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극의 오프로드 머신을 만나다, 폴라리스 ORV 오프로드 테스트

POLARIS OFF-ROAD VEHICLES
PART.01
SIDE X SIDE
RANGER XP 1000 EPS / RZR XP Turbo DYNAMIX Edition
폴라리스의 RZR과 레인저 시리즈는 험로 주파 능력과 기능성, 뛰어난 내구성의 사이드 바이 사이드 차량이다. 그리고 스포츠맨 시리즈는 높은 완성도와 성능으로 유틸리티와 스포츠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산과 들에서 펼쳐진 폴라리스 프레스 테스트에서 궁극의 오프로드 머신을 만났다.
21세기 카우보이를 위해
RANGER XP 1000 EPS
레인저 시리즈는 수렵과 농장 관리 등 지극히 북미다운 목적에서 태어난 유틸리티 SXS다. 21세기 카우보이가 타는 말인 셈이다. 이처럼 좌석을 나란히 앉는 형식의 차량을 SXS(side by side)라고 하는데 이 모델은 1.5톤 트럭처럼 중간에 작은 좌석이 하나 더 있는 3시트 버전이다. 흔히 접하는 ATV들과 가장 큰 차이점은 시트에 앉아 안전벨트를 두르고 둥근 스티어링 휠로 조작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자동차와 완벽히 같은 조작법을 가지고 있고 누구나 쉽게 운전할 수 있다.
디자인은 조금은 심심하다고 느껴질 만큼 간결한 라인으로 이루어져 있다. 확실히 폴라리스가 디자인에 보수적임을 느낄 수 있다. 그래도 차량 전반의 디테일이 좋은 덕분에 꽤 야무지고 단단하게 보인다. 미국에서 인기가 높은 고성능 픽업을 축소시킨 형태다. 진짜 자동차처럼 전면 유리와 와이퍼, 좌우 문짝도 달 수 있고 심지어 공조장치도 추가할 수 있다. 상위 옵션에는 히터에 에어컨까지 나온단다.
999cc의 엔진은 82마력의 출력을 낸다. 경차 엔진 배기량에 경차의 출력 정도를 낸다. 하지만 건조중량이 700kg 남짓한 레인저에게는 넘치는 파워를 제공한다. 승차감도 기대이상으로 좋고 의외로 핸들링도 부드럽다. 탑승 위치가 중앙에 가까워 험로에서도 앞뒤 바퀴가 튀어도 운전자는 안정적이다. 4륜이지만 일반 노면에 대응하기 위해 디퍼런셜이 들어가 회전 반경이 작고 선회가 부드럽다.
주행 모드는 2WD, AWD 이외에도 한쪽 뒷바퀴의 회전을 끊어 강제로 디퍼런셜을 잠가 주는 TURF MODE 기능이 추가되어있다. 차체가 그리 높은 것은 아니지만 시트의 높이가 RZR보다 높다 보니 앉았을 때 탁 트인 시야로 운전하기 편하다. 스티어링 휠의 각도가 수직에 가까운 RZR과 달리 하늘을 바라보며 누워있다. 이 때문에 약간은 트럭을 타는 느낌이 든다.
처음에는 무게중심이 높게 느껴져 선뜻 페이스를 올리기가 불안했다. 하지만 퍼포먼스의 한계는 걱정을 넘어선다. 어지간히 잡아 돌려도 차체는 안정적으로 잘 돌아간다. 일단 330mm의 지상고에 전후 서스펜션 작동 범위도 279mm에 달하고 전후 오버행이 없이 차체 끝까지 뻗어있는 바퀴 덕분에 진입각과 탈출각 자체가 일반적인 자동차의 범주로 생각하면 안 될 만큼 크다. 오프로드를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모델이다.
레인저는 그 자체로 레저가 되기도 하고 레저를 위한 도구가 되기도 한다. 특수목적 차량으로 사용되기도 하고 장갑을 더해 군용으로 쓰이기도 한다. 누구의 손에 있느냐에 따라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모두가 빠르고 재밌기 위한 것
RZR XP Turbo DYNAMIX Edition
랠리 경기의 쿼드 분야에서 늘 상위를 마크하는 모델이 있다. 누구보다 빠르게 오프로드를 달리는 것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는 RZR(이라고 쓰고 레이저라 읽는다) 시리즈다. 그중에서 RZR 터보 다이내믹스 에디션은 가장 강력하고 똑똑한 모델이다.
925cc의 프로스타 터보 2기통 엔진은 터보를 추가해 168마력의 출력을 낸다. 폴라리스의 무단변속기인 PVT미션과 조합되었다. 출력이 급작스럽게 터지는 터보 엔진이지만 최적의 회전수를 유지해 강력한 토크로 꾸준히 가속할 수 있는 무단변속기와의 조합이 나쁘지 않다. 스로틀 전개량에 따라 리어의 그립과 드리프트를 쉽게 제어할 수 있다.
특히 4륜 구동(AWD) 상태에서 파워 슬라이드를 동반한 호쾌한 드리프트는 RZR의 특기다. 2륜 모드는 리어를 쉽게 흘릴 수 있는 대신 스핀 해 버릴 가능성이 높지만 AWD 상태에서 네 바퀴가 동시에 미끄러지며 프런트 휠이 방향을 잡고 끌고 간다. 리어 휠이 6%만 슬립하기 시작해도 프런트 휠로 구동력이 이어지는 빠른 AWD 시스템 덕분이다.
또한 차량 중심이 두 시트 아래인 차량 정 중앙에 위치하고 있어 움직임을 이해하기 쉽고 방향을 잡기에 수월하다. 누구나 쉽게 파워풀한 주행을 경험할 수 있다. 이러한 무게중심은 시트 아래에 무게가 나가는 엔진과 연료탱크를 최대한 낮춰 배치하는 설계로 얻어진 것이다. 반면 시트 높이는 경쟁 모델들 보다 높아 시야가 좋다.
다이내믹스 에디션의 핵심은 세계 최초의 액티브 서스펜션을 적용한 것이다. 오프로드 서스펜션의 명가인 폭스와 함께 개발한 이 서스펜션은 상황에 따라 초당 수백 번씩 최적의 댐핑으로 조절한다. 코너링을 돌아나가게 되면 바깥쪽으로 쏠리는 것을 막고 장애물을 발견해 급브레이크 하게 되어도 노즈다운을 최소화해 서스펜션이 작동할 수 있는 폭을 남겨둔다.
차량이 점프하게 되면 모든 서스펜션이 착지를 대비하는 등 오프로드 주행 시 겪는 다양한 상황에 서스펜션이 능동적으로 대처한다. 듀얼 A암 방식의 프런트는 406mm, 트레일링 암 방식의 리어는 457mm의 작동 폭을 가진다.
7인치의 LCD 계기반인 ‘라이드 커맨드’는 기본적인 디지털 계기반의 역할과 동시에 RZR의 다양한 전자장비를 세팅하고 차량을 점검 진단하거나 다양한 정보를 표시해준다. 터치스크린은 글러브를 끼고도 작동할 수 있다. 차량에 백미러는 없지만 후진을 넣으면 터치 모니터에 후방 카메라가 들어와서 편리하다. 후방카메라는 원할 때 켜 볼 수 있어 주행 중 뒤쪽 상황을 모니터링하기 좋다. 또한 GPS가 내장되어 있으며 다른 RZR과 함께 주행하면 서로의 위치가 화면에 표시되는 그룹 라이드를 지원한다. 고프로와 동기화하여 영상 촬영을 화면으로 제어하는 것도 가능하다.
네 바퀴를 달고 있는 것 중에 이처럼 순수하게 재미만을 추구한 것이 있었나 싶을 만큼 신나는 탈 것이었다. 지금도 섹시하게 엉덩이를 흔들며 코너를 빠져나가는 감각이 머릿속에 선명하다. 이날 RZR은 단숨에 내 인생의 버킷리스트에 들어왔다.
PART.02
ATV
SPORTSMAN 1000XP & SPORTSMAN 450 HO EPS
RZR과 레인저가 넓은 평야를 달리는 이미지라면 산길은 ATV의 무대다. 컴팩트한 차체와 강력한 엔진, AWD 그리고 전자식 파워스티어링으로 무장한 스포츠맨 시리즈는 어떠한 환경이라도 개척할 수 있는 강력함을 지녔다. 그리고 라이더에겐 역시 핸들바가 달려야 제맛이다.
작지만 강력한 톱클래스 ATV
SPORTSMAN 1000 XP
450과 큰 차이 없어 보이는 외형에 90마력의 952cc의 2기통 트윈 엔진이 들어있다. ATV에겐 엄청난 배기량이지만 외형만으로는 그리 크지도, 무서워 보이지도 않는다. 폴라리스는 쓸데없이 덩치를 키우거나 멋을 부리는 게 아니라 꼭 필요한 부분만 키우고 이유 없는 멋 부리기 없는 담백함이 특징이다. 하지만 외형부터 450과는 차별화된 완성도가 있다.
출발하자마자 강력한 힘을 느낄 수 있다. 내부적으로는 많은 부분들이 전자식으로 제어되지만 라이더가 느끼는 감각은 아날로그적이다.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 EPS가 기본으로 장착되었는데 핸들을 돌리는 피로도는 덜어주고 조작의 이질감은 전혀 없다. 또한 험로를 달릴 때 핸들로 전해지는 피드백이 약하다. 그 덕분에 체력 소모가 훨씬 적다. 같은 코스를 돌더라도 EPS 없이 달릴 때의 체력의 70%도 쓰지 않는 느낌이다.
바이크에서는 흔한 90마력이지만 기어비가 낮은 ATV에서는 엄청난 파워를 만든다. 다행인 점은 누구나 다루기 쉽도록 주행모드를 3가지로 나누었다는 것이다. 모든 모드에서 풀파워를 내지만 파워가 나오는 과정이 ‘부드러움’ 혹은 ‘즉각적인’ 반응으로 나뉜다. 스탠더드 모드는 그 중간의 가장 표준이 되는 모드로 충분히 활기차게 달리면서도 차량을 다루기 좋다. 스로틀 조작의 실수를 막아 줄 미세한 지연이 느껴질 뿐 상당히 즉각적인 반응을 보여준다. 워크 모드는 스로틀을 부드럽게 제어해 위험을 최소화해주는 모드다. 실수를 줄여주고 스로틀 워크를 여유롭게 조작할 수 있어 천천히 그립 주행으로 코스를 달릴 때도 유용했다. 퍼포먼스 모드는 주행 전 관계자로부터 가급적이면 쓰지 말아달라는 말을 들었다. 호기심에 사용해봤는데 엄지 손가락 하나로 토크를 펑펑 터트리는 즉각적인 응답에 프런트 휠이 마구 떠오른다.
파워풀한 주행성능
4륜 구동이 만들어내는 주파력은 상당하다. 서스펜션은 전후 듀얼 A암을 장착했으며 트래블은 전륜이 229mm 후륜이 260mm에 달한다. 일반적인 오프로드 바이크였으면 한참을 비비고 용을 써야 올라갈 수 있는 언덕을 너무 쉽게 올라가버린다. 4배의 트랙션을 얻기 때문이다. 물론 두 바퀴와 네 바퀴가 서로 유리한 코스가 나뉘지만 이렇게 쉽게 가다니 약간은 반칙처럼 느껴질 정도다.
전자식 모드 변경으로 버튼 하나로 후륜구동으로만 주행도 가능하다. 코너가 깊은 코스는 후륜으로 살짝 흘려서 돌아가는 게 회전반경이 작아 유리했다. 특히 450보다 회전반경이 큰 1000XP는 헤어핀 코너에서 후륜 테크닉이 상당히 중요하다. 타는 내내 인상적이었던 것은 시트가 정말 폭신하고 편했다는 것이다. 덕분에 장시간 타도 불편하지 않다. 약간의 옵션을 더하면 투어용으로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다. 유틸리티와 스포츠, 그리고 투어링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모델이다.
다재다능함이 돋보이는 스포츠 유틸리티 ATV
SPORTSMAN 450 HO EPS
시트 포지션은 의외로 여유롭다. 자연스러운 기마자세가 나오며 앞뒤로 길쭉한 시트는 푹신해 엉덩이가 편안하다. 발판도 큼직해 발이 왔다 갔다 해도 어디 하나 걸리는 데 없이 편하다. 풋 브레이크는 니그립을 한 상태에서도 발뒤꿈치를 슬쩍 들어 조작해야 해 약간의 요령이 필요했다.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은 생각보다 매끄러웠다. 주행을 시작하면 자연스레 조향되며 원하는 대로 방향을 틀어주기만 하면 된다. 스로틀은 엄지로 스로틀 레버를 눌러 작동하는 방식으로 부드럽게 작동하는데, 기민한 스로틀 반응은 아니지만 저항이 느껴지는 순간부터 입력 감도에 비례해 출력이 나와 이해하기 쉬웠다. 500cc 4스트로크 SOHC 단기통 엔진에서 나오는 출력은 차체를 압도할 만큼은 아니지만 적절한 토크로 원하는 만큼의 출력을 가져다 쓰기 좋다. 단기통 특성의 실린더의 폭발 하나하나의 도톰한 진동이 느껴지는 편으로 저회전에서는 부드럽게 스로틀을 여는 맛이 좋았고 고회전으로 엔진을 돌려 재빨리 쏘아붙이는 재미도 있다.
휠베이스가 1283mm로 스포츠맨 1000에 비해 짧고 휠 사이즈가 작아 좁은 험로에서도 요리조리 장애물을 회피하거나 날렵한 선회를 만들기 좋았다. 이런 길에서라면 오히려 스포츠맨 450 쪽이 놀이 감각이 더 짜릿했다. 상대적으로 차체도 가볍고 스티어링 반응도 기민해 고회전으로 드리프트를 하며 익스트림 스포츠 기분을 내는 것도 좋다. 네 바퀴 굴림 시 안정적으로 트랙션을 만들며 장애물이나 험로 주파도 문제없이 해냈지만 특유의 묵직한 느낌이 있었고, 두 바퀴 굴림은 가벼운 감각으로 리어를 흘리며 놀기 좋았다.
WORK HARD
스포츠맨 450은 기본적으로 유틸리티를 한 장르로 품고 있다. 프런트 상단에는 여닫이 식으로 수납공간이 제공되어 활용도를 높였고 리어는 캐리어를 장비해 추가 적재를 고려했다. 여기에 별도 옵션인 스틸 튜브형 범퍼와 캐리어 등을 장비하면 뭔가 더욱 본격적인 느낌도 든다. 레저 분야는 물론 농가에서도 훌륭하게 어떤 일이든 해낼 구성이다.
폴라리스의 홈페이지나 브로슈어에 등장하는 이미지를 보면 ‘저렇게 진지하고 멋있게 농사짓는 모습을 연출할 것까지 있나’하고 생각이 들 정도로 농촌 산업현장에서의 쓰임새를 강조하고 있다. 시승을 하고 나니 이제야 어렴풋이 알 듯도 하다. 다재다능한 쓰임은 물론 현장에 가는 짧은 순간에도 스로틀을 과격하게 여는 것만으로도 스포츠 감각을 극도로 자극하니까. 우스갯소리지만 농가의 무료함을 달래줄 키덜트 모빌리티로 실용성과 활용성을 미끼로 아내를 설득하기에도 그럴싸하지 않은가.
글 양현용/이민우 ㅣ 사진 모터바이크, 더모토
취재협조 폴라리스 코리아 www.polariskorea.co.kr
제공 월간 모터바이크 www.mb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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