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의 국내유일 픽업트럭 연대기
라이드매거진 편집부 입력
무쏘 스포츠를 시작으로 액티언 스포츠, 코란도 스포츠 등의 스포츠 유틸리티 트럭(SUT)을 만들어낸 쌍용차가 오픈형 SUV 렉스턴 스포츠를 선보였다. 이번 렉스턴 스포츠는 쌍용차가 만든 픽업트럭 스타일의 네 번째 모델로 렉스턴 스포츠는 적재함이 열린 오픈형 SUV를 표방한다. 우리나라에서 픽업트럭을 만드는 업체는 쌍용차가 최초였고 현재에도 쌍용차가 유일하다. 물론 병행업체가 수입하는 픽업트럭들이 다수 존재하지만 쌍용차가 생산하는 픽업트럭과 비교하기는 여러가지로 무리가 있다. 그래서 국내 픽업트럭 시장에서 쌍용차는 독보적 혹은 유일한 존재감을 가지고 있는 제조사다.
쌍용차가 만든 무쏘 스포츠가 제대로 된 우리나라 픽업트럭의 시초라 할 수 있는데 그 이후 액티언 스포츠, 코란도 스포츠를 만드는 동안 다른 제조사들이 끼어들지 않은 덕에 쌍용차의 픽업트럭 역사가 우리나라 픽업트럭 역사의 전부라 해도 무리가 없다. 참고로 쌍용차는 자사의 모델을 설명할 때 픽업트럭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데 일선에서는 픽업트럭이라 부르지 않는 이유를 화물차 기반이 아니라 SUV 기반으로 설계했으므로 정통 픽업트럭이 아니라는 설과, 쌍용차가 초기 자영업자들을 타겟으로 하던 방침을 바꾸어 레저생활을 즐기는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어필하겠다는 ‘의지’라는 설로 나뉜다.
쌍용차는 2002년 화물칸이 있는 SUV, 무쏘 스포츠(P100)를 출시했다. 무쏘 스포츠는 1993년 출시한 무쏘를 기반으로 2001년 개발을 시작해, 16개월간 450억 원을 투자해 만들었다. 차체 길이는 무쏘 대비 275mm 늘려, 트렁크 공간을 400kg 적재 가능한 화물칸으로 확장했다. 엔진은 유로3 기준을 만족하는 120마력 디젤엔진을 장착했다. 화물칸 덕분에 무쏘 스포츠는 화물차로 분류되어 자동차세가 2만 8,500원만 부과되었고, 특별소비세 면제 혜택으로 자영업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무쏘 스포츠는 2006년 말 단종 될 때 까지 국내에서 7만 5천여 대를 판매했다. 당시 어려웠던 쌍용차를 이끌어나간 구세주였다.
출시 당시 무쏘 스포츠가 승용차냐 화물차냐, 논란이 있었다. 무쏘 스포츠의 기본 화물칸 면적은 1.67제곱미터이다. 당시 건설교통부는 바닥면적 1제곱미터 이상이므로 화물차로 형식승인 했다. 하지만 재정경제부는 무쏘 스포츠를 특별소비세법에 따라 차량 형태와 용도가 5인승 좌석을 갖춘, 사람의 수송 목적이 강한 차량이라며 승용차로 분류했다. 특별소비세는 국세청에 소송을 통하여 돌려받게 되지만, 많은 구매 예약자들이 재정경제부 발표 직후 무쏘 스포츠의 예약을 취소했다.
건설교통부는 2003년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내면서, 화물칸 면적 2제곱미터 이상으로 기준을 상향 조정하고, 화물칸에 덮개 설치하는 것을 허용했다. 다만 2005년 말 까지 유예기간을 뒀다. 앞으로 무쏘 스포츠와 같은 차가 화물차로 형식승인 받으려면 화물칸 바닥면적 기준 2제곱미터 이상으로 넓혀야 했다. 환경오염 규제로 배기가스 감축도 문제였다. 기존 차량으로는 개선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쌍용차는 결국 새로운 차량을 개발한다.
2004년 개발을 시작한 액티언 스포츠(Q100)는 19개월 만에 완성되었다. 2005년 145마력 엔진을 장착하고 출시되어, 넒은 데크 면적(2.04제곱미터)을 확보해 상용차로 형식승인을 받았다. 최대적재 무게는 400kg으로 동일했다. 2열 시트를 평평하게 폴딩 할 수 있어 캐빈에도 추가 화물 적재가 가능했고, 등받이 뒤의 패널에는 공구함까지 마련했다. 액티언 스포츠는 부분변경을 통해 유로 4기준에 만족하기 위해 DPF 배기가스 저감장치를 장착하고 기존 엔진보다 출력이 낮아진 142마력 엔진으로 변경되었다. 이후 유로5를 만족하는 후속 차량에게 자리를 내줄 때 까지, 11만 9천여 대가 판매되었다.
2012년 출시된 LUV 코란도 스포츠(Q150)는 총 900억 원의 개발비를 들여 완성했다. 코란도 스포츠는 155마력의 유로5를 만족시키는 엔진을 장착했다. 디자인은 코란도C의 것을 계승했지만 액티언 스포츠의 프레임보디 형식을 그대로 유지했다. 액티언 스포츠의 2열 시트가 너무 곧추서있어서 소위 ‘성당 의자’라 불리던 것을 앞으로 당겨 29도의 눕힘 각도를 확보했다. 대신 2열 탑승자의 무릎 공간은 줄어들었다. 또 아웃슬라이딩 선루프를 옵션으로 장착할 수 있어 개방감이 더해졌다. 2016년에는 부분변경을 통해 더 뉴 코란도 스포츠 2.2를 출시했다. 배기가스 환경규제에 맞춰 유로6에 대응하는 178마력 2.2리터 엔진과 아이신 자동 6단 변속기가 맞물렸다. 새로 바뀐 법에 따라 안개등 옆으로 LED 주간 주행등을 장착했다. 코란도 스포츠는 많은 인기를 얻으며 2017년까지 총 15만여 대가 팔렸다.
코란도 스포츠의 인기를 바탕으로 렉스턴 스포츠(Q200)가 출시됐다. 차량 가격은 2,320~3,058만 원, 쌍용차 관계자는 차량 가격을 낮추는데 개발비가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참고로 렉스턴 스포츠의 개발비는 약 2000억으로 알려졌다. 렉스턴 스포츠는 181마력 엔진에 아이신 자동 6단 변속기가 결합된다. 휠은 이전보다 커진 20인치다. 인테리어는 세련된 G4 렉스턴의 것을 그대로 옮겨왔다. 최상급 나파 가죽시트 옵션이 생겼고, 2열 레그룸은 코란도 스포츠 대비 48mm 늘려 불편함을 개선했다.
화물칸 규격은 1,570 x 1,300 x 570mm로, 기존의 1,600 x 1,275 x 525mm보다 너비가 조금 좁지만 길고 낮아졌다. 부피로는 기존 1,071리터 대비 92리터 증가한 1163리터다. 카고 도어 안쪽에는 120W까지 사용 가능한 12V 파워 아웃렛이 하나 있고, 데크에 후크를 4곳에 설치해 적재물 고정이 쉬워졌다. G4 렉스턴에도 적용된 4중 쿼드프레임 언더보디는 복합형태의 단면 프레임으로 뒤틀림을 줄여 차량 강성을 유지한다.
쌍용차가 이번에 내놓은 렉스턴 스포츠는 여태까지 내놓았던 기존 모델에서 지적되던 부분들이 상당수 개선되고 상품성도 좋아졌으며 특히 가격 경쟁력도 좋아져 초기 반응이 심상치 않다. 아마도 여태까지 쌍용차가 픽업트럭 시장에서 오랜 시간 버텨오며 제품을 개발해고 생산해온 큰 결실을 이번 모델에서 보답받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방심은 이르다. 이미 많은 병행 모델들이 수입되어 판매되고 있고, 나온다 만다 이미지만 선보이던 현대차의 산타크루즈 콘셉트 픽업트럭도 조만간 진짜 생산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메르세데스-벤츠 같은 럭셔리 브랜드들도 X-클래스 같은 고급형 픽업트럭을 발표하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분위기다. 대한민국 픽업트럭 시장의 성장과 오랜시간 틈새시장에서 고군분투하며 고생해온 쌍용차가 이번 모델로 제대로 된 결실을 맺을 수 있게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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