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나라면 이 차 살래” 수입 6천만~7천만 원대 SUV 비교해보니

태권 한 2023. 6. 23. 19:01

입력 2023. 6. 23.

D세그먼트 중형 SUV는 모든 자동차 제조사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모델이다. 소비자가 고를 수 있는 선택지도 다양하다. 메르세데스-벤츠 GLC와 BMW X3, 아우디 Q5 등 ‘독일제’뿐 아니라 볼보 XC60도 인기 높은 모델 중 하나다. 국산 모델인 제네시스 GV70와 ‘최강연비’ 앞세운 렉서스 NX도 빼놓을 수 없다.

이들 D세그먼트 프리미엄 SUV들은 각기 다른 개성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그래서 오늘 포스팅에선 주요 수입 브랜드의 SUV들을 링 위에 올려, 각 부문별로 꼼꼼하게 맞붙였다.

글 강준기 기자(joonkik89@gmail.com)  / 사진 각 제조사

Round① : 차체 크기 비교

먼저 ‘피지컬’ 비교부터. 최근 3세대 신형으로 거듭난 메르세데스-벤츠 GLC가 이젠 1등으로 올라갔다. 차체 길이는 4,720㎜로 경쟁 모델 중 가장 길며, 휠베이스 또한 2,890㎜로 넉넉하다. 덕분에 트렁크 공간에서 혜택을 봤다. 유일하게 600L 넘는 기본 용량을 앞세웠다(VDA 기준). 차체 너비는 볼보 XC60이 유일하게 1.9m 대인 가운데 차체 높이는 BMW X3가 가장 높다.

공기저항계수는 독일 브랜드가 앞선다. GLC는 3세대로 거듭나며 Cd 0.31→-0.29로 줄였다. 저항이 작으면 연료효율을 높이는데 유리하다. X3 역시 0.29로 동일한 가운데 Q5가 0.30, XC60이 0.32, NX가 0.35 순으로 나타났다.

아우디 Q5와 렉서스 NX는 체급에서 작은 편에 속한다. 그러나 트렁크 기본 용량은 두 차 모두 520L로, XC60보다 약 40L 가량 넉넉하다. 렉서스 NX 역시 최근 2세대로 거듭나며 적재공간을 대폭 키웠다. 정리하면, ‘피지컬’에서는 벤츠 GLC가 가장 앞선다.

②실내 디자인 비교

다음은 인테리어 비교. GLC는 신형 C-클래스의 레이아웃을 공유한다.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1.9인치 중앙 세로형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골격을 짰다. 벤츠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BUX를 탑재해 직관적이고 디지털화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헤드레스트와 등받이를 연결한 새로운 시트 디자인과 클래식한 스티어링 휠, 항공기 엔진 덮개를 연상시키는 송풍구도 눈에 띈다. 앞좌석 통풍 시트도 기본이다.

BMW X3는 지난 2021년 부분변경을 치렀다. 중앙 디스플레이 크기를 12.3인치로 키우면서 앞좌석 통풍 기능과 3존 에어 컨디셔닝 등을 기본으로 넣었다. BMW 특유의 운전석 쪽으로 살짝 비튼 센터페시아와 두툼한 그립감 갖춘 스티어링 휠, 전자식 기어레버도 포인트. 계기판 역시 12.3인치 디지털 모니터를 사용한다.

데뷔년도가 가장 빠른 아우디 Q5는 세월의 흔적이 엿보인다. 송풍구 위에 작은 사이즈의 모니터를 달았고, 공조장치 패널의 디자인과 아우디 MMI 컨트롤도 최신 아우디 라인업과는 거리가 있다. 대신 12.3인치 버추얼 콕핏은 여전히 멋스럽다. 앞좌석 통풍 시트는 아쉽지만 없다.

볼보 XC60은 독일 SUV와 달리 따뜻하고 아늑한 공간감을 갖췄다. 2021년 부분변경을 거치며 ‘SKT 통합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달아 상품성을 높였다. 인공지능 기반 티맵과 누구(NUGU), 플로(FLO) 등을 연동한 한국형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다. 착좌감이 뛰어난 시트 디자인과 바워스앤 윌킨스 오디오 시스템도 XC60의 강점 중 하나.

렉서스 NX는 2세대로 거듭나며 ‘환골탈태’ 했다. 중앙 모니터 크기는 위 다섯 차종 중 가장 큰데, 14인치다. LG 유플러스와 공동 개발한 U+드라이브를 통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대폭 개선했다. 무선 앱커넥트, 디지털 룸미러, e-래치 도어 핸들, 10인치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 최신 양산차에서 기대할 수 있는 대부분의 편의장비를 골고루 갖췄다. 여름철 요긴한 앞좌석 통풍 기능 역시 기본이다.

③파워트레인 비교(모두 가솔린 볼륨모델 기준)

다음은 파워트레인 비교. 모두 가솔린 볼륨모델을 기준으로 비교했다.

이달 초 사전계약에 들어간 3세대 GLC는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갖췄다. XC60 역시 MHEV가 기본. 최고출력은 X3를 제외한 모든 차가 250마력 안팎의 성능을 앞세운다. X3는 184마력짜리 20i와 387마력짜리 M40i의 간격이 넓은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인 X3 30e가 사이를 메운다(292마력). 0→시속 100㎞ 가속 성능은 ‘딱’ 출력 순으로 빠른데, Q5 45 TFSI가 6.1초로 가장 호쾌하다.

굴림방식은 모두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AWD)이 기본으로 들어갔다. 한 가지 차이가 있다면, 렉서스 NX는 일반적인 사륜구동 시스템처럼 드라이브 샤프트와 트랜스퍼케이스가 없다. 대신 뒤 차축에 전기 모터를 달아, 필요에 따라 뒷바퀴를 굴리는 전기식 사륜구동 E-Four가 들어갔다. 총 3개의 전기 모터를 사용한다.

아마 D세그먼트 SUV를 찾는 고객은 소수점 단위 가속 성능보다 연비 차이에 관심이 갈 듯하다. 복합연비를 기준으로 가장 수치가 낮은 건 X3다. 9.8㎞/L이며, GLC와 Q5는 각각 10.8, 10.2㎞/L의 효율을 갖췄다. 가장 뛰어난 연비를 지닌 건 NX. 복합 14.0㎞/L의 실력을 갖췄을 뿐 아니라 도심연비 역시 경쟁 모델이 10㎞/L 아래인 가운데 유일하게 14㎞/L 넘는 연비를 기록했다. 물론 마일드 하이브리드와 일반 가솔린, 하이브리드를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 건 무리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구매 가격’은 비슷하기 때문에 충분히 비교할 수 있다.

그래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끼리도 비교해봤다.

BMW X3 xDrive 30e와 볼보 XC60 T8은 구조적으로 비슷하다. 직렬 4기통 2.0L 가솔린 터보 엔진에 8단 자동기어와 1개의 전기 모터를 조합했다. 렉서스 NX 450h+는 직렬 4기통 2.5L 가솔린 앳킨슨 사이클 엔진에 3개의 전기 모터를 짝지었다. 시스템 최고출력은 XC60 T8이 455마력으로 가장 강력하며, NX 450h+가 307마력, X3 xDrive 30e가 292마력이다.

참고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휘발유 연비와 전기 연비를 함께 표기한다. 렉서스가 가장 압도적이다. 복합연비를 비교하면 NX가 14.4㎞/L, XC60이 11.4㎞/L, X3가 9.6㎞/L. 전기모드 연비 역시 차이가 제법 크다. X3가 출력도 가장 낮으면서 효율 또한 낮은 점은 의외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NX가 26g/㎞으로 가장 적게 배출하는 가운데 XC60과 X3가 뒤를 이었다. 0→100㎞/h 가속 시간은 출력 순으로 나타났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은 EV 모드 단독 주행도 가능하다. XC60과 NX는 각각 18㎾h 대 넉넉한 배터리 용량을 지녔다. EV 주행거리도 XC60이 57㎞, NX가 58㎞로 한 세대 전 PHEV들과 비교해 넉넉하다. 반면, X3는 12.0㎾h의 작은 용량을 지녔고, EV 주행거리도 복합 31㎞에 불과하다. 차 가격은 NX가 7,100만~7,800만 원, X3가 7,860만~8,370만 원, XC60이 8,590만 원으로 NX의 ‘가성비’가 돋보인다.

 

④안전성 비교(*IIHS 충돌테스트 결과 기준)

패밀리 SUV를 찾는 고객은 튼튼한 안전 설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세계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충돌테스트 기관인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의 테스트 결과를 살펴봤다.

- 메르세데스-벤츠 GLC(2022년형 *신형은 아직 테스트 전) : 탑 세이프티 픽(Top Safety Pick)

- BMW X3 : 탑 세이프티 픽 플러스(Top Safety Pick+)

- 아우디 Q5 : 탑 세이프티 픽 플러스(Top Safety Pick+)

- 볼보 XC60 : 탑 세이프티 픽 플러스(Top Safety Pick+)

- 렉서스 NX : 탑 세이프티 픽 플러스(Top Safety Pick+)

 

 

 

확실히 프리미엄 브랜드답게, 충돌테스트 성적도 대단히 좋다. X3와 Q5, XC60, NX 등 네 차종이 최고등급인 ‘탑 세이프티 픽 플러스(Top Safety Pick+)’를 받았다. 운전석과 동반석 스몰-오버랩 테스트뿐 아니라 강화된 측면 충돌테스트, 지붕강도, 헤드램프 성능, 긴급제동 보조 부문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GLC는 유일하게 한 등급 낮은 ‘탑 세이프티 픽(Top Safety Pick)’을 받았는데 2세대 구형 점수이며 아직 3세대 신 모델은 테스트를 받지 않았다.

유일한 차이가 있다면 IIHS는 뒷좌석에 유아용 카시트의 장착 용이성도 점수를 매긴다. 벤츠 GLC는 Acceptable(양호) 등급, BMW X3는 Marginal(미흡한) 등급, 아우디 Q5는 Good(좋음) 등급, 볼보 XC60은 Acceptable(양호) 등급, 렉서스 NX는 최고점인 Good+ 등급을 받았다. 카시트에 태워야 할 어린 자녀가 있다면, 참고할만한 테스트 성적이다.

 

⑤보증기간 및 유지비용

‘경제성’을 체크할 땐 연비뿐 아니라 제조사 보증기간도 꼼꼼히 따져보는 게 좋다. 보증기간은 크게 ①차체 및 일반부품 ②엔진 및 동력전달계통 등 두 가지로 나눈다. 가장 넉넉한 기간을 제공하는 브랜드는 아우디. 두 가지 모두 5년/15만㎞다. 반면, 벤츠와 BMW는 2년으로 짧으며 동력전달계통 역시 3년/6만㎞로 위 제조사 가운데 가장 짧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은 고전압 배터리 보증기간도 살펴보면 좋다. BMW는 8년/20만㎞, 볼보는 8년/16만㎞이며, 렉서스는 가장 넉넉한 10년/20만㎞ 보증을 제공한다.

*유류비 비교(연간 1만5,000㎞ 주행, 휘발유 1,593원/L, 복합연비 기준)

연간 1만5,000㎞ 주행하는 일반 운전자 기준으로, 연간 유류비 차이는 얼마나 발생할까? 6월 셋째 주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인 1,593원/L과 각 차의 복합연비를 기준으로 계산했다.

가장 비용이 많이 발생한 건 X3로, 연간 약 243만 원의 기름 값이 필요했다. 그 다음 XC60이 약 241만 원, Q5가 약 234만 원, GLC가 약 221만 원이 나왔고, NX는 연간 약 170만 원으로 경제성이 가장 뛰어났다.

*차 가격

다음은 가격 비교. 먼저 벤츠 GLC는 신 모델로 거듭나며 가격이 크게 올랐다. 2L 디젤 모델인 GLC 220d 4매틱은 7,570만 원, 2L 다솔린 모델인 GLC 300 4매틱은 8,580만 원이다. 큰 차체와 각종 신기술을 얹은 점을 감안해도 가격이 비싸다.

가장 합리적인 가격을 갖춘 건 아우디 Q5. 가솔린 모델 기준으로 5,992만~6,292만 원에 구입할 수 있다. 풀 모델 체인지 시기가 임박했지만, 동급인 GLC와 2,000만 원 이상 차이가 나는 점은 ‘가성비’ 측면에서 돋보인다. 나머지 세 개 모델은 6천만~7천만 원대에 포진해 있다. 다만, X3는 180마력대 출력을 지닌 반면 볼보와 렉서스는 250마력 안팎의 파워를 갖췄다. 게다가 2종 저공해차 혜택도 받을 수 있어, 경제성 측면에서 차이가 뚜렷하다.

다양한 항목으로 비교해본 수입 프리미엄 D세그먼트 SUV. 정리하면, GLC는 동급에서 가장 큰 차체와 ‘따끈따끈’한 신차라는 점이 돋보인다. 다만 가격 진입장벽이 높다. X3는 20i 기준으로 출력은 가장 낮지만 편의장비도 풍성하고 밸런스가 좋다. Q5는 세월의 흔적이 엿보이는 인테리어를 지녔지만, 동급 2L 엔진 가운데 가장 출력이 좋고 제조사 보증기간도 넉넉하다. XC60은 훌륭한 인테리어 품질과 250마력의 출력(B5), 저공해차 혜택을 갖췄지만 트렁크 공간이 조금 아쉽다. 마지막 NX는 242마력의 출력을 갖추면서 동급 모델 중 가장 뛰어난 연비를 앞세웠다. 또한, 신 모델인 만큼 장비수준도 높다. 과연 올해 D세그먼트 프리미엄 SUV 시장의 주도권은 누가 움켜쥘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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