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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들클래스 네이키드 라이벌, 두카티 몬스터 VS KTM 890 듀크 R

태권 한 2023. 6. 25. 11:40

입력 2023. 6. 25.

미들클래스 네이키드, 영혼의 맞수
모터바이크 양현용 편집장과 윤연수 기자의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자기 바이크 뽐내기 한판 승부.

DUCATI MONSTER VS KTM 890 DUKE R

양현용 라이더

두카티의 엔트리 모델. 18kg의 경량화를 통해 종전의 몬스터 821보다 더 다루기 쉽고, 더 재밌는 바이크가 되었다. 937cc 테스타스트레타 엔진은 111마력의 출력을 내며 L트윈 특유의 그르렁거림이 매력적이다. 출시 초기에는 트렐리스 프레임이 없는 새로운 디자인에 아쉬움을 토로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이제 몬스터만의 새로운 개성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윤연수 라이더

KTM의 고성능 미들급 네이키드 모델로 부등 간격 연소의 병렬 트윈 엔진을 탑재하고 각종 고성능 파츠로 무장했다. 과거 790 듀크에 이어 한 단계 더 높아진 운동 성능과 완성도가 더해진 디자인으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건조중량은 166kg이며 890cc 2기통 엔진은 최고출력 121마력, 최대 토크는 99Nm를 발휘한다.

양현용(이하 양) : 두카티 몬스터는 2021년에 구매해서 현재 일년 반 정도를 탔어요. 트랙 데이와 데일리 라이딩을 모두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서 선택했는데 그 역할을 완벽하게 해내고 있습니다. 시승 없이 제원만 보고 예약을 해서 국내 출시하자마자 구매했는데 실제로 처음 바이크를 탔을 때 ‘내가 진짜 잘 샀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만큼 마음에 들었습니다.

윤연수(이하 윤) : 890 듀크 R은 2021년, 시승을 통해 처음 접했어요. 당시 너무 매력적이라서 실제로 구매까지 고려했었는데 당시에는 다른 바이크를 산지 얼마 되지 않아서 추가로 살 수가 없었습니다. 너무 안타까웠죠. 그리고 올해 초 새로운 컬러가 적용된 890 듀크 R로 기변해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KTM 트랙 데이를 비롯해서 RRT(레트로레이서트로피)라는 서킷 이벤트까지 참가하며 네이키드를 진하게 즐겨볼 예정입니다. 튜닝 및 커스텀도 트랙 주행을 목적으로 꾸미고 있고요.

 : 사실, 두카티 몬스터가 18kg을 다이어트 하게 된 계기가 790 듀크가 아니었나 싶어요. 제원상 건조중량도 비슷하죠. 미들 클래스 네이키드가 가벼워져야 더 재밌다는, 지금 생각하면 단순한 건데 790 듀크가 그 명제를 빠르게 실현한 모델이었던 것 같아요. 제가 두카티 몬스터를 구매했을 당시 890 듀크 R이 국내 출시 전이었어요. 그래서 당시 경쟁 상대는 790 듀크였는데 몬스터가 제원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부분이 많고 디자인도 마음에 들었어요.

 : 890 듀크 R은 이번에 출시할 몬스터 SP와 경쟁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하지만, 편집장님의 몬스터는 이미 SP 모델 이상의 파츠들로 무장했기 때문에 붙어볼 만하겠다고 생각했죠. 이 기사를 읽는 독자분들도 890 듀크 R과 몬스터 SP를 비교한다고 생각하면 좀 더 수월할 것 같습니다. 실제로 어떤 튜닝을 하셨나요?

 : 제 몬스터는 드레스 업을 위한 그래픽 카울과 카본 파츠, 리어 시트 캐노피를 장착했어요. 그리고 성능 개선을 위해 STM 드라이 클러치 키트, 전후 올린즈 서스펜션, 올린즈 핸들 댐퍼, 리조마 스텔스 미러, 경량 리튬이온 배터리, 하이 시트 등을 추가했어요.

 : 차량 가격과 커스텀 비용을 더하면 거의 스트리트 파이터 V4에 근접한 것 아닌가요.
 : 그렇게 이야기하니까 제가 바보 같아 보이는데요(웃음) 하지만 이 바이크가 주는 재미와 만족감은 그 이상의 모델과 비교해도 전혀 부족하지 않아요. 고성능 서스펜션으로 바꿈으로써 느낄 수 있는 주행의 수준 차이는 양산형 상위 모델에서는 절대로 느낄 수 없어요. 분명히 양산형 그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기 때문이죠.
 : 저는 드레스 업보다는 정말 실전 주행을 위한 튜닝에 집중했어요. 전후 WP 프로 서스펜션을 장착했고, KTM 순정 레이싱 패그, 배틀 가드, 접이식 레버 세트, 레이스 스탠드 볼트, 슬라이더 등을 더했죠. 이그니션커버 프로텍터와 클러치 커버 프로텍터도 멋스러운 절삭 파츠가 아닌 강화 플라스틱 소재의 제품을 장착했어요. 절삭 파츠가 훨씬 고급스럽고 멋지지만, 실제 보호 성능보다는 드레스 업의 목적이 강하다는 말을 듣고 바로 고개를 저었죠. 추가로 밸리팬과 아크라포비치 머플러를 장착할 예정이에요.
 : 무조건 돈을 많이 쓴다고 좋은 바이크가 완성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자신의 취향과 목적에 따라 특색을 살리는 게 중요한 포인트죠. 하지만 그러다보니 돈이 많이 들었다? 이건 뭐 어쩔 수 없는거 아닐까요?(웃음)
 : 의외로 KTM은 가성비가 괜찮은 브랜드에요. 순정 파츠는 물론이고 옵션 파츠들도 꽤 합리적인 가격대로 책정되어 있죠. 그에 비하면 두카티는 파츠들의 조금 가격대가 높더라고요.

주행 성능

 : 그럼 주행 성능에 대해서 두 대를 비교하면서 얘기하면 좋을 것 같아요. 890 듀크 R을 처음 시승해봤을 때 엔진 필링이 너무 부드러워 놀랐어요. 엔진이 너무 부드럽고 조금 밋밋하게 느껴지기도 했죠. 물론, 고회전으로 갈수록 출력이 쫙쫙 뻗는 느낌이 상당하더라고요. 출력이 높다는 걸 무시할 수 없었어요. 다시 몬스터를 탔을 때는 엔진 특유의 필링은 확실히 몬스터만의 영역이더라고요. L트윈 엔진의 고동감부터 회전이 올라갈 때 들리는 특유의 그르렁거림이 확실히 병렬 엔진을 아무리 부등 간격으로 설정을 해도 오리지널 필링은 따라갈 수 없다는 느낌이 있어요.
 : 편집장님의 몬스터는 드라이 클러치의 찰찰찰찰 소리와 배기 사운드, 가속할 때 들리는 흡기 사운드까지 재미있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와요. 가속할 때마다 입꼬리가 씰룩거리길 반복했죠. 하지만, 고회전에서 힘이 빠지는 느낌이 들어 아쉬웠어요. 그러니까 도심에서 요리조리 빠져나가는 주행은 너무 경쾌하지만, 서킷에서 이 바이크를 끝까지 짜내보니 ‘오잉’ 싶을 정도로 힘이 뚝 떨어졌어요. 역시 몬스터가 어반 네이키드에 가깝다면 890 듀크 R은 레이스 머신의 향기가 짙은 것 같아요.

 : 몬스터가 재미있는 영역은 100~180km/h 사이인 것 같아요. 그 이상의 영역에서는 확실히 아쉽죠. 이건 몬스터가 가진 성격이라고 이해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최고속도에 집착하기보다 누구나 쉽게 타고 주행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바이크입니다. 다시 돌아와서 890 듀크 R은 확실히 단단하고 서킷 주행에 초점을 맞춰놨다는 느낌이었어요. 휠베이스 자체는 10mm도 차이가 나지 않는데 스윙암 길이는 상당히 차이가 나죠. 890 엔진이 엄청 콤팩트한 만큼 스윙암을 길게 늘려놨거든요. 덕분에 리어 스윙암의 움직임은 아주 좋아졌지만 코너링에서 조금 느긋해진 것 같아요. 아 그리고 제 몬스터의 코너링이 더 경쾌하다고 느끼는 데는 하이 시트를 장착한 덕도 있을 겁니다.

 : 하이 시트 덕분에 자세도 좀 더 공격적이고 무게 중심을 넘기는 것도 수월한 게 맞지만 너무 푹신푹신해요. 듀크는 장거리 주행을 하면 조금 부담스러울 정도로 단단하고 낮고 넓어요. 하지만 엉덩이로 리어 휠의 트랙션을 느끼기 좋다는 뜻이기도 하죠. 가볍고 강력한 특성 때문에 프런트가 자꾸 떠오르는데 저도 시트를 더 높여서 하중을 앞으로 밀어야 하나 고민 중이에요.(웃음)

 : 듀크가 단단하다고 말했는데 그 단단함은 단지 서스펜션의 느낌이 아닌 엔진이 도는 질감, 스로틀을 열었을 때 기어들이 연결되는 느낌, 이런 것들에도 유격이 적은 느낌이에요. 전체적으로 꽉 조여진 느낌이 확실히 있어요. 반면에 몬스터는 조금 더 포용적이고 편안한 느낌이 강했어요. 저는 이걸 튜닝을 통해서, 조금 조여 준 세팅인데 특히 드라이 클러치를 장착한 뒤 뒷바퀴가 직결되는 느낌이 마음에 들어요. 딱 한 가지 단점이라면 클러치에 적용된 강화 스프링 때문에 레버 압력이 파니갈레V4보다 높다는 거예요. 시내 주행을 하면서 클러치 레버를 잡고 신호 대기를 할 수 없을 정도에요. 신호 대기 시 무조건 중립으로 바꿔야 하는 나름의 고충이 있습니다.

 

 

 : 저는 WP의 프로 서스펜션을 인스톨 할 때, 순정 제품보다 2-3단계 높은 레이트의 스프링을 장착했어요. 그 기준을 서킷에서 슬릭 타이어를 사용한다는 가정 하에 선택한 것이죠. 도로에서 조금 힘들더라도 서킷에서 더 빠르게 달릴 수 있다면 모두 감수할 수 있어요.

 : 재밌는 건, 내가 윤기자의 바이크를 탔을 때는 내 체중에 딱 맞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체중 차이가 꽤 크다는 걸 고려했을 때, 서킷에 맞춘 세팅은 상상 그 이상이라는 걸 다시 한 번 느꼈죠. 그런 면에서 몬스터는 올린즈 서스펜션을 장착할 때 좀 더 도로주행을 고려한 세팅으로 설정했어요. 물론, 서킷도 즐길 테지만 랩타임을 빠듯하게 줄여가며 달릴 생각은 없거든요. 그저 도로와 서킷 모두 재밌게 타고 싶다는 게 목적이죠. 바이크가 너무 무뚝뚝하지 않고 쉽게 교감할 수 있는 게 좋아요.

 : 서스펜션은 한번이라도 고성능을 경험하고 나면 절대로 다시 돌아갈 수 없어요. 그 차이는 느껴보지 못한 사람들은 절대 이해할 수 없을 만큼의 차이거든요. 한번 느껴보면 그 차이를 계속 찾게 만들 정도죠.

 : 그래서 저는, 소유했던 바이크들의 서스펜션을 거의 다 올린즈로 바꿨어요. 서스펜션으로 바이크 튜닝을 시작하는 것이 이제는 일종의 의식 같이 느껴지기도 해요. 물론 순정을 올린즈나 WP로 달고 나와서 바꾸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요.

 : 트랙을 생각해보면 듀크가 테일 램프와 방향지시등을 너무 쉽게 탈거할 수 있다는 것이 마음에 들어요. 듀크로 서킷을 본격적으로 달리려고 알아보면 감동 포인트들이 곳곳에 숨어 있어요. 등화류가 리어 펜더에 모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볼트 몇 개만 풀어버리면 한 번에 모두 정리할 수 있죠. KTM의 슬로건인 레디 투 레이스와 잘 맞는 설정 같아요. 일단 890듀크는 이미 순정 액세서리로 레이스 FRP카울이 준비되는 모델이랍니다.

 : 두카티 역시 서킷 주행에 진심이 브랜드니 몬스터 역시 서킷 주행에 확실히 대응하고 있어요. 그런데 트랙을 임하는 자세는 두 브랜드가 조금 달라요. 몬스터는 트렉데이를 고려했다면, 듀크는 진짜 레이스를 준비하는 느낌이에요. 그래서 전 몬스터 쪽이 더 잘 맞다고 느껴집니다.

 : 320mm더블디스크와 스티레마 모노블럭 캘리퍼 구성에 166kg의 건조중량이니 브레이크 성능은 말 다했죠. 저는 두 모델 간의 포지션 차이는 제대로 느끼지 못했어요. 모두 상체가 서는 자세로 편안하게 지지고 볶기에 좋았습니다. 조절식 풋패그를 장착하며 가장 뒤, 그리고 가장 높은 포지션으로 설정했는데 막상 타보니 조금 편안한 자세로 바꿔도 좋을 것 같아요.

 : 그럼 상대에게 부러운 점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 몬스터에서는 귀를 즐겁게 하는 드라이 클러치. 시퀀셜 방향지시등, 조절이 가능한 윌리 컨트롤. 이렇게 세 가지를 꼽고 싶네요. 드라이 클러치야 더 설명이 필요 없고, 시퀀셜 방향지시등의 고급감은 압도적이죠. 여기에 윌리 컨트롤은 누구나 전자장비의 도움을 받으며 안전하게 윌리를 도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890 듀크 R이 부러운 점은 순정 파츠 구성이 너무 좋다는 것. 브랜드 옵션 파츠인 레이싱 패그. 마지막으로는 출력이에요. 앞서 말했듯 890 듀크 R은 몬스터 SP와 동급이라고 취급해야 할 정도로 고성능 파츠가 장착되어 있어요. 여기에 옵션 파츠의 퀄리티도 상당하고 가격도 합리적이에요. 끝으로는 몬스터보다 딱 10% 높은 출력이 매 순간 느껴졌어요. 피크 파워에 대한 갈증이 있는 건 아니지만, 언제나 그렇듯 출력은 높을수록 좋은 거니까요.

 : 자 그럼, 이번에는 각자의 자기 바이크의 자랑거리를 꼽아볼까요?

 : 일단 메인터넌스 비용이 저렴해요. 일반적인 오일 교환 비용부터 부품 가격까지 두카티에 비해 확실히 저렴하죠. 그만큼 부담 없이 바이크를 한계까지 즐겨볼 수 있죠. 두 번째는 기본 파츠 구성이 좋아요. 지금도 필요에 따라 성능을 더 높이긴 했지만 순정 상태 그대로 서킷을 주행하더라도 문제가 될 게 없죠. 마지막은 역시 출력입니다. 간단하게 4단에서 윌리가 돼요. 프런트가 가벼운 특성도 있지만, 전체 rpm영역에서 충분한 토크를 고르게 뿜어내는 덕분이죠.

 

 : 일단 저는 체중에 맞춘 올린즈 서스펜션이에요. 저는 항상 기본 세팅에서 벗어나는 과체중이에요. 양산형 바이크는 아무리 단단하게 세팅한다 한들 제 몸무게에는 아쉬움이 생기죠. 애프터마켓을 통해 자신의 체중에 맞춘 서스펜션은 완전히 다른 움직임을 보여줘요. 앞서서 한참을 떠들었으니 금방 이해하시겠죠? 다음은 가벼움이에요. 실제로 무게의 가벼움도 있겠지만 이 바이크가 주는 느낌 자체가 가볍다는 것. 그래서 이 바이크를 탈때는 마음까지 가벼워지죠. 한 가지를 더하자면 정말 다양한 옵션 파츠가 출시한다는 점이에요. 두카티 퍼포먼스 파츠뿐만 아니라 서드파티 업체들도 상당히 많은 제품을 출시하고 있어서 몬스터의 숫자만큼이나 다양한 몬스터가 존재할 거에요. 물론 그래서 지갑을 자꾸 털어가는 문제도 있지만요.(웃음)

 

 

 

DUCATI MONSTER

엔진형식 수랭 4스트로크 L형 2기통 데스모드로믹 4밸브   보어×스트로크 94 × 67.5(mm)   배기량 937cc   압축비 13.3 : 1   최고출력 111hp / 9,250rpm   최대토크 93Nm / 6,500rpm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공급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식(FI)   연료탱크용량 14ℓ   변속기 6단 리턴   서스펜션 (F)43mm텔레스코픽 도립 (R)싱글쇽 스윙암   타이어 사이즈 (F)120/70 ZR17 (R)180/55 ZR17   브레이크 (F)320mm더블디스크   (R)245mm싱글디스크   휠베이스 1,474mm   시트높이 820mm   건조중량 166kg

 

 

KTM 890 DUKE R

엔진형식 수랭 4스트로크 병렬 2기통   보어×스트로크 90.7 × 68.8(mm)   배기량 889cc   압축비 미발표   최고출력 121hp / 9,250rpm   최대토크 99Nm / 7,750rpm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공급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식(FI)   연료탱크용량 14ℓ   변속기 6단 리턴   서스펜션 (F)WP APEX 43mm도립 (R)WP APEX 싱글 쇽 스윙암   타이어사이즈 (F)120/70 ZR17 (R)180/55 ZR17   브레이크 (F)320mm더블디스크 (R)240mm싱글디스크   전장×전폭×전고 미발표   휠베이스 1,482mm   시트높이 834mm  건조중량 166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