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나온 차량들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새로운 경향 하나는 '글래스루프'입니다. '친환경'이라는 화두가 기술적인 생산자 측면이고 미래를 위한 것이라면 이 '지붕의 변화'는 사용자 측면이고 현재를 위한 것입니다.
글래스루프는 말 그대로 자동차의 지붕이 유리로 되어 있는 것입니다. 자연광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짐에 따라 이를 적용하는 차들도 많아졌습니다. 쉽게 말해 통유리(파이버글래스 등을 포함한 통칭 유리)로 된 지붕으로 햇살이 차안으로 쏟아져 들어오고 주변 경관을 더욱 시원스럽게 볼 수 있다는 것이죠.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출품된 2009년형 포드 머스탱은 머슬카임에도 글래스루프를 채용했습니다. 머스탱 GT와 머스탱 V6 모델에만 적용되는 옵션입니다. 그르렁대는 머스탱을 타고 시원한 하늘을 만끽할 수 있겠죠.
글래스 루프는 외관상 앞유리부터 뒷유리까지 모두 유리로 덮여있지만 모두 그런것은 아닙니다. 안전을 위해서는 당연히 프레임이 있어야겠죠. 실제 기능상으로는 커다란 선루프라고 생각할수도 있겠습니다. 겉에서 안은 안들여다 보이게 태닝이 되어있고 안에서는 커버를 통해 열고닫기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커버를 닫으면 일반 차량의 지붕과 다를바 없겠죠.
2009년부터 판매가 예정된 머스탱 외에도 미쯔비시 RA 컨셉과 닷지(DODGE)의 지오(ZEO), 닛산(NISSAN)의 포럼(FORUM) 등 많은 컨셉카들이 글래스루프를 채택했습니다. 쿠페부터 SUV, 패밀리카까지 차량의 형태를 가리지 않는 대세인가봅니다.
자연광으로 채광이 되고 보기에도 시원스레 좋지만 안전도 많은 신경이 쓰이죠. 유리라면 충격에도 약하고 파손 등이 우려되어 사용할 수 없겠죠. GE플라스틱은 '렉산'이라는 PC 신소재를 개발하여 이미 제품화를 시작했고 또다른 세계적인 플라스틱업체인 바이엘매터리얼스는 아예 자신들의 신소재를 이용한 컨셉카를 모터쇼에 출품하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이런 신소재들은 당연히 미국자동차안전기준 등의 국제적인 심사를 염두에 두고 개발되며 차량에 장착시에도 충돌테스트 등을 충분히 거친 후 적용됩니다.
이러한 신소재는 자동차 안에서의 쾌적함을 중시하는 소비자의 욕구를 만족시킴과 동시에 유리와 같은 기존 소재들보다 가볍기때문에 경량화에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이런 경량화는 당연히 차의 성능과 연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죠.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출품된 컨셉카에서 많이 볼수 있었던 글래스루프는 최근 수입차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파노라마 선루프의 발전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좀 더 넓고 외관상으로 지붕 전체가 글래스로 되어있다는 것이 차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컨셉카인 랜드로버 LRX를 통해 투명한 지붕을 선보인 랜드로버는 현재 판매중인 모델에서는 파노라마 선루프를 기본적으로 장착하고 있습니다. 도심은 물론 야외로의 활동을 염두에 두는 SUV이기에 SUV 메이커중에 가장 활발한 기술개발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7인승 3열시트를 가진 랜드로버 디스커버리3는 '알파인 선루프'라고 불리는 이중 선루프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앞쪽 선루프는 일반적인 형태로 개폐가 가능하며 뒤쪽에는 부분적인 글래스 루프가 적용되어 있죠. 140cmX160cm 사이즈의 글래스 루프는 개폐가 불가하지만 커버를 통해 채광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글래스 패널은 태양빛과 열을 반사시키기 때문에 '창'으로서의 기능에만 충실합니다. 글래스 패널은 안전을 위한 강철지지구조를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랜드로버의 엔트리급인 프리랜더2 역시 비슷한 파노라믹 선루프를 채택했습니다.
디스커버리3와 같이 글래스 루프가 적용된 부분은 없이 2개의 선루프로 뒷열에서도 하늘을 바라볼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개폐가 가능한 것은 역시 앞쪽의 선루프 뿐입니다.
이런 2중 선루프의 형태는 SUV뿐만 아니라 세단형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미국 대학생들이 많이 탄다는 도요타의 스포츠쿠페인 사이언 tC 도 이런 방식입니다.
선루프가 2개 달려있는 형태로 실질적으로 인슬라이드로 동작되는 것은 앞쪽의 하나뿐인거죠. 인슬라이딩 방식이라면 앞쪽 선루프가 수납될 공간도 필요하기 때문에 어쩔수 없는 방식일수도 있습니다
랜드로버 디스커버리3와 마찬가지로 국내에 수입되는 렉서스 ES350 등도 파노라믹 선루프를 채용하고 있습니다.
소형인 207과 준중형인 307에서 파노라마 선루프를 채용하고 있고 그 넓이면에서 다른 브랜드를 앞서고 있습니다.
푸조 307SW HDi는 외관상으로도 앞유리부터 이어진 2/3 길이의 글래스루프 형태를 가지고 있어 젊은층에게 인기가 많은 차종입니다. 푸조는 '문라이트 글래스 루프'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각 브랜드마다 부르는 이름은 약간씩 다르죠.
폭스바겐 EOS는 지붕이 벗겨지는 컨버터블임에도 불구하고 선루프 기능도 가지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컨버터블은 지붕의 수납을 위해 모양과 기능을 단순화하여 지붕을 내리거나 덮는 2가지였죠. 동급최초인 EOS의 이러한 루프시스템은 CSC(Coupe-Sunroof-Convertible)이라고 불립니다.
수입차들이 단순 선루프에서 벗어나 2중 선루프구조나 파노라마 선루프, 더 나아가서 글래스루프를 적용한 차를 내놓고 있는 것에 비한다면 국내차들은 부족한 현실입니다.
최근 르노삼성이 QM5를 출시하면서 파노라마 선루프를 처음으로 적용했습니다.
지붕에 글래스 소재를 사용했고 앞열과 뒷열 모두 선루프가 있습니다. 수입차들이 기본사양인것에 비해 르노삼성 QM5는 옵션입니다. 85만원정도의 비용이 추가됩니다.
현대자동차는 글래스루프 차량을 아직 내놓고 있진 않습니다만 준비는 하고 있죠.
현대자동차의 컨셉트카인 카르막(QarmaQ)은 글래스 루프를 채택했고 사이드윈도우 등도 유리가 아닌 PC계열의 신소재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소재 자체도 중요한만큼 소재개발업체와의 협력도 필요하겠지요.
글래스 루프와 파노라마 선루프는 물론이고 일반 선루프도 장착하기 쉽지 않은것이 현실입니다. 완성차업체의 전용선로프는 옵션으로 선택해야 하는데 고가의 다른 옵션과 패키지화 되어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창 화제가 되고 있는 현대자동차 제네시스도 가장 최저사양인 GRAND에는 선루프 옵션이 없고 그 위 LUXURY 에서는 선루프가 DIS와 묶여서 560만원짜리 옵션이 되버립니다. 아예 옵션으로 나오지 않는 차종들도 있죠.
이런 여러가지 여건상 애프터마켓에서 선루프를 다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웨바스토'같은 세계적인 선루프 업체들이 진출해 있는 가운데 작년에는 국내완성차업체가 아닌 국내 선루프 전문업체인 '스트리모'에서는 파노라마 선루프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제 소비자들은 차내 공간과 시트가 주는 안락함과 승차감을 넘어서 시원스레 �려있는 지붕이 주는 개방감과 자연광을 원하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국산자동차들에게서도 이런 추세와 흐름을 찾아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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