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파워 하이브리드, 인피니티 뉴 Q50S

태권 한 2018. 3. 30. 16:59

파워 하이브리드, 인피니티 뉴 Q50S

인피니티가 준비한 미디어 시승회에 참석했다. 뉴 Q50S를 타고 서울시 강남구에서 출발해 경기도 가평을 왕복하는 약 120㎞ 거리를 달렸다. 2인 1조로 시승을 진행했던 탓에 긴 시간을 들이지는 못했지만, 그들의 하이브리드가 추구하는 성격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4년 만에 만나는 인피니티 Q50S 하이브리드. 아니, 이젠 뉴 Q50 블루 스포트(Blue Sport)다. 지난 9월에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거듭나면서 이름을 바꿨다. 화장도 살짝 고쳤다. 인피니티를 상징하는 ‘더블 아치(Double Arch)’ 그릴을 키우고 범퍼 아래 모양을 바꿨다. 옆을 보면 신형 휠이, 뒤를 보면 신형 테일램프가 눈에 띈다. 스포츠 세단 콘셉트에 맞춘 은근한 변화다.

실내도 마찬가지다. 3가지가 바뀌었는데 모두 운전자를 위한 부분이다. 계기판 디자인을 바꿔 시인성을 높이고, 스티어링 휠과 기어 레버도 바꿨다. 크기를 줄인 스티어링 휠은 손맛을 고려한 부분이다. 다른 부분은 바뀌지 않았다. 닌텐도 3DS를 닮은 듀얼 스크린도 그대로다. 가죽과 알루미늄 트림으로 차분한 분위기 자아내는 구성이 좋다.

뉴 Q50 블루 스포츠는 V6 3.5L 하이브리드 구동계를 얹는다. 엔진은 최고출력 306마력을 6,800rpm, 최대토크 35.7㎏·m을 5,000rpm에서 낸다. 모터는 최고출력 68마력(50kW), 최대토크 29.6㎏·m을 낸다. 시스템 총출력은 364마력. 자동 7단 변속기 맞물려 뒷바퀴를 굴린다. 0→시속 100㎞ 가속 시간은 5.1초.(미국 제원 참조)

서울을 빠져나가는 길은 꽤 막혔다. 가다서길 반복하며 하이브리드의 이점을 확인했다. 가속페달을 부드럽게 밟으면 최대한 모터로만 달리려 든다. 가속 보채려 발 끝에 힘을 주면 엔진이 깨어나지만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다. 모터만으로 가속해도 충분했다. 정체 구간 통과하는 동안엔 기름을 쓰지 않았다.

고속도로에 올라 합류를 위해 가속 페달을 꾹 밟았다. VQ 엔진 특유의 고동감 있는 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속도가 오른다. 안정적인 승차감 덕분인지 속도감은 크지 않다. 7,000rpm 근처에서 변속을 거듭하며 달리는 맛이 호쾌하다. 여유롭게 달릴 때도 좋다.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 이탈 방지 시스템 켜고 느긋하게 고속도로를 통과했다.

잠깐 뒷좌석으로 자리를 옮겼다. 키 179㎝의 기자에 맞게 앞좌석을 맞췄음에도 뒷좌석 다리 공간은 적당했다. 엉덩이 쿠션이 두툼해 받치는 효과가 좋다. 다만 등받이에 맞춰 정자세로 뒷좌석에 앉으면 머리가 닿았다. 승차감은 안정적이다. 그러나 앞좌석에 비해 살짝 단단한 기분이다. 하이브리드 배터리 때문에 뒤에 무게가 많이 실려서일까?

전기 모터를 더한 하이브리드 구동계의 이점이 가장 분명히 드러나는 부분은 저rpm 구간이다. 가속페달 지긋이 밟아 달릴 때면 모터로 힘을 더해 달리는데, 엔진회전수를 낮게 유지하면서도 충분한 힘을 느낄 수 있다. 작동과 함께 최대 토크를 내주는 모터 덕분이다. 마치 대배기량 엔진 얹은 차를 모는 듯한 기분이다.

굽이진 길에서 방향을 바꿀 때면 가볍고도 민첩하게 반응한다. 스티어링 휠의 답력, 저항감은 균형이 좋고 반응은 일관적이다. 서스펜션은 앞 더블 위시본, 뒤 멀티 링크 구조다. 충격 흡수 능력은 뛰어나나 승차감이 살짝 단단한데, 스포츠 타입 서스펜션을 사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연달아 힘주어 비틀 때면 차체가 기운다. 럭셔리와 스포츠 사이에서 고민한 흔적이다.

인피니티는 Q50에 세계 최초의 ‘다이렉트 어댑티브 스티어링’을 달았다. 기계적인 연결을 없애고 전자제어 방식만 사용한 ‘스티어 바이 와이어’ 방식이다. 운전자가 전자식 스티어링을 돌리면 ECU가 이를 읽어 앞바퀴 조향 각도를 조절한다. 물리적인 연결은 없다. 운전자가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자연스럽게 자동차가 방향 조절에 개입할 수도 있다. 안전을 위해서다.

마치 자동차 게임에서나 가능할 것 같은 구성이지만 위화감은 없다. 오히려 몇몇 MDPS보다 훨씬 자연스럽다. 그리고 비상 상황을 대비한 기계적 연결도 있다. ECU가 작동하지 않으면 보조 ECU를 가동하고, 보조 ECU도 쓸 수 없는 상황이라 판단하면, 평소에 분리해두었던 스티어링과 앞 차축 사이의 클러치를 연결해 기계적 구조로 바꾼다.

돌아오는 길, 서울 시내에서 전방충돌 예측경고 시스템을 포함한 모든 안전 기능을 켜고 달렸다. 그런데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상황이 아닌데도 앞 차에 맞춰 알아서 속도를 줄이는 기분이 들었다. 진행차의 뒤에 따라붙어 시험해봤다.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는데도 앞차를 따라 완전히 멈춰서더니 경고음을 냈다. 저속에서 운전자 부주의로 생기는 사고를 줄이기에 좋겠다.

인피니티 뉴 Q50 블루스포트의 경쟁자는 BMW 330i M 스포츠 패키지. 스포츠 세단 콘셉트를 강조하는 이상 3시리즈와의 경쟁은 피할 수 없다. 인피니티는 더 높은 출력, 더 큰 차체, 하이브리드 구동계 등을 내세운다. 3시리즈의 길이×너비×높이는 4,633×1,811×1,429㎜. 휠베이스는 2,810㎜다. Q50의 길이×너비×높이는 4,810×1,820×1,440㎜. 휠베이스는 2,850㎜다.

인피니티 Q50 블루 스포트의 가격은 4,690~6,290만 원. 안전장비를 모두 챙겨달은 프로액티브 트림의 가격은 6,290만 원이다. 장비를 덜어낸 에센셜 트림의 가격은 4,690만 원. 아무래도 에센셜 트림에 눈이 간다. 4,690만 원에 364마력 내는 하이브리드 스포츠 세단을 살 수 있다는 점이 아주 매력적이라서다. 게다가 V6 3.5L 엔진치고 연비도 준수하다. 복합 12㎞/L. 전기모터 덕분에 배기량 이상의 힘을 느낄 수 있다는 점도 좋다. 고성능 하이브리드를 원한다면 선택은 분명하다.

글·사진 안민희 기자(minhee.editor@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