좋다.
깊숙이 박혀 있는 모니터는 내비게이션의 화질이 상당히 선명하다. 도심 운행 시 3D 맵도 시인성이 대단히 좋다. 수입차에 달린 내비게이션 중 가장 좋은 수준이다. 모니터가 멀어지면서 내비게이션은 터치스크린이 아니라 마우스로 조작한다. 내비게이션의 메뉴에 손가락을 갖다 댈 때마다 소리가 난다. 마우스의 움직임은 RX에 비해 움직임이 한결 부드러워졌다.
반면 그 외의 메뉴는 컨트롤러를 이동해 조작한다. 단점은 반응이 느린 것이다. 특히 메인 메뉴를 누르면 거의 두 박자가 지난 후에야 화면이 뜬다. 답답하다. 이 느린 반응은 개선이 필요하다. 그리고 컨트롤러 옆에 공간도 남는데 ‘BACK' 버튼이 있는 게 더 편하겠다. 부분 변경 모델에 적용될지도 모르겠다.
설정/편집으로 들어가면 음성과 차량, 전화, 오디오 등을 세팅할 수 있다. 메뉴의 수가 그리 많은 편은 아니라서 약간만 시간을 내면 대부분의 기능을 파악할 수 있다. 아이콘은 상당히 커서 시인성이 좋지만 폰트가 예쁜 편은 아니다. 구간과 평균 연비는 정보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송풍구는 작고 독특한 디자인이다. 요즘에는 보기 힘든 직사각형이다. 그 사이에 있는 아날로그 시계는 디자인이 괜찮다. 더 괜찮은 건 오디오 볼륨과 라디오 선국 다이얼이다. 이 다이얼은 내가 중학교 때 작은 이모부한테 물려받는 전축의 다이얼과 비슷하다. 홈 오디오 같은 디자인이다.
공조 장치는 얼핏 복잡해 보이지만 시인성이 나쁘지는 않다. 액정은 커 보이지만 실제로 숫자가 표시되는 면적이 그리 크지 않다. 공조 장치 하단에는 냉난방 시트 버튼과 컵홀더가 마련된다. 기어 레버는 수동처럼 작고 짧다.
뉴 GS에는 최근의 트렌드처럼 주행 모드가 추가됐다. 운전자는 다이얼을 돌려 에코와 노멀, 스포트 S, 스포트 S+ 4가지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스노우 모드도 따로 있다. 노멀을 제외한 모드는 다이얼을 움직여 조작하고 노멀은 그냥 누르면 된다. 예를 들어 스포트 S에서 좌측으로 한 번 돌리면 바로 에코 모드이다. 넓은 암레스트는 부드럽게 뒤로 슬라이딩 하다가 위로 열린다. DSLR 카메라와 렌즈가 들어 갈만큼 넓다.
계기판은 간단한 디자인이서 시인성이 좋다. 하지만 다른 실내 디자인에 비해 화려함은 떨어진다. 가운데 액정에는 외기 온도, 기어 포지션, 순간 연비, 평균 연비, 잔여 거리 등의 많은 정보가 표시된다. 운전대는 작지는 않지만 스포티한 디자인이다. 외관처럼 F 스포트 배지는 운전대 하단 한 군데만 붙어 있다. 스포크에는 음성 인식과 전화, 트립 컴퓨터, 오디오 버튼이 마련된다.
구형은 스티어링 컬럼 좌측의 패널에 여러 버튼을 모았지만 신형은 그냥 밖으로 꺼내 놨다. 컬럼 좌측에는 HUD 버튼이 있고 운전자에 맞춰 높이 조절도 가능하다. HUD는 기본적으로 차속만 나오지만 회전수와 주행 모드, 기어 포지션도 표시할 수 있다. HUD의 그래픽이 BMW만큼 선명하진 않다. 컬럼 좌측에도 요긴해 보이는 작은 수납 공간이 있다.
시트는 크기가 넉넉하고 등과 엉덩이를 잘 잡아준다. 요추도 상하 분리해서 조절할 수 있고 쿠션의 앞부분도 길이 조절이 된다. 거기다 옆구리를 조이는 기능까지 마련된다. 시트 포지션은 조금 높은 편이다. 그리고 실내의 다른 부분에 비해 윈도우 버튼이 조금 밋밋하다.
2열 공간이 넉넉하긴 하지만 체구에 비해 레그룸이 아주 넉넉하지는 않다. 많은 뒷바퀴굴림 모델들처럼 가운데가 불룩 솟아 있어서 성인이 앉기에는 무리다. 2열에는 특별한 편의 장비는 없다. 도어 트림은 크기가 작아서 병을 놓기는 좋지만 이보다 작은 컵을 놓기는 힘들어 보인다.
POWERTRAIN & IMPRESSION
엔진은 310마력의 힘을 내는 3.5리터 V6가 올라간다. 구형과 같은 엔진이다. 안팎 디자인과 주행 성능이 크게 변했지만 엔진은 그대로 쓴다. 자연흡기는 아무래도 터보보다 업그레이드가 여의치 않다. 변속기도 6단이다. 변속기는 업그레이드가 필요해 보인다. 라이벌의 7, 8단에 비해 부족해 보인다. 효과도 중요하지만 스펙도 중요한 세상이다.
아이들링이야 매우 조용하다. 공회전에서는 엔진 소리가 잘 들리지도 않는다. 그만큼 정숙성이 좋다. 대신 하체 방음은 좀 줄었다. 가속 시 엔진 소리는 여전히 조용하고 바람 소리도 적지만 상대적으로 바닥에서 올라오는 소음이 크게 들린다.
가속력은 탁월하다. 워프 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보통의 운전자라면 충분한 성능이다. 기어비 간격이 넓은 편이면서도 시원하고 세차게 가속된다. 0→60마일(약 96.6km/h) 가속 시간도 5.7초에 불과하다.
2, 3단에서 낼 수 있는 최고 속도는 110, 155km/h, 4단으로는 220km/h을 넘어간다. 5단으로 넘어가면 가속이 주춤해진다. 4단까지는 거침없이 가속되고 5단으로 넘어가면 숨을 고르는 상황이다. 계기판 상으로는 230km/h까지 달렸는데 기세로 봐선 그 이상도 당연할 듯보였다.
요즘 기술에 310마력이면 기어비가 어쨌든 간에 무조건 250km/h은 나와야 한다. 그런데 제원상 최고 속도는 229km/h이다. 순발력이 좋긴 하지만 출력을 감안하면 최고 속도가 아쉬운 수치다. 흔히 말하는 고속빨에서는 독일 브랜드에 미치지 못한다. 참고로 10년 전에 나온 BMW 530i는 달랑 231마력의 3리터 엔진으로도 어렵지 않게 250km/h을 찍었다. GS도 기어비를 조정하면 이보다는 최고 속도가 높아지겠지만 그래도 차이가 있는 건 분명하다.
그런 반면 고속 안정성은 충격적일 정도로 좋다. 풀 모델 체인지 한 번으로 고속 안정성이 이렇게 좋아질 수가 있나 싶을 정도다. GS의 고속 안정성은 독일 브랜드와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왔고 어떤 부분에서는 5시리즈보다 좋게 느껴진다.
그만큼 고속 안정성의 향상은 드라마틱하다. 구형과는 완전히 다른 차다. 구형 GS 460으로 고속도로를 달릴 때 210km/h에서 속도가 제한되는 것에 감사해 했을 정도다. 구형은 고속으로 올라가면 차가 둥둥 뜨고 앞바퀴의 접지력이 희미해지는 게 두드러졌다. 그러나 신형은 직진 안정성도 좋을뿐더러 고속으로 완만한 코너를 돌아도 불안함이 없다. 기존의 렉서스라면 기대하기 힘든 주행 성능이다. 그동안 안 했던 건지 기술이 발전한 건지 궁금하다.
4가지의 주행 모드는 생각만큼 차이가 크진 않다. 노멀에서 스포트 S로 바꾸면 회전수가 팍 하고 쳐주는 맛이 있어야 하는데, 가속 페달의 민감함만 더해지는 정도다. 에코 모드에서는 가속 페달의 반응이 둔해진다.
하체는 기본적으로 단단하고 댐퍼 스트로크도 짧다. F 스포트 모델이어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저속에서는 부드럽게 굴곡을 타고 넘지만 조금 속도를 내면 본색이 나타난다. 그러면서도 승차감이 나쁘지 않다. 코너를 돌 때는 조향하는 대로 차 전체가 움직이는 느낌이 예사롭지 않다. 스티어링도 생각 이상으로 정교하다. 이런 렉서스를 타는 날이 왔다. 아무래도 가변 기어비와 LDH(Lexus Dynamic Handling System)의 효과를 보는 것 같다.
급제동은 연속으로 160, 160, 190, 230km/h 4번을 했다. 이후에도 제동해도 만족스러운 성능이 나왔다. 브레이크 역시 독일 브랜드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수준이다. F 스포트에 더 큰 브레이크가 달리는 것을 감안해도 제동력은 분명 뛰어나다. 급제동 시 자세도 훌륭하다.
신형 GS은 확실히 경쟁력이 생겼다. 몇몇 편의 장비가 빠진 게 아쉬울 수 있지만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됐던 주행 성능은 대폭 강화됐다. 구형이 렉서스 오너를 위한 스포츠 세단이었다면 신형은 독일차의 수요를 뺐을 수도 있는 스포츠 세단이다.
주요제원 렉서스 GS350 F 스포트
크기
전장×전폭×전고 : 4,845×1,840×1,455mm
휠베이스 : 2,850mm
트레드 앞/뒤 : 1,575/1,590mm
공차중량 : 1,720kg
트렁크 용량 : 404리터
연료 탱크 용량 : 66리터
엔진
형식 : 3,456cc V6 직분사
보어×스트로크 : 93.9×83.1mm
압축비 : 11.8:1
최고출력 : 310마력/6,400rpm
최대 토크 : 38.2kg,m/4,800rpm
변속기
형식 : 자동 6단
기어비 : 3.520/2.043/1.401/1.000/0.717/0.586
최종감속비 : 3.615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더블 위시본/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
스티어링 : 랙&피니언
타이어 앞/뒤 : 235/40R/19, 265/35R/19
구동방식 : 뒷바퀴굴림
성능
0→60마일(약 96.6km/h) 가속 : 5.7초
최고속도 : 229km/h
최소회전반경 :
연비 : 복합 9.5km/리터, 도심 8.2km/리터, 고속도로 11.7km/리터
이산화탄소 배출량 : 188g/km
시판가격 : 7,730만원 (작성일자 : 2012년 3월 29일)
잘 알려진 것처럼 렉서스 LS는 독일 브랜드의 기함, GS는 E 클래스, 5시리즈 같은 프리미엄 중형급 시장을 겨냥해 태어났다. LS는 시장에 안착했고 렉서스 성공의 아이콘과도 같은 역할을 했다. 렉서스는 진입이 어렵다는 고급차 시장에서 빠른 성공을 거둔 케이스이다. 이런 렉서스에도 그늘이 있었으니, 그게 바로 중형급 모델인 GS다.
처음을 생각하면 GS도 많은 발전이 있었다. 초기에는 내수형인 토요타 아리스토의 고급 버전이었지만 지금은 별개의 렉서스이다. 프리미엄 중형급의 강자인 E 클래스, 5시리즈를 의식해 전통적인 뒷바퀴굴림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LS와 달리 판매에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판매에서는 A6에도 크게 뒤지고 재규어 XF, 인피니티 M과 경쟁하는 상황이다.
93~97년 사이 GS의 판매는 2만대를 넘기지 못했고 1996년에는 2천대를 조금 넘겼을 뿐이다. 98/99에는 연속으로 3만대를 넘겼지만 신차 효과에 따른 부침이 심한 편이었다. 모델 체인지 말기인 2009년에는 1만대를 넘지 못했다.
그런 반면 LS는 데뷔 해에 미국에서만 4만대를 넘겼고 이후에도 꾸준히 2만대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IS도 GS보다는 훨씬 사정이 좋다. 데뷔 초기에는 2만대 안팎이었지만 꾸준히 판매가 증가하는 추세고 특히 2006년부터는 2년 연속 5만대, 작년에도 3만대가 팔렸다. 다른 렉서스의 승용차에 비해 유독 고전하고 있는 모델이 GS이다.
그래서 렉서스가 4세대 GS를 개발하면서 칼을 빼들었다. 지금까지처럼 렉서스스러운 게 아니라 유러피안 스타일로 전환했다. GS는 렉서스의 스포츠 세단을 표방했지만 실제로는 그냥 렉서스 같았다. 오히려 고속 안정성은 LS만 못했고 E 클래스, 5시리즈와는 성격이 완전히 달랐다.
렉서스는 정면 승부를 택했다. 지금까지는 독일 브랜드와는 다른 차별성을 내세웠다면 신형은 맞상대를 하겠다는 각오다. 그동안의 전략으로 재미를 못 봤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변화라고도 할 수 있다. 4세대 GS는 이전처럼 토요타 크라운과 플랫폼을 공유하고 서스펜션, EPS, 4WD 등도 같이 쓴다. 하지만 어느 누구와도 닮지 않는 스타일링과 실내 디자인으로 그룹 내 다른 모델과 확실한 선을 긋고 있다. 그리고 4세대에는 렉서스가 새롭게 밀고 있는 F 스포트 버전도 추가됐다.
EXTERIOR
맘에 들던 안 들던 스타일링의 존재감은 확실하다. 차에서 받는 인상의 대부분은 전면 스타일링이 크게 좌우한다. 그것을 감안하면 뉴 GS의 스타일링은 한 번만 봐도 확실히 각인될 디자인이다. 구형과 비교 시 외관 스타일링은 극적으로 변했다고 할 수 있다. 이게 새 엘 피네스인지는 알쏭달쏭하다.
누군가 뉴 GS를 보고 다스베이더 같다고 했다. 나도 보자마자 다스베이더의 가면이 생각났다. 공교롭게도 시승차의 색상도 검은색이고 GS의 런칭도 다스베이더가 나오는 모 통신 회사의 CF가 활발히 나오는 시점이다. 심각한 인상이다. 어쨌건 구형보다 스포티한 건 확실하다. 시승차는 F 스포트 모델이어서 펜더에 배지가 붙는다. 범퍼에 묻혀 있는 머플러는 포스가 있고 디퓨저가 패인 정도도 적당하다.
뉴 GS의 전장×전폭×전고는 각각 4,845×1,840×1,455mm, 휠베이스는 2,850mm이다. 구형(4,850×1,820×1,425mm, 2,850mm)과 비교 시 모든 사이즈가 조금씩 줄은 게 특징이다. 휠베이스는 같다. 요즘엔 구형 대비 차체 사이즈가 줄어든 신차를 종종 본다.
타이어는 수입차에서 가장 흔하게 보는 브리지스톤 포텐자 RE050A, 사이즈는 F 스포트 모델에 장착되는 235/40R/19, 265/35R/19이다. 알로이 휠의 디자인이나 색상도 스타일링에 걸맞는 강인한 모습이다.
INTERIOR
실내의 디자인도 외관만큼이나 크게 변했다. 완전히 새 디자인이고 다른 렉서스와 닮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높은 점수를 주겠다. 실내가 새 디자인이니 신차의 느낌도 물씬하다. 실내는 메탈과 가죽으로 고급스럽게 꾸몄고 독특한 색상의 가죽은 질감 자체도 좋다.
깊숙이 박혀 있는 모니터는 내비게이션의 화질이 상당히 선명하다. 도심 운행 시 3D 맵도 시인성이 대단히 좋다. 수입차에 달린 내비게이션 중 가장 좋은 수준이다. 모니터가 멀어지면서 내비게이션은 터치스크린이 아니라 마우스로 조작한다. 내비게이션의 메뉴에 손가락을 갖다 댈 때마다 소리가 난다. 마우스의 움직임은 RX에 비해 움직임이 한결 부드러워졌다.
반면 그 외의 메뉴는 컨트롤러를 이동해 조작한다. 단점은 반응이 느린 것이다. 특히 메인 메뉴를 누르면 거의 두 박자가 지난 후에야 화면이 뜬다. 답답하다. 이 느린 반응은 개선이 필요하다. 그리고 컨트롤러 옆에 공간도 남는데 ‘BACK' 버튼이 있는 게 더 편하겠다. 부분 변경 모델에 적용될지도 모르겠다.
설정/편집으로 들어가면 음성과 차량, 전화, 오디오 등을 세팅할 수 있다. 메뉴의 수가 그리 많은 편은 아니라서 약간만 시간을 내면 대부분의 기능을 파악할 수 있다. 아이콘은 상당히 커서 시인성이 좋지만 폰트가 예쁜 편은 아니다. 구간과 평균 연비는 정보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송풍구는 작고 독특한 디자인이다. 요즘에는 보기 힘든 직사각형이다. 그 사이에 있는 아날로그 시계는 디자인이 괜찮다. 더 괜찮은 건 오디오 볼륨과 라디오 선국 다이얼이다. 이 다이얼은 내가 중학교 때 작은 이모부한테 물려받는 전축의 다이얼과 비슷하다. 홈 오디오 같은 디자인이다.
공조 장치는 얼핏 복잡해 보이지만 시인성이 나쁘지는 않다. 액정은 커 보이지만 실제로 숫자가 표시되는 면적이 그리 크지 않다. 공조 장치 하단에는 냉난방 시트 버튼과 컵홀더가 마련된다. 기어 레버는 수동처럼 작고 짧다.
뉴 GS에는 최근의 트렌드처럼 주행 모드가 추가됐다. 운전자는 다이얼을 돌려 에코와 노멀, 스포트 S, 스포트 S+ 4가지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스노우 모드도 따로 있다. 노멀을 제외한 모드는 다이얼을 움직여 조작하고 노멀은 그냥 누르면 된다. 예를 들어 스포트 S에서 좌측으로 한 번 돌리면 바로 에코 모드이다. 넓은 암레스트는 부드럽게 뒤로 슬라이딩 하다가 위로 열린다. DSLR 카메라와 렌즈가 들어 갈만큼 넓다.
계기판은 간단한 디자인이서 시인성이 좋다. 하지만 다른 실내 디자인에 비해 화려함은 떨어진다. 가운데 액정에는 외기 온도, 기어 포지션, 순간 연비, 평균 연비, 잔여 거리 등의 많은 정보가 표시된다. 운전대는 작지는 않지만 스포티한 디자인이다. 외관처럼 F 스포트 배지는 운전대 하단 한 군데만 붙어 있다. 스포크에는 음성 인식과 전화, 트립 컴퓨터, 오디오 버튼이 마련된다.
구형은 스티어링 컬럼 좌측의 패널에 여러 버튼을 모았지만 신형은 그냥 밖으로 꺼내 놨다. 컬럼 좌측에는 HUD 버튼이 있고 운전자에 맞춰 높이 조절도 가능하다. HUD는 기본적으로 차속만 나오지만 회전수와 주행 모드, 기어 포지션도 표시할 수 있다. HUD의 그래픽이 BMW만큼 선명하진 않다. 컬럼 좌측에도 요긴해 보이는 작은 수납 공간이 있다.
시트는 크기가 넉넉하고 등과 엉덩이를 잘 잡아준다. 요추도 상하 분리해서 조절할 수 있고 쿠션의 앞부분도 길이 조절이 된다. 거기다 옆구리를 조이는 기능까지 마련된다. 시트 포지션은 조금 높은 편이다. 그리고 실내의 다른 부분에 비해 윈도우 버튼이 조금 밋밋하다.
2열 공간이 넉넉하긴 하지만 체구에 비해 레그룸이 아주 넉넉하지는 않다. 많은 뒷바퀴굴림 모델들처럼 가운데가 불룩 솟아 있어서 성인이 앉기에는 무리다. 2열에는 특별한 편의 장비는 없다. 도어 트림은 크기가 작아서 병을 놓기는 좋지만 이보다 작은 컵을 놓기는 힘들어 보인다.
POWERTRAIN & IMPRESSION
엔진은 310마력의 힘을 내는 3.5리터 V6가 올라간다. 구형과 같은 엔진이다. 안팎 디자인과 주행 성능이 크게 변했지만 엔진은 그대로 쓴다. 자연흡기는 아무래도 터보보다 업그레이드가 여의치 않다. 변속기도 6단이다. 변속기는 업그레이드가 필요해 보인다. 라이벌의 7, 8단에 비해 부족해 보인다. 효과도 중요하지만 스펙도 중요한 세상이다.
아이들링이야 매우 조용하다. 공회전에서는 엔진 소리가 잘 들리지도 않는다. 그만큼 정숙성이 좋다. 대신 하체 방음은 좀 줄었다. 가속 시 엔진 소리는 여전히 조용하고 바람 소리도 적지만 상대적으로 바닥에서 올라오는 소음이 크게 들린다.
가속력은 탁월하다. 워프 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보통의 운전자라면 충분한 성능이다. 기어비 간격이 넓은 편이면서도 시원하고 세차게 가속된다. 0→60마일(약 96.6km/h) 가속 시간도 5.7초에 불과하다.
2, 3단에서 낼 수 있는 최고 속도는 110, 155km/h, 4단으로는 220km/h을 넘어간다. 5단으로 넘어가면 가속이 주춤해진다. 4단까지는 거침없이 가속되고 5단으로 넘어가면 숨을 고르는 상황이다. 계기판 상으로는 230km/h까지 달렸는데 기세로 봐선 그 이상도 당연할 듯보였다.
요즘 기술에 310마력이면 기어비가 어쨌든 간에 무조건 250km/h은 나와야 한다. 그런데 제원상 최고 속도는 229km/h이다. 순발력이 좋긴 하지만 출력을 감안하면 최고 속도가 아쉬운 수치다. 흔히 말하는 고속빨에서는 독일 브랜드에 미치지 못한다. 참고로 10년 전에 나온 BMW 530i는 달랑 231마력의 3리터 엔진으로도 어렵지 않게 250km/h을 찍었다. GS도 기어비를 조정하면 이보다는 최고 속도가 높아지겠지만 그래도 차이가 있는 건 분명하다.
그런 반면 고속 안정성은 충격적일 정도로 좋다. 풀 모델 체인지 한 번으로 고속 안정성이 이렇게 좋아질 수가 있나 싶을 정도다. GS의 고속 안정성은 독일 브랜드와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왔고 어떤 부분에서는 5시리즈보다 좋게 느껴진다.
그만큼 고속 안정성의 향상은 드라마틱하다. 구형과는 완전히 다른 차다. 구형 GS 460으로 고속도로를 달릴 때 210km/h에서 속도가 제한되는 것에 감사해 했을 정도다. 구형은 고속으로 올라가면 차가 둥둥 뜨고 앞바퀴의 접지력이 희미해지는 게 두드러졌다. 그러나 신형은 직진 안정성도 좋을뿐더러 고속으로 완만한 코너를 돌아도 불안함이 없다. 기존의 렉서스라면 기대하기 힘든 주행 성능이다. 그동안 안 했던 건지 기술이 발전한 건지 궁금하다.
4가지의 주행 모드는 생각만큼 차이가 크진 않다. 노멀에서 스포트 S로 바꾸면 회전수가 팍 하고 쳐주는 맛이 있어야 하는데, 가속 페달의 민감함만 더해지는 정도다. 에코 모드에서는 가속 페달의 반응이 둔해진다.
하체는 기본적으로 단단하고 댐퍼 스트로크도 짧다. F 스포트 모델이어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저속에서는 부드럽게 굴곡을 타고 넘지만 조금 속도를 내면 본색이 나타난다. 그러면서도 승차감이 나쁘지 않다. 코너를 돌 때는 조향하는 대로 차 전체가 움직이는 느낌이 예사롭지 않다. 스티어링도 생각 이상으로 정교하다. 이런 렉서스를 타는 날이 왔다. 아무래도 가변 기어비와 LDH(Lexus Dynamic Handling System)의 효과를 보는 것 같다.
급제동은 연속으로 160, 160, 190, 230km/h 4번을 했다. 이후에도 제동해도 만족스러운 성능이 나왔다. 브레이크 역시 독일 브랜드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수준이다. F 스포트에 더 큰 브레이크가 달리는 것을 감안해도 제동력은 분명 뛰어나다. 급제동 시 자세도 훌륭하다.
신형 GS은 확실히 경쟁력이 생겼다. 몇몇 편의 장비가 빠진 게 아쉬울 수 있지만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됐던 주행 성능은 대폭 강화됐다. 구형이 렉서스 오너를 위한 스포츠 세단이었다면 신형은 독일차의 수요를 뺐을 수도 있는 스포츠 세단이다.
주요제원 렉서스 GS350 F 스포트
크기
전장×전폭×전고 : 4,845×1,840×1,455mm
휠베이스 : 2,850mm
트레드 앞/뒤 : 1,575/1,590mm
공차중량 : 1,720kg
트렁크 용량 : 404리터
연료 탱크 용량 : 66리터
엔진
형식 : 3,456cc V6 직분사
보어×스트로크 : 93.9×83.1mm
압축비 : 11.8:1
최고출력 : 310마력/6,400rpm
최대 토크 : 38.2kg,m/4,800rpm
변속기
형식 : 자동 6단
기어비 : 3.520/2.043/1.401/1.000/0.717/0.586
최종감속비 : 3.615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더블 위시본/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
스티어링 : 랙&피니언
타이어 앞/뒤 : 235/40R/19, 265/35R/19
구동방식 : 뒷바퀴굴림
성능
0→60마일(약 96.6km/h) 가속 : 5.7초
최고속도 : 229km/h
최소회전반경 :
연비 : 복합 9.5km/리터, 도심 8.2km/리터, 고속도로 11.7km/리터
이산화탄소 배출량 : 188g/km
시판가격 : 7,730만원 (작성일자 : 2012년 3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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