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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 메트로폴리스 400i 

태권 한 2019. 8. 26. 19:37

푸조 메트로폴리스 400i


박지훈 기자    입력 2013-07-31 18:26:59    수정 2013-11-27 20:26:19

푸조는 자동차와 스쿠터를 모두 생산하는 일명 '식스휠 브랜드'이다. 푸조는 스쿠터에서부터 자동차까지 이동수단에 대한 다양한 접근과 연구를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다. 

푸조가 본격적으로 스쿠터를 개발하던 시기는 2차 세계 대전 이후부터다. 1955년부터 S57이라는 스쿠터를 출시하며, 본격적으로 스쿠터 생산에 집중했다. 악명 높은 프랑스의 교통체증도 푸조가 스쿠터에 몰두하게 된 배경 중 하나이다.

 


스쿠터와 자동차 연구소의 합작

 

스쿠터는 혼잡한 도로에서 기동성이 뛰어나지만, 상대적으로 위험 요소가 높다. 반면, 자동차는 정체된 도심에서 답이 없다. 교통체증이 만들어낸 딜레마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대도시에 트라이크 붐을 일으킨 피아지오의 MP3

 

이런 상황에서 피아지오의 MP3와 푸오코500(FUOCO 500)이 등장했고, 세바퀴 구조의 트라이크가 차세대 이동수단으로 떠올랐다. CVT 방식의 변속기를 채용해 조작도 간편하고, 세바퀴가 지면과 맞닿는 특유의 안정감으로 인해, 프랑스를 비롯한 다수의 유럽 국가들이 면허 체계를 바꾸기도 했다.


메트로폴리스 400i는 프랑스 내의 시장 점유율 30%를 목표로 2011년 밀라노 모터쇼에 처음 공개됐다.

 

국가에 따라 다르지만 유럽 내의 일부 국가에서는 자동차 면허만으로도 트라이크의 운행이 가능하다. 그 결과 프랑스에서는 매년 1만대가 넘는 트라이크가 판매되었으며, 그 혜택은 트라이크 선두주자인 피아지오가 받았다. 하지만 이와같은 결과가 푸조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계기가 되었다.


푸조의 스쿠터 및 자동차 연구소가 함께, 트라이크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이에 푸조의 스쿠터 및 자동차 개발부서가 머리를 맞댔다. 목표는 하나, 식스휠 브랜드에서만 가능한 트라크의 개발이다. 그리고 마침내 2013년 푸조는 자사 최초의 트라이크인 METROPOLIS 400i(이하, 메트로폴리스)를 출시했다. 2008년에 콘셉트 모델로 첫 선을 보인 이후 무려 5년의 시간이 걸렸던 만큼, 메트로폴리스는 경쟁기종에서 찾아볼 수 없는 다양한 기능을 탑재했다.

 
자동차의 DNA를 이식하다

푸조 스쿠터의 특징은 자동차에서 볼 수 있는 디자인 특성을 적용해, 브랜드의 통일감을 강조하는 것이다. 메트로폴리스 역시 이런 전통을 따랐지만, 과거의 소극적인 패턴에서 벗어나 과감하게 기능적인 요소들까지 이식했다.


푸조의 프리미엄 세단인 508에서 영감을 얻은 메트로폴리스의 디자인

 

메트로폴리스의 헤드라이트 형상과 라디에이터 그릴 디자인은 최근 푸조에서 출시된 프리미엄 세단 508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뿐만 아니라 두 개의 앞 바퀴 사이에 적용된 LED 타입의 DRL(Daytime Running Lights)은 피시인성을 확보하기 위해 적용되었다.


메트로폴리스의 계기반은 푸조 208의 디스플레이와 흡사하다

 

자동차를 연상케하는 디자인은 9개의 스포크로 구성된 12인치 사이즈의 프론트휠에서도 느낄 수 있다. 또한 LCD 액정 양쪽으로 배치된 아날로그 방식의 회전계와 속도계 역시 푸조 208 5도어에 적용된 인스트루먼트 패널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하다.


윈드스크린은 운전자의 시야를 왜곡하지 않기 위해, 비구면 설계방식으로 제작됐다

 

또한 전면의 대형 윈드 스크린은 비구면 설계방식을 적용해 왜곡현상이 없고 깨끗한 시야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주행풍을 적극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윈드스크린의 높이를 140mm 간격으로 조절할 수 있다.

특히 테일램프 사이에 위치한 트렁크는 다양한 크기의 짐을 수납할 수 있다. 더구나 수납공간은 시트 아래에도 존재해, 두 군데의 수납공간을 활용할 경우 풀페이스 헬멧과 하프페이스 헬멧을 각각 보관할 수 있다. 수납공간은 스마트키로 열고 닫을 수 있다.


메트로폴리스는 스마트키가 기본으로 제공된다

 

이 밖에도 타이어 공기압 표시, 동승자를 위한 백레스트, 12V 파워아웃렛, 인체공학 디자인의 시트 등 다양한 옵션을 채용했다.

 
역동적인 주행성능

메트로폴리스는 안락한 라이딩포지션 및 주행 안정감 확보를 위해, 1,500mm의 휠 베이스와 780mm 시트고로 세팅되었다.


푸조가 자체 개발한 400LFE 엔진은 37.2마력의 동급 최고 출력과 연비효율이 높은 점이 특징이다

 

메트로폴리스에 적용된 399cc 엔진은 수랭 단기통으로, 푸조가 독자 개발했다. 400cc LFE(Low Friction Efficiency) 엔진의 최고출력은 7,250rpm에서 37.2마력을 발휘하고, 최고속은 시속 150km까지 달릴 수 있다. 최대토크의 경우 5,500rpm에서 38.1Nm으로 중저속에서의 경쾌한 가속력이 매력이다. 경쟁 모델에 비해 배기량이 작지만, 동력성능만큼은 비교우위에 있다.

연비효율도 뛰어나다. 일반적으로 400cc 이상의 맥시 스쿠터 공인 연비가 리터 당 20km 정도지만, 메트로폴리스는 리터 당 25km에 가까운 공인연비를 확보했다.


메트로폴리스는 DTW 시스템을 채용했다.

 

프론트에는 DTW(Dual Tilting Wheels)를 적용해, 방향전환에 따라 독립적으로 서스펜션이 반응한다. 덕분에 39°에 이르는 깊숙한 뱅크 상태에서도 안정적인 코너링이 가능하다. 이로인해 급격한 코너에서도 다이내믹한 운동성을 만끽할 수 있으며, 코너 탈출 시에도 과감한 스로틀 조작이 가능하다. 또한 시속 10km 이하의 속도에서 스로틀 조작을 멈추면, 전자식으로 차축이 고정되는 틸팅 휠을 적용해 차체 균형을 쉽게 유지할 수 있다.


풋 보드에 위치한 브레이크 패들을 조작하면 앞뒤 브레이크 제동력이 동시에 발생한다.

 
차세대 시티 커뮤터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지만, 유럽 대도시의 교통체증은 상당히 심각하다. 그 중 프랑스는 세계 최악의 교통체증국가로 손꼽힌다. 매년 천만 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찾는 파리는 말할 것도 없고, 마르세유의 정체율은 41%에 달할 정도다. 이 지역의 사람들은 일년에 평균 70시간이 넘는 시간을 길에서 허비한다.

결국 사람들은 딜레마에 빠진다. 자동차를 고집하면 교통체증이 수반되고, 스쿠터를 선택하기에는 두려움이 따른다. 어쩌면 푸조가 메트로폴리스라는 트라이크를 출시한 것은 일반인들의 이와같은 딜레마를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푸조의 메트로폴리스는 라이더들에게 세바퀴 주행이라는 독특한 즐거움을 그리고 일반인들에게는 자동차의 장점과 스쿠터의 장점을 모두 안겨줄 수 있는 선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