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도쿄 모터쇼로 알아보는 모터사이클의 미래
일본의 4대 모터사이클 제조사가 모두 참가한 도쿄 모터쇼 2017에서 다양한 뉴모델을 비롯해 새로운 콘셉트 모델 등이 공개됐다. 그 중엔 앞으로의 흐름을 읽을 중요한 모델들도 있었다.
도쿄모터쇼는 여전히 가장 중요한 모터쇼중 하나이다.
제 45회 도쿄 모터 쇼 2017이 지난 10월 25일 프레스데이를 시작으로 10월 28일까지의 일정을 모두 마쳤다. 일본 자동차 제작자 협회인 JAMA가 주최한 모터 쇼로 모터사이클 보다는 자동차에 집중되는 것이 당연하지만 모터사이클 라이더의 입장에서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모델들이 공개됐다. 물론 세계적인 흐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혼다 라이딩 어시스트-e를 소개하는 혼다의 하치고 타카히로 사장, 라이딩 어시스트는 프론트 휠을 돌려서 균형을 유지한다.
혼다 (HONDA)
기대를 모았던 신형 골드윙이 도쿄 모터쇼 2017을 통해 공개됐다. 혼다는 다양한 전기 콘셉트 카와 신기술을 시연했지만, 우리의 관심은 여전히 모터사이클에 있다. 혼다가 도쿄 모터쇼에서 공개한 모델은 GL1800 골드윙, PCX 일렉트릭, PCX 하이브리드, 몽키 125 콘셉트, 슈퍼 커브 1억대 판매 기념 모델 콘셉트, 슈퍼 커브 125 콘셉트, 네오 스포츠 카페 콘셉트 등을 비롯해 자사의 기술력을 한껏 자랑할 수 있는 혼다 라이딩 어시스트-e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차세대 골드윙은 7단 DCT를 채용했다, 이 밖에도 열거하기에도 버거울 정도로 다양한 기술들이 탑재되어 플래그십 모델다운 모습을 드러냈다.
골드윙, 골드윙 투어 (Gold Wing, Gold Wing Tour)
혼다가 2018년, 골드윙을 완전히 바꿀 것이란 소문은 이미 자자했다. 과연 어떻게 바뀔 것인가 하는 것이 문제. 우선 외관은 무척 날렵해졌고, 무게도 대폭 가벼워졌다. 48kg이나 감량했다니 더 설명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혼다의 기함, 골드윙의 변화는 그렇게 간단치 않다. 우선은 혼다가 자랑하는 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DCT)가 드디어 골드윙에 적용됐다. 배기량 1833cc 초대형 럭셔리 스쿠터가 탄생한 것이다. DCT 버전은 7단 변속기가 채택됐다. 여기에는 전진시 1.8km/h, 후진시 1.2km/h로 움직일 수 있는 워킹 모드도 탑재됐다. MT버전은 6단 변속기. 어느 쪽이나 기존의 5단 변속기가 가졌던 한계를 극복하기엔 충분하다. 자세하게 각각의 변화점과 특징들을 늘어놓기엔 지면이 부족할 정도. 쭉 읊어만 보더라도 상당한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 스로틀 바이 와이어를 통한 크루즈 콘트롤, 전자식 윈드 스크린, 7인치 TFT 디스플레이, 애플 카 플레이 적용, 풀 LED 라이트, 스마트 키 콘트롤, 혼다 셀렉터블 토크 콘트롤(4단계 라이딩 모드), 듀얼 콤바인드 브레이크 시스템(D-CBS), 힐 스타트 어시스트(HSA), 전자식 리어 서스펜션 프리로드 조절 도구, 전자식 댐핑 조절, 아이들링 스톱 기능(DCT 버전), 어시스트 슬리퍼 클러치(MT 버전) 등 2018년형 골드윙에 투입된 기술들이다.
탑 케이스가 포함된 것이 골드윙 투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던 골드윙의 리어 탑 케이스가 포함된 버전이 골드윙 투어, 리어 탑 케이스를 제거한 버전이 골드윙으로 소개됐다.
리어 탑 케이스를 제외한 버전이 골드윙이다.
일본 시장에서의 출시는 2018년 4월로 예정되어 있다.
네오 클래식 카페 NSC 콘셉트
네오 카페 레이서 콘셉트 (Neo Cafe Rcer Concept)
네오 카페 레이서는 콘셉트 모델로 발표됐다. 곧 11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는 EICMA에서 양산형 모델을 발표했다. 직렬 4기통 엔진을 토대로 개발된 네이키드 모델로 최근의 레트로 스타일 붐을 의식하면서도 매우 현대적인 스타일을 뽑아냈다. 예상하건데 성능은 과거 CB1000R과 같은 하이퍼 네이키드급의 성능을 발휘하는 레트로 스타일을 가미한 현대적 모터사이클이 그 지향점일 것이다. 과거의 스타일을 재현하는 모델로 CB1100EX나 RS가 존재한다면 네오 카페 레이서는 그와는 성격이 다르다. 양산 모델이 기대되는 모델이다.
*이후 혼다는 EICMA에서 CBR1000R, CBR300R, CBR125R를 발표해 엔트리 클래스를 비롯한 네이키드 시장에 충격을 주었다. 이 기종에 대해서는 EICMA 기사에서 추가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전기로 구동하는 라이딩 어시스트-e
라이딩 어시스트-e (Riding Assist-e)
혼다는 이미 스스로 균형을 잡는 라이딩 어시스트를 선보인 바 있었다. 라이딩 어시스트는 모터사이클 스스로 균형을 잡는 기능으로 저속에서는 프론트 포크 앵글이 앞쪽으로 뻗는 형태로 변화한다. 그리고 모터사이클 고유의 특징인 기울어지는 반대 방향으로 핸들을 돌리면 균형을 잡을 수 있는 것을 이용한 것으로, 무의미하게 차체 전체의 균형을 바르게 유지하기 위해 대량의 전기를 이용해 자이로스코프를 돌려 중심을 잡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이번에 공개된 라이딩 어시스트-e는 이름에서 유추가 가능하겠지만, 전기 버전이다. 전기 버전으로 라이딩 어시스트를 선보인 것은 그 적용 폭을 현재의 모터사이클 뿐 아니라 미래의 전기 모터사이클 시대에도 이 기능을 탑재할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PCX 일렉트릭
PCX 일렉트릭 (PCX Electric)
2009년 데뷔 이래로 베스트 셀링 스쿠터의 자리를 굳건하게 유지하고 있는 PCX를 전기 버전으로 개발했다.
PCX 일렉트릭은 시트 밑 수납 공간에 탈착 가능한 배터리 두 개가 들어간다
시트 아래로 수납되는 배터리 팩은 간편하게 분리하여 충전이 가능한 형식이다. 마치 타이완의 전기 스쿠터 고고로(Gogoro)의 방식과 거의 동일하다. 타이완의 고고로는 배터리 충전소에서 완충된 배터리와 소진된 배터리를 1:1로 교환하는 방식으로 전기 모터사이클의 실현 가능성을 높였다고 평가받고 있으며, 실제로 타이완 내에서 판매고가 높은 만큼 벤치마킹의 대상이 된 것으로 보인다. 물론 PCX가 가진 차체 완성도는 덤이나 다름없다. PCX 일렉트릭은 2018년 아시아 시장에 먼저 선보일 것으로 발표됐다.
PCX 하이브리드
PCX 하이브리드 (PCX Hybrid)
완벽한 전기 모터사이클의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과도기 모델도 분명 필요하다. 마치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 자동차에 앞서 전기 모터와 엔진을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존재했던 것처럼. PCX 하이브리드는 PCX 일렉트릭 버전이 시트 밑 수납 공간 거의 모두를 배터리로 채운 것과 달리 시트 밑 수납 공간의 뒤쪽에 배터리가 수납되어 헬멧 하나 정도의 수납 공간은 확보했다. 발표에 따르면 PCX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고출력의 배터리와 ACG 스타터가 가솔린 엔진을 돕는 형식이다. 말하자면 ACG 스타터 모터가 출발 가속 등에서 엔진의 부족한 토크를 메우고 실제 주행 시에는 엔진을 돌려 효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예상할 수 있다.
PCX 하이브리드는 디자인도 더 다듬어졌다
PCX 하이브리드 역시 2018년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에 먼저 선보일 것으로 예고됐다.
몽키 50의 단종을 슬퍼하지 말라, 몽키 125가 올테니
몽키 125 (Monkey 125)
작고 귀여운 몽키 50이 2017년 최종 생산으로 사라진 것에 대한 아쉬움이 채 가시기도 전에 혼다가 그 뒤를 이을 몽키 125를 발표했다. 예정된 수순이었겠지만 혼다는 이미 지난 해 몽키 125의 상표 등록을 마친 상태였다. 쉽게 연상할 수 있겠지만, 몽키 125는 미니 모터사이클로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던 MSX 125를 기반으로 개발된 것으로 보인다. 클래식한 본래의 스타일은 유지하면서 LED 헤드라이트를 적용하고, 도립식 프론트 포크와 듀얼 리어 쇽 업소버를 적용했다.
몽키 125의 계기반
지난 5월 베트남 모터사이클 쇼에서 발표되었던 콘셉트 모델보다 몽키 본래의 모습에 가깝지만, 아쉽게도 아직 양산 일정은 발표되지 않았다. 하지만 양산하지 않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슈퍼 커브 1억대 판매 기념 모델
슈퍼 커브 110 (Super Cub 110 100million)
60주년, 1억대 판매 기념 모델
혼다의 슈퍼 커브가 최근 단일 모델 판매 기준(라이센스를 통한 파생 모델 제외)으로 1억 대 판매를 달성했다. 1958년 슈퍼 커브 C100이 판매된 이래로 2018년이면 꼭 6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슈퍼 커브는 혼다가 지금의 위치에 있게한 가장 중요한 모델이자, 인류 역사에서 모터사이클을 보다 일반인들에게 널리 퍼지게 한 가장 큰 공을 세운 모터사이클이기도 하다. 생산 이듬해인 1959년 미국 수출을 시작했고, 모터사이클 대중화를 이끌었다. 불과 생산 3년만에 100만대 판매를 달성했고, 6년 뒤에는 500만대, 1974년에는 1000만대가 팔렸다. 이후의 판매 기록을 살펴보면 1992년에 2000만대, 2005년에 5000만대, 50주년이었던 2008년에는 6000만대, 그리고 10년이 더 지난 지금 전세계 판매 1억대를 달성했다.
슈퍼 커브 1억대 판매 기념 모델은 과거 천 만대 판매를 기념했던 골드 컬러를 오마쥬했다.
기념 모델은 60주년 기념 엠블럼을 부착한, 다소 유치하게 느껴질 수 있는 황금색에 가까운 컬러로 등장했다. 이 컬러는 과거 1971년 천만대 달성 기념 컬러를 오마주한 것이다. 아무렴 어떤가, 1억대를 판매를 달성한 슈퍼 커브는 순금으로 만들어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
슈퍼 커브 C125
슈퍼 커브 C125 (Super Cub C125)
1억대 판매 기념 모델보다도 어쩌면 더 반가울지도 모를 슈퍼 커브가 등장했다. 1958년 처음 생산되었던 슈퍼 커브 C100의 디자인을 거의 완벽하게 현대적으로 재현해낸 슈퍼 커브 C125가 등장했다.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겠지만, 과거 C100이 50cc였던 것과는 달리 125cc 엔진을 얹었다. 현대적인 와이어 스포크 휠과 스틸 리어 펜더 등을 채용했으며, LED 라이트, 스마트 키를 통해 전동식으로 시트를 오픈할 수 있고, 디지털 액정과 아날로그 속도계를 혼합한 계기반을 적용했다.
슈퍼 커브 C125는 오리지널 모델인 슈퍼 커브 C100의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잘 재현했다
흔히 갈매기 핸들로 불렸던 특유의 핸들바 디자인과 슈퍼 커브의 상징과도 같았던 레그 실드에서 리어 펜더로 이어지는 S라인도 그대로 구현했다. 배기량이 125cc이니 이전보다 훨씬 여유있는 주행이 가능할 전망이다.
혼다의 크로스 커브 110은 글로벌 시판 모델로 소개됐다
크로스 커브 110 (Cross Cub 110)
완전히 새로운 모델은 아니지만 크로스 커브 110은 다른 콘셉트 모델들과 달리 이번 도쿄 모터쇼에서 발표된 양산 시판 모델로 소개됐다. 신형 모델은 LED 헤드라이트와 전용 헤드라이트 가드가 채용되고, 스틸 프론트 펜더에 전후 블랙 컬러의 림이 적용되고 새로운 패턴의 타이어를 채용해 더욱 거친 이미지를 강조했다고 전한다. 라이딩 포지션도 새롭게 적용된 업 라이트 핸들바로 변모했다. 시트의 두께도 더욱 두꺼워져 장거리 레저 활동을 위한 주행에서도 편안할 수 있도록 했다.
야마하의 리닝 멀티 휠
야마하 (YAMAHA)
YAMAHA FUTURE GARAGE: Resonate the Future. 야마하는 미래를 노래한다. 선봉은 리닝 멀티 휠(LMW). 트리시티의 그것을 떠올리면 가장 쉽지만, 사실은 역삼륜이 전부가 아니다. 이미 야마하는 예전부터 3개 이상, 4개의 바퀴를 사용한 탈 것을 시험하고 있다. 도쿄 모터쇼에서 선보인 콘셉트들은 야마하가 단순히 모터사이클 제조사로 남지 않고, 그 이상의 모빌리티 기업으로 발돋움할 가능성을 엿보였다.
니켄은 자사의 MT-09 차체를 활용해 개발됐다
니켄 (NIKEN)
야마하가 주창한 리닝 멀티 휠(Leaning Multi Wheel, LMW) 테크놀러지가 트리시티에 머물지 않을 것을 우리는 모두 예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야마하가 선보인 니켄(NIKEN)은 예상을 웃도는 파격적인 모델로 등장과 동시에 높은 관심을 이끌었다.
니켄은 2개의 검을 의미하는 일본어를 독음한 것에서 이름을 따왔다
니켄은 두 개의 검을 뜻하는 二剣(이검)의 일본식 독음에서 만들어진 이름이다. 니켄은 두 개의 15인치 프론트 휠에 각각 2개 씩의 프론트 포크를 적용시켰다. 엔진과 차체 전반은 자사의 3기통 모터사이클 MT-09를 기초로 개발했다.
니켄은 충분히 기괴하다
이 모델 역시 콘셉트로 등장시켰지만, 양산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볼 수는 없다. 기괴한 인상을 주지만 사람들의 반응 역시 기괴할 정도로 뜨겁기 때문이다.
MWC-4는 리닝 멀티 휠 테크놀러지를 4륜으로 적용한 콘셉트 모델이다
MWC-4
LMW 기술을 적용한 개인 이동 수단으로 제시된 MWC-4는 좌우로 기울일 수 있는 소형 자동차에 가깝다. 마치 르노 자동차의 트위지처럼 2인까지 탈 수 있는 이동 수단이지만, 4개의 바퀴 모두가 좌우로 기울어져 모터사이클과 같은 움직임을 낸다는 점이 다르다. 콘셉트 모델로 가솔린 엔진을 구동해 얻은 전기로 수냉식 전기 모터를 돌려 움직인다. 유려한 디자인은 과연 야마하답다. 차량 내부에도 야마하의 악기 제작 기술이 투입되어 우드 패널 등이 그 완성도를 높였다.
트리타운은 도심 속 근거리 이동수단으로 제시되었다.
트리타운 (TRITOWN)
야마하의 LMW 기술은 모터사이클이 아닌 어반 모빌리티의 영역으로도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새롭게 소개된 트리타운(TRITOWN)이 증명했다. 최근 BMW 모토라드에서 선보였던 도심형 이동 수단인 X2시티(X2CITY)와도 흡사하다.
트리타운을 시연하는 모습, 다른 전동 킥보드보다 안정적일 것 같다.
흔히 전동 킥보드라고 불리는 킥 스쿠터로 볼 수 있지만 야마하는 LMW 기술로 프론트에 두 개의 바퀴를 적용시켰다. 리어 휠 허브 모터로 구동하는 트리타운은 전체 길이가 약 110cm, 폭은 60cm, 높이 113cm로 경량화된 도심 속 근거리 이동 수단으로 제시됐다.
크로스허브 콘셉트는 자동차 시장에 대한 야마하의 욕망일까
크로스 허브(Cross Hub)
야마하가 진짜로 자동차 시장을 포함한 6휠 브랜드로 자신들의 영역을 넓히려는 것은 아닐지 다시 의심하게 만든 콘셉트 모델이 바로 크로스 허브(Cross Hub). 크로스 허브는 4인 승차가 가능한 픽업 트럭에 가깝다. 실제로 모터쇼 현장에서 자사의 오프로드 모터사이클을 뒤쪽 적재 공간에 올려두기도 했다. 활동성과 도심 주행성을 함께 겸비한 것이 특징. 물론 야마하 다운 유려한 디자인은 여느 모터쇼에서 등장한 자동차 브랜드의 콘셉트 모델에 뒤지지 않는다. 널리 알려진 것은 아니지만 야마하는 과거에 직접 자동차 제작에 나선 적도 있다. 또한, 크로스 허브 이전에도 야마하는 콘셉트 카를 선보여 왔다. 사실 야마하의 역사에서 자동차는 빼놓을 수 없다. 타 제조사에 기술을 보태는 것 뿐 아니라 자사 이름으로 1961년 YX 30이란 2인승 로드스터를 개발하기도 했었다.
야마하의 디자인 실력은 어떤 브랜드에도 뒤지지 않는다.
어쨌든 최근 야마하의 이런 움직임은 자동차 시장 진출이라는 이름보다 야마하의 역량을 증명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야마하가 자동차를 제작해 내놓는다면 그것도 무척 재미있지 않을까.
모토로이드는 단순한 디자인 결과물이 아니다.
모토로이드(MOTOROiD)
야마하의 모토로이드(MOTOROiD)는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우선은 어떻게 타야하는 것인지 감이 오지 않을 수도 있다. 구조도 매우 독특하고, 어쩌면 디자인 학부의 대학생이 그림으로 혹은 모형으로 구현한 상상 속의 디자인으로만 보일 수도 있다.
모토로이드는 리어 스윙암이 좌우로 돌아가 스스로 균형을 잡는다.
하지만 야마하는 여기에 혼다 라이딩 어시스트와 같은 셀프 밸런싱 기술을 투입시켰다. 방식은 좀 다르다. 리어 휠 허브에 장착된 전기 모터가 구동하면서 리어 스윙암이 좌우로 돌아가면서 균형을 잡는다. 혼다가 프론트 휠을 좌우로 돌리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샐프 밸런싱 모터사이클은 최근 자동차 시장에서의 자율 주행 시스템과도 비교할 수 있다. 물론 모터사이클의 경우는 라이딩이라는 특유의 즐거움을 대신해주는 시스템보다는 저속 주행 등에서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방법으로 제시되는 것이 주된 목적이 될 수 있겠지만 말이다.
모토봇은 이전보다 발전했다, 아직은 발렌티노 로시보다 느리지만.
모토봇(MOTOBOT)
모터사이클에서의 인공지능 혹은 자율 주행 시스템이 실제 라이딩이 아닌 보조적 역할이 주된 것이란 의견을 야마하는 받아들일 생각이 없는지도 모른다. 모터사이클을 타는 로봇이란 의미의 모토봇(MOTOBOT)은 야마하의 대표 슈퍼스포츠 기종인 R1M에 올라 스스로 달린다. 이미 지난 모터쇼에서도 야마하가 선보였던 모토봇은 올해 버전2로 소개됐다. 걸음마 수준이었던 모토봇은 2017년의 목표인 시속 200km 이상으로 달릴 수 있게 되었고, 모토GP 레이서인 발렌티노 로시의 기록에 도전했다. 물론 아직은 로시가 훨씬 빨랐지만, 모토봇은 앞으로도 주행 성능을 학습하며 더 발전할 것이다. 모토봇이 더 빠르고 안전하게 달릴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다면, 어쩌면 시판 모터사이클에 인공지능으로 초보 라이더도 GP선수처럼 달릴 수 있도록 보조해 줄 수 있는 때가 올지도 모른다.
스즈키 SV650X를 활용하기로 마음먹었다.
스즈키 (SUZUKI)
경승용차 시장에서 영향력이 높은 스즈키는 이번 도쿄 모터쇼에서 자동차에 더 많이 집중한 모습을 보였다. 새롭게 공개된 모터사이클 기종은 2종. 자사의 베스트셀링 네이키드 모터사이클인 SV650을 네오 레트로 스타일로 꾸며놓은 SV650X와 소형 스쿠터 기종인 스위시(SWISH)가 주인공이다.
SV650X는 네오 레트로 스타일을 표방한다.
SV650X
미들급 네이키드 시장에서 절대적인 신뢰와 높은 가치를 유지하고 있는 SV650은 스즈키의 효자 상품 중 하나다. 이런 SV650의 스타일 변신은 다양한 방법으로 제시되어 왔다. 유럽 시장에서는 스크램블러 스타일을 연출했었고, 이미 지난 2016년 오사카 모터사이클 쇼에서 SV650 랠리라는 이름으로 야간 내구 레이스 스타일을 적용한 적이 있었다.
헤드라이트를 덮는 커버는 방풍성을 위한 설정으로 보이진 않는다.
이번에 발표된 SV650X는 SV650 랠리의 스타일을 조금 다듬은 수준에서 그 변화가 그쳤다. 차량 자체가 갖고 있는 매력적인 완성도를 생각하면 이런 스타일 변화는 소비자 입장에서도 반갑겠지만, 스즈키 입장에서는 큰 비용과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 인기를 지속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소형 스쿠터 시장에서 인기를 누렸던 스위시가 뉴모델로 새롭게 등장했다.
스위시(SWISH)
스즈키의 소형 스쿠터인 스위시(SWISH)는 이번이 첫 등장이 아니다. 기존의 스위시는 기본적인 차체 구성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도 충분한 역할을 해 인도 시장 등에서 높은 판매고를 보였던 모델이다. 이번 도쿄 모터쇼에서 공개된 스위시는 그 스타일을 보다 깔끔하고 날렵하게 다듬어냈다.
날렵한 인상을 주는 디자인이 특징이다
125cc 단기통엔진에 전후 10인치 휠, 프론트에는 디스크 브레이크가 리어에는 드럼 확장식 브레이크를 적용했다.![]()
가와사키 (KAWASAKI)
가와사키 중공업 역시 새로운 모델은 단 두 대 뿐이었다. 하지만 그 여파는 최신예 기술로 무장하여 미래로 맹진하고 있는 브랜드들보다 크다. 일본 대형 모터사이클 붐의 시작점에 있는 Z1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내놓은 Z900RS 때문이다. 또 다른 모델은 가와사키의 쿼터급 슈퍼스포츠 닌자400이다.
Z1의 현대적 재현이 바로 Z900RS다
Z900RS
사람들은 아직 현대적인 네오 레트로를 기다리지 않는지도 모르겠다. Z900RS는 가와사키의 상징과도 같은 ‘Z1’를 성공적으로 부활시켰다. 혼다의 CB1100EX 혹은 RS와는 또 다르다. 가와사키의 팬들은 다른 모터사이클 브랜드들의 팬들과 다르기 때문이다.
Z라는 이름만으로 가슴 설레기에 충분하다
아마도 이들은 Z900RS의 최고 마력이 얼마인지, 최신 사양이 얼마나 폭넓게 적용되었는지 따위는 전혀 상관이 없을지도 모른다. 그저 환영할 뿐. Z900RS는 자사의 948cc 수냉식 직렬 4기통 엔진을 얹고 정통파 네이키드 스타일(사실 당시에는 슈퍼바이크였다)로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
Z900RS
관심이 없을 수도 있지만, 최고 마력은 110마력. 본디 Z900의 최고 마력인 123마력에서 출력을 줄였다. 풀 어저스터블 서스펜션과 레디얼 마운트 4피스톤 모노블럭 프론트 브레이크 캘리퍼가 적용됐다. LED 헤드라이트 등은 21세기의 모터사이클 임을 알아볼 수 있는 요소 중 하나. 장비 중량은 215kg으로 알려졌다.
닌자 400
닌자 400 (Ninja400)
닌자(Ninja)는 가와사키의 슈퍼스포츠를 상징하는 이름이다. 일본 내에서 닌자 300이 배기량 제한 규정에 묶여 닌자 250으로 판매되었던 것은 잘 알려진 사실. 또 다른 배기량 제한 규정으로 존재하는 400cc 미만으로 등장한 것이 닌자 400이다. 신뢰할 수 있는 병렬 2기통 엔진 배기량은 399cc로 기존의 닌자 300의 출력보다 높아졌을 것은 당연히 기대하는 부분이지만, 닌자 250처럼 일본 내수 시장에서의 배기량 제한이 없는 타 국가에서도 닌자 400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닌자 400이 해외 시장에서도 배기량 400cc 미만을 유지할지는 미지수였다
발표된 제원에 따르면 최고 마력은 10000rpm에서 45마력, 최대 토크는 8000rpm에서 3.87kg-m이며, ABS가 적용된 상태의 장비 중량은 174kg이다.
나경남기자 britainmania@naver.com <모터사이클 전문 매거진 더 모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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