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상용차가 운전자를 우선시하기 시작했다. 타타대우 더쎈

태권 한 2023. 7. 5. 11:07
윤성 기자입력 2023. 7. 5.
현대 마이티가 독점하고 있는 준중형 트럭 시장에 폭풍의 전학생이 등장했다. 2023년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돌아온 타타대우 더쎈은 상용차답지 않은 실내 공간부터 높은 운전자 편의성과 기능성을 통해 작게는 시장의 판도를, 크게는 트럭에 대한 인식을 바꿔나갈 예정이다.
타타대우 더쎈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자동차 산업이 빠르게 발전해 가며 승용차의 첨단 기술들의 완성도도 함께 올라가고 있는 가운데, 상용차 시장은 경제성이라는 틀에 갇혀 기술 발전의 혜택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평균적으로 4년 정도의 주기로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변화를 주는 승용차 시장과 달리, 상용차는 경제성을 최우선 미덕으로 삼아와서인지 내·외관 디자인이 10여 년 전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다. 현재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는 상용차인 포터와 봉고도 마찬가지다.

지금도 도로를 나가보면 여전히 수동변속기와 아날로그 계기판이 조합된 상용차가 많다. 이는 많은 상용차 운전자들은 차량을 구매할 때 자신의 안전과 편의성보단 차량 운영에 들어가는 총소유비용을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건강이나 편의 대신 어떻게 차를 구매해야 이윤을 극대화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 온 것이다.

그 때문에 상용차 운전자들은 차량 구매 시 순정 내비게이션도 편의사양으로 선택하지 않는다. 상용차 구매 용도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기 때문에, 차량 자체에 돈을 추가로 들이려 하지 않는 것이다. 변속기 선택 이 유도 마찬가지다. 버스도 마찬가지다. 유럽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동변속기 버스들도,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이 또한 편의성보다 수익성을 더 중요시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상용차 산업군의 불문율을 깨고자 등장한 트럭이 있다. 타타대우 더쎈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더쎈은 노부스, 프리마 등 대형 트럭만 생산했던 타타대우 상용차에서 29년 만에 출시한 준중형 트럭 모델로, 2020년 12월 출시 후 약 2년 만에 페이스리프트를 감행하며 현대 마이티가 독식하고 있는 시장에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일반 승용차의 디자인 변경 주기도 4년 정도인데, 차량의 변경 주기가 긴 편인 상용차 시장에서 2년 만의 부분변경이라니. 타타대우에서 더쎈에 얼마나 많은 기대를 걸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모델명도 기존 'The Cen'에서 'DEXEN'으로 변경했다. 이는 상위 모델인 'KUXEN'과 'MAXEN'의 패밀리 네이밍과 맞추기 위한 것으로 한글 표기는 기존 더쎈과 동일하다.

그렇게 2023년형 모델로 돌아온 더쎈은 '운전자 중심의 공간'을 메인 콘셉트로, 편의성과 효율성을 한 단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더쎈의 실내 공간은 상용차라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변화를 이뤄냈다. 과거 플라스틱으로 도배되었던 대시보드는 블랙 하이글로시 소재를 통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선사하며, 투톤 패턴 디테일을 디자인 요소로 사용해 세련된 실내 공간감을 확보했다.

운전석 계기판도 변화한 디자인에 맞춰 풀 디지털 클러스터를 탑재했으며, 구닥다리 라디오가 장착되던 센터페시아도 10.25인치 디스플레이를 배치해 디자인과 기능성을 한 번에 해결했다. 특히 더쎈의 센터 디스플레이는 오디오, 비디오, 내비게이션 기능은 물론,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도 무선으로 지원한다.

다른 상용차 브랜드 모델의 경우 디스플레이가 있더라도 사용이 제한적인 경우가 많고, 보통은 이마저도 없어 보통 사제 내비게이션을 구매해 대시보드 위에 장착해야 한다. 이 경우 대시보드 상단 공간도 어지러워지고 내비게이션 업데이트가 필요할 때마다 SD 카드를 탈거해 직접 업데이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기는데, 더쎈의 이번 변경은 차 안에 있는 시간이 긴 상용차 운전자에게 큰 매력 포인트로 작용할 수 있겠다.

이에 더해 고급 세단에서나 볼 수 있는 다양한 기능들도 탑재됐다. 실내에 감성을 더해주는 앰비언트 라이트도 대시보드와 도어에 적용했고, 커넥티드 카 서비스인 쎈 링크, 스마트키 원격 시동 등의 기능도 지원한다. 운전석에 탑재되는 시트도 에어 서스펜션이 적용된 독일 ISRI 시트를 사용해 상용차답지 않은 착좌감을 제공한다. 상용차에서 찾아보기 힘든 통풍 시트 기능까지 갖췄다.

이제는 시동을 걸고 주행 성능을 테스트해 볼 시간이다. 운전석에 자리를 잡고 앉아 시동을 켜니, 묵직한 엔진음과 함께 계기판이 켜지며 운전자를 반긴다. 더쎈에는 풀 에어 브레이크 시스템이 탑재되기 때문에 시동을 켜면 브레이크에 압력이 적정 수준까지 찼는지 확인한 뒤 출발해야 한다. 주차 브레이크도 와이어 방식이 아닌 에어 브레이크가 적용됐다. 계기판에서 브레이크의 압력이 적정 수준으로 올라오는 동안 시트 아래의 에어 서스펜션에도 공기가 차오르는 감각이 느껴져 온다.

더쎈의 변속기는 수동 레버가 아닌 다이얼 형태의 자동변속기가 센터 콘솔에 배치돼 클러치를 밟고 1단부터 출발할 필요가 없다. 압력이 모두 찼음을 확인한 뒤 변속기를 D단으로 설정하면 그걸로 끝이다. 다이얼 변속기는 주차 브레이크와 함께 손이 닿기 편한 자리에 있어 사용도 용이했다.

변속을 확인한 뒤 액셀 페달을 밟았다. 그러자 8.5m에 달하는 전장의 차체가 생각보다 가볍게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한다. ZF사의 8단 자동변속기가 저속에서부터 부지런히 변속하며, 190마력의 출력을 효율적으로 사용한다.

제한 속력이 시속 90km기 때문에 시속 약 70km의 속력에서 8단 기어가 물린다. 전체적으로 변속 단수가 촘촘하게 세팅돼 있어 변속 체결감이 불쾌하면 어쩌나 걱정했지만, 신경 쓰지 않으면 변속이 되는지 모를 정도로 부드럽게 이뤄진다. 덕분에 공차상태에서 70km 정도를 주행해 8km/ℓ에 달하는 실연비를 기록할 수 있었다. 제동력도 확실하다. 대신 브레이크 미트감이 민감한 편이기 때문에 적응엔 약간의 시간이 필요하다.

​적재함 공간은 전폭에 맞춘 광폭 및 4톤의 짐을 실을 수 있는 장축 적재함이 탑재됐다. 적재함은 고장력, 고강도 강판, 고강성 복합 플라스틱(CSP) 소재를 적용해 내구성을 확보했고, 경량화 게이트로 개폐 용이성 또한 확보했다. 게이트를 여는 방식도 어렵지 않고 힘이 많이 들지 않아 운전자들의 어깨와 허리 건강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듯 보인다.

이러한 타타대우의 노력이 빛을 발했는지 시장에서의 반응도 좋은 편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상용차 시장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는 평을 들을 정도이니, 게임 체인저라는 평가를 들을 만도 하다.

SPECIFICATION

길이×너비×높이 ​8485×2370×2490mm | 휠베이스 4900mm | 공차중량 -

엔진형식 I4 터보, 디젤 | 배기량 3800cc | 최고출력 190ps

최대토크 71.0kg·m | 변속기 8단 자동 | 구동방식 FWD | 0→시속 100km ​​​-

최고속력 90km | 연비 - | 가격 5500만~6000만 원대

자동차 전문 잡지 <모터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