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잉카 첫 등장은 100년전…올해 상용화 전망
올해 상용화 모델 소비자에 인도…보급화는 2025년 전망
대중화까진 ‘수직이착륙 비행 제어’ 등 기술적 개선 필요
미국·중국·일본 등 해외 국가는 상용화 추진
“한국, 항공우주 ICT 시대에 대비해야…고급인력·기술력 육성”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던 ‘플라잉카(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머지않은 미래에 현실로 등장할 전망이다.
20일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의 ‘항공우주 ICT 유망 분야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플라잉카는 이제 2020년대 상용화를 시작할 예정이다.
플라잉카는 미국 헐리우드 SF영화에서 단골처럼 등장하는 근거리 항공 이동수단이다.영화에서는 대부분 전통적 자동차 형태를 갖추고 있으며, 구체적 추진 방식은 언급되지 않으나 수직이착륙(VTOL) 및 도심에서 저고도 비행이 가능한 비행체로 묘사되곤 한다.
◇최초의 플라잉카 개발은 1917년부터…줄지어 상용화 실패
지금까지 현실에서 개발된 플라잉카는 도로 주행이 가능하고 하늘도 날 수 있는 자동차와 비행기의 하이브리드 형태였다.
1917년에는 미국 초기 항공업계 역사의 산 증인인 글렌 커티스(Glen Curtiss)가 미국 항공 박람회(Pan-American Aeronautical Exposition)에서 ‘에어로플레인(Aeroplane)’이라는 이름으로 자동차와 비행기가 결합된 형태의 항공기를 최초로 전시한 바 있다.
1937년에는 미국 항공기 개발자인 왈도 워터맨(Waldo Dean Waterman)이 최초로 꼬리 날개가 없고 현대식 3점식 랜딩 기어를 갖춘 항공기 ‘에어로빌(Aerobile)’을 개발했다.
1947년에는 테오도어 홀(Theodore P. Hall)이 ‘콘바이르(ConVair)’라는 이름의 플라잉카를 설계하고 시험 비행을 실시한 바 있다. 하지만 연료 부족으로 추락했다.
2003년에는 캐나다인 폴 몰러(Paul Moller)가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플라잉카 ‘M400 스카이카(Skycar)’를 비행 시연한 바 있다. 당시 상당한 액수의 투자를 유치했으나, 이후 기술 개발 진척이 없어 결국 파산했다.
◇상용화 앞둔 업체들 등장…올해부터 제품 인도
이러한 다양한 시도 끝에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는 업체들이 나타나고 있다.
2006년 미국 MIT 대학 졸업생들이 설립한 ‘테라퓨지아(Terrafugia)’는 플라잉카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는 업체 중 하나다. 2017년 11월 중국 지리자동차에 인수됐고, 2018년 10월부터 첫 모델 ‘트랜지션(Transition)’의 예약을 접수받고 있다. 올해 제품을 인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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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플라잉카의 정의와 범위 (자료=IITP) |
테라퓨지아 외에도 네덜란드 ‘팔브이(PAL-V)’, 슬로바키아 ‘에어로모빌(AeroMobil)’, 미국 ‘삼손스카이(Samson Sky)’ 등 플라잉카 업체들이 올해와 내년에 잇달아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팔브이는 2017년 2월 플라잉카 업체 중 가장 먼저 한정 모델 90대를 예약 접수 받았고, 올해 제품을 인도할 예정이다. 에어로모빌은 올해 비행 테스트를 실시하고 2020년에 제품을 인도할 예정이다. 다만 가격은 대당 130만 달러로 매우 높은 편이다. 상용화 계획은 2025년이다. 삼손스카이는 2018년까지 870대의 예약을 접수했으며, 지난해 프로토타입 시험 비행을 거쳐, 올해 말부터 고객이 직접 조립하는 키트 형식 제품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플라잉카, 항공전자 기술의 진보로 촉진 플라잉카 상용화는 항공전자 기술의 진보와 대도시 교통체증 심화로 인해 촉진되고 있다. 과거 플라잉카 상용화가 실패했던 이유는 비행기보다 작은 기체에서 도로 주행과 비행이 모두 가능하도록 설계하는 것이 매우 어렵고 복잡했다. 또 플라잉카의 기체 가격은 경비행기보다 비쌌다. 그러나 최근 ▲항공/드론 기술 ▲배터리 기술 ▲인공지능/자동화 기술의 발전은 플라잉카의 기체/운항 비용을 크게 낮춰 플라잉 택시 서비스 상용화 문턱을 크게 낮출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물론 플라잉카가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앞으로 여러 기술적 문제들이 해결돼야 한다. 대표적으로 ▲수직이착륙 비행 제어 기술 ▲배터리 밀집도 향상 ▲완전자율비행 기술 ▲소음공해 저감 ▲플라잉카 관제 기술 등에서 개선이 필요하다.◇플라잉카 본격적인 보급은 2025년 이후 전망 정보통신기획평가원에 따르면 플라잉카 상용화는 올해부터 시작되겠지만, 본격적 보급은 2025년 이후부터가 될 전망이다. 특히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은 ‘자동차+항공기형’ 플라잉카보다 비행만 가능한 ‘드론/항공기형’ 플라잉카가 보다 널리 보급될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차+항공기형’은 ‘드론/항공기형’보다 내부 설계가 복잡하고 수요가 많지 않아 가격이 비싸다. 이로 인해 일반 대중이 선뜻 구입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 단점이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은 “높은 가격과 범용성 부족 때문에 ‘자동차+항공기형’ 플라잉카 시장은 플라잉카를 직접 소유/운항하고자 하는 사람을 위한 틈새시장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며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택시처럼 대중교통의 수단으로 빌려 타는 ‘드론/항공기형’ 플라잉카를 보다 선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
▲ 【서울=뉴시스】주요 플라잉카 개발 역사 (자료=IITP) |
◇미국·중국·일본 등 해외 국가, 상용화 추진 미국은 여러 스타트업들이 플라잉카를 개발 중이며, 우버 엘리베이트(UBER Elevate)가 최근 2023년 플라잉카 택시 서비스 상용화 계획을 발표했다. 우버는 텍사스주 달라스, 캘리포니아주 라스베이거스 지자체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2020년 시험 비행, 2023년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그 외 호주·브라질·프랑스·인도·영국에서도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의 하이난성 정부는 미국의 플라잉카 스타트업 테라퓨지아를 인수한 중국 지리자동차와 플라잉카 서비스 상용화를 논의 중이다. 일본은 경제산업성, 국토교통성 등 관련 정부부처가 민관합동으로 ‘항공 이동 혁명을 향한 민관협의회’를 개최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시험 비행 실증 실험 시작, 2023년 서비스 상용화 시작, 2030년대부터 실용화를 확대시켜 가는 중장기 로드맵을 최근 확정했다. 특히 일본 정부는 2020년 하계 도쿄올림픽에서 플라잉카로 성화대에 점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토요타자동차·후지쯔 등이 지원하는 연구단체 카티베이터(CARTIVATOR)가 기술 개발 중이다. ◇“우리나라, 항공우주 ICT 시대에 대비해야”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은 이러한 세계적 흐름에 우리나라도 대응하며 기술력 확보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항공우주 분야 경쟁력은 물론 이를 활용한 항공우주 ICT 융합 기술 및 시장도 선진국 대비 매우 취약하다”며 “미래 유망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는 항공우주 ICT 분야를 선진국 기업들에게 그대로 내어줄 경우, 우리나라는 또 다시 기술 종속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따라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분야를 조기에 발견하고 이를 집중 육성함으로써, 항공우주 ICT 시대에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필요하다면 과감한 인수합병으로 부족한 기술력을 조기에 확보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무엇보다 항공우주 고급 인력을 적극적으로 양성해 새 시대에 대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