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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이 자꾸 옅어진다, 미니 쿠퍼 S

태권 한 2018. 7. 31. 18:53

오리지널이 자꾸 옅어진다, 미니 쿠퍼 S

에보 입력

신형 쿠퍼 S는 개선된 엔진과 다양한 옵션을 제공한다. 과연 탄탄한 스티어링도 여전할지 관심이 쏠린다

미니는 2000년 밀레니엄 시대와 함께 새로운 변신을 시작했다. BMW의 손을 거치면서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고 독보적인 스타일과 복고풍 감성, 자유로운 상징성은 유지했다. 활기 넘치는 파워트레인과 완성도 높은 섀시가 미니의 성공을 뒷받침했다.

최근 상황은 이전과 다르다. 도어를 늘리고 SUV 같은 세그먼트 확장으로 오리지널 미니 정신은 아주 옅어졌다. 최신 미니 쿠퍼 S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인젝션 시스템과 터보를 넣었지만 2.0L 엔진은 성능 변화가 없다. 최고출력 192마력과 최대토크 28.6kg·m는 예전과 같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가속시간 6.8초 기록도 그대로다. 엔진 속 구성과 세부적인 변화로 무게는 35kg 늘어났다. 무게에 맞춰 서스펜션은 전부 다시 매만졌다. 유니언잭 모양 리어램프도 특징이다. 이 밖에도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안팎을 꾸밀 수 있다.내비게이션을 포함한 8.8인치 센터페시아 모니터는 옵션이다. 기본은 6.5인치

부분변경 쿠퍼 S는 기계적인 완성도보다는 예쁘게 치장하는 데 집중했다. 마음에 드는 부분은 피렐리 P 제로 타이어다. 핫해치라면 JCW에 쓰는 피렐리 친투라토보다 훨씬 적합한 타이어다. 크기가 205/45R17인 P 제로 타이어는 거친 도로에서 안정적인 주행감을 제공한다. 빠르게 코너를 공략할 수 있다. 롤은 거의 없고 스티어링휠에서 오는 이질감도 적다. 운전 모드는 그린과 일반, 스포츠로 나뉜다. 적응형 댐퍼는 옵션인데 반응 차이가 크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스티어링 무게감이 약간 무거워진다. 예전에는 섀시에 과도한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스티어링 반응이 한 박자 늦은 모습을 보였다. 신형은 이 현상이 더 심해졌다. 오히려 일반 모드에서 가벼운 스티어링 반응이 쿠퍼 S한테는 더 잘 어울린다.

브레이크는 예리함과 거리가 멀다. 초기 반응이 강하지 않아서 페달을 몇 번 밟아보면서 적응해야 한다. 차선을 따라 일정하게 브레이크를 밟고 코너 끝에서 강하게 차에 제동을 걸면 앞쪽 접지력을 높일 수 있다. 속도가 빠르고 진입각이 큰 상황에서도 꽁무니가 매우 안정적으로 따라온다. 코너 탈출을 위해 브레이크에서 가속페달로 재빠르게 발을 옮긴다. 탄탄한 섀시 덕분에 차는 강하게 앞으로 나간다. 순간 전율이 흐른다. 쿠퍼 S는 거칠게 운전할 수 있고 높은 속도로 코너를 돌 수 있다. 최근에 운전한 JCW보다 더 편하고 주행감도 좋았다. 여러모로 타이어가 큰 역할을 했다.

쿠퍼 S의 특징은 지붕을 제거해도 그대로 남아있다. 컨버터블은 해치백보다 100kg 무겁지만 운전 재미는 차이가 없다. 시속 100km가 넘어가면 바람 소리가 커진다. 도로 위 잔 진동은 온몸으로 느낄 수 있어서 노면 상태 파악에 도움이 된다. 다만 서스펜션에 강한 하중이 더해지면 차의 움직임을 즉각 감지하기 어려워진다.

우수한 타이어 접지력에도 불구하고 2.0L 엔진의 낮은 회전수에서 나오는 최대토크는 코너를 벗어날 때 위험요소로 작용한다. 자칫 트랙션에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미끄러짐을 약간 허용하기 위해 자세제어장치를 해제하고 스로틀 조절을 잘하면 엔진회전수를 낮추면서도 더 빠르게 코너를 돌아 나갈 수 있다. 개선된 엔진 반응은 좋지만 소음은 거슬린다. 특히 1200rpm 부근에서는 반응이 부자연스럽다. 수동변속기도 마찬가지다. 기어비가 길고 헐렁해서 빠르고 부드럽게 변속하기가 쉽지 않다. 제법 괜찮은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선택할 수 있지만 적극적인 운전을 원한다면 추천하고 싶지 않다. 코너에서 킥다운 시 원하는 만큼 변속기가 따라오지 않는다. 변속기는 적절한 단수를 찾을 때까지 고민하고 운전자는 지루하게 기다려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스티어링휠 뒤에 패들시프트가 붙어 있다.유니언잭 모양 LED 리어램프는 기본이다

쿠퍼 S는 이제 작고 활기 넘치는 핫해치가 아니지만 장난기 넘치는 모습은 여전하다. 세련미도 갖췄다. 화려한 스타일과 새로운 테일램프가 눈길을 끌지만, 운전의 재미를 위한 차 특성은 변함없이 남아 있다.

Mini Cooper S

엔진 I4, 1998cc, 터보

최고출력 192마력/4700rpm

최대토크 28.6kg·m/1250~4750rpm

변속기 6단 수동

0→시속 100km 6.8초

최고시속 235km(제한)

무게 1195kg

기본가격 2만630파운드(2950만원)

글 · 윌 버몬트(WILL BEAUMO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