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자동차

日 자동차마저 가격인하 러쉬!!!

태권 한 2009. 10. 21. 11:44

日 자동차마저 가격인하 러쉬!!!

 

혼다의 '인사이트'에서 도요타의 '마크X'까지... 디플레이션 현상 우려돼
 
"238만엔이라는 가격이 반드시 시장을 움직여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도요타 자동차 도요타 아키오 사장)

19일부터 발매되는 '마크X'는 04년에 나왔던 구형모델보다 9만 8천엔 싼 가격인 238만엔(최저가)으로 책정됐다. 
 
지난 88년 '마크Ⅱ'를 발매한 이래 개량모델이 나올 때마다 가격이 올라갔던 마크 시리즈의 특징을 생각해 본다면 이례적인 일이라 할 수 있다.

'마크X'는 배기량 2.5 리터와 3. 5리터 두가지 종류로 나왔다. 전자의 경우 가솔린 1리터당 13킬로미터를 달릴 수 있다. 도요타의 발표에 따르면 구형모델에 비해 연비가 3%이상 향상된 것이다. 그럼에도 가격은 내려갔다.
 
이는 곧 올초부터 본격화된 청바지, 식료품의 저가경쟁에 자동차 업계도 뛰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게다가 이번에는 하이브리드 카(이하 'HV')가 아니라 가솔린 차량이다. 
▲ 도요타의 명품 세단 "마크X"     © 도요타 자동차 홈페이지
자동차 가격인하를 주도한 것은 혼다가 올 2월에 발매한 '하이브리드 카(이하 'HV') 인사이트'였다. 
 
'인사이트'는 'HV'로서 불가능하다고 생각돼 왔던 200만엔대 이하인 189만엔(최저가)를 실현해 업계에 커다란 충격을 줬다. 이에 자극을 받은 도요타도 5월에 발매한 신형 프리우스의 가격을 최저 30만엔까지 내렸다. 마침 아소 정권의 에코카 감세 및 정부 보조금 지급 정책도 나와 '인사이트'와 신형 '프리우스'는 판매랭킹 1, 2위를 번갈아가며 기록하는등 HV 전성시대를 이끌어 냈다.
 
'HV'의 분발은 가솔린 차량의 가격인하에도 영향을 미쳤다. 
 
<아사히 신문>(10월 20일자)에 의하면 도요타 '마크X'외에도 혼다가 9월 기존 '오딧세이' 최저가격보다 26만엔 싼 뉴 모델을 내놨고, 마쓰다 자동차의 경우 6월부터 9월까지 'CX-7'의 개량형을 2만 1천엔에서 최고 11만엔까지 할인한 가격으로 판매중이라고 한다.
 
도요타의 이치마루 요이치로 부사장은 가격인하에 대해 "좋은 품질의 싼 물건들이 팔리고 있는 요즘의 풍조를 (마크X의) 가격에 반영했다"고 말했다. 분야는 다르지만 유니클로, ABC마트, 포에버21 등이 업적(業績)를 늘려가고 있는 것에 자극을 받았다는 말이다.
 
지난 30여년간 TV, 카메라, 냉장고등 가전제품들이 지속적으로 가격이 인하된 것과 달리 자동차 가격은 줄곧 비슷한 가격을 유지해 왔다. 
 
일반가전제품의 경우 일단 제조 메이커들의 손만 떠나면 각각의 대형양판점들이 자유자재로 희망소매가격(오픈가격)을 매길 수 있지만, 자동차는 제조 메이커들이 판매망도 장악하고 있어 희망소매가격 자체를 스스로 설정할 수 있다. 또 자동차 메이커들 사이의 암묵적 룰로 인해 비슷한 차종의 동급기준 가격대는 항상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 왔다. 
 
그랬던 것이 올해부터 판매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HV'의 가격인하, 그리고 최근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가솔린 차량의 가격인하가 속속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인하' 러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펴는 전문가들도 많다.
 
<아사히 신문>은, 혼다의 고바야시 히로시 일본영업본부 본부장의 말을 빌려 "신형차량의 가격인하는 구형모델을 구입한 고객들을 배신하는 행위"라고 단언했다. 고객들 입장에서는 몇년 되지도 않아 신형 혹은 개량모델이 더 싼 가격으로 나오게 되는 상황이니 불만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또 이러한 가격인하는 판매촉진을 위한 것이 판매부진을 가져올 위험성도 있다. 즉 소비자들이 조금만 참으면 개량된 모델이 더 싸게 나올지 모른다는 기대심리를 가지게 돼 구매의욕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는 말이다.
 
사회전체의 디플레이션 현상을 염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자동차는 일본사회의 근간산업으로 불릴 정도로 사회전체에 미칠 영향력, 파급력이 크다. 지금은 비록 미미한 상태라고는 하지만 이런 경쟁이 가속화될 경우 버블경제 붕괴후 일본을 덮친 '디플레이션 스파이럴'이 다시 한번 오지 않겠느냐는 불안감도 존재한다.
 
실제 90년대 후반부터 본격화되고 있는 일본의 디플레이션, 즉 '경기악화, 구매량 감소, 가격인하, 기업수익 악화, 급여 삭감, 가계사정으로 다시 구매량 감소, 경기악화...'의 악순환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업계는 작년까지 가격인하를 하지 않고 버텨왔다. 그러나 올해 결국 견디지 못하고 가격인하를 통한 판매전략에 나섰다. 그만큼 각 제조 메이커의 실적상황이 안 좋다는 말이다. 특히 20일부터 본격적인 한국시장 공략에 나선 도요타 자동차의 경우 최근 북미시장에서의 380만대 리콜 소동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바 있다. 
 
가격인하 공세를 통해 일본 자동차 업계가 부활할 수 있을지, 현재로선 여전히 미지수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