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을 관통하는 매력, 로얄엔필드 뷸렛 350
90년을 관통하는매력, ROYAL ENFIELD BULLET 350
90년의 역사를 관통하는 뷸렛의 역사와 로얄엔필드의 자부심까지 오롯이 담아낸 모델. 뷸렛350을 미리 만나보기 위해 로얄엔필드의 고향 첸나이로 날아갔다.
로얄엔필드에게 뷸렛이라는 모델이 가지는 의미는 남다르다. 1932년에 탄생해 90여년의 시간동안 이어진 초장수 모델이다. 지금은 히말라얀에게 그 임무를 물려줬지만 원래는 뷸렛이 오리지널 히말라얀 모터사이클이다. 현재의 클래식 350역시 뷸렛에서 파생된, 그러니까 구형 뷸렛의 디자인을 재현한 모델이다. 그러니까 뷸렛은 로얄엔필드에게 알파이자 오메가이며, 로얄엔필드를 대표하는, 아니 로얄엔필드의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는 모델이다. 이번 뷸렛의 슬로건은 ‘Bullet Meri Jaan’으로 힌디어로 ‘뷸렛 내 사랑’이라는 의미다. 인도 사람들에게 뷸렛이 가진 의미를 체감할 수 있는 문구였다.
신형 뷸렛350은 메테오350과 클래식350, 그리고 헌터와 같은 J시리즈 플랫폼을 사용한다. 디자인은 한눈에도 뷸렛 350임이 드러난다. 핀스트라이프가 더해진 연료탱크와 사각형의 에어클리너박스, 독특한 구조로 연결되는 더블 리어 쇽업소버, 콤팩트한 나셀로 둘러싸인 헤드라이트, 그 옆을 장식한 호랑이 눈 벌브, 그리고 전후 일체형의 시트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뷸렛의 디자인 그대로다. 별다른 코멘트 없이 세워두면 신형인지 모르고 지나칠 수 있을 것 같다. 이 정도는 되어야 ‘타임리스 디자인’이라는 말을 붙일 수 있지 않을까? 신형 뷸렛을 처음 봤을 때 기존 모델과 많이 달라지지 않았음에 오히려 안도했다. 애초에 뷸렛 만큼은 너무 변하지 않기를 기대하는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연료탱크와 측면 패널에 입체적으로 붙어있는 로고가 고전적이면서도 뷸렛다운 이미지를 잘 만들어주고 있다. 가장 뷸렛스러운 기본모델인 스탠다드 블랙도 멋지지만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블랙 골드 컬러가 매력적이다. 엔진과 배기까지 블랙 코팅을 입히고 연료탱크에는 유광과 무광 블랙 페인팅과 그 사이를 골드 핀스트라이프로 나누며 디테일을 높이고 더욱 카리스마 있는 모습이 되었다.
앞서 외형이 크게 달라진 게 없다고 말했지만 꼼꼼히 살펴보면 많은 변경점을 확인할 수 있다. 사실 기존과 같은 부품은 찾아볼 수가 없을 지경이다. 계기반은 아날로그에서 세미디지털 방식으로 변경되었고 등화류에 LED 사용도 늘렸다. 하지만 헤드라이트에는 전통적인 방식의 할로겐을 사용한다. 이걸 단순히 원가절감으로 볼 건 아닌 것이 할로겐만이 주는 분위기가 뷸렛과 찰떡이기 때문이다. 프레임도 싱글 다운튜브 프레임에서 더블 다운튜브 방식으로 변경되었다.
시트 역시 큰 틀은 비슷하지만 세부 굴곡과 쿠션을 다듬어 훨씬 편안한 착좌감을 선사한다. 겉모습에서 가장 큰 차이, 그러니까 쉽게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은 킥스타터가 없으면 신형이다. 냉간 시에는 셀모터에만 의존해 시동을 걸기가 힘들었던 구형모델과 달리 이제는 언제든 버튼만으로도 쉽게 시동을 걸 수 있을 정도로 시동성이 좋아져서 더 이상 킥스타터가 필요 없다. 내부에서는 큰 변화가 있었지만 외형에서 느껴지는 차이는 미미하다. 지켜야 할 가치와 바꿔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고 있다는 의미다.
감성적인 주행성능
무엇보다 큰 차이는 주행성능이다. 시트에 앉아 달려보면 온몸으로 달라진 뷸렛을 느낄 수 있다. 엔진 필링은 좋다. 굵직한 단기통 특유의 고동감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지만 불쾌한 진동은 잘 억제되어 있다. 엔진 필링이 부드러워졌다고 느꼈는데 클래식과 동일한 엔진이라는 엔지니어의 설명이다. 공용으로 사용하는 엔진 자체가 좀 더 숙성되며 부드럽게 느껴지는 것일까? 나뿐만 아니라 많은 저널리스트들이 비슷하게 느낀 점이다. 그리고 배기음은 이 클래스 중 최고다. 순정으로 이보다 감성적이면서도 박력 있는 사운드를 들려주는 모델은 흔치 않다. 적당한 볼륨의 저음과 명확한 박자는 라이딩의 즐거움을 고조시키기에 충분하다.
구형 뷸렛과 클래식의 경우 순정배기로 다니는 차량을 찾기가 힘들 정도로 배기튜닝이 보편적이었는데 신형 J플랫폼 모델들은 순정배기 그대로 타는 비율이 상당히 높다. 물론 배기 튜닝 규제 자체가 강력해진 탓도 있지만 굳이 튜닝의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 의견이 많다. 엔진은 5단 미션과 조합되어 있는데 이게 절묘하게 어울린다. 기어비를 더 잘게 쪼개놓은 6단 미션이 적용되었다면 오히려 지나치게 현대적으로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 변속도 너무 자주 해줘야 했을 것이다. 두툼한 토크를 즐기며 시소기어를 뒤꿈치로 툭툭 밟아 변속하는 느낌도 너무 좋다. 저회전부터 묵직한 토크를 내고 힘이 나오는 구간도 넓어 5단으로도 전혀 부족함 없이 달릴 수 있다. 끈기있는 토크는 탑기어를 유지한 채 시속 50km까지 감속했다가 가속하는 것도 문제없다. 저회전으로 돌아갈 때의 통통거리는 배기소리가 무척 매력적이다.
최고출력은 20.2마력으로 기존의 인도사양인 350에 비하면 높아진 출력이지만 국내 출시했던 뷸렛500의 27.57마력보다는 확실히 약하다. 저회전에서 느껴지는 굵직한 토크감이 고회전에 대한 기대감을 만드는데 막상 RPM을 올려서 달리면 오히려 힘이 빠지는 느낌이 든다. 주행에서도 출발 후 시속 100km/h까지는 정말 가볍게 가속한다. 이 기세대로면 140km/h까지는 가볍게 솟을 것 같은데 막상 110km/h를 넘으면 기세가 훅 꺾이며 더디게 속도를 붙인다. 그렇게 가속해봐야 최고속은 120km/h 언저리다. 이때 상대적으로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이다. 그러니까 모터사이클을 타며 스릴과 자극을 원하는 라이더에게는 맞지 않다. 하지만 평소 바이크를 한계성능으로 몰아붙이며 타지 않는 대다수의 라이더에게 꽤나 합리적인 기준을 세우게 만드는 엔진이다. 인도 도로사정에 맞춰 제작된 모델답게 차체가 높고 지상고도 충분해 웬만한 오프로드도 어렵지 않게 주파할 수 있다.
가장 큰 적은 내부에 있다
이번 뷸렛의 출시로 J플랫폼의 350 라인업에만 벌써 네가지 모델이 출시되었다. 사실 뷸렛의 베이스는 클래식350과 동일하다. 시트와 리어펜더의 구성이 다르고 전체적인 무게중심이 조금 달라진 점, 그리고 핸들바 높이가 조금 높은 점을 제외하면 같은 차량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애초에 클래식이 구형 뷸렛의 스타일을 재현한 차량이니 비슷한 게 당연하다. 이전 세대는 리어휠 사이즈가 달랐지만 이번 세대는 그마저도 같다. 그래서 두 모델간의 간섭을 걱정하는 의견도 많다. 사실 이번 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전부터 수시로 이야기 되던 것이다. 하지만 두 모델은 의외로 취향 차이에 따라 선택이 확실히 갈린다. 클래식이 이름처럼 고전적이면서도 우아하고 예쁘장한 느낌이라면 뷸렛의 이미지는 레트로한 느낌과 터프함이 있다.
국내 가격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현지 가격으로 비교하면 클래식 350의 기본 트림 가격보단 뷸렛의 기본트림 가격이 저렴하고 바로 윗 트림은 뷸렛이 비싸다. 그런데 최상위 트림으로가면 클래식이 더 비싸다. 두 모델이 사이사이에 겹쳐진 설정이다. 국내 가격이 결정되어 봐야 알겠지만 국내에서도 클래식과의 간섭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뷸렛파와 클래식파가 확실히 나뉘게 될 것이다. 한 가지 확실한 점은 이전 세대 뷸렛은 제품의 마감이나 페인팅 품질, 여러모로 클래식에 비해 저렴한 모델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이번 세대의 뷸렛은 클래식 모델과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는, 오히려 더 고급 모델처럼 느껴진다. 그게 가장 큰 차이였다.
ROYAL ENFIELD BULLET 350
엔진형식 공랭 4스트로크 단기통 OHC 2밸브 보어x스트로크 72 × 85.8(mm) 배기량 349cc 압축비 9.5:1 최고출력 20.4PS/6,100rpm 최대토크 27Nm/4,000rpm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 공급 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식(FI) 연료 탱크 용량 13ℓ 변속기 5단 리턴 서스펜션 (F)41mm텔레스코픽 정립 (R)듀얼쇽 스윙암 타이어 사이즈 (F)100/90-19 (R)140/70-17 브레이크 (F)300mm 싱글디스크 (R)270mm 싱글디스크 듀얼채널 ABS 전장x전폭x전고 2145x785x1095 휠베이스 1,390mm 시트 높이 805mm 차량 중량 195kg 판매 가격 미정
글 / 사진 양현용 취재협조 로얄엔필드코리아
모두를 위한 즐거움, 로얄엔필드 헌터 350 국내 런칭
모두를 위한 즐거움
ROYAL ENFIELD HNTR 350
새로운 로얄엔필드의 로드스터 모델인 헌터350이 공식 런칭 행사를 통해 가격을 공개하고 판매에 돌입한다. 헌터 350은 합리적인 가격과 완성도 높은 성능으로 더 많은 사람들을 로얄엔필드의 세계로 인도할 것이다.
로얄엔필드의 상승세가 무섭다. 특히 메테오와 클래식 350, 그리고 히말라얀 등 엔트리 모델이 인기를 얻고 있으며 트윈시리즈 역시 순항중이다. 그리고 그 상승세는 앞으로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해 말 출시한 스크램 411을 필두로 새롭게 선보이는 헌터 350, 그리고 이어 준비하고 있는 슈퍼메테오 650까지,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춘 모델들이 연이어 출시되기 때문이다.
헌터 350
메테오와 클래식350과 J시리즈 엔진을 공유하는 형제모델로 젊은 라이더를 위해 탄생한 로드스터다. 가볍고 콤팩트하게 다듬은 프레임에 전후 17인치 휠, 그리고 안정적인 비례의 실루엣으로 기존의 로얄엔필드가 가진 클래식 이미지와는 살짝 다르게 모던한 분위기를 내고있다. 전체적으로 미니멀한 구성이지만 야무진 만듦새, 뛰어난 마감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엔진은 20.2마력에 토크는 27Nm로 동일하지만 클래식 350보다 14kg 가벼운 무게에 17인치 휠을 순정으로 채택해 경쾌한 주행성능을 자랑한다. 무엇보다 이 날 발표된 공식 가격은 컬러와 트림에 따라 495~499만 원의 합리적인 가격으로 책정되었다. 영국 및 유럽 출시가격이 590만 원대로 20% 가까이 차이나는 것을 고려하면 국내 가격은 상당히 파격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해 로얄엔필드 코리아 강기향 본부장은 현재 달러환율 상승으로 원가가 많이 올랐지만 많은 사람들이 헌터 350을 통해 라이딩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판매가격을 최대한 낮췄다고 설명했다.
이날 제품 프레젠테이션을 위해 한국에 방문한 로얄엔필드 아시아 태평양 총괄 책임자인 아누즈 두아는 헌터 350에 대해 “스타일리시한 한국인, 스타일리시한 문화와 딱 맞는 감각적인 모터사이클”이라고 소개하며 “한국에 방문할 때 마다 한국의 라이더가 가진 모터사이클에 대한 열정에 놀라곤 한다. 지금은 너무 추워서 할 수 없지만 다음에는 모터사이클을 타고 한국의 로얄엔필드 라이더들과 달려보고 싶다.”며 방문 소감을 밝혔다. 또한 2022년 로얄엔필드가 한국의 미들클래스 모터사이클 판매량 1위를 달성한 것에 대해 축하트로피를 전하며 국내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ROYAL ENFIELD HNTR 350
엔진 형식 공랭 4스트로크 단기통 OHC 2밸브 보어x스트로크 72 × 85.8(mm) 배기량 349cc 압축비 9.5:1 최고출력 02.4PS/6100rpm 최대 토크 27Nm/4000rpm 시동 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 공급 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식(FI) 연료 탱크 용량 13ℓ 변속기 5단 리턴 서스펜션 (F)41mm텔레스코픽 정립 (R)듀얼쇽 스윙암 타이어 사이즈 (F)100/70-17 (R)140/70-17 브레이크 (F)300mm 싱글디스크 (R)270mm 싱글디스크 휠베이스 1370mm 시트 높이 800mm 차량 중량 181kg 판매 가격 495만 원부터 (*컬러 트림에따라 495-499만원)
쉽고 편한 차세대 크루저, 로얄엔필드 메테오 350
월간모터바이크 입력 2021. 09. 06.
쉽고 편한 차세대 크루저
ROYAL ENFIELD METEOR 350
오래 기다렸다. 데뷔 이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메테오350이 드디어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 바이크는 많은 이들의 모터바이크 라이프의 시작을 함께할 것이며 그들에게 라이딩의 즐거움을 전할 것이다.
처음으로 대형 모터바이크에 입문하려고 할 때, 어떤 바이크로 시작하느냐는 무척 중요한 문제다. 각자 원하는 바이크는 사람마다 각기 다르겠지만 대체로 겹치는 내용을 보면 이렇다. 1. 너무 비싸지 않은 가격일 것, 2. 발이 지면에 잘 닿고 다루기 쉬울 것, 3. 그리고 무엇보다 스타일은 빠지지 않아야 할 것, 정도로 정리할 수 있다. 이 조건에 부합하는 바이크라면 누구에게 추천해도 좋을 것이다. 그리고 로얄엔필드가 선보인 메테오350은 이 조건에 높은 점수로 부합하는 모델이다.
입문용 바이크 검증
첫 번째, 가격은 꽤나 파격적이다. 세 가지 트림으로 나뉘는데 경쾌한 느낌의 기본모델인 파이어볼은 469만원부터 시작하고 동승자 등받이 탱크배지가 기본 장착되어 한층 고급스러운 느낌의 스텔라 라인업이 491만원. 그리고 투톤 컬러에 동승자등받이와 윈드쉴드. 머시닝가공 휠이 더해진 슈퍼노바 라인업이 527만원이다. 물론 처음 시작하는 라이더에게는 이 정도도 부담일 수 있지만 신착 구매 시 3년의 보증이 있다. 초심자를 완벽하게 벗어날 수 있는 3년의 시간동안 큰 걱정없이 탈 수 있을 것이다.
키 161의 여성라이더가 타면 비율이 아주 좋다
그럼 두 번째, 메테오는 초심자가 다루기에 어떨까? 우선 크루저답게 시트고가 765로 낮다. 차량중량은 191kg으로 꽤 묵직하지만 무게중심이 낮고 발이 잘닿기 때문에 부담은 확실히 덜어진다. 신장이 160cm정도로 작은 키의 여성일 경우에는 처음 사이드 스탠드로 서있는 바이크를 똑바로 세우는데 약간의 요령이 필요하지만 일단 바이크가 세워지면 큰 부담 없이 탈수 있다. 편안한 포지션에 넓은 조향각으로 좁은 공간에서도 쉽게 다룰 수 있다. 휠베이스도 1400mm에 불과해 초보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2차선 도로나 골목에서의 유턴도 한 번에 돌 수 있다 여기에 모든 초점이 편안함에 맞춰진 엔진의 조합은 누구나 어렵지 않게 바이크를 시작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리어쇽은 6단계로 프리로드 조절이 가능하며 승차감 위주의 세팅이다. 리어브레이크 캘리퍼 역시 바이브레 제품이다
마지막으로 스타일을 보자. 동그란 헤드라이트에 풍만한 연료탱크 뒤로 갈수록 낮아지는 전형적인 크루저의 실루엣을 가지고 있다. 메테오를 사진으로만 보고 실물을 처음 접한 사람들은 의외로 크다는 점에 놀란다. 350cc치고는 상당히 당당한 사이즈를 가지고 있다. 프런트에는 19인치 리어에는 17인치의 큼직한 휠을 달고 있이 때문이다. 전체적인 비례에서 차량의 앞보다는 뒤쪽이 미묘하게 짧아 보이긴 하지만 소형 크루저가 가질 수 있는 비례치고는 상당히 안정적인 크루저 스타일이다. 무엇보다 외형을 위해 억지로 덩치만 키운 느낌이 없어서 좋다.
고전적인 할로겐 라이트로 가장자리에 둘러진 LED링과 중앙의 로얄엔필드 로고 등 디테일이 높다
차체를 찬찬히 살펴보면 높은 품질의 만듦새가 눈길을 끈다. 페인팅 품질부터 다양한 재질의 소재가 잘 어우러져있다. 인터셉터와 컨티넨탈GT와 같은 품질기준으로 만들어졌다지만 오히려 더 좋게 느껴질 정도다. 파츠 하나하나 공들여 만든 티가 난다. 특히 슈퍼노바에만 적용된 휠은 경량화 된 디자인으로 가볍게 보이면서 절삭으로 디테일과 만족감을 더 높여준다. 이처럼 여러 면에서 입문하는 라이더에게 추천하기에 좋은 조건을 두루 갖추었다. 예비 유저들의 기대도 높다. 자 그럼 좀 더 자세히 파고들어볼까?
로얄엔필드의 크루저?로얄엔필드에서 크루저라니, 낯설게 느껴지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로얄엔필드에는 이미 2002년부터 판매해오고 있는 크루저 모델인 썬더버드 시리즈가 있음에도 새로운 크루저에 메테오라는 이름을 붙였다. 시간을 과거로 돌려 1953년으로 가면 엔필드 역사에서 메테오의 이름을 발견할 수 있다. 당시 미국시장을 위해 만들어진 메테오는 692cc의 OHV 병렬 트윈엔진을 얹고 크루저 본연의 스타일이었다. 그리고 당시 인디언 모터사이클에서 선보인 트레일블레이저(1955)와 아파치(1997)가 이 메테오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모델이다. 이후 슈퍼 메테오와 500cc로 배기량을 낮춘 메테오 마이너 시리즈까지 크루저라인업을 이어간다. 이정도면 로얄 엔필드의 아메리칸 크루저의 정통성에 대한 증명으론 충분할 것이다.
물방을 형태의 연료탱크는 예쁜 형태에 메테오의 중심에서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15리터의 용량은 연비좋은 메테오에게는 지나칠 정도로 넉넉하다
또 하나 흥미로운 사실은 이 메테오 시리즈에 탑재 된 엔진을 얹어서 만들어진 로드스터가 바로 1960년 인터셉터 700이란 점이다. 눈치 빠른 사람이라면 이쯤에서 신형 크루저 모델에 썬더볼트가 아니라 메테오란 이름을 붙었는지 짐작했을 것이다. 로얄엔필드가 650 트윈엔진을 활용한 미들급 크루저를 만들고 있다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인데 이 모델이 메테오 650 이 될 것이고 메테오350은 이 큰 그림의 첫 획이 되는 것이다.
시트는 전후 독립형이며 쿠션이 좋고 편하다. 탠덤시트역시 제법 편안하며 순정 등받이는 뒷자리의 든든하게 받쳐줘 함께하는 탠덤 라이딩을 돕는다
메테오350
그럼 이제 메테오 350에 좀 더 집중해보자. 차체는 기존의 클래식 500에 비해 살짝 작게 느껴지는데 큼직한 휠 때문에 지상고가 170mm로 꽤 높다. 온로드 바이크들의 지상고가 대체로 110~140mm 정도인 걸 감안하면 꽤 높은 편이다. 그래서 측면에서 볼 때는 다소 껑충해 보이는 느낌도 있다. 빵빵한 연료탱크와 잘 마감된 핸들둘레로 시트에 앉아서 보이는 뷰로는 미들클래스 부럽지 않은 존재감을 느끼게 된다. 또한 전통적인 아메리칸 크루저들의 폭이 넓고 두툼한 레버형태를 그대로 따르고 있어 브레이크와 클러치 레버 감촉만으로도 이 바이크가 크루저임을 알 수 있다. 전후 서스펜션은 작동 폭이 길고 작동감각이 좋다. 노면의 요철을 적당히 걸러주면서도 지나치게 낭창이지 않는다. 일반적인 크루저보다 로드스터의 감각에 가깝다. 리어 서스펜션은 6단계로 초기하중을 조절할 수 있었다.
편안함을 추구하다
메테오의 주행감각은 한마디로 쫀득하다. 보통 쿼터급 크루저는 모양은 크루저지만 엔진은 스포츠바이크처럼 돌려야 하는 것들이 아주 많은데 메테오는 크기가 작고 힘은 조금 부족하지만 완벽한 크루저의 엔진필링을 가지고 있다. 공랭의 349cc엔진은 최고출력 20.4마력에 최대토크는 27Nm로 배기량 대비 출력과 토크는 약한 편이다. 실제 주행에서도 폭발적인 가속력은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하지만 현재 250cc이상의 모터바이크 중 이 메테오 보다 다루기 쉬운 엔진은 없을 것이다. 성능을 포기하면서까지 편안함을 추구하는 엔진은 흔치 않기 때문이다. 핸들링 역시 편안하다. 바이크를 억지로 당겨 눕히거나 체중을 이동하느라 엉덩이를 씰룩댈 필요 없이 적절한 시선처리만으로도 방향을 잘 바꾼다. 또한 메테오의 특징인 높은 지상고 덕분에 크루저임에도 기울임의 한계가 꽤 높아 와인딩에서 꽤 빠른 페이스로 달려도 풋패그가 갈려나가는 일이 없다.
엔진은 공랭의 조형미를 잘 살리고 있으며 심플한 구조가 매력적이다. 이 엔진으로 유로5를 통과했다는 것만으로도 기특하다
끈기 있는 엔진
정지 상태에서 1단 넣고 스로틀조작 없이 클러치만 붙여보면 반클러치 상태가 되면서 시동이 꺼질 듯 회전수가 떨어진다. 이쯤이면 ‘팅’ 소리를 내며 꺼지겠지 싶은 수준까지 회전수를 떨어트려도 헐떡헐떡 거리면서 시동이 유지된다. 그래서 클러치 조작만으로도 바이크를 출발시키는 게 어렵지 않다. 순간의 토크가 강한 건 아닌데 전 회전 영역에서 끈기가 좋고 고르게 토크가 퍼져있는 느낌이다. 바이크를 출발시킬 때 편할뿐 아니라 5단으로 주행 중 저회전으로 내려왔을 때도 스로틀만 열면 툴툴거리며 다시 가속한다. 리터급크루저에서나 볼법한 끈기로 이 클래스에서는 보기 힘든 아주 쫀쫀한 감각이다. 여기에 가벼운 클러치가 조합되어 악력이 부족한 사람도 쉽게 조작할 수 있다.
엔진의 진동은 전 회전영역에서 억제되어 있다. 기존의 클래식500 엔진이 강력한 진동이 매력적이라고 느꼈다면 메테오350은 너무 부드럽게 느낄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극적으로 진동이 사라졌다. 저회전부터 토크가 나오기 때문에 낮은 회전수로 변속하며 달려도 부드럽게 가속되는데 막상 레드존 직전까지 돌려가면서 가속해도 크게 빠르진 않다는 게 재밌다. 최선을 다해 가속해도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데 10초 이상 걸리며 최고속은 120km/h에서 제한되고 4단에서 도달 할 수 있다. 메테오350은 지금까지 타본 바이크 중 가장 완벽한 안전운전 길잡이였다. 과속과 급출발은 어울리지, 아니 거의 불가능한 바이크니까. 게다가 ABS까지 기본으로 탑재되고 브레이크 성능까지 좋아서 가속보다 감속이 훨씬 빨랐다. 그러니 이보다 빠른 속도를 원한다면, 혹은 여유를 가질 자신이 없다면 다른 바이크로 눈을 돌리는 게 낫다.
윈드쉴드는 중앙에 슬릿으로 와류를 줄여주는 디자인이며 견고하게 고정되어 흔들림이 없다
속도를 초월한 즐거움
하지만 메테오를 타며 신기할 만큼 성능부족에 대한 불만이 없었다. 바이크를 채찍질하며 얻어지는 빠른 가속대신 둥글둥글한 느낌의 토크가 기분 좋게 밀어주는 느낌이 완전히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 시내 주행은 물론 장거리 주행에서도 고속과 저속 영역 모두 좋았다. 특히 장거리 주행에서 주로 달리게 되는 80~100km/h 사이의 크루징에서 스트레스가 전혀 없었다. 슈퍼노바에 기본으로 장착된 윈드쉴드는 스타일면에서는 개인적인 취향에 맞지 않았지만 확실히 장거리 주행에서의 피로를 크게 줄여주는 데는 효과적이다. 변속기는 5단이 조합된다. 6단 미션이 보편화되어 있는 요즘이지만 토크 영역이 넓은 메테오에는 5단 기어의 조합이 딱 어울렸다. 저회전으로 한발 한발 엔진 속의 폭발을 느끼며 “투두두두”하고 달려가는 맛이 일품이다. 제법 박력이 살아있는 순정 배기음은 이렇게 저회전으로 달려갈 때 특히 매력적이다. 느긋하게 달리며 많은 것을 느낄 수 있게 만들어준다.
시소타입의 기어레버
메테오의 기어레버는 레버의 뒤를 밟아 기어를 올리고 앞을 밟아 기어를 낮추는 시소타입이다. 뒤꿈치로 쿡쿡 밟으며 변속하는 느낌이 좋고 바닥으로만 조작하니 부츠 코가 상하지 않는 부수적인 장점도 있다. 시티나 커브 같은 언더본의 기어와도 비슷한 모습이지만 언더본의 로터리 방식과는 변속 방향이 정 반대니 로터리 기어를 사용하던 라이더라면 헷갈리지 않도록 주의해야한다.
환상적인 연비
당연한 말이지만 회전수를 높게 쓰지 않으며 달리면 연비가 좋을 수밖에 없다. 대략적인 주행 연비는 약 35km/ℓ내외였다. 연료탱크 용량이 15리터이니 한번 주유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주파할 수 있는 420km를 거뜬히 달린다는 계산이 나온다.(스펙상 연비인 41.88m/ℓ로 계산하면 한번 주유로 무려 628km를 달릴 수 있다) 어쩐지, 서울 시내에서 한참 달리다가 서울을 벗어나 파주와 그 근방을 한 바퀴 돌아왔는데도 기름의 2/3가 남아있어 게이지가 고장 난 줄 알았다.
계기반은 마일과 km를 동시에 표기하고 있으며 아날로그 속도계와 원형 LCD계기반의 조합으로 깔끔한 시인성을 보여준다
좌측은 우측의 시동버튼과 대칭을 이루는 헤드라이트의 상하향 및 패싱라이드 조작버튼이 있다
삭제된 보조 계기반
2021년 식 히말라얀과 마찬가지로 계기반 우측의 턴바이턴Turn by Turn 내비게이션 계기반이 빠졌는데(구글맵 기반의 내비게이션 서비스는 국내 지도법상 정상적으로 지원하지 못한다) 그 때문에 계기반이 좌측으로 치우친 형태로 남아있다. 이를 어색하게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막상 타는 입장에서는 이상하다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럽다. 원래부터 계기반이 한쪽으로 달리는 바이크들도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상적으로 기능이 지원 된다면 동급에서는 유일한 편의장비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빠지게 된 것에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시작의 반
메테오는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준다. 타보기 전까지 20마력 남짓의 크루저 바이크가 이렇게 큰 즐거움을 줄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이 바이크를 소개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을 정도니까. 대형 크루저를 목표로 바이크에 입문한 라이더라면 메테오350은 분명 좋은 시작이 될 것이다. 또한 이미 다른 바이크를 타고 있지만 시내에서 부담 없이 탈 바이크를 찾는다면 이 또한 메테오가 좋은 답이 될 것이다.
ROYAL ENFIELD METEOR 350
엔진형식 공랭 4스트로크 단기통 OHC 2밸브 보어x스트로크 72 × 85.8(mm) 배기량 349cc 압축비 9.5:1 최고출력 20.4PS/6,100rpm 최대 토크 27Nm/4,000rpm 시동 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 공급 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식(FI) 연료 탱크 용량 15ℓ 변속기 5단 리턴 서스펜션 (F)41mm텔레스코픽 정립 (R)듀얼쇽 스윙암 타이어 사이즈 (F)100/90-19 (R)140/70-17 브레이크 (F)300mm 싱글디스크 (R)270mm 싱글디스크 휠베이스 1,400mm 시트 높이 765mm 차량 중량 191kg 판매 가격 파이어볼 469만원 스텔라 491만원 슈퍼노바 527만원(컬러 및 옵션에 따라 상이함)
로얄엔필드 '메테오350', 국내 출시가 469만원부터
유주희 기자 입력 2021. 08. 20.
파이어볼 469만원·스텔라 491만원·슈퍼노바 527만원
입문자에게도 착한 크루저 표방..3년간 무제한 보증까지
[서울경제]
로얄엔필드 신차가 나옵니다. 19일 온라인 미디어 행사를 통해 론칭을 선언한 ‘메테오 350’는 크루저입니다. 로얄엔필드에서 웬 크루저냐고 물으신다면, 옛날부터 있었습니다. 로얄엔필드 역사가 120년이나 되는데 크루저 몇 대쯤은 당연히 있지 않았겠습니까. 무려 1957년 출시된 트레일블레이저나 토마호크 같은 모델들이 대표적입니다. 이 모델들은 크루저의 나라, 미국을 겨냥하고 만든 바이크들이었죠.
1990년대 들어선 535 라이트닝, 선더버드 같은 새로운 크루저 모델들도 출시가 됐습니다. 그리고 2021년, 유로5에 맞춰 새로운 엔진을 단 메테오 350이 로얄엔필드 크루저의 새 얼굴로 라이더들을 찾아온 겁니다.
스펙은 이렇습니다. 349cc, 단기통, 공랭식, 최대 출력은 20.2bhp/6,100rpm, 최대 토크는 27nm/4,000rpm, 앞뒤 싱글디스크, ABS 있음, 시트고 765mm, 공차중량 189kg. 스마트폰의 구글맵 내비게이션을 블루투스로 계기판 디스플레이에 띄워주는 트리퍼 기능이 많은 관심을 모았는데, 한국에서는 전파법 때문에 구글 내비게이션 자체가 제한이 걸려 있어 자연스럽게 트리퍼도 사용 불가입니다.
트림은 3종, 색상은 총 7종이고 가격은 제목에 크게 써둔 것처럼 469만원~527만원입니다. 최상위 트림인 슈퍼노바는 투톤 페인팅과 윈드쉴드가 참 이쁩니다. 매장으로 구경하러 가야겠단 생각이 드는 생김새입니다.
메테오 350 수퍼노바 브라운. /사진제공=로얄엔필드
메테오 350의 최대 매력은 아무래도 배기량일 것 같습니다. 출퇴근용으로 타는 125cc 이하 바이크는 좀 답답하고, 그렇다고 매일 리터급 언저리의 바이크를 끌고 다니긴 부담스러우니까요. 그런데 한국에선 이런 수요를 충족시켜줄 만한 쿼터급~미들급 바이크가 많지 않아서 답답하지 않았습니까. 다행히 로얄엔필드가 어느 정도 대안을 제시해왔고, 메테오 350의 출시 역시 오오 마침 잘 왔네, 란 고마운 느낌입니다.
온라인 발표를 진행한 비말 섬블리 로얄엔필드 아시아태평양 총괄도 “250~750cc 사이의 미드세그먼트 시장에서, 단순하면서도 매력적이고 접근하기 쉬운 메테오 350을 출시하게 됐다”며 한국 시장에서의 많은 관심을 기대하더군요. 여기에 국내에선 킬로수 상관 없이 3년 동안 무제한 보증을 제공한다는 강기향 로얄엔필드코리아 본부장님의 말씀. 강력한 마케팅입니다. 메테오 350은 31일까지 예약판매 신청을 받는다고.
노란색도 의외로 상큼하게 이쁩니다. /사진제공=로얄엔필드
저는 2.5년 전까지만 해도 바이크를 이녀석 저녀석 다 가져보고 싶었는데···왠지 수도사처럼 물욕이 사라지는 바람에 쭉 W800, 390듀크, 울프125만 타고 있습니다. 세 대라는 점에서 수도사 비유는 이미 틀린 것 같긴 하네요. 어쨌든, 나중에 물욕이 돌아온다면 선택지가 넓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러니까 로얄엔필드도, 다른 바이크 브랜드들도 이 척박한 시장에서 최대한의 성과를 거두길 사심을 잔뜩 담아 응원해 봅니다. 다음 편에선 메테오 350 시승기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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