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SM5·렉스턴스포츠 인기 공통분모 '가격'

태권 한 2018. 2. 17. 20:08

SM5·렉스턴스포츠 인기 공통분모 '가격'

박기락 기자 입력

쌍용자동차 렉스턴 스포츠© News1쌍용자동차 렉스턴 스포츠© News1

(서울=뉴스1) 박기락 기자 = 연초 승용차 시장에서 기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한 모델을 꼽자면 쌍용자동차의 '렉스턴 스포츠'와 르노삼성의 'SM5'를 들 수 있다. 렉스턴 스포츠는 국내에서 그동안 인기가 없었던 '픽업트럭'이라는 점에서, SM5는 연식 노후화가 진행된 모델인 까닭에 판매량 증대가 더욱 의미를 갖는다.

두 모델의 인기 공통분모는 '합리적인 가격'이다. 렉스턴 스포츠는 신차이긴 하지만 국내에서 판매량 확대에 불리한 '픽업트럭'이라는 핸디캡을 안고 있다. 이전 모델인 '코란도 스포츠'도 경우 지난해 월평균 1900여대가 판매되는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 SUV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G4렉스턴을 기본 모델로 새롭게 태어난 렉스턴 스포츠는 지난달 5일 사전계약을 시작한 이후 34일만에 1만대 계약을 돌파했다. 올해 판매 목표 3분의 1을 약 한달 만에 달성한 셈이다.

렉스턴 스포츠의 가장 큰 경쟁력은 '가성비'다. 렉스턴 스포츠는 지난해 출시된 G4렉스턴의 파생모델이지만 엔트리 트림 기준으로 3350만원에 시작하는 G4렉스턴보다 1000만원 이상 싼 2320만원에 판매된다.

주 고객층은 레저 활동을 즐기는 30~50대 남성으로, 지금과 같은 판매 추세라면 연초 계획했던 3만대 판매 목표는 충분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SM6가 출시될 당시만 해도 단종설이 나돌았던 SM5도 부활에 성공했다. 지난달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SM5의 판매량은 93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 정도 늘었다. 판매 볼륨으로는 동급 경쟁차와 비교해 작은 수치지만 출시 9년차를 맞는 모델이 다시 판매량을 늘려나간다는 점에서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SM5의 판매량은 르노삼성이 2018년형 모델을 출시한 9월을 기점으로 지난달까지 매달 평균 1000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다. 르노삼성 2018년형 SM5© News1르노삼성 2018년형 SM5© News1

SM5의 인기 비결도 준중형 세단과 경쟁이 가능한 가격이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2018년형 SM5를 선보이며 기존 디젤, 가솔린 터보 모델을 빼고 2.0 가솔린 단일 트림으로 구성했다. 여기에 180만원에 해당하는 17인치 알로이 휠, 가죽시트, 통풍시트, 전자식 룸미러, 독립식 풀오토 에어컨 등을 포함하고도 2195만원에 가격을 맞췄다.

준중형 세단은 엔트리 모델의 가격이 1500만~1600만원에서 시작하지만 사실상 선택 옵션을 고려한 트림 업그레이드 등을 포함하면 2000만원 초중반대에 이른다. SM5는 중형 세단임에도 최근 출시된 준중형 세단의 고급 트림과 비슷한 가격대다.

국내 승용차 시장은 최근 고급 수입차 판매가 늘고 각 업체 주력 모델이 중형세단에서 준대형 세단으로 옮겨가면서 고급화·대형화가 이뤄지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두 모델의 판매 증가는 이런 추세에서도 합리적인 가격과 성능의 '가성비'를 원하는 틈새 시장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업계 관계자는 "각 업체들이 신차가 내놓을 때 마다 가격을 인상하면서 고객들도 적지 않은 부담을 느겼을 것"이라며 "두 모델의 판매 증가는 합리적인 가격을 갖춘다면 비인기 모델도 다시 인기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