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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도 높은 첫 윈도폰, 옥의 티는....

태권 한 2012. 2. 19. 13:53

완성도 높은 첫 윈도폰, 옥의 티는....

 

 

 

 루미아710은 노키아가 심비안에서 윈도폰으로 갈아탄 뒤 국내에 처음 내놓는 윈도폰이다. 운영체계로 윈도폰7.5를 썼고 1.4GHz 싱글코어와 8GB 저장공간으로 가격을 낮춘 보급형 기종으로 국내에는 지난 2011년 말 출시됐다.

그런데 윈도폰7.5가 아무래도 애플 아이폰이나 구글 안드로이드만 접하던 소비자에게는 낯설다. 인터페이스가 불편하지 않을지, 애플리케이션은 얼마나 마련되어 있을지 정보가 별로 없다. 컨슈머저널 이버즈(www.ebuzz.co.kr)가 직접 써보고 확인해봤다.
■ 손에 착 달라붙는 유선형 디자인
루미아710은 두께를 극한까지 줄인 최신 스마트폰에 비하면 조금 두꺼워 보인다. 하지만 손바닥에 닿는 본체 뒷면이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착 달라붙기 때문이다. 따로 케이스를 씌워야 손에 쥐기 편한 여느 제품보다 오히려 낫다.

화면은 3.7인치 터치스크린으로 해상도는 480×800이다. 최신 스마트폰보다 뒤떨어져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림이나 글자, 사진을 보는 데 불편함이 없다. 또 클리어블랙 LCD를 달아 검은색 표현력이 좋고 햇빛 아래에서도 비교적 보기 편하다.



▲ 윈도폰이 반드시 갖춰야 하는 키 3개가 하단에 보인다.

터치스크린 아래에는 버튼 3개가 나란히 자리잡고 있다. 이전 메뉴로 돌아가는 버튼과 윈도 버튼, 검색 버튼이 그것이다. 윈도 버튼을 누르면 초기 화면으로 빠져 나오고 검색 버튼을 누르면 인터넷에서 찾으려는 내용을 바로 검색해볼 수 있다. 윈도 운용체계 뿐 아니라 안드로이드 사용자라도 금세 익숙해질 수 있다.

배터리 덮개는 다른 제품과 마찬가지로 뒷면 전체를 덮은 형태이고 손톱을 넣어 떼어낼 수 있다. 배터리 커버는 블루나 핑크, 옐로 3가지 색상을 따로 구입할 수도 있다. 메모리는 본체 내장 방식이며 마이크로SD 카드를 추가할 수 있는 슬롯은 없다.


▲ 주요 커넥터는 본체 위에 배치했다.

충전이나 데이터 교환용 마이크로 USB 단자와 3.5mm 이어폰 잭, 전원 버튼은 모두 본체 위에 배치했다. 또 요즘 스마트폰은 대부분 휴대폰 스트랩 공간을 없애 따로 케이스를 써야 하기 일쑤다. 이에 비해 루미아710은 본체 오른쪽 아래에 공간을 따로 마련했다. 자잘하지만 반갑다.
■ 용량 확장 불가능 '클라우드로 보완'
루미아710에 쓰인 퀄컴 스냅드래곤 프로세서는 싱글코어 1.4GHz로 동작한다. 듀얼코어는 아니지만 실제로 써보면 화면 스크롤이나 문자 입력, 애플리케이션 실행 모두 느리다는 느낌은 받기 어렵다.

메모리 용량은 512MB로 여느 스마트폰 못지 않지 않다. 다만 데이터 저장공간은 8GB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실제 쓸 수 있는 용량은 6GB 정도지만 마이크로SD 카드로 용량을 늘릴 수 없으니 아껴서 써야 한다. 대신 마이크로소프트가 제공하는 클라우드 파일 저장소 스카이드라이브를 무료로 쓸 수 있어 잘 활용하면 용량 확보에 도움이 된다.


음악이나 동영상을 즐기려면 준 소프트웨어로 동기화해야 한다. 동영상은 MP4나 WMV 형식을 재생할 수 있고 해상도 1280×720 MP4 동영상은 변환하지 않아도 끊김 없이 잘 돌아간다. 하지만 그 이상 해상도는 아예 준 소프트웨어에서 동기화도 할 수 없다. 음악 파일은 MP3 외에 M4A, WMA 형식을 재생할 수 있다.

다만 조용한 곳에서 음악을 재생하면 화이트 노이즈(미세한 소음이 들리는 현상)가 낮게 깔린다. 예민한 사람이라면 귀에 거슬릴 수도 있다. FM 라디오도 지원해 별도 애플리케이션이 없어도 이어폰을 끼운 상태에서 원하는 방송국 주파수만 고르면 손쉽게 감상할 수 있다.


▲ 카메라는 반셔터로 먼저 초점을 맞출 수 있다.

카메라는 500만 화소를 채택했다. 카메라 버튼을 반쯤 누르면 반셔터 상태로 초점을 맞출 수 있다. 흔들리거나 초점이 맞지 않아 사진 망칠 일을 덜 수 있다. 다만 잡티 격인 노이즈가 껴서 큰 인화지에 뽑기에는 품질이 조금 떨어진다. 물론 SNS 서비스로 공유하거나 MMS로 보내기에는 충분하다.


▲ 1,300mAh 배터리를 기본 2개 제공한다.

배터리 용량은 1,300mAh. 연속사용시간은 통화 기준 8.4시간으로 충분하다. 윈도 라이브 메신저를 항상 온라인 상태로 유지하면 배터리를 더 빨리 쓴다. 하지만 아이폰과 달리 배터리가 탈착되는 데다 기본으로 2개를 제공해 번갈아 쓰면 불편할 일은 없다.
■ 윈도 라이브 서비스와 '찰떡궁합'
윈도폰7.5는 메트로라고 불리는 바둑판 같은 인터페이스를 쓴다. 정사각형 모양으로 생긴 타일에 각종 정보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한다. 현재 날씨나 기온, 새로 온 메일이나 문자가 몇 건인지 파악하기도 좋다. 메뉴는 대부분 단색 아이콘에 글자로 표현해 세련된 맛도 있다.


▲ 다른 스마트폰에서 찾아보기 힘든 세련된 인터페이스가 인상적이다.

윈도폰7.5의 또 다른 특징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운용체계 차원에서 통합했다는 것이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계정을 등록하면 팔로어나 친구가 등록한 새 글을 일정 간격으로 가져와서 피플 애플리케이션에 모아서 보여준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따로 확인할 필요가 없고 애플리케이션을 따로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

다른 애플리케이션은 마켓플레이스에서 내려 받으면 된다. 2월 현재 전 세계 마켓플레이스에 등록된 앱 개수는 6만여 개. 이 가운데 한국 마켓플레이스에는 3만 개 정도가 올라와 있다. 하지만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은 아직 쓸 수 없고 올해 상반기 안에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카카오톡을 쓸 수 없다는 건 아쉽지만 윈도 라이브 계정에 등록했다면 메신저로 대화는 할 수 있다. 윈도 라이브 메신저나 MSN 메신저에 등록해놓은 친구와 실시간 대화가 가능하고 대화 내용은 모두 메시지 애플리케이션에 순서대로 저장된다.


▲ XBOX360 게이머 태그 연동 기능도 흥미있다.

윈도 라이브 계정에 XBOX360 게이머 태그를 연동해놓으면 XBOX 라이브 애플리케이션도 즐길 수 있다. 굳이 게임기를 켜지 않아도 자신의 아바타와 게임 안에서 만난 친구를 관리할 수 있다.


▲ MS오피스 문서와 완벽히 호환된다.

윈도폰7.5의 또 다른 장점은 MS오피스 문서와 완벽하게 호환된다는 것이다. 물론 화면이 좁아 오랜 편집은 어렵지만 문서를 보는 데에는 지장이 없고 양식도 깨지지 않는다. 무료 클라우드인 스카이 드라이브에 저장한 파일도 곧바로 불러와서 열어볼 수 있다.

윈도모바일 6.5와 달리 다국어 지원도 완벽하다. 따로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지 않아도 한국어는 물론 영어와 일본어, 중국어를 바로 읽고 쓸 수 있다. 다른 나라 언어 키보드로 바꾸는 기능은 오히려 안드로이드보다 편하다.
■ "카카오톡만 있었더라면..."
루미아710은 노키아가 처음 만든 윈도폰이지만 완성도는 예상을 뛰어넘는다. 윈도폰 점유율을 높이려는 보급형 모델이어서 저장장치나 디스플레이는 고성능 스마트폰에 미치지 못한다. 다른 스마트폰을 한 번이라도 써봤다면 루미아710에 의아함을 느낄 수도 있다.


▲ 화이트 모델은 광택 커버를 썼다.

물론 시장 반응은 아직까지는 냉랭하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기본 기능인 웹서핑이나 이메일 뿐 아니라 소셜네트워크도 잘 지원한다. 스마트폰을 한 대 더 마련하고 싶다거나 기본 기능에 충실한 보급형 원하는 소비자라면 한번쯤 써 볼만하다. 할부원금도 초기보다 많이 내렸고 XBOX360 할인 행사도 진행 중인 것도 장점이라면 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