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창문 닫고 차에서 자면 위험"..차박 유의사항

태권 한 2020. 7. 16. 14:03

홍세희 입력 2020.07.16.

시동 켜고 에어컨·히터 가동시 위험
무시동 에어컨도 창문 조금 열어놔야


[서울=뉴시스] 홍세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야외에서 여행을 즐기는 '캠핑족'이 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올해부터 모든 차종에 대한 캠핑카 개조를 허용하면서 차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차박'이 유행하고 있다.

그러나 차에서 요리를 하고 잠을 잘 경우 여러 가지 안전사고에 노출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새로 구입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타고 부인과 함께 첫 '차박'을 떠난 A씨는 한밤 중 자꾸만 잠에서 깼다.

한 여름 날씨가 덥고, 벌레의 유입을 우려해 창문을 모두 닫고 무시동 에어컨을 켜고 잠에 든 A씨는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가 어지러운 증상을 느꼈다.

A씨는 16일 "에어컨을 켜놓고 잠을 잤는데 답답한 느낌이 계속 들었고, 일어난 후에도 머리가 아팠다"며 "창문을 모두 닫고 자면 아무래도 몸에 좋지 않은 것 같아 앞으로는 조금이라도 열고 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A씨처럼 더운 날씨에 차량 에어컨이나 무시동 에어컨(시동을 걸지 않아도 냉방이 가능한 장치)을 켜고 창문을 모두 닫고 자면 일산화탄소에 중독되거나 산소 부족 등으로 다양한 이상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손창환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SUV 차량이 비교적 크다고 해도 밀폐된 공간에서 호흡을 하면 이산화탄소는 계속 나오는데 반해 신선한 공기는 제공이 되지 않아 가슴이 답답하거나 어지러운 증상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창문을 모두 닫고 자면 상대적으로 산소가 부족해진다. 공기 중에는 산소가 21% 가량이 있는데 밀폐된 공간에서 여러 사람이 공기를 이용하면 산소 농도가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또 "산소가 부족해 사망에 이르지 않더라도 평소 심혈관질환이 있거나 호흡 자체가 불안한 분들, 기저질환자 등은 정상인과 달리 산소 부족 시 몸에 미치는 영향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여름이나 겨울철 차량 시동을 걸고 히터나 에어컨을 켠 후 잠을 자는 것은 생명이 위태로울 수도 있다. 차의 시동을 걸면 일정량의 일산화탄소가 배출되는데 이것이 차 내부로 유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손 교수는 "최근에는 기술이 발달해 일산화탄소 배출이 많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아예 배출이 안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차량 연식이 오래될수록 내부로 유입되는 일산화탄소 양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캠핑을 하거나 차에서 잠을 자다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사망하는 사고는 매년 끊이지 않고 있다. 난방을 목적으로 가스로 가동되는 히터 등을 차 안에서 켜놓고 잠을 자는 것도 절대 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안전사고를 예방하면서 즐거운 차박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잠을 잘 때는 창문을 어느 정도 열어놓아야 한다. 벌레 유입이 걱정된다면 모기장을 설치한다. 주기적으로 환기를 하는 것은 물론이고 휴대용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지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hong1987@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