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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0cc짜리 스쿠터가 되어 돌아온 '혼다 골드윙 2018'

태권 한 2017. 12. 12. 09:35

1800cc짜리 스쿠터가 되어 돌아온 '혼다 골드윙 2018'

        

혼다 GL1800 골드윙신형 골드윙 투어          

혼다의 기함 골드윙이 완전히 새롭게 변했다. 골드윙의 변화는 결코 골드윙만의 변화를 의미하지 않는다. 골드윙이 변한다면 대형 투어링 모터사이클의 세계 전체가 변할 수 밖에 없다. 어떻게 변하게 될까.

더 젊어진 골드윙

혼다의 골드윙은 EICMA 2017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모델이 아니다. 먼저 열렸던 도쿄 모터쇼 2017을 통해 전세계에 공개되었고, 그 반응은 아직까지는 모두가 짐작만 할 뿐이다. 골드윙의 변화는 워낙 극적이었다. 이전 세대까지의 골드윙은 전 모터사이클 브랜드를 통틀어서도 가장 덩치가 큰 모델 중 하나였으며, 그 자체로 범접할 수 없는 존재감을 과시했다. 하지만 신형 골드윙은 이야기가 많이 다르다. 이름만 같을 뿐, 완전히 새롭기 때문이다.과거 골드윙 F6B처럼 탑 케이스가 없는 것이 골드윙          

우선은 이름부터도 다르다고 할 수 있다. 형식명칭인 GL과 배기량을 의미하는 1800은 그대로 유지되지만, 이제 골드윙이란 이름은 기존 모델에서처럼 탑 케이스를 포함한 버전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전 세대에서는 F6B란 이름으로 탑 케이스를 제거한 버전이 존재했지만, 신형 골드윙은 탑 케이스가 없는 버전이 기본형인 ‘골드윙’의 이름을 갖는다. 이전 세대에서처럼 탑 케이스를 포함한 버전은 ‘골드윙 투어’란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신형 골드윙은 탑 케이스가 없는 것이 기본형이다          

이런 개념의 변화는 같은 이름이지만 골드윙이 가진 패러다임에 변화를 주고자 하는 의도로 읽히는 부분이다. 이런 변화의 움직임은 외관에서부터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도 철저하게 계획적으로 진행됐다. 기술적 진일보는 물론이고, 이전 세대에서의 아쉬움을 해결하는 것도 당연하지만 그 모든 계획은 골드윙을 더 젊게 만드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초대 골드윙인 GL1000          

외형적으로는 여전히 결코 작지 않은 덩치이지만 기존 모델과 비교하면 차체의 경량화는 물론이며 한층 날렵한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대형 투어링 모터사이클이 중장년층 이상의 라이더들에게 어울릴법한 이미지였다면, 골드윙이 노린 것은 그보다 젊은층에게 어필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1980년식 골드윙 GL11001983년식 골드윙 GL1100          

사실 골드윙은 ‘모터사이클의 왕’이란 수식이 가장 잘 어울리는 모델이다. 덕분에 오랜 경험을 쌓은 라이더들이 마지막에 선택하는 모델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골드윙의 탁월한 성능에 감탄하면서도 ‘아직은 골드윙을 탈 때가 아닌 것 같다’면서 소유를 나중으로 미루는 이들도 분명히 존재했으리라. 새로운 골드윙의 도전은 여기서 출발한다. 지금 당장 소유해도 충분히 즐거울 수 있는, 큰 부담을 갖지 않아도 되는 친구 혹은 파트너와 같은 존재로 어필하고자 하는 것이다.1984년식 골드윙 GL12001988년식 골드윙 GL1500          

몇몇 변경점을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기존의 형식과 같은 수평대향 6기통 배기량 1833cc 엔진은 무게만도 6.2kg이 줄어들어 훨씬 콤팩트한 엔진을 완성했다. 또한 아직까지도 혼다만이 보유하고 있는 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이 드디어 골드윙에 내려 앉았다.혼다가 자랑하는 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DCT)가 골드윙에 적용됐다, 이제 1800cc급 초대형 스쿠터나 다름없다

혼다는 골드윙 DCT 버전에서는 7단 미션으로 기어비를 더욱 촘촘하게 했으며, 매뉴얼 트랜스미션 버전의 경우도 기존 5단 변속에서 6단으로 확대했다. 전자식으로 서스펜션의 프리로드를 조정할 수 있으며, 7인치 풀 컬러 계기반은 애플 카플레이도 지원한다.풀 컬러 계기반        

히팅 그립과 시트는 각각 5단계 조절이 가능하다          

결국 투어링

신형 골드윙의 등장은 이미 예고된 것이었고, 혼다의 골드윙은 가장 주요한 경쟁 모델이기에 다른 제조사들 입장에서도 긴장했을 수 밖에 없다. 훨씬 젊어진 골드윙을 바라보는 그들의 분위기는 어떨까. 대형 투어링 모터사이클 시장을 들여다보면 할리데이비슨의 투어링 패밀리가 존재하고, 그와 비슷한, 전통적인 V트윈 엔진 혹은 크루저 스타일에 투어링 패키지를 얹어놓은 모델들이 있다.BMW 모토라드에서 EICMA 2017에서 발표한 K 1600 Grand America는 그 이름에서부터 미국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이를테면 야마하의 스타 벤처 시리즈나 인디언의 치프테인과 같은 모델들이 이 계열로 속한다. 유러피안의 투어링은 GT 스타일로 볼 수 있다. 그란투리스모 혹은 그랜드 투어링을 의미하는 GT는 크루저 기반의 투어링 스타일보다 빠르지만 편안한 투어링에 가깝다. 스포츠 투어링보다는 조금 더 여유있는 쪽이랄까. BMW의 K 1600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크루저 바탕의 투어링은 빠른 속도보다는 여유있는 속도감으로 항해하듯 라이딩을 즐기는 쪽에 가까우니 서로의 영역은 조금 다르다.할리데이비슨의 울트라 리미티드          

그럼 골드윙은 어느 쪽일까. 언뜻 생각해보면 V트윈 크루저 기반이 아니니 GT 쪽에 가깝게 느껴지겠지만, 사실은 대륙적인 투어링 모터사이클로 실제로 미국 시장에서 큰 인기를 누렸었다. 어찌보면 골드윙의 존재는 유럽적인 GT와 미국적인 크루징 사이에서 가장 완벽한 밸런스와 충분한 성능, 신뢰성을 두루 갖췄기에 지금과 같은 인기를 누릴 수 있었다고 볼 수 있다.인디언 모터사이클의 치프테인 다크 호스           

사실 투어링 시장의 주요 소비층은 장년층이다. 금전적으로나 시간적인 여유가 있는 소비자가 선택하는 여행의 도구로 볼 수 있다. 금전적으로나 시간적인 여유가 있는 소비자가 굳이 자동차 대신 모터사이클을 선택한다면 그만큼 모터사이클은 친절해질 필요가 있다. 넉넉한 배기량과 충분한 편의성을 갖추고, 빠르면서도 편안하고 또 여유있는 주행이 가능해야 한다.야마하의 스타 벤처          

여기에 또 무엇이 필요할까. 신뢰성과 안전, 그리고 다루기 편한 접근성이다. 값비싼 모터사이클을 구입해서는 쉽게 다루지 못해 쩔쩔매는 모습을 보여주길 원하는 라이더는 없을테니 말이다. 이 점에서 혼다의 새로운 골드윙은 새로운 제안을 한다.신형 골드윙은 투어링 모터사이클의 새로운 제안이다          

막말로 이제 골드윙은 1833cc 배기량의 수평대향 6기통 엔진을 얹은 스쿠터가 됐다. 그리고 장년층으로 보이고 싶지 않은 이들의 감수성을 자극할 보다 젊은 이미지로 어필한다. 새로운 골드윙이 투어링 시장에서 보여줄 성과는 미래의 투어링 시장 전체에도 큰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