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PHEV/ 하이브리드/ 토요타 RAV4

태권 한 2018. 4. 6. 19:05

토요타 RAV4, 드디어 살만한(?) PHEV가 나왔다!

박홍준입력 2023. 4.

전동화 모델을 찾는 소비자들이 부쩍 많아졌다. 디젤 대신 하이브리드를 선택하는 일이 흔해졌고, 전기차도 예전보다 도로에서 쉽게 만나볼 수 있다. 실제로 하이브리드는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16.3%를 차지했고, 전기차는 369.3%라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토요타 RAV4 PHEV

그러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는 아직 찬밥 신세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의 장점을 두루 갖췄지만, 정작 찾는 소비자는 그리 많지 않다. 현대차, 기아, 한국GM 등 여러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PHEV 시장에 진출한지 얼마 안 돼 떠나면서 매스 마켓이 형성되지 않았다. 소비자들이 쉽게 접한 수 있는 PHEV 모델 자체가 없다는 것이다.

# PHEV가 찬밥인 이유, '비싸서'

PHEV를 선택하는 이가 많지 않은건 비싸서다. 선택할 수 있는 모델이 고가의 수입차밖에 없다. 덕분에 2022년 PHEV 판매량은 1만3114대로, 수입차 전체의 4.6%에 불과했다. 하이브리드(7만4207대, 26.2%)는 물론, 전기차(2만3202대, 8.2%)보다도 한참 낮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PHEV가 대부분이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점은 높은 장벽이다. 앞으로의 계획을 살펴봐도 메르세데스-벤츠, BMW, 볼보 등만이 새로온 PHEV 라인업을 준비 중이다. 지갑이 얇은 소비자는 접근하기 쉽지 않은 일이다.

BMW 530e

실제로도 많이 비싸다. 기존 내연기관의 파워트레인을 고스란히 유지한 상태에서 모터와 배터리를 추가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장 많이 팔리는 벤츠 E300e 4MATIC은 8570만원, BMW 530e M 스포츠 패키지도 8590만원이다. 같은 엔진을 공유하는 E250(6960~7610만원)이나 530i (7610~8000)와 비교하면 많게는 1000만원 이상 비싸다.

전기차보다 비싼 경우도 있다. 가솔린 모델인 BMW X3 20i(6570~7440만원)나 전기차인 iX3(7740만원, 보조금 제외 가격)와 비교해도 PHEV 모델인 X3 30e(8070~8660만원)가 더 높은 가격대를 형성한다. 전기차를 선택하면 연료비와 찻값을 모두 아낄 수 있으니 PHEV를 선택할 메리트가 없다.

# PHEV 대중화 노리는 토요타 RAV4

결국 PHEV 대중화를 위해서는 접근 장벽이 낮은 대중적인 모델이 필요한데, 쉽지 않아 보인다. 국내 업체들의 무게추는 이미 전기차 쪽으로 기운 상태로, PHEV를 준비한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그나마 하이브리드 개척자인 토요타가 RAV4를 앞세워 PHEV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RAV4 PHEV의 가장 큰 강점은 역시 가격이다. 판매가는 5570만원으로, 국내에서 살 수 있는 PHEV 중 가장 저렴하다. 앞서 언급한 프리미엄 브랜드 PHEV와는 3000만원 가까이 차이난다. 당장 폭스바겐 티구안 올스페이스(5098만원)나 푸조 3008 GT팩(5350만원) 등 비슷한 덩치의 디젤 SUV와 비교해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토요타 RAV4 PHEV

더 저렴한 국산 하이브리드 SUV를 선택할 수도 있지만, PHEV와 하이브리드의 쓰임새와는 비교할 바가 아니다. 배터리 용량이 넉넉해 평소에는 전기차처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국산 하이브리드 SUV는 여전히 오랜 대기 기간을 필요로 한다.

RAV4 PHEV는 배터리만으로 62km를 달릴 수 있다. 수입 PHEV를 통틀어 가장 긴 수준으로, 실제로 타보면 75~80km까지도 순수 전기 모드로 주행한다. 수도권 직장인들의 평균 출퇴근 거리가 30~40km 내외인 걸 감안하면, 주중에는 특별한 상황을 제외하곤 엔진을 쓸 이유가 없어진다.

집밥(완속 충전기)을 먹일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배터리 용량은 18.1kW로, 약 3600원이면 가득 채울 수 있다(kWh당 200원 기준). 3600원으로 왕복 62km 이상을 주행할 수 있으니, 광역버스 왕복 요금보다 더 저렴하게 출퇴근이 가능하다.

엔진이 결합한 주행 성능은 반전이다. RAV4 PHEV의 합산 출력은 무려 306마력이다. 효율이 워낙 좋아 성능은 빈약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RAV4 PHEV는 178마력을 내는 2.5리터 엔진에 두 개의 전기모터가 추가되는데, 이 모터를 일반 하이브리드(120마력)보다 훨씬 더 강력한 182마력급으로 교체했다.

모터 출력이 워낙 넉넉하니, 다른 PHEV처럼 일정 속도 이상에서 엔진이 개입할 필요가 없다. 일상 주행에서는 거의 모든 영역에서는 전기차처럼 운용할 수 있는 이유다. 또, 주행 상황에 따라 하이브리드 모드로 이용할 수도 있고, EV모드를 차단해 엔진으로만 달릴 수도 있다. 물론, 운전자가 원한다면 306마력의 넉넉한 출력을 모두 쏟아내며 다이내믹하게 달릴 수 있다.

# 싸다고 구성까지 싼 게 아니야!

저렴하거나 배터리 용량이 넉넉하다는 이유만으로 구성이 빈약한 것도 아니다. 토요타는 RAV4 PHEV를 XSE 단일 트림으로 구성해 스포티함을 살렸다. 그릴은 격자형으로, 휠하우스는 유광 소재로 바꿨고, 사이드 스커트와 전ㆍ후면 범퍼 하단에는 금속 장식을 덧댔다. 실내에는 레드 스티치와 패들시프트, 퀼팅 시트로 입체감을 살렸고, 12.3인치 클러스터는 4가지 디자인 테마를 지원한다.

편의사양도 빠짐 없다. 운전석과 조수석은 모두 전동으로 작동되고, 운전석엔 메모리 시트까지 넣었다.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 열선 및 통풍 시트도 기본이다. 무선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 등 커넥티비티 기능과 스마트폰 무선 충전기까지 마련하는 등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옵션들로 가득하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더 발전했다. LG U+와 협업해 개발한 U+드라이브가 그 주인공이다. 실시간 내비게이션은 물론, 음원 스트리밍, 팟캐스트 청취, 모바일 TV 시청도 가능하다. 네이버의 인공지능 음성인식 클로바를 내장해 차량의 주요 기능들도 제어할 수 있다.

주행 보조 시스템은 한층 더 치밀해졌다. 차로 중앙을 유지하는 차선 추적 어시스트(LTA) 기능을 비롯해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DRCC)까지 적용돼 곡선 감속 기능과 정차 후 재출발 기능이 포함된다.

PHEV의 장점은 명확하다. 출퇴근 같은 짧은 거리 정도는 전기차처럼 운행하고, 먼 거리를 갈 때에는 하이브리드 처럼 쓸 수 있다. 내연기관과 전기차의 과도기에 가장 부담 없이 탈 수 있는 모델일 수 있다.

굳이 PHEV가 아니더라도, RAV4는 오랜 기간 세대를 거듭하며 검증된 차다. 1994년 출시 이후 2021년까지 세계에서 1200만대 이상 판매됐다. '하이브리드 원조'인 토요타가 만든 믿음직한 모델인 만큼, '드디어 살만한 PHEV가 나왔구나'란 생각을 들게 한다.

자동차 전문 매체 모터그래프(http://www.motorgraph.com)

 

 

 

 

 

토요타 RAV4 하이브리드시승기

2019. 5. 30.

한국토요타자동차가 지난 21일, 토요타의 대표 크로스오버 SUV 모델 RAV4의 최신형 모델을 선보인 데 이어, 익일인 22일부터 미디어를 대상으로 시승행사를 진행했다. 이번에 선보인 토요타 RAV4는 지난 2018 뉴욕오토쇼에서 먼저 공개된 바 있는 5세대 모델로, 기존과는 완전히 새로운 구조설계와 파워트레인, 그리고 ‘SUV다움’을 강조하며 등장했다. 새로운 토요타 RAV4 모델을 직접 경험하며, RAV4의 달라진 모습들을 하나하나 짚어 본다. 시승한 RAV4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채용한 하이브리드 AWD 모델이다. VAT포함 차량 기본가격은 4,580만원.

새로운 토요타 RAV4는 기존의 RAV4와는 첫 인상부터 다르다. 단순히 ‘변했다’의 범주가 아닌, 전혀 다른 차가 된 듯한 기분이다. 기본적으로 디자인을 풀어 나가는 방식부터 다르다. 새로운 RAV4는 ‘크로스 옥타곤(Cross Octagon)’이라는 컨셉트를 강조하고 있다. 팔각형의 입체적인 교차를 형상화한 스타일링 기법을 통해 한층 강인하고 터프한 이미지를 주고 있는 모습이다.

전면부는 로봇으로 만들어진 불독이 연상된다. 입체적인 조형이 도드라지는 스타일링으로 SUV에게 기대하게 되는 강인한 이미지를 충실하게 챙기고 있다. 측면에서도 입체적인 조형은 이어진다. 전반적으로 선이 굵고 볼륨감 넘치는 면처리가 압권이다. 특히 육각형 형상을 강조한 휠아치와 과감하게 새겨넣은 캐릭터라인이 눈에 띈다. 뒷모습은 기존에 비해 한층 세련된 스타일을 취하고 있다. 하단은 듀얼 테일파이프를 적용하여 강인한 이미지를 더욱 강조한다. 최저 지상고도 기존 RAV4에 비해 15mm 늘어났다.

실내 또한 기존에 비해 크게 달라졌다. 전반적으로 수평 기조를 띄는 대시보드 디자인과 더불어 후륜구동 자동차처럼 높이 솟아 오른 플로어 콘솔, 대시보드 중앙에서 높이 솟아오른 터치스크린 등이 특징이다. 이로 인해 기존에 비해 더욱 승용 세단에 가까운 감각을 연출하고 있다. 기존 RAV4가 지니고 있었던 다양한 형태의 수납 기능이 사라진 점은 다소 아쉽다.

새로운 RAV4의 좌석은 안락하면서도 든든한 질감의 착좌감이 인상적이다. 운전석은 8방향의 전동조절 기능과 2방향의 전동식 요추받침을 제공한다. 시트포지션은 동급의 크로스오버형 SUV에 비하면 약간 낮은 편인 데다, 대시보드 높이도 높지 않고, A필러 둘레를 최대한 가늘게 뽑아 내는 등, 시계(視界) 확보에 크게 힘썼다. 따라서 처음 타게 되는 타임에도 불구하고, 차량의 폭과 크기에 쉽게 적응할 수 있다.

뒷좌석의 만족감 역시 높은 편이다. 등받이는 각도조절이 가능하고, 레그룸과 헤드룸 모두 넉넉하게 설계되어 있어, 가족용 SUV로도 안성맞춤이다. 평탄에 가까운 바닥 구조 또한 체감 공간을 늘려주는 요소로 작용한다.

트렁크 또한 구조적인 면에서 크게 진일보했다. 트렁크 하단에 배터리를 탑재한 기존 RAV4와는 달리, 배터리를 뒷좌석 하단에 수납하여 트렁크 공간을 온전히 활용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RAV4의 트렁크는 러기지 스크린을 제거한 경우 60리터 수트케이스 4개와 9.5인치 골프백 1개를 동시에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새로운 RAV4 하이브리드 모델은 토요타의 최신 하이브리드 시스템, THS-II를 사용하고 있다. THS-II는 2.5리터 다이나믹 포스 엔진과 신규 모터제너레이터(MG) 2기, 신형의 PCU 등으로 구성된다. 2.5리터 다이나믹 포스 엔진은 하이브리드 시스템 전용으로 설계된 엔진으로, 토요타의 각종 손실저감기술을 총동원하여 41%에 달하는 열효율을 자랑한다. 엔진 최고출력은 178마력, 최대토크는 22.5kg.m이다. 시스템 합산 최고출력은 222마력이다. 2WD 버전은 218마력의 시스템 합산 출력을 갖는다.

시승한 RAV4 하이브리드는 상시사륜구동이 적용된 모델이다. ‘E-Four’라 명명된 이 사륜구동 시스템은 기본 2기의 MG를 전륜과 후륜에 각각 1기씩 배치하여, 필요한 순간에 후륜의 MG를 이용해 사륜구동을 구현하는 개념이다. 이 때문에 구동륜 외의 다른 바퀴에 동력을 전달하기 위한 프로펠러샤프트가 존재하지 않는다.

시승한 토요타 RAV4는 하이브리드 AWD 모델이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인 관계로, 일반적인 내연기관만을 사용하는 SUV들에 비해 한층 정숙한 실내 환경을 제공한다. 이는 주동력인 엔진이 상시로 구동하지 않는다는 점 덕분이다. 다만, 전기모터를 보조동력으로 이용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특성 상, 전자적인 소음이 조금씩 들려올 수 밖에 없는데, 이에 민감한 운전자나 탑승자는 위화감을 느낄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실내의 방음 대책은 대체로 준수한 편이다.

승차감 역시 크게 달라졌다. 기존의 RAV4가 가지고 있었던 느슨함이 사라지고, 한층 조여진 느낌의 질감을 경험할 수 있다. 요철을 통과했을 때의 차체 동작에서 한층 단단하고 절도 있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면서도 타고 있는 사람의 허리나 손목을 괴롭히지는 않는다. 안락함과 안정감, 그리고 적당한 긴장감을 교묘하게 버무려 놓은 승차감은 정숙성과 시원스런 운전시야와 맞물려 쾌적한 운행환경을 조성한다.

가속성능은 준수하다. 한층 정교해진 PCU로 인해 기존의 RAV4 하이브리드에 비해 구동력이 한층 일정하게 전개된다. 그리고 보다 오랫동안 힘찬 가속을 이어나간다. 특히 스포츠 모드로 전환하게 되면, 저회전 대역에서는 전기모터의 묵직한 초반 토크감을, 고회전 대역에서는 자연흡배기 가솔린 엔진의 뒷심을 번갈아가며 경험할 수 있다. 서로 상반에 가까운 성질을 가진 전기모터와 가솔린 엔진 사이에서 절묘한 균형을 이루는 정교한 PCU 덕분이다. 주행 모드는 기존의 버튼식이 아닌, 렉서스 양산차에서 가져온 것과 유사한 조그다이얼식으로 변경되어 조작이 한결 편리해졌다.

하체는 지속적인 고속주행에서도 차체를 적당한 탄력과 함께 안정감 있게 지지한다. 새로운 RAV4는 기존 RAV4에 비해 최저 지상고가 15mm 상승했음에도, 기존의 RAV4보다 더욱 안정된 느낌을 제공한다. 이는 ‘저중심 설계’의 구현을 핵심가치로 두고 있는 최신 GA계열 플랫폼의 특성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GA계열 플랫폼의 특성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점은 또 있다. 바로 기존 RAV4에 비해 한층 발전된 조종성능이다. 기존의 RAV4는 부드럽고 느슨한 조작감 등을 통해 일상에서의 편안함을 추구해 왔다. 물론, 차체 제어에 관련한 부분들은 세대를 거듭할수록 끊임없이 발전해 왔다. 하지만 새로운 RAV4는 성격부터 꽤나 달라졌다.

 

특히, 스티어링 휠을 감고 풀 때와 이에 따른 차체의 움직임에서 기존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타이트하고 절도 있는 질감이 손목과 허리를 타고 들어 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여기에 하이브리드 AWD 모델 한정으로 후륜의 모터 구동력 제어를 통해 한층 영민하고 안정감 있는 몸놀림을 경험할 수 있다. 더 작고 단단한 유럽산 크로스오버들의 똑 부러지는 맛에는 이르지 않지만, 기존에 비해 차를 더 즐겁게, 더 적극적으로 조종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에는 분명하다. 또한 이 감각이 위화감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있다는 점 또한 특기할 만하다.

이번 시승행사에서 한국토요타자동차는 기착지인 소남이섬에 별도의 오프로드 코스까지 준비했다. 소남이섬에 마련된 특설 코스에서는 신형 RAV4 그 중에서도 하이브리드 AWD 모델의 험로 주파능력을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RAV4의 사륜구동 시스템은 상기하였듯이 기계식으로 동력을 전달하는 것이 아닌, 별도의 독립된 전기모터를 이용하는 E-Four를 사용하고 있다. E-four는 종래의 사륜구동 자동차와는 달리, 후륜에 동력을 공급하는 프로펠러샤프트와 차동기어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 대신,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모터제너레이터 하나를 강화하고 이를 후륜에 탑재하여 후륜에 구동력을 부여한다. 이는 전기차에서 사륜구동을 구현하는 방식과도 닮아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의 사륜구동은 종래의 사륜구동에 비해 생소하게 다가올 수 있다. 여기에 일부에서는 전기모터의 구동력에 대해 큰 신뢰를 보내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E-Four를 장비한 RAV4는 특설코스에 마련된 다양한 가혹조건을 잘만 통과해 내는 저력을 보였다.

새로운 E-Four는 기존에 비해 후륜에 가할 수 있는 토크가 최대 1.3배까지 증가하여 더욱 충실해진 구동성능을 제공한다. 이 덕분에 경사로 등판이 더욱 수월해졌음은 물론, 바퀴 한 두개가 접지가 되지 않는 모굴코스 등에서도 통상의 온-디맨드식 상시사륜구동 이상의 험로 돌파능력을 선보였다. 이 날 오프로드 특설 코스 체험은 그만큼 토요타 RAV4가 SUV 본연의 가치에 보다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자리가 되었다.

하이브리드 차종인만큼, 연비도 우수하다. 시승행사중에는 차량의 성능을 파악하기 위해 다양한 조건의 주행을 한 결과, 14~16km/l 사이의 연비를 기록하였다. 시승한 하이브리드 AWD 모델의 공인 연비는 도심 14.6km/l, 고속도로 16.2km/l, 복합 15.5km/l로 수입 디젤SUV들이 부럽지 않은 연비를 자랑한다.

토요타 RAV4는 세계의 자동차 역사에서 중대한 전환점을 마련한 모델이다. 토요타 RAV4는 오늘날 전세계의 자동차 시장을 휩쓴 ‘도심형 크로스오버 SUV’의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어 젖힌 최초의 자동차이기 때문이다. 도심형 SUV라는 컨셉트는 이미 1970년대부터 등장한 개념이었지만 이를 상용화하여 상업적인 성공을 거둔 최초의 사례가 바로 RAV4다. 그리고 RAV4는 이러한 도심형 소프트로더의 화신(化身)과 같은 존재가 되었다. 그리고 세 차례의 세대교체를 거치면서 이른 바 ‘SUV 모양의 승용차’라는 이미지는 더욱 공고해져만 갔다.

그런데 5세대에 이른 지금, 토요타는 기존에 자신들이 스스로 만들어버린 이러한 이미지에서 선회하여, ‘SUV 본연의 가치’를 주장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와 같은 선회는 제품의 근본적인 혁신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리고 토요타는 누구보다도 이를 잘 알고 있다. RAV4는 단순히 외형 뿐만 아니라, 주행성능까지 모든 면에서 한 단계 발전을 이루었다.

특히 새로운 RAV4를 직접 경험하게 되면, SUV 본연의 가치를 중시했다는 토요타의 주장에 대해 수긍할 수 있게 된다. 기존과는 크게 달라진 주행 및 조종 성능과 노면 적응력의 향상 덕분이다. 그러면서도 ‘안락하고 실용적인 도심형 크로스오버’라는 RAV4의 본질 자체는 달라지지 않았다. 그리고 이와 같은 변화가 ‘변질’이 아닌, ‘진화’로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하는 교묘함 또한 새로운 RAV4의 매력으로 다가온다. 더욱 SUV다워진 모습으로 돌아온 RAV4가 국내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불러 일으킬 지 기대된다.

 

 

 

 

 

토요타 RAV4 하이브리드

 2018.4.6.

최근 몇 년간 대한민국은 오토 캠핑 열풍에 휩싸였다. 이러한 열기는 고스란히 SUV와 크로스오버 차량으로 옮겨졌다. 이들 차량이 세단보다는 상대적으로 넓은 적재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카라반과 같은 RV(Recreational Vehicle)를 이용해 캠핑이나 아웃도어 레저를 즐기는 층에도 SUV나 크로스오버 차량은 견인 차량으로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민국 RV 전문 매체 캠프야에서는 세계 각국의 다양한 RV들을 소개하는 한 편, 카라반이나 다양한 종류의 트레일러의 견인차로 주로 활용되는 각종 SUV/크로스오버 차종들을 소개한다. 또한 각종 SUV 모델들을 시승하며 SUV 본연의 가치라고 할 수 있는 아웃도어 및 레저활동에서 보여주는 모습들을 담아 지속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이번에 시승한 SUV는 토요타의 컴팩트 SUV ‘RAV4’의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VAT 포함 가격은 4,300만원이다.

 

토요타 RAV4는 세계 최초로 양산된 도심형 컴팩트 크로스오버 SUV다. 1994년 초대 모델의 등장 이래 4세대째를 이어 오고 있다. 토요타의 RAV4는 세계 시장에서 도심형 크로스오버 SUV가 가져야 할 공간, 기동성, 편의성에 대한 기준으로 통하고 있는 차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는 쟁쟁한 라이벌들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20여년 간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차명인 RAV4는 ‘Recreational Activity Vehicle: 4-wheel drive’를 의미한다.

 

현재의 토요타 RAV4는 4세대 모델로, 2015년에 대대적인 부분변경을 거친 모델이다. 그 중에서도 하이브리드 모델은 2016년 초부터 국내 시장에 도입되었다. 국내에서는 토요타 브랜드로 출시된 첫 번째 하이브리드 SUV이기도 하다. 알뜰함으로 이름난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품은 RAV4를 시승하며 SUV로서의 매력을 짚어 본다.

 

토요타 RAV4 하이브리드의 외관 디자인은 현재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토요타 디자인의 과도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토요타 브랜드의 새로운 디자인 언어인 ‘킨 룩(Keen Look)’을 반영한 모습이다. 입체적이고, 개성이 도드라지는 전면부 덕분에 초기형 모델이 출시된 지 5년을 전후하고 있는 현재의 시점에서도 크게 뒤처져 있다는 느낌을 주지는 않는다. 특히 시승차의 강렬한 파란색 외장 색상은 뚜렷한 개성의 외관과 잘 어울린다.

 

헤드램프는 Bi-LED 헤드램프를 사용하고 있으며, 테일램프에도 LED를 사용한다. 테일램프는 내부 반사판을 스모크 처리하여 보다 세련된 느낌을 주면서도 시인성은 높였다. 휠은 가솔린 모델과 같은 규격의 18인치 알로이휠을 사용하며, 타이어는 235/55R18 규격을 사용한다. 또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기 때문에 하이브리드 전용의 푸른 바탕 엠블럼과 하이브리드 로고가 추가되어 있다.

 

여전히 세련된 맛을 잃지 않은 외관 디자인을 가진 RAV4. 하지만 실내의 모습은 도회적인 세련미보다는 쓰임새에 더 중점을 둔 모습이다. 실내의 모든 것이 한 눈에 들어오며, 전반적으로 간결하고 일목요연하게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처음 차에 타는 사람도 빠르게 차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다. 실내 곳곳에 마련된 수납공간은 사용이 편리하고 용량도 넉넉하다. 또한, 한 눈에 들어 오는 센터페시아의 버튼들은 조작하기 편한 위치에 배치되어 있다.

 

SUV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 중 하나는 실내 공간이다. 넓은 공간을 제공하면서도 사람을 불편하게 하는 구석이 없어야 한다. SUV는 가족용 자동차로서의 성격이 짙은 만큼, 실내 공간은 SUV를 고르는 데 있어서 중요한 가치 기준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RAV4 하이브리드의 실내 공간은 동급에서 우수한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천장이 높고 바닥은 낮으며 어느 곳에도 불필요하게 돌출된 부위가 없다. 어느 좌석에 앉아 있어도 전반적으로 탁 트인 느낌을 준다. 뒷좌석 공간의 경우, 센터 터널이 바닥에 가까울 정도로 낮아 중간에 발이 걸리는 느낌이 없다. 그 뿐만 아니라 등받이를 깊게 파낸 앞좌석과 충분한 여유 공간 덕분에 성인 남성이 승차해도 크게 불편하지 않다. 4명의 성인 남성이 탑승해도 답답한 느낌이 거의 없을 정도다.

 

좌석은 앞좌석과 뒷좌석 모두 부드럽고 편안한 착좌감을 제공한다. 운전석은 요추받침 포함 10방향의 전동 조절 기능을 지원한다. 조수석은 전동 조절 기능이 지원되지 않으며, 전후 슬라이드와 등받이 각도조절만 가능하다. 앞좌석 양쪽에는 2단계의 열선 기능을 제공한다. 뒷좌석은 6:4 비율의 분할 접이식이며, 등받이의 각도를 3단계로 조정할 수 있다. 좌석의 머리받침은 접을 수 있게 만들어져 있어, 후방 시야 확보에 도움을 준다. 다만 조수석이나 뒷좌석의 높이는 탑승자에 따라서 다소 높게 느껴질 수도 있다.

 

RAV4 가솔린 모델의 트렁크 용량은 미국 SAE 기준으로 약 1,087리터(트렁크 스크린 제거 시)로, 여전히 동급 최대의 공간을 자랑한다. 그런데 RAV4 하이브리드 모델은 가솔린 모델에 비해 약간 작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구동을 위한 배터리 팩을 뒷좌석 후방에 배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 1,008리터에 달하는 트렁크 용량을 자랑한다. 이는 동급의 내연기관 SUV들과 비교해도 수치 상으로 다소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부피가 큰 짐을 실을 때에는 공간이 넓다는 것을 확실하게 체감할 수 있다. 개구부는 크게, 트렁크 바닥의 높이는 낮게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RAV4 하이브리드의 광활한 트렁크 공간은 캠핑에 동원되는 수많은 짐을 너끈히 소화한다. 뒷좌석을 모두 접으면 약 1,999리터에 달하는 공간이 만들어진다.

 

토요타 RAV4 하이브리드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2.5리터 직렬 4기통 맷킨슨 싸이클 엔진과 각각 변속 및 구동을 담당하는 전기모터들로 구성되어 있다. 엔진은 152마력/5,700rpm의 최고출력을 내며, 전기모터는 총 143마력의 최고 출력을 발휘한다. 두 동력원이 함께 발생시킬 수 있는 시스템 합산 출력은 총 197마력에 달한다. 엔진의 최대 토크는 21.0kg.m/4,400~4,800rpm이다.

 

RAV4 하이브리드는 우수한 정숙성을 갖추고 있다. 이는 주행 중 엔진이 상시로 구동되지 않는 풀-하이브리드 시스템의 특성에 따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엔진이 구동을 시작해도 회전수를 불필요하게 높이지만 않는다면 실내의 정숙함은 쉽게 깨어지지 않는다. 여행을 위한 SUV로서 충분함은 물론, 같은 체급의 디젤 SUV와는 비교를 거부하는 수준의 정숙함을 경험할 수 있다. 다만 전기 구동장치를 탑재한 데 따른 모터 구동음이나 백색 소음은 미약하게나마 존재한다.

 

승차감은 전반적으로 부드러운 느낌이지만 한편으로는 묵직하면서도 든든한 맛이 있다. 가솔린 모델보다 190kg이나 무거워진 몸무게에 대응하기 위해 보강을 가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 덕분에 과속방지턱과 같은 큰 요철을 통과할 때나 노면 상태가 좋지 못한 환경에서도 불안한 느낌을 주지 않는다. 이러한 승차감은 도심 출퇴근 등의 일상적인 운행은 물론, 장거리 주행에서도 큰 이점으로 작용한다.

 

RAV4 하이브리드는 독특한 구조의 사륜구동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일반적인 사륜구동 자동차는 보조 동력축에 동력을 전달하기 위한 구동축이 필수다. 하지만 RAV4 하이브리드의 사륜구동 시스템은 별도의 구동축이 존재하지 않는다. RAV4 하이브리드의 사륜구동 시스템은 엔진이 앞바퀴를, 전기모터가 뒷바퀴를 구동하는 방식으로 사륜구동 시스템을 구성한다. ‘E-Four’라 명명된 이 독특한 사륜구동 시스템은 상시사륜구동의 형태로 작동하며 이론 상 전 후륜에 각각 50:50의 동력 배분이 가능하다. 이 덕분에 비포장 도로 주행은 물론, 일반 도로 주행에서도 우수한 주행 안정성을 제공한다.

 

가속 성능과 조종성 면에서도 딱히 나무랄 곳이 없다. 총 197마력을 발휘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스트레스 없는 가속력을 선사한다. 가속의 감각은 처음부터 끝까지 세차게 몰아치기보다는 진득하게 밀어주는 느낌에 더 가깝다. 여기에 E-Four 상시사륜구동 시스템이 어우러져 오르막 경사로 등판에서 의외의 활력을 보여준다. 조종성 면에서는 든든하게 보강된 차체와 E-Four 상시사륜구동 덕분에 선회 및 직진 안정성이 우수한 편이다. 전반적으로 기본기가 잘 다져져 있다는 느낌을 준다. 도심형 SUV의 기준에서 RAV4 하이브리드는 충분한 수준의 조종성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토요타 RAV4 하이브리드의 견인 능력은 일반적인 승용차와 크게 다르지 않다. 엔트리급 카라반이나 많은 짐을 수납할 수 있는 소형 카고 트레일러 정도는 충분히 견인이 가능하다. RAV4 하이브리드로 카라반을 견인하기 위해서는 RAV4 하이브리드의 하부구조에 맞춰서 설계된 견인장치를 별도로 구입하여 장착해야 한다.

 

촬영에 함께 한 카라반은 독일 바인스버그(Weinsberg)의 최신 모델인 카라투(CaraTwo) 390QD 모델이다. 실내 길이 4m, 공차중량 750kg을 조금 웃도는 카라반으로 4인 가족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뛰어난 공간 설계와 편의성,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까지 갖춘 알짜배기 카라반이다. 특히 전용의 파란색 데칼은 파란색 외장 색상의 시승차와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 정도의 입문용 카라반 정도면 RAV4로 충분히 견인이 가능하다.

 

알뜰하기로 소문난 토요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갖춘 RAV4의 연비는 어떨까? RAV4 하이브리드의 공인 연비는 도심 13.6km/l, 고속도로 12.4km/l, 복합 13.0km/l이다. 시승 중 트립컴퓨터를 통해 기록한 구간별 평균 연비는 공인연비와는 달랐다. 도심에서는 혼잡도와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작동 여부에 따라 최저 12.4km/l, 최고 15.3km/l의 연비를 기록했다. 고속도로에서 100km/h로 정속주행을 한 경우에는 17.0km/l 이상의 기록을 냈다.

 

RAV4 하이브리드는 배터리의 잔량 관리와 전기모터를 최대한 유효활용하는 운전습관을 들인다면 디젤엔진이 부럽지 않은 연비를 누릴 수 있다. 단, 카라반을 견인하는 경우에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걸리는 부하가 크기 때문에 연비의 저하 폭이 디젤 엔진에 비해 클 수도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RAV4 하이브리드는 저공해자동차 2종으로 분류되어 있어, 지자체에 따라 혼잡통행료 할인/면제, 공영주차장 할인, 환경개선부담금 면제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RAV4 하이브리드는 SUV로서 대부분의 상황에서 평균 이상의 만족감을 안겨줄 수 있는 차다. 특히 도심형 SUV의 가장 큰 미덕이라 할 수 있는 공간과 실용성, 그리고 기동성 면에서 여전히 동급 SUV들의 기준으로 통한다. 여기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구간을 가리지 않는 뛰어난 연비와 저공해자동차 혜택까지 챙겼다. 하나의 SUV로 도심에서의 일상과 교외로의 여행을 두루 함께 할 수 있는 SUV를 원한다면 RAV4 하이브리드는 경험해 볼 가치가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