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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만점 디자인의 클래식 스쿠터, 빅토리아 모토라드 니키 300/125

태권 한 2022. 7. 20. 16:54

송지산 기자 입력 2022. 07. 20.

클래식 스쿠터는 꽤나 명맥이 길다. 처음 탄생 이후 세대를 거듭하는 동안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 모습은 복고풍이 얼마나 긴 명맥을 지니고 있는지 깨닫기 충분하다. 이런 클래식 스쿠터는 남녀노소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지만, 최근 들어 개성이 중시되는 분위기에선 아쉬움을 느끼는 사람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가장 큰 이유는 대동소이한 디자인으로, 클래식 스쿠터계의 강자인 베스파의 선풍적인 인기에 다른 브랜드들에서도 비슷한 형태로 제품을 만들기 시작해 대동소이한 스쿠터들이 넘쳐나는 것. 다른 디자인으로 만들면 좋겠지만, 브랜드 입장에서도 성공 여부가 불투명한 새 디자인보단 어느 정도 성공이 보장된 비슷한 디자인을 유지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분위기에서 의외의 제품이 등장했다. 빅토리아 모토라드의 니키 시리즈가 그것. 클래식 스쿠터 시장의 주류를 이루는 디자인을 탈피하고 개성 있는 외관을 갖춘 이 모델을 직접 시승해 과연 클래식 스쿠터 시장의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살펴보았다.

기존 스쿠터들은 헤드라이트나 사이드미러, 계기판 등을 원형으로 구성해 클래식한 느낌을 주었던 반면, 니키는 과감하게 그쪽 노선을 벗어나 독자적인 디자인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 모습이다. 헤드라이트는 육각형으로, 내부에 X자 형태의 주간주행등을 삽입했고, 계기판 역시 육각형으로 구성됐다. 사이드미러는 원형인데, 아무래도 이것까지 육각형으로 가져가기에는 별도 제작으로 단가 상승의 요인이 되기 때문에 보편적으로 쓸 수 있는 원형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스쿠터들이 전면 카울에는 데칼을 입히거나 브랜드 로고 정도를 부착하는 선에서 마무리하는데, 니키는 마치 자동차의 그릴을 연상시키는 파격적인 디자인을 채용했다. 헤드라이트처럼 보이는 좌우의 램프는 바로 방향지시등. 브랜드 엠블럼은 펜더 위에 간략화되어 자리했는데, 꽤 오래된 느낌이 물씬 풍기는 엠블럼을 그대로 담지 않아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이 차의 또 다른 특징은 후미부다. 기존 클래식 스쿠터들은 물방울 모양을 눕힌, 시트쪽은 동그랗고 후미로 갈수록 날씬해지는 형태의 디자인을 사용하는데, 니키는 차량 끝부분을 마치 칼로 싹둑 도려낸 듯한 모습이다. 그렇게 잘린 단면 중앙에는 브레이크등을, 좌우 양끝으로 방향지시등을 배치해 디자인을 차별화한 점이 꽤나 인상적이다. 전반적으로 1950년대 개성 있는 디자인의 미국차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 만큼 니키의 디자인은 독특한 맛이 있다.

시트는 앞뒤 분리형을 채택하고 탠덤 시트를 더해 운전자와 동승자 모두 편하게 탈 수 있게 구성했다. 시트 포면은 턱 앤 롤이나 격자 바느질 느낌이 나도록 표면 처리를 더해 디자인적인 효과와 함께 엉덩이가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했다. 운전석 시트 하단에는 수납공간이 있어 헬멧 등을 보관할 수 있으며 핸들 하단 왼쪽에도 USB 충전 포트를 내장한 글러브 박스를 더해놓았다. 플로어 패널은 완전히 평평하진 않으나 중앙 돔의 높이가 크지 않아 장바구니나 작은 박스 등도 문제없이 실을 수 있는 구성. 작은 봉투 등을 걸 수 있는 고리가 내장되어 있어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다. 시트 뒤쪽으로 캐리어가 마련되어 작은 화물 적재도 가능하고, 옵션으로 발매되는 가죽 가방을 장착해 드레스업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니키 300

빅토리아 니키는 300과 125 2개 모델이 선보인다. 공랭 단기통 방식 엔진은 동일하나 니키 300은 배기량 278cc에 최고출력 21.7마력/7,500rpm, 최대토크 23.5Nm/5,750rpm의 성능을 내고, 125 모델은 배기량 124.6cc에 최고출력 9.7마력/8,000rpm, 최대토크 9.1Nm/7,000rpm의 성능을 낸다. 특출나게 뛰어난 것은 아니나 교통 흐름에 발맞추기엔 충분한 수준. 과연 성능 수치에서 예상하는 만큼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직접 타고 시내로 나섰다.

니키 125. 교통흐름에 발맞추는 데는 문제 없는 수준이다

니키 125는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을 보여준다. 70km/h 정도까진 꾸준하게 가속하고 이후부터는 조금 더뎌지는 편. 하지만 300 모델은 시원한 가속으로 답답함이 싹 가시는 느낌이다. 100km/h를 넘길 때까지도 거침없이 가속하지만 시내 시승이다 보니 이 정도까지만 확인하기로 했다.

300은 2채널 ABS, 125는 연동 브레이크를 더해 안정적인 제동력을 제공한다

이런 성능에 더해 앞뒤 12인치 휠 구성이 더해져 민첩한 운동성능을 보여준다. 물론 클래식한 스쿠터니 차분한 움직임을 보여줘도 좋겠지만, 주 용도가 시내에서의 주행이다보니 빠른 이동을 위한 구성으로 보인다. 브레이크는 앞뒤 모두 디스크 방식으로 제동력이 우수하고, 여기에 성능의 차이에 따라 300은 2채널 ABS를, 125는 앞뒤 연동브레이크를 적용했다는 차이가 있다. 둘 모두 제동력이 우수해 원하는 곳에 멈춰 세우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다.

고무판을 덧대 비오는 날 미끄러짐을 방지했다

포지션은 스쿠터답게 편안하지만, 마음에 드는 또다른 요소로는 플로어 패널에 덧댄 고무판이다. 얇고 긴 고무판을 좌우 각각 2줄씩 덧대놨는데, 비오는 날에도 발이 미끄러지지 않아 안전하다. 플로어 패널에는 목재 무늬의 필름을 덧씌우고 핸들에는 가죽 느낌이 나도록 연출한 그립에 금속 소재를 더해 고급스러움을 연출한 것도 인상적.

여기에 나만의 모터사이클을 꾸미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액세서리 옵션도 발매된다. 시승차에 적용된 옵션은 윈드스크린으로, 디자인 업그레이드를 원하는 사람을 위한 숏 타입과 제대로 된 방풍 성능을 위한 롱 타입 2종이 발매된다. 물론 롱 스크린의 경우 방풍 성능을 얻는 대신 공기저항으로 인해 그만큼 가속이나 최고속에 영향을 받는다는 단점도 있지만, 이 부분에 대해선 취향인 만큼 각자의 판단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니키 125
니키 300

가격은 니키 300이 549만 원, 니키 125가 349만 원으로 125는 저가형과 프리미엄의 중간정도 수준이지만, 300은 동급 모델 대비 저렴해 부담없이 구매할 수 있다. 여기에 7종에 달하는 컬러 라인업도 선택폭을 크게 넓혀주는 요소다. 옵션은 앞서 소개한 윈드스크린, 가죽가방 외에도 탑케이스가 출시 예정이어서 드레스업과 실용성 확대 중 원하는 쪽을 선택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시원한 가속력을 가진 니키 300을 추천하고 싶지만, 국내 면허 체계상 2종 소형이 없는 사람들은 선택할 수 없다는 것, 그리고 200만 원이라는 가격 차이는 무시할 수준이 아니라는 것까지 고려한다면 각자의 상황에 따라 125도 선택지에 넣고 함께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물론 어떤 것을 고르든 빅토리아 모토라드 니키는 독특한 디자인과 다양한 색상으로 개성있는 스타일을 연출하는 아이템으로도, 편하고 빠른 시내에서의 이동 수단으로도 제 역할을 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