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제품

노년층 인기템 '효도 MP3'

태권 한 2013. 10. 10. 09:12

노년층 인기템 '효도 MP3'

 

 

 회사원 김 모씨는 지난 추석 할머니댁에 방문했다가 라디오도 나오고 음악도 나오는 휴대용 스피커를 사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이어폰 없이도 스피커로 '빵빵'하게 노래를 들을 수 있는 이 기기가 요즘 친구들 사이에서 유행인데 본인만 아직 가지고 있지 않다며 서운함을 내비쳤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노년층 사이에서 '효도 MP3'가 인기다. 자전거나, 등산, 텃밭 가꾸기 등 왕성한 취미활동을 즐기는 액티브 시니어가 증가하면서 취미활동 시 라디오와 좋아하는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단순한 기능의 휴대용 스피커가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잡은 것.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도 시중에 다양하게 나와 있다.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 각광을 받고 있는 제품은 노벨뷰의 싱박스 SV932를 비롯해 크라이저의 에그볼, 뉴메이트 NP-1000, 인비오코리아의 인비오 MR-5S 등 주로 중소기업 제품이다. 이들 제품에는 '등산을 좋아하시는 부모님께 사드렸더니 너무 좋아하신다', '친구분이 자랑했다길래 한대 장만해 드렸다' 등의 상품평이 각각 수백개씩 달려 있어 인기를 짐작케 한다.

이들 제품의 크기나 외관 디자인은 마치 구형 소니 워크맨을 보는 듯하다. 성인 손바닥 정도의 크기에 한쪽 편에는 큼지막한 스피커가 놓여있고 또 다른 쪽에는 액정표시 장치와 재생 버튼 등이 위치해 있다.

우선 강력한 스피커는 이들 제품의 공통적인 특징이다. 저마다 '빵빵한 음질', '우퍼 내장 강력 스피커'를 주요 기능으로 내세우고 있다. 실제 대부분 제품이 6W(와트) 정도의 강력한 출력을 제공하는 스피커를 채택해 등산이나 자전거 등 야외활동 할 때도 여럿이서 즐길 수 있도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노년층들이 보통 이어폰 착용을 불편하게 여기면서 청각 능력이 저하되는 경우가 많아 스피커 성능은 휴대용 스피커 구매시 중요한 선택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

▲ 노년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노벨뷰 휴대용 스피커. 라디오와 MP3 플레이어 기능을 갖췄으며 조작법이 간단한 것이 특징.

노년층의 사용을 고려해 만든 제품인 만큼, 조작 방법은 상당히 간단하다. 마치 집 전화기에서 본 듯한 큰 숫자 버튼을 누르면 라디오 주파수를 맞출 수 있고 곡 번호를 마치 전화기 번호 입력하듯 눌러 MP3 음원간 이동이 자유로운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아예 트로트와 가요 등 2천여 곡이 내장되어 있어 재생 버튼과 앞으로 가기·뒤로 가기 버튼만 두고 있는 제품도 인기다. MP3가 내장된 제품은 보통 가사를 담은 '가요집'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다만 이 제품의 경우 판매 가격을 감안할 때 음원 저작권 사용료를 제대로 지불했는지 다소 의심스럽다는 지적도 적잖다.

▲ 트로트와 가요 등 2천여 곡의 MP3가 내장되어 있는 휴대용 MP3·라디오 제품

 

효도 MP3를 구매했다는 한 구매자는 "부모님이 원하는 노래를 MP3에 담아드린 후 목록을 프린트해 드렸다"면서 "USB에 따라 400곡 가까이 들어가는데 프린트 목록을 보면서 원하는 노래를 찾아 들으시는 모습을 보면 선물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들 제품의 또 다른 특징은 어디에서나 라디오 수신이 원할 할 수 있게 긴 안테나를 장착했다는 점이다. 또 한번 충전하면 최소 5~7시간은 지속되는 내장 배터리를 장착했다. 가격은 보통 1만5천원~3만원 선으로 선물하기에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편이다.

노벨뷰 관계자는 "사용법이 간단해서 기계 조작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이 많이 구매할 뿐 아니라 입소문이 많이 나서 판매가 늘고 있다"고 설명하며 "최근 1~2년 사이에 야외활동을 즐기는 노년층 사이에 스마트 기기와 연동하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는 휴대용 스피커가 인기를 끌면서 아이리버 등 기존 MP3 제조사들도 유사한 제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