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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대비 성능 + X = SV650X

태권 한 2018. 5. 17. 15:29

가격 대비 성능 + X = SV650X

나경남 입력


SUZUKI SV650X베스트셀링 모델인 SV650이 네오 레트로 스타일로 스타일을 가다듬으면서 SV650X란 이름으로 등장했다.

취재 협조 : 스즈키코리아 www.suzuki.kr

라이딩기어: Blaur HT  www.blauerht.co.kr 

오랜 시간 동안 인기를 끌고 있는 미들급 네이키드 SV650이 네오 레트로 스타일로 한층 새로워졌다. 가격 대비 성능면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SV650X를 만나봤다.


X라는 아이1999년 등장한 SV650  

스즈키의 SV650은 1999년 탄생했다. 스즈키의 협각 90도 V형 2기통 엔진의 시대를 연 SV650은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이 엔진은 자사의 V스트롬 시리즈에 적용되었고, 오랫동안 사랑받기로는 마찬가지였다. 꾸준한 인기의 요인을 여러 곳에서 찾을 수 있지만, 이 적당한 V트윈 엔진의 매력도 빼놓을 순 없다.

2003년식 SV650          

하지만 다시 한번 생각해보면 참으로 오랫동안 끓이고 있는 ‘사골’이란 뜻도 될 수 있다. 내년이면 20주년을 맞이할테니 20년 전통의 사골 엔진을 자랑할 수 있는 기념 모델도 기대해 볼 수 있겠다. 하지만 이 사골 국은 꽤나 많은 개량이 이뤄졌다.현행 SV650의 기본 구성은 2009년 등장한 스즈키의 글라디우스(Gladius)에서 가져왔다 

본래의 풍미를 잃지 않고, 불필요한 기름은 걷어내고, 약간의 밑간 정도는 해놓은 덕분에 훨씬 더 접근성이 좋아졌다. 부가적인 ABS나 트윈 스파크 플러그, 로우 RPM 어시스트 등은 서비스와 밑반찬의 갯수가 더 늘어난 것과도 같다. 그런데도 가격은 나쁘지 않다. 사골이라고 욕을 먹을 이유는 전혀 없는 정말 괜찮은 한 끼 식사와도 같다.콘셉트로 제시됐던 SV650랠리          

SV650X의 탄생은 SV650랠리(Rally)란 콘셉트를 통해 등장이 예고된 바 있었다. 랠리(Rally)란 이름에서 오프로드를 자연스럽게 연상한다면 SV650랠리의 콘셉트를 이해하긴 어렵지만, 스즈키에서 밝힌 바는 1970년대 온로드 랠리카에서 디자인 영감을 얻었다고 밝히고 있다. 메인 헤드라이트 아래, 좌우측으로 배치된 PIAA 안개등은 랠리카의 안개등의 이미지와도 무척 흡사하다.SV650X의 순정 옵션 품목인 PIAA의 안개등          

SV650X의 디자인은 SV650랠리의 콘셉트와 큰 차이가 없다. 기존의 노멀 SV650과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차이점은 파이프 핸들바에서 클립 방식의 세퍼레이트 핸들바가 채용되었다는 점이며, 헤드라이트와 프레임을 살짝 가린 카울로 레트로 스타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는 정도다. 기존의 SV650에 X를 더한 것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차이는 사실 별로 큰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미지는 확실히 달라졌다.SV650X는 기존의 파이프 핸들바 대신 세퍼레이트 핸들바를 채용했다          

이런 당신에게는 권하지 않는다

가장 완벽한 모터사이클은 결국 타는 이에게 가장 잘 맞는 모터사이클일 것이다. 개개인의 취향과 성향은 제각각이며, 각자의 상황에 따라 이런 취향과 성향도 크게 영향을 받는다. 꿈꾸는 모터사이클 라이프가 어느 쪽인가에 따라서도 물론이다.2017년 총 4대의 모델로 떠난 장거리 투어링에서도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던 SV650, 가장 우측에 위치한 시승 당시 SV650은 스크램블러 스타일로 옵션 파츠 등이 적용된 버전이었다

지난 2017년, SV650을 포함한 총 4대의 모터사이클로 떠났던 장거리 투어링에서도 SV650은 참가자 모두가 가장 높게 평가된 바 있다. 디자인적인 성격이 조금 달라졌다고는 해도 SV650X의 기본기에 대해서는 더 논의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SV650X를 보면서 투덜거릴 누군가를 위해, 혹은 SV650X가 추구한 방향과는 맞지 않는 라이더의 입장에서 흠을 잡을 수 있는 부분을 먼저 전부 털어놓고 시작해보자. 만약 이 부분에서 언급되는 것들을 이해할 수 있다면 당신은 SV650X를 타기에 매우 적합한 사람일 수 있다.

사골 엔진이 짜증난다. V트윈 엔진 특유의 고동감이 있지만, 대배기량 수준에서의 박력은 조금 부족하다. 매끄럽게 돌기 때문에 거칠고 다루기 어려운 느낌이 없다. 그래서 초보자용 같다. 엔진의 마력과 토크도 부족하다고 느껴진다.SV650X의 V형 2기통 엔진, 오래된 엔진이지만 많은 개량을 거쳤다          

풀 디지털 계기반은 감성이 부족하다. 테일 라이트, 방향 지시 전환등에 LED를 썼다는데 겉보기에는 너무 옛스럽고 투박하다. 헤드라이트를 덮는 카울링이 못생겼다. 너무 작아서 방풍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사이드 미러도 생뚱맞게 너무 평범하다.특유의 헤드라이트 커버는 SV650X의 외관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다 

트렐리스 구조의 프레임을 가리는 사이드 카울링도 맘에 들지 않는다. 풋 포지션을 조정할 수 없는 고정된 스탭도 싫다. 리어 카울은 SV650과 너무 똑같다. 시트가 너무 얇다.

핸들바가 멀고 낮다. 서스펜션이 무르고 기본적인 프리로드 조정만 된다. 브레이크가 약하다. 스윙암이 너무 싸보인다. 전혀 고급스럽지 않다. 올드한 스즈키(SUZUKI)로고도 싫다.최근까지 사용하였던 S형 로고 대신 스즈키(SUZUKI) 전문 로고를 사용했다, 개인적으로는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 중 하나 

트집은 얼마든지 잡을 수 있고, 당신이 SV650X를 과소 평가할 이유는 얼마든지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냥 맘에 들지 않으면 구입하지 말 것. 사실, 잘 생각해보면 위의 항목들은 모두 그대로 반박할 수도 있다.

오랫동안 숙성된 믿을 수 있는 엔진. 미들급에서 기대할 수 있는 충분한 박력. 매끄럽고 부드러운 회전 특성으로 다루기 쉽다. 초심자부터 베테랑까지 완전히 즐길 수 있다. 엔진의 마력과 토크도 충분하다.디지털 방식의 계기반은 기존 SV650과 동일하다, 프론트 서스펜션은 프리로드 조절이 가능한 타입으로 바뀌었다 

풀 디지털 계기반은 시인성이 좋다. LED를 썼지만 레트로 스타일을 잘 살렸다. 헤드라이트를 덮는 카울링의 디자인이 멋지다. 방풍 효과보다 스타일링이 우선이다. 사이드 미러는 크고 잘 보여야 한다. 트렐리스 구조의 프레임을 가리면서 과거의 로켓형 헤드라이트 카울처럼 디자인된 사이드 카울링도 멋진 디자인이다.SV650X의 풋 스탭. 눈에 띄는 것은 발 뒤꿈치가 닿는 부분에 덧붙여진 필름. 간단한 방법으로 스탭의 그립감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카페 레이서 스타일의 풋 포지션이 딱이다. SV650 특유의 리어 카울이 남아있어서 마음에 든다. 시트를 얇게해 시트고가 높아지지 않아 좋다. 카페 레이서 스타일이라면 딱 이런 핸들바가 필요하다. 서스펜션이 부드럽고, 프리로드 조절이 가능하다.클래식한 느낌을 주는 턱&롤 시트          

브레이크도 충분히 강력하고 ABS도 포함됐다. 사각형 스윙암보다는 고급스럽다. 합리적인 가격대의 제품답다. 옛 추억을 불러일으킬 스즈키(SUZUKI)로고도 마음에 든다.

어떤가. 같은 항목에서도 호불호는 충분히 갈릴 수 있다.

멋진 스타일에는 댓가가 따른다

SV650X는 본격적인 슈퍼스포츠가 아니지만, 충분히 스포츠 주행을 즐길 수 있는 카페 레이서 스타일이다. 자세는 오히려 과거의 슈퍼스포츠에 가까운 느낌도 있을 정도다. 하지만 이런 스타일때문에 시내 주행에서나 저속 주행을 계속한다면 피로가 쌓이기도 쉽다.SV650X의 라이딩 포지션은 꽤 스포티한 설정이다          

라이더의 상체가 앞쪽으로 많이 숙이게 되는 특성 때문에 이를 지탱하기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하체로 단단히 차체를 붙잡고 상체의 무게가 달리는 반대 방향으로 지지될 수 있게 하는 것이겠지만, 저속 주행이나 가다 서다를 반복할 때에는 허리와 등 근육으로 버티는 것이 최선이다.

많은 초심자가 실수하는 것 중 하나는 핸들바 위에 상체의 체중을 싣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조향 실수가 생기기 쉬울 뿐더러, 중심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다. 특히 손목이 꺾인 상태로 상체의 체중을 지탱하면 손목에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어쩌면 이런 고통의 측면보다도 중요할 수 있는 것은 ‘자세’다. 쉽게 말하면 팔을 곧게 쭉 뻗고, 손목을 꺾어 핸들바를 쥐고 상반신의 체중을 지탱하는 모습은 영락없이 ‘초심자’의 모습이다.SV650과 SV650X의 포지션 차이          

굳이 불편한 자세를 강요하는 카페 레이서 스타일을 선택하는 이유 중 하나는 스스로 멋지다고 생각하는 모습을 갖고 싶어서가 아닐까. 남들 눈에 비치는 나의 모습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아마 이런 ‘초심자’의 모습이 당신 스스로의 멋진 모습은 아닐 것이다.

그래도 조금만 더SV650X는 꽤 빠르다.          

SV650X는 꽤 빠르다. 가벼운 차체와 구조적으로도 슬림한 차체를 갖고 있으니 경쾌하게 탈 수 있다. 가속도와 기어비를 감안하면 시속 200km 이상으로 달릴 수도 있을 것이며, 카페 레이서 스타일로 상체를 숙이고 달리니 가속감도 한층 짜릿하게 느껴진다. 더구나 가격도 합리적이라 하기에 충분한 수준. SV650X의 소비자 판매 가격은 959만원. 여기서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다.브레이크 시스템은 필요충분한 수준이지만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욕심을 내고 싶은 것은 어쩔 수 없다. 기존 SV650에서는 적용되지 않았던 프론트 서스펜션의 프리로드 조절 기구가 추가된 것이 반갑지만, 애시당초 기본적인 서스펜션이 감당할 수 있는 영역은 그리 넓지 않다. 가벼운 주행에서 아쉬움을 발견하긴 어렵겠지만, 조금만 더 욕심을 내보면 서스펜션의 한계점을 만나는 것은 전혀 어렵지 않다.배기 머플러 역시 SV650과 동일하다          

브레이크도 마찬가지다. 프론트에 장비된 듀얼 디스크 브레이크는 필요 충분한 수준의 제동력을 갖고 있으며 ABS 역시 제동 안정성을 높이는데 일조한다. 하지만 레디얼 마운트 방식의 브레이크 캘리퍼가 125cc 매뉴얼 모터사이클에도 적용되는 요즘, 토키코의 엑시얼 마운트 브레이크 캘리퍼는 아무래도 아쉽다. 제동력 자체가 부족하다고 할 수준이 아니라고는 해도 그 조작감과 질감이 특히 그렇다. 물론 가격이 이런 약간은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을 감싸줄 수 있다.이탈리아에서 한정판으로 발매된 SV650X-TER, 순정 SV650X보다 '조금 더' 신경 쓴 모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만 더’를 요구하고 싶은 것은 SV650X가 그 이상을 기대하고 싶게 만드는 충분히 좋은 모터사이클이기 때문이다. 2019년 SV650의 20주년이 되면 상위급 파츠로 무장한 기념 모델이 나올 수 있진 않을까. 글쎄, 스즈키의 고집쟁이 엔지니어들이 직접 나서진 않더라도 디테일을 손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시승 차량에도 장착되어 있는 PIAA 안개등이나 리어 시트 아래로 배치된 커버 프레임 킷은 넘버 플레이트처럼 사용할 수 있으며, 엔진 하부를 감싸는 밸리 팬(언더 카울) 등의 순정 옵션으로도 라이더의 취향에 따라 손을 볼 수 있다.순정 옵션으로 선택 가능한 밸리 팬

국내에서는 상관없는 일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지난 2월 스즈키 이탈리아에서는 별도의 옵션 파츠들로 디테일을 더 손 본 SV650X-TER를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콤팩트한 LED 윙커와 메탈 미러, 번호판 킷 등으로 보다 깔끔한  스타일을 내는 한편, 배기관에 내열 붕대를 감아 빈티지한 느낌을 주는 한편, 듀얼 트롬본 타입의 머플러로 스타일과 사운드를 더 강조한 버전이다. 자신의 모터사이클을 꾸미는 즐거움 역시 모터사이클링의 일부다. 소소한 커스터마이징으로 즐거움의 영역을 넓히는 것도 SV650X를 즐기는 방법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기본기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블라우어의 라이딩 기어와 함께한 SV650X          

Blauer. H.T. with SV650X

레트로 스타일과 최근의 네오 레트로 스타일에 어울릴만한 콘셉트의 라이딩 기어 제품들 가운데 이탈리아 블라우어(Blauer)의 라이딩 기어를 매칭해보았다. 헬멧과 재킷, 글러브는 모두 블라우어의 제품. 헬멧은 티타늄 매트 컬러의 ‘80’s’에 다크 바이저를 추가했다. 가격은 48만원(다크 바이저 가격 별도, 8만원).블라우어 '80's' 헬멧          

블라우어 '루틴' 그러브          

 재킷은 왁스로 코팅된 블랙 컬러의 ‘인다이렉트(Indirect)’. 조끼 형태의 내피가 추가되어 쌀쌀한 날씨에서도 대응할 수 있다. 가격은 63만원. 글러브는 블랙 컬러의 ‘루틴(Roution)’ 빈티지 스타일의 소가죽 글러브로 손가락 부분의 재봉선이 바깥쪽으로 처리된 타입이다. 가격은 12만원.재킷과 헬멧, 글러브 모두 블라우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