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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GSX 1300R 하야부사

태권 한 2021. 5. 26. 15:56

월간모터바이크 입력 2021. 05. 26.

TRACK & ROAD TEST
SUZUKI GSX 1300R HAYABUSA

ROAD TEST

오랜 역사만큼 성숙한 움직임,
하야부사 로드 테스트

1999년 출시 이후 꾸준한 인기와 함께 3세대 하야부사가 탄생했다. 초창기의 디자인을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현대적인 멋을 가미시켰고 높아진 환경 규제에 대응하는 엔진과 각종 전자장비로 무장했다. 오랜 역사를 가진 하야부사는 도로에서 어떤 모습일까.

하야부사의 이름은 어린 시절부터 알고 있었다. 중학생 무렵 갑자기 모터바이크에 대한 동경이 생겨나면서 다양한 모델에 관심이 생겼고 당시 좋은 모터바이크의 기준은 최고속이 얼마나 높은지가 관건이었다. 그렇게 하야부사는 최초로 최고속 300km/h를 넘긴 바이크라는 타이틀과 함께 내 마음속 1등으로 자리 잡았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디자인

그로부터 약 10년이 흐른 뒤에 3세대로 진화한 하야부사를 만났다. 실물을 보기 전에 공식 이미지만 봤을 때까지는 과거의 디자인을 너무 따라간 것이 아닌가 하는 부정적인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초기 모델의 디자인을 좋아하지만 세대를 거듭한 만큼 과감한 시도가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마주한 3세대 하야부사에는 성숙한 고급스러움과 현대적인 멋이 공존했다. 과거 디자인과 분위기를 그대로 담았으면서도 현시대에 어울리는 디테일이 눈에 띈다.

헤드라이트는 LED타입으로 변경되었으며 하단의 프로젝션 타입의 상향등을 갖추고 있다. 헤드라이트 내부에 한자로 매 준(隼) 자가 새겨져있다. 좌우의 포지션 램프는 방향지시등 역할을 겸한다

페어링 측면의 슬릿과 크롬 라인. 실물로 보니 차량의 중심에서 디테일을 꽉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전체적인 디자인이 같아 보여도 둥글둥글하던 과거의 느낌이 싹 사라지고 날카로운 선들이 부각된다. 전면 헤드라이트와 방향지시등부터 사이드 페어링, 리어 카울, 캐노피, 배기 머플러 라인까지 모든 파츠가 날렵하다. 오랜 풍동 테스트를 통해 공기역학적으로 설계되었으며 이는 공기저항을 최소화하고 다운 포스를 강화하는 효과를 낸다. 등화류에 모두 LED를 적용했고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결합된 계기반에서 과거의 감성과 현대적 기술이 느껴진다.

신형 하야부사에서 가장 새로운 디자인 요소는 테일램프다. 기존의 스타일과는 전혀 다른, 마치 슈퍼카의 엉덩이를 보는 것 같은 디자인에 폭이 상당히 넓어 존재감 넘치는 뒤태를 완성한다

차체 안쪽으로 칠해진 골드 컬러의 포인트가 돋보이며 리어 시트 캐노피는 가속 시 엉덩이를 잘 받쳐준다. 시트의 쿠션은 눈으로 보기에도 푹신하다

상상 이상의 편안함

하야부사는 커다란 몸집만큼이나 차량 중량도 상당하다. 제원상 주행 가능한 상태의 무게가 264kg으로 일반적인 어드벤처 모델과 비슷하거나 그 이상인 수준이다. 그래서 꽤나 긴장감을 갖고 바이크에 올랐다.

그런데 바이크에 동력이 전달되면서 움직이기 시작하면 무게감이 확 줄어든다. 스포츠 바이크의 형상을 갖췄지만 높은 핸들 바와 푹신한 시트가 투어링 성격을 드러낸다. 시트가 전후로 길기 때문에 폭넓은 신장의 라이더에 대응할 수 있다. 기본적인 주행 모드는 3가지로 마련되었는데 가장 약한 C 모드로 달리기 시작했다. 가장 부드럽고 전자장비의 개입이 빠른 설정인데 기어 단수와 엔진 회전수에 관계없이 모든 영역에서 넉넉한 토크로 밀어준다. 제원상으로 이전 모델에 비해 최고출력이 감소하여 190마력을 발휘하지만 중저속 영역의 토크는 상승했기 때문이다.

냉각효과를 극대화하는 디자인의 브렘보 스티레마 캘리퍼와 플로팅 320mm디스크가 조합되어 강력한 제동성능을 보여준다

320mm 더블 디스크와 브렘보 스티레마 브레이크 캘리퍼는 제동 시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다. 높은 중량에 비해 무게 중심이 낮고 타이어의 마찰력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IMU 기반의 ABS와 연동 브레이크 시스템으로 진입 속도가 빠르거나 미끄러운 노면 상황에서도 부담이 적다. 기본으로 적용된 리프트 방지 제어 시스템도 제동 시 무게 중심이 급격하게 쏠리는 것을 막아 라이더의 피로를 덜어준다. 최고 속도 제한 기능과 크루즈 컨트롤은 규정 속도를 넘는 것을 걱정할 필요 없이 편안한 주행을 돕는다. 스포츠 바이크의 외관이지만 투어링을 고려한 요소들이 고맙다.

본격적인 주행의 맛

하야부사가 모터바이크 최초 300km/h 달성이라는 타이틀로 유명했던 만큼 본격적인 성능이 궁금했다. 주행모드를 B로 바꾸고 조금 더 강한 제동과 감속을 이어갔다. 최고출력이 높아지고 전자장비의 개입이 줄어든 만큼 훨씬 더 리듬감이 빨라졌다. 예상보다 좌우 움직임 전환이 리드미컬하여 다루는 재미가 있다. 휠베이스가 긴만큼 기울어진 후 그려지는 선회 라인이 날렵하진 않지만 코너링 ABS 덕분에 라인을 수정하기 쉽다. 초보자 입장에서 금방 기울어지고 날렵한 선회 라인이 그려지는 슈퍼바이크에 비해 더 다루기 쉽게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중저속 토크가 높은 만큼 기어 선택에 대한 부담도 적어 코너를 즐기기 좋다. 계기반 중앙에 설정한 전자장비의 단계가 표시되며 스로틀을 과감하게 열다 보면 트랙션 컨트롤이 개입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차량 중량이 높고 타이어 마찰력이 우수한 설정임에도 출력이 남아도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타이어는 브리지스톤과 협업하여 탄생한 하야부사 전용 배틀랙스 하이퍼 스포츠 S22 타이어가 장착되었다.

와인딩 로드를 들어섬과 함께 A 모드를 설정했다. 스로틀 반응이 한층 더 날카롭고 전자장비의 개입이 줄어들어 본연의 맛을 즐기기 좋다. 강력한 제동 뒤 바이크를 기울이고 탈출 구간에서 스로틀을 열면 프런트가 움찔거린다. 하지만 차량의 안정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부담이 적다. 직선주로 나와 스로틀을 비틀고 퀵시프트로 빠르게 변속하다 보면 계기반의 속도 게이지가 순식간에 넘어간다. B모드와 최고출력은 동일하지만 스로틀 반응 및 중저속 영역의 가속감이 현저히 다르다. 트랙션 컨트롤과 리프트 컨트롤 개입이 낮은 만큼 윌리도 쉽게 일어난다. A모드를 경험하기 전까지 그냥 투어링 모델이구나라고 생각했는데 더 이상은 아니다. 스포츠 바이크의 짜릿한 쾌감을 느끼기에 충분한 정도다. 기본적인 주행모드 이외에도 라이더의 주행 스타일과 환경에 따라 3가지 모드를 커스터마이징하여 추가할 수 있다.

사실상 더 강력해진 하야부사

하야부사는 기존과 동일한 수치의 1,340cc 직렬 4기통 엔진으로 유로 5에 대응했다. 하지만 24가지 이상의 엔진 핵심 부품을 새롭게 설계하고 엔진 케이스의 볼트 재질과 조임 방식을 개선해 진동을 줄이고 내구성을 높였다. 높아진 환경 규제 때문인지 결과적으로 최고출력은 다소 줄었지만 0-100km/h는 0.2초 줄어든 3.2초를 기록했고 0-200km/h는 0.1초 줄어들어 실제 라이더들이 활동하는 영역은 더욱 강력해졌다. 전자식 스로틀이 적용되어 가속감이 더욱 자연스럽고 업 다운 양방향 퀵시프트로 쉽고 빠른 가속이 가능하다. 여기에 램에어 시스템과 듀얼 배기 시스템이 매력적인 흡기음과 배기음을 내어 주행의 재미를 높인다.

계기반은 작은TFT화면과 4실린더 계기반이 더해졌다. 시인성이 뛰어나고 다양한 메뉴를 조작하기 편하다. 바늘의 움직임이 빠르고 반응이 즉각적이라 엔진의 반응을 더욱 섬세하게 느낄 수 있었다

만약 하야부사가 과거 명성과 인기만 믿고 안주했다면 한물간 명관으로 평가받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을 수도 있다. 하지만 스즈키는 하야부사의 역사가 깊고 인기가 높았던 만큼 개발에 혼신의 힘을 다한 것 같다. 오랜 멋을 지키면서도 현대적인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성능과 품질을 모두 높였다. 그 결과, 당연하게도 하야부사의 향수가 있는 라이더부터 고성능을 추구하는 라이더까지 폭넓은 연령층을 만족시킨다. 더불어 하야부사의 역사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

TRACK TEST

트랙위의 활공,
하야부사 트랙 테스트

이번 테스트는 인제 스피디움과 인근 도로에서 도로와 트랙 모두에서 진행되었다. 스즈키가 얼티밋 스포츠 바이크라고 자랑하는 하야부사의 진가를 확인해볼 찬스다.

만약 자신이 스즈키의 제품개발팀에 속해있다면 어떤 모델의 후속이 가장 만들기 힘들지 생각해 보자.

답은 쉽게 나온다. ‘하야부사’ 오랜 시간 초고속 모터바이크의 상징 같은 존재였고 많은 이들이 동경하는 모델이기 때문이다. 기본적인 기대치가 높고 완성도 높은 아이코닉한 디자인은 어떻게 바꾸더라도 모두를 만족하긴 어렵다. 신형 하야부사의 디자인을 사진으로 보았을 때는 살짝 과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둥글둥글했던 선들이 너무 날카로워지고 더 공격적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진보다 실물이 훨씬 낫다. 더 스포티해 보이면서도 본래 가지고 있던 풍만함은 더 커진 존재감으로 커버하고 있다. 한눈에 하야부사임을 알아볼 만큼 원래의 선들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서 디테일은 새롭다. 그리고 스즈키 스포츠 바이크의 디테일이 곳곳에 녹아있다.

편안해서 빠르다

하야부사는 편안하기 때문에 빠르다. 하야부사에 대한 경험이 없다면 이게 무슨 말인가 싶겠지만 한번이라도 타 보았다면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도로에서 하야부사가 슈퍼바이크보다 빠를 수 있다면 그건 출력이 강력해서가 아니라 편안해서다. GSX-R1000과 비교하면 더 편안한 포지션, 넉넉한 토크, 라이더에게 바람을 거의 보내지 않는 완벽한 에어로 다이내믹 등 하야부사가 가진 모든 요소들은 편안함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래서 고속으로 달려도 라이더가 느끼는 속도감은 절반 수준이다. 고속 영역에서도 속도감과 공포심을 덜 느껴지게 하고 라이더의 피로를 줄여주기 때문에 장시간 고속으로 달려도 지치지 않을 수 있다. 한순간 더 빨리 달리는 건 쉬워도 평균 속도에서 하야부사를 따라가기는 힘들다. 그게 편안함이 선사하는 빠름의 정체다.

하야부사에 앉으면 연료 탱크를 끌어안듯 타는 자세가 되지만 잔뜩 긴장감을 주는 슈퍼스포츠와 달리 의외로 편안함과 푸근함을 느끼게 된다. 그런데 사실 포지션 자체는 슈퍼스포츠와 크게 다르지 않고 시트고와 풋패그의 높이가 살짝 낮아진 만큼 핸들바가 상대적으로 조금 높을 뿐이다. 슈퍼바이크 자세에서 긴장을 아주 살짝 푼 자세지만 느낌은 확 다르다. 차체가 앞뒤로 길지만 핸들바가 몸 가까이로 당겨진 덕분에 탑승자의 포지션 자체는 슈퍼바이크 수준이다.

트랙 테스트

트랙 테스트가 시작되었다. 타이어의 열을 올리기 위한 웜업주행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페이스를 올려 달리기 시작했다. 하야부사가 트랙에서 보여준 퍼포먼스는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이 덩치가 이렇게 날렵하게 돈다고?” 기본적으로 주행 감각이 슈퍼바이크와 크게 다르지 않다. 트랙 주행이지만 전혀 억지스러움이나 이질감 없이 달릴 수 있었다. 다만 슈퍼스포츠가 방향을 바꿀 때 몸이 앞서고 바이크의 회전을 이끌어가는 느낌을 받는다면 하야부사는 그보다 한 발짝 뒤에서 바이크 함께 달리는 느낌이다. 라이더 입장에서는 이게 오히려 큰 안심감을 준다. 물론 짧은 코너나 테크니컬 구간에서 방향을 빠르게 바꿔 나갈 때는 긴 휠베이스가 느껴진다. 프런트의 움직임도 날카로움보다는 안정적인 세팅이다.

서스펜션 역시 일반 도로에서의 승차감을 위한 세팅이기에 본격적인 트랙주행에는 살짝 무르게 느껴지는 편이었다. 하지만 이런 점들이 모여 하야부사가 편안하게 라인을 그리게 돕는다. 특히 인제 스피디움 3번 코너는 급경사에 범프까지 있어 늘 불안한 마음으로 돌아나가는데 하야부사는 구렁이 담 넘듯 지나가 버린다. 묵직한 차체와 잘 조율된 서스펜션 덕분이다. 서스펜션이 채 거르지 못한 잔 충격은 푹신한 시트에서 한 번 더 걸러진다. 트랙에서 달리는 모든 과정에서의 절대속도가 느리지 않다. 사진만 봐도 얼마나 재밌게 탔는지 하야부사가 편해서 빠르다는 이야기는 서킷에서도 유효한 것이다. 주행 시 계기반에 린앵글과 액셀레이터 전개량, 제동력 등이 표시되는 점이 재밌었다. 차체 기울기는 46도에서 뱅킹센서가 슬슬 갈리기 시작한다.

사냥감을 노리는 송골매처럼

도로에서 제대로 달려보지 못한 고속 영역은 트랙에서 제대로 느껴보기로 했다. 마지막 코너를 지나 스트레이트로 진입하며 몸을 웅크리고 윈드 실드 뒤로 숨어 묵직한 스로틀을 크게 비틀어 끝까지 열었다. 회전계 바늘이 바쁘게 움직이며 순식간에 속도가 치솟는다. 어깨와 정수리에 바람이 느껴지지만 엔진 사운드 말고는 지나치게 고요한 느낌이다. 양산 모터사이클 중 최고 공기저항계수를 자랑하는 하야부사는 흡사 공간을 가르며 빨려 들어가는 느낌으로 가속한다.

사냥감을 노리며 낙하하는 송골매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이런 느낌일까? 멀리 보이던 메인 아치가 순식간에 다가온다. 흠칫 놀라 계기반을 확인하니 240km/h 눈금을 터치하고 있다. 약 600m의 인제 스피디움 직선주로가 너무 짧게 느껴진다. 스로틀을 되돌리고 브레이크 레버를 힘껏 쥐었다. 브렘보 스티레마 캘리퍼의 강력한 브레이크 성능은 육중한 하야부사의 속도를 순식간에 잠재운다. 터치감부터 최대제동력까지 기존의 악명 높았던 스즈키의 브레이크 성능에 대한 불만을 모두 날려 버릴 만하다.

실리를 추구하다

신형 하야부사의 소식을 들었을 때 사람들은 하야부사라는 이름에 걸맞는 성능을 기대했다. 배기량이 1,400cc가 되었다느니 터보나 슈퍼차저같은 과급기를 달 것이란 이야기도, 시속 400km/h를 넘는 괴물이 될 것이란 기대감도 있었다. 하지만 공개된 하야부사는 엔진도 프레임도 기존의 것을 재활용해 유로5에 대응하며 개량한 것이 되었다. 스펙상 출력은 오히려 낮아졌다. 그래서 언뜻 부분변경 모델처럼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며 이에 실망하는 사람도 많다. 초대 하야부사가 등장했던 당시의 충격만큼 새롭지 않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다. 최고속 경쟁을 떠들어봐야 인터넷에 도로 위 300km/h 질주에 대한 무용담을 늘어놓았다가는 경찰서에서 연락을 받게 되는 시대니까. 하야부사가 라이더들에게 사랑받았던 것이 단지 최고속이 시속300km/h를 넘나드는 성능 때문이었을까? 분명 최고속 타이틀의 후광효과는 상당하지만 이미 오래 전 성능으로 하야부사를 성능으로 능가했던 모델은 수두룩하게 등장했다. 게다가 요즘 슈퍼바이크는 200마력을 가볍게 넘기면서도 무게는 하야부사보다 6~70kg은 가벼워졌다. 성능 면에서 하야부사가 특별했던 것은 20년 전 이야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야부사가 누적판매량이 19만대에 육박하고 이토록 오랫동안 사랑받은 것은 카리스마 넘치는 디자인, 뛰어난 밸런스가 선사하는 고속 안정성과 특유의 편안함, 그리고 뛰어난 내구성 등 여러 가지 장점들이 합쳐진 결과다. 스즈키는 이러한 하야부사의 이미지가 아닌 연속성에 초점을 맞춘 신형모델을 선보였다.

강정일 대표와 함께 트랙을 달리다

이번 테스트에서 스즈키 코리아 강정일 대표도 함께 트랙을 달렸다. 강정일 대표는 국내 모토크로스 1세대 선수 출신으로 1990년에 차량 15대를 넘으며 30.3미터로 모터사이클 점프 국내기록을 세운 모터사이클계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이날 하야부사와 GSX R1000R을 타고 트랙을 달린 강정일 대표는 20년만의 트랙주행에서도 부드러우면서도 빠른 페이스로 네 번의 세션을 지치지 않고 달려 녹슬지 않은 라이딩 실력을 보여줬다.

브리지스톤 배틀랙스 S22

하야부사의 순정 타이어는 브리지스톤 배틀랙스 S22다. 이름이나 모양은 일반적인 S22와 동일하지만 하야부사에 들어가는 순정 모델은 브리지스톤이 하야부사만을 위해 새롭게 개발한 전용 타이어라고 한다. 트랙주행에서 타이어의 예열도 빠르고 온도가 적당히 오른 타이어의 그립이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뱅킹센서를 긁어가며 빠르게 돌아나가는 와중에도 불안한 움직임이 전혀 없다보니 새롭게 더해진 전자장비가 끼어 들 틈도 주지 않는다. 차체와 궁합이 아주 좋게 느껴졌다. 하야부사의 강력한 출력에 이정도 그립을 내는 타이어라면 짧은 마일리지가 걱정되었는데 실제 주행 마일리지는 괘 우수한 편이라고 하니 기술의 발전이 놀랍다.

GSX-R1000R VS HAYABUSA

하야부사 시승 일정 중 스즈키의 대표 슈퍼바이크인 GSX-R1000R 모델과 함께 비교해볼 수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하야부사는 슈퍼바이크의 성격을 제대로 갖췄다. 하야부사의 포지션이 조금 더 느슨하고 차량의 절대무게가 증가한 만큼 짜릿한 코너링을 맛볼 순 없지만 제동과 선회, 탈출 구간의 움직임 매끄럽다. 특히 두 차량 함께 달렸을 때 하야부사의 선회 라인이 비교적 크다는 점을 제외하면 꽤나 비슷하게 달릴 수 있을 것 같다. 당연히 서킷에서 GSX-R1000R의 움직임이 이상적이지만 서킷이 익숙하지 않은 라이더 입장에서는 느긋하게 기울고 완만한 선회라인을 그리는 하야부사가 더 편하고 빠를 것이다.

하야부사의 전자장비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과 윌리컨트롤

TCS시스템 역시 IMU와 다섯 개의 센서를 통해 과도한 출력에 타이어가 미끄러지는 것을 감지하고 기울기에 따라 개입정도를 스스로 조절한다. 트랙션 컨트롤은 개입정도를 10단계로 조절할 수 있으며 완전히 해지하는 것도 가능하다. 전륜이 떠오르는 것을 막아주는 윌리컨트롤 역시 10단계로 입맛대로 설정할 수 있다

런치 컨트롤

정지 상태에서 빠른 가속을 위한 런치컨트롤은 출발 시 회전수를 고정하고 스로틀을 조작할 필요 없이 클러치 조작만으로 가속한다. 3가지 모드를 지원하며 각각 4000, 6000, 8000rpm으로 작동한다.

크루즈 컨트롤과 액티브 스피드리미터

장거리 주행을 위해 스로틀 조작 없이 속도를 유지해주는 크루즈 컨트롤이 기본으로 탑재된다. 2단 기어 이상에서 31km/h~200km/h의 속도를 설정할 수 있다. 추월을 위한 오버라이드 기능과 해지 된 상태에서 재시작 기능도 지원한다. 또한 최고속도를 제한하는 액티브 스피드리미터로 의도치 않은 과속을 막아준다.

전후 연동 브레이크 및 코너링ABS

차체에 관성측정장치IMU를 탑재해 기울기에 따라 ABS의 개입을 섬세하게 조절한다. 전후 연동 브레이크 역시 최적의 전후 제동력 분배를 해주지만 큰 이질감 없이 개입해 주행감각을 해치지 않는다. 급제동 시 비상등을 빠르게 깜빡여 뒷차에 경고를 보내는 비상정지 시그널 기능도 탑재되어있다

퀵시프트

클러치 없이 업다운 모두 변속이 가능한 퀵 시프트가 기본으로 장착된다. 퀵시프트는 작동 민감도를 스포츠와 도심 두 단계로 나누었다. 압력스위치의 조금 물렁한 느낌의 변속감이 조금 아쉽다.

스즈키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 알파

차량의 다양한 세팅을 A,B,C로 사전설정 그룹을 갖춰 손쉽게 변경할 수 있다. 유저 입맛대로 설정하는 유저모드를 3개나 지원한다. 주행 중에도 핸들바 버튼을 이용해 빠르게 설정을 바꿀 수 있다.

오르막/내리막 제어

오르막에서 정차 후 재출발할 때 리어브레이크를 잡아주는 언덕밀림방지 기능과 내리막에서 제동 시 뒷바퀴가 떠오르는 것을 방지해 ABS를 작동시켜주는 내리막제어까지 경사면에서도 안전이 고려되었다.

SUZUKI GSX 1300R HAYABUSA

엔진형식 수랭 4스트로크 직렬 4기통   보어×스트로크 81 × 65(mm)  배기량 1,340cc   압축비 12.5 : 1   최고출력 190hp / 9,700rpm   최대토크 150Nm / 7,000rpm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공급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식(FI)   연료탱크용량 20ℓ   변속기 6단 리턴   서스펜션 (F)KYB DLC 도립 (R)KYB 링크타입   타이어사이즈 (F)120/70 ZR17 (R)190/55 ZR17   브레이크 (F)320mm더블디스크 (R)미발표   전장×전폭×전고 2,180×735×1,165(mm)   휠베이스 1,480mm   시트높이 800mm   차량중량 264kg   판매가격 2,337만 원

글 윤연수, 양현용 사진 양현용, 스즈키코리아 제공 (촬영 김성원 프리랜스포토그래퍼) 제공 월간모터바이크 www.mbzine.com <저작권자 ⓒ 월간 모터바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