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퍼스트 클래스 미니밴, 룬 카니발 하이리무진

태권 한 2023. 6. 15. 11:52
입력 2023. 6. 15.

퍼스트 클래스 미니밴

LUNE Carnival Hi-Limousine

어정쩡한 뒷좌석을 가진 쇼퍼드리븐카는 비켜라. 도로 위의 진짜 퍼스트 클래스가 떴다.

뒷좌석 공간을 확장하고 기능을 호화롭게 더한 쇼퍼 드리븐카를 설명할 때 어김없이 등장하는 문구가 있다. ‘비행기 퍼스트 클래스 같은 실내 공간’이다. 하지만 실제로 경험해 보면 대부분의 쇼퍼드리븐 뒷좌석이 은근히 불편하다. 진짜 비행기 퍼스트 클래스처럼 편하게 누울만한 공간이 없을뿐더러, 공간을 만들기 위해 앞좌석을 접고, 시트를 눕히고, 종아리 지지대를 올리는 등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운전기사를 두고 타는 쇼퍼드리븐에서 운전기사 옆으로 발을 뻗어야 하는 구조가 마냥 편하지는 않다. 그래서 이런 고민을 해결해줄 진정한 퍼스트 클래스 리무진이 등장했다. 바로 룬 카니발 하이리무진이다.

자동차 특장 및 제조 전문 기업인 DH 오토가 선보인 ‘룬 카니발 하이리무진’은 기아 카니발 하이리무진의 실내를 한층 고급스럽게 업그레이드한다. 엔진과 구동계는 2023년형 기아 자동차의 카니발 하이리무진과 동일하다. 외형도 배지나 전동식 발판 등 몇 가지 옵션을 추가할 수 있는 것 외에는 순정 그대로다. 이미 기아 자동차도 카니발 하이리무진을 9인승과 4인승으로 나눠 시장에 제공하고 있으니 어찌 보면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자동차는 아니다.

이번에 우리가 시승한 모델은 룬 카니발 하이리무진 4인승. 룬 카니발 하이리무진은 7인승과 4인승을 선택할 수 있다. 4인승의 경우 1열과 구분되는 파티션을 세 가지 타입으로 선택할 수 있다. 파티션이 없거나, 혹은 풀 파티션으로 1열과 2열을 완전히 나눈다. 하프 파티션으로 꾸며진 시승차의 실내 분위기는 호사스럽다. 요트 라인에서 영감을 얻은 나무 바닥과 알칸테라 천장으로 꾸몄다. 손이 닿는 부분은 대부분 최고급 가죽으로 마무리했다.

운전석 뒤로 높이가 50~60cm 높이의 하프 파티션이 자리한다. 파티션은 좌우 독립 글러브 박스로 넓은 수납공간을 갖췄다. 하프 파티션은 시트 등받이를 눕히고, 다리받침을 위로 올리는 리클라이닝 자세를 했을 때 발을 편하게 올릴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여느 세단형 쇼퍼드리븐처럼 1열 동승석 시트를 앞으로 접고, 등받이가 순차적으로 움직이는 등 번거로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 않다. 혹시 모를 충돌사고 시 승객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시트 등받이 각도가 180도 평평하게 펴지지는 않는다. 그래도 꽤 많이 눕힐 수 있어서 흡사 항공기 비즈니스석 공간처럼 편하게 자리 잡는다. 하프 파티션이 1열 시트 뒤로 자리해서 발을 뻗을 공간이 언제나 확보된다는 점도 장점이다.

2열 독립형 시트는 열선 및 통풍은 기본이고 마사지 기능도 제공한다. 좌우 팔걸이에서 스마트폰 무선 충전, 컵홀더 냉/온 유지, USB 충전, HDMI 외부입력 포트도 제공한다. 높이가 높은 천장 앞부분에 20인치가 넘는 모니터를 달아 이동 중에 OTT와 PC(인터넷 통신료 별도)를 통해 컨텐츠를 즐길 수 있다. DH 오토 같은 자동차 특장 업체의 장점은 소비자 개별 맞춤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예컨대 뒷좌석 사용자가 플레이스테이션 같은 콘솔 게임기 설치를 요구했다면, 시스템 공간을 만들어 장착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동 중 비즈니스 미팅이 잦은 오너라면 화상 회의 시스템을 장착하는 것도 솔깃하겠다.

 

 

 

비교가 안 되는 뒷좌석 공간이 최고의 장점

 

룬 카니발 하이리무진은 미니밴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만큼, 넓은 사용 범위를 자랑한다. 쇼퍼 드리븐이면서 동시에 오너 드리븐이 자연스러운 자동차는 흔하지 않다. 평일에는 비즈니스 용도로 기사를 두고 뒷좌석에 타고 다니는 목적으로 쓴다. 혹은 VIP 의전이나 손님 접대 용도로도 어울린다. 반면 주말에는 내 가족을 태우고 직접 운전을 하며 여행을 다녀도 어색함이 없다. 레저나 캠핑에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골프장에 4명의 승객과 풀 사이즈 골프 가방 4개를 넉넉하게 실을 수 있는 쇼퍼 드리븐이 생각보다 흔하지 않다. 이렇게 운영 측면에서 효율적이라 실제로도 연예인이나 기업 CEO가 카니발 하이리무진을 많이 이용한다. 그래서인지 대중적인 이미지가 나쁘지 않다.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하이리무진 외형으로 호텔이나 회사 로비, 공항 같은 곳에서 당당한 이미지를 풍긴다.

룬 카니발 하이리무진은 길이 5.2m, 휠베이스 3.1m로 요즘 등장하는 수입산 대형 쇼퍼 드리븐에 비하면 크기가 오히려 작다. 그만큼 기본 움직임 특성이 더 날렵하다는 의미다. 자동차 무게는 약 2300kg로 제법 묵직하다. 그래도 V63.5리터 GDI 가솔린 엔진의 넉넉한 출력(294마력, 36.2kg·m)을 바탕으로 어떤 구간에서든 경쾌하게 움직인다. 뒷좌석 VIP를 위한 극진한 주행 중에도 부드럽게 가속해서 앞 차를 쉽게 추월할 수 있다. 고속도로에서 속도를 높여 장거리를 달릴 때도 스트레스가 덜하다.

특히 가솔린 3.5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와 매치가 뛰어나다. 뒷좌석에서 느껴지는 진동과 소음, 특정 엔진 회전수의 부밍음 등이 거의 없다는 점이 매력이다. 2열 독립형 시트는 포지션이 높아서 주변 시야를 충분히 확보한다. 뒷좌석 등받이를 눕혀 편안한 포지션을 취했을 때도 창밖을 바라볼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 달리는 차 안에서 조명을 어둡게하고, 잔잔한 음악을 틀어둔 채 시트를 뒤로 눕혔다. 바쁘게 돌아가는 외부와 달리 뒷좌석은 평온했다. 그러다 깜빡 잠들 뻔했다. 아주 짧은 순간 벌어진 일이다. 이런 차를 왜 타는지 알 것 같았다. 엄밀하게 말해 달리는 자동차 실내가 호텔처럼 편안할 수는 없다. 하지만 단언컨대 그 어떤 자동차의 뒷좌석보다 편하고 넓게 안정을 취할 수 있다.

이번에 시승한 4인승 하프 파티션은 거의 모든 기능을 넣은 상태에서 가격이 8,990만 원이다. 이는 기아에서 판매하는 카니발 하이리무진 4인승(비슷한 옵션 약 9,080만 원)과 비슷하면서도 내장재 가죽이나 천장 스웨이드 같은 소재는 훨씬 고급스러워서 경쟁력이 있다. 여느 쇼퍼드리븐은 세단 혹은 SUV라는 제한된 공간 안에서 최적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했다면, 이 차는 운전석 뒤로 7~9명을 태울 수 있는 공간을 2명이 탈 수 있게 바꿨다. 그만큼 공간의 여유는 관점에서 비교가 안 된다. 물론 수입 대형차의 뒷좌석과 비교하면 완성도가 떨어지는 부분도 있다. 원터치 리클라이밍이나 조명, 오디오, 혹은 운전석 엔터테인먼트를 통합 제어할 수 없다는 부분이 아쉽다. 하지만 편안한 공간이라는 쇼퍼드리븐의 본질을 원하는 고객에게는 아주 효율적인 구성을 제시한다. 마치 항공기 비즈니스석을 예약할 때, 술과 라운지 서비스 등 사용하지 않는 각종 부대시설을 빼고 비행기 안에서 넓고 안락한 공간만 지불하고 싶은 것처럼 말이다.

LUNE Carnival Hi-Limousine 4 Seater

레이아웃 앞 엔진, RWD, 4인승, 세단   엔진 V6 3.5L   최고 출력 294마력/6,400rpm   최대 토크 36.2kg·m/5,000rpm   변속기 8단 자동   휠베이스 3,090mm   길이×너비×높이 5,200×1,995×2,045mm   복합연비 8.4km/L(기아 하이리무진 4인승 기준)   무게 2,230kg(기아 하이리무진 4인승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