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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강력해진 개척자, 두카티 디아벨 1260

태권 한 2019. 10. 14. 11:25

더욱 강력해진 개척자, 두카티 디아벨 1260


월간모터바이크 입력


DUCATI DIAVEL 1260

새로운 디아벨이 국내에 상륙했다. 메가 몬스터라는 타이틀을 앞세운 디아벨 1260은 모든 면이 업그레이드되며 더 강력해졌다. 드래그 레이서를 넘어 네이키드, 슈퍼 스포츠까지 새로운 디아벨 1260은 모두를 압도한다

검은색의 묵직한 실루엣에 숨겨진 11자 테일 램프, 240mm 광폭 타이어 등 두카티 디아벨은 괴기한 카리스마를 뿜으며 2011년 데뷔했다. 디아벨은 162마력의 힘과 강력한 첫인상으로 디아벨이라는 이름과 악마라는 뜻을 금세 각인시켰다. 사람들은 디아벨을 낮은 차체와 시트 포지션으로 퍼포먼스 크루저로 분류했다. 하지만 2015년 새로운 디아벨을 발표하며 두카티는 ‘Don’t call me a cruiser’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디아벨은 크루저 장르가 아니라고 선언했다. 그리고 이번 디아벨 1260엔 메가 몬스터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두카티는 디아벨의 포지션이 슈퍼 스포츠와 네이키드, 그리고 크루저 세 장르의 중간에 있다고 한다. 머슬 크루저의 외형을 하고 있지만 네이키드 라이딩 포지션을 갖추고 슈퍼 스포츠의 출력을 갖고 있다는 것인데 과연 실제로도 그럴까.

유려하고 풍만한

표현이 상투적이지만 역시 두카티 다운 디자인은 그야말로 폼생폼사다. 넓은 연료탱크 아래 거대한 L-트윈 엔진과 240mm의 광폭 리어 타이어는 머슬이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실루엣이다. 디아벨을 옆에서 보면 헤드라이트부터 연료탱크를 거쳐 리어 엔드까지 부드럽고 심플한 곡선으로 이어진다. 이전 세대보다 더 부드러운 인상이지만 옆면에 날카로운 선들을 더해 포인트를 준다. 거대한 라디에이터를 사이드 페어링으로 덮었으며 스포츠 바이크처럼 언더커버 카울로 자연스레 연결된다. 

(좌) 강력한 힘을 내뿜는 1260 테스타스트레타 DVT 엔진 / (우) 사이드 페어링에 장착된 방향 지시등이 멋지다 

(좌) 디아벨의 아름다운 디자인의 비결은 연료탱크다 / (우) 번호판과 후면 방향지시등을 머드 가드 형태로 장착해 엉덩이 라인을 가볍게 했다 

사이드 페어링에는 LED 방향지시등이 적용되었다. 프런트 포크 라인을 따라 앞으로 뻗은 슈라우드는 이전 세대와 달리 사선으로 뾰족하게 잘려 멋스럽다. 사이드 페어링은 알루미늄 커버로 덮었는데 검은색 차체에 포인트가 더해진 밸런스가 좋다. 시트는 마치 공중에 떠 있는 듯 얇은 시트레일 위에 장착되었다. 덕분에 리어 실루엣이 더 심플하고 멋스럽다. 시트 아래에 11자로 숨어있는 리어 램프는 마치 어둠 속에서 악마가 눈을 뜬 것 같은 형상이다.(우) 핸들바 아래 숨은 3.5인치 계기반은 시인성이 좋다 

전투 준비

계기반은 핸들바의 위와 아래 밀착해 시트에서 내려다보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풀 컬러 TFT 계기반은 크기는 작지만 각도가 잘 설정되어 정보를 쉽게 읽을 수 있다. 스마트 키 시스템이 적용되었다. 계기반은 왼쪽 스위치 뭉치의 버튼으로 조작할 수 있으며 스포츠, 투어링, 어반 세 가지 라이딩 모드 역시 하나의 버튼으로 조작한다. 

(좌) 라이딩 모드 변경, 트랙션 컨트롤 설정이 가능한 스위치 뭉치 / (우) 브렘보 M50 모노블럭 캘리퍼의 믿음직한 제동력 

각 모드는 엔진 출력과 윌리 컨트롤, ABS 개입 시점을 조절할 수 있다. 안전장비로 코너링 ABS와 트랙션 컨트롤이 포함된 두카티 세이프티 팩이 적용된다. 두카티의 론치 컨트롤 시스템인 DPL(두카티 파워 론치)도 적용된다. DPL은 오른쪽 스위치 뭉치 위쪽의 버튼으로 활성화시킬 수 있으며 3개의 모드가 있다.(좌) 세련된 디자인의 헤드라이트의 DRL. 악마의 뿔이 거꾸로 달려있는 듯하다 / (우) 짧게 잘린 머플러는 스타일은 물론 소리도 좋다 

780mm의 낮은 시트고에 높게 솟은 연료탱크를 지나 핸들 바를 잡는다. 시트와 핸들바의 거리가 보기보다 멀어 상체가 은근히 수그러진다. 스텝의 위치는 조금 높게 설정되어 다리가 꽤 접힌다. 발 앞꿈치로 스텝을 밟고 힐 그립을 하니 꽤나 공격적인 자세가 완성되며 기대감이 고조된다.

원, 투. K.O

디아벨 1260엔 두카티 신형 엔진인 테스타스트레타 DVT 1260 엔진이 장착된다. 두카티 가변 밸브 시스템 DVT는 저회전과 고회전의 밸브 타이밍 조절로 각 회전수에서 최고의 출력을 선사한다. 가변 밸브 시스템을 장착하는 이유는 저속 토크와 고속 출력을 모두 얻기 위함이다. 1,262cc L-트윈 엔진의 최대 토크 129Nm는 7,500rpm에서 나온다. 하지만 이미 2,000rpm에서 스로틀을 여는 동시에 거대한 L-트윈 엔진이 원, 투 펀치를 날린다. 분명히 엔진 출력이 미드로 설정된 투어링 모드인데도 힘이 넘쳐난다. 다시 스로틀을 감으면 토크 곡선이 조금 떨어졌다가 7,000rpm 부근에서 다시 치솟는다. 순식간에 회전수가 치솟고 계기반에서 변속 램프가 번쩍인다. 

속도를 확인할 겨를도 없이 엔진을 진정시키기 위해 기어를 서둘러 높인다. 호랑이나 표범 같은 맹수의 등에 타고 달려가는 느낌이 이런 것일까. 만만히 보면 안 된다는 생각에 자세를 고쳐 잡는다. 그리고 디아벨의 진정한 힘을 느끼기 위해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변경한다. 메뉴 버튼을 길게 눌러 세부 설정에 들어가 전자 장비의 개입을 모두 최소로 설정하고 나니 긴장감이 돈다. 심호흡을 하고 스로틀을 연다. 놀랍게도 이 거대한 바이크의 앞바퀴가 떠오른다. 이 덩치에 이런 짜릿함이라니.

막힘없는 민첩함

출력은 인정. 하지만 과연 이 덩치가 네이키드 혹은 스포츠 바이크처럼 움직일 수 있을까. 디아벨 1260은 핸들링이 매우 가볍다. 앉아서 핸들을 이리저리 돌려보면 매우 가볍게 움직인다. 헤드라이트를 제외하면 핸들 바에 달린 것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핸들이 움직이는 각도도 넓어 저속에서 차량을 돌리기 편하다. 무게중심이 낮고 밸런스가 좋으니 유턴도 편안하다. 다만 핸들바의 거리가 조금 멀어서 키가 작은 라이더라면 핸들을 돌렸을 때 멀게 느껴질 수 있다. 

(좌) 편안한 시트는 동승자석과 높이 차이가 커 허리를 고정하기 좋다 / (우) 시트를 열면 숨겨진 탠덤 손잡이를 뺄 수 있다 

(좌) 모노 스윙 암을 장착해 스포츠 바이크처럼 휠 오른쪽이 그대로 드러난다 / (우) 넓적다리 같은 모노 스윙암이 믿음직하다 

240mm의 광폭 리어 타이어가 장착됐지만 디아벨에 특화된 설계의 타이어로 바이크가 쉽게 기울어진다. 덕분에 거대한 덩치에도 빠릿한 핸들링과 출력이 더해져 복잡한 시내를 요리조리 빠져나갈 수 있다. 와인딩 구간으로 진입하니 디아벨의 스포츠 성이 더 두드러진다. 스포츠성이 특화된 피렐리 로쏘 3는 믿음직한 그립으로 아스팔트를 물고 나간다.

디아벨 1260은 낮은 차체에도 뱅킹 한계가 높다. 스텝이 높게 설정되어 바이크를 웬만큼 눕혀도 뱅킹 센서가 바닥을 긁지 않는다. 이미 바이크를 많이 눕혔다고 생각했지만 리어 타이어의 치킨스트립은 아직도 여유롭다. 타이어 사이즈를 봤을 때 어색한 움직임을 예상했는데 일반적인 스포츠 바이크처럼 자연스럽게 눕고 광폭 타이어의 한계 직전까지 점진적으로 눕히는 재미가 있다. 스로틀 전개와 브레이킹을 적극적으로 하며 체중이동을 더한다. 덩치 때문에 생겼던 선입견과 걱정은 이미 잊었다. 급격한 코너도 길고 완만한 구간도 막힘없이 주파한다.(좌) 리저브 탱크가 장착된 리어 서스펜션은 상황에 알맞게 움직여준다 / (우) 프런트 서스펜션은 댐핑 조절이 가능하다 

서스펜션의 움직임도 탁월하다. 리어 서스펜션은 저속에선 부드럽게 고속에선 단단하게 반응한다. 불규칙한 노면을 지나도 허둥대지 않으며 완벽히 처리하는 댐핑이 만족스럽다. 50mm 대구경 프런트 서스펜션은 코너에 진입하며 제동할 때 앞 타이어를 확실히 눌러주며 코너를 안정적으로 돌아나갈 수 있게 도와주며 한계가 높다. 다만 댐핑의 움직임이 빠른 편으로 일정 구간까지 노즈 다운이 심하고 코너에서 프런트가 금세 일어선다. 다행히 조절식이기 때문에 라이딩 스타일과 취향에 따라 댐핑을 조절할 수 있다.

경쟁 무대 확장

디아벨에 관심이 있거나 없다면 그것은 낮게 깔린 머슬 크루저의 형상 때문일 것이다. 파워 넘치는 카리스마의 크루저를 찾던 이들은 두카티 로고와 광폭 리어 타이어, 무자비한 토크에 환호할 것이다. 실제로 디아벨 탄생 시 두카티가 겨냥한 타깃 역시 기존의 안락한 크루저에 싫증을 느끼는 이들이었다. 물론 두카티는 처음부터 디아벨을 머슬 크루저를 개발한 것이 아니라 크루저 룩에 슈퍼 스포츠 성능과 네이키드의 움직임을 가진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고자 했다. 하지만 크루저 장르 자체에 관심이 없는 이들에겐 설득력이 부족했다. 

두카티가 이번 신형 디아벨 1260에 메가 몬스터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는 타깃을 확장하고 콘셉트를 확고히 하기 위해서다. 자사의 네이키드 라인업인 몬스터의 이미지가 상상되며 디아벨의 개성이 흐려지긴 하지만 디아벨이 개척하고자 하는 영역을 표현하기에 알맞은 선택이었다. 1,262cc 엔진의 힘은 폭발적이며 스로틀을 감는 대로 뻗어나간다. 주의할 것은 이 악마에게 영혼을 빼앗기지 않는 것이다.

          

[ DUCATI DIAVEL 1260 ]
엔진형식 수랭 L트윈 듀얼스파크 4밸브 가변밸브 보어×스트로크 106 × 71.5mm 배기량 1,262cc 압축비 13 : 1 최고출력 159hp / 9,500rpm 최대토크 129Nm / 7,500rpm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공급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식 연료탱크용량 17ℓ 변속기 6단 리턴 서스펜션 (F)50mm 도립식 포크 (R) 싱글 쇽 타이어사이즈 (F)120/70 ZR17 (R)240/45 ZR17 브레이크 (F)320mm 더블디스크 (R)265mm 싱글디스크 전장×전폭×전고 미발표×미발표×미발표mm 휠베이스 1,600mm 시트높이 780mm 건조중량 218kg   판매가격 3,000만 원(S버전 3,550만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