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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F 750 GS 시승기

태권 한 2018. 12. 11. 11:16

BMW F 750 GS 시승기

최홍준 입력   


실용성 높은 전천후 투어러

F 750 GS의 변신이 무척 반갑다. 850과 같은 외형을 지니게 된 것도 다행이다. 정립식 서스펜션과 19인 프론트 휠이지만 한눈에 큰 차이가 들어오지 않는다. 짧게 잘린 스크린은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지만 연료탱크의 볼륨감으로 그마저도 희석시킬 수 있었다.기존 F 700 GS, 또 그 이전의 F 650 GS, 물론 두 다 같은 798cc 엔진이었지만 불운하게도 이 두 모델들에게는 배기량보다 낮은 이름이 붙을 수밖에 없었다. 억지로 낮춰놓은 것은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단점이 더 많았다. 물론 다양한 계층의 유저를 가진 유럽 시장에서는 충분한 가치를 인정받았을지 모르나 국내에서는 철저하게 외면 받을 수밖에 없었다. 특히 빈약한 모습을 강조하기라도 한 듯 2012년에 있었던 마이너 체인지는 치명적이었다. 출력을 다운시켰던 탓에 내구성은 더 높아졌다지만 한계가 너무 금방 드러나기에 다른 BMW바이크들과는 함께 달리기도 버거웠다. 이제는 아니다, 여전히 출력은 77마력으로 850보다 낮으며 절대적으로 높은 출력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배기량이 올라간 것과 더불어 토크와 출력이 나아져 이전보다 높은 수치를 나타낸다. 실제 주행시에는 그 차이는 더 크다. 고속 크루징시에도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으며 순간적인 힘도 충분했다. 이전 모델도 배기량에 비해 낮은 출력이었던 것은 토크 곡선이 너무 낮게 설정되어 있었던 이유도 있다. 이제는 여느 미들클래스처럼 활기차게 달릴 수 있었다. 늘어난 차체 크기로 시트를 비롯해 주거 공간이 넉넉해졌다. 다이내믹 ESA도 적용되어 서스펜션 질감도 월등히 높아졌다. 850처럼 국내에는 프리미엄 패키지와 베이직 패키지가 제공된다. 프리미엄 패키지에는 키리스 이그니션과 엔듀로 프로 모드를 제외한 공기압 센서를 비롯한 모든 옵션이 그대로 들어간다.GS다원진 디자인

처음 시승차를 받았을 때 850과 750이 한눈에 구별되지 않을 만큼 차체가 커졌다. 지금까지는 억지로 못나게 만들어놨다는 느낌이었지만 이제야 비로소 완전한 GS시리즈로 격상된 것 같다. 그간 내부에서도 차별을 받았을 거라 생각해 측은한 마음까지 들게 했던 게 바로 F 700 GS였다. 10년 만에 온전히 하나의 독립된, 그리고 명확한 목적과 다양성을 소화할 수 있는 모델이 된 것이다.

외형만 바뀐 것이 아니라 주행 질감이나 완성도 역시 상당히 높아졌다. 모든 부분이 훨씬 강해지고 단단해졌다. 캐스트각이 63도로 이전에 비해 1도 더 높아졌다. 800/700 GS가 길고 핸들이 더디게 느껴졌던 부분이 캐스트각 변경으로 완전히 사라졌고 전체적인 길이는 물론 휠베이스도 짧아졌다. 도심에서 더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었고 넓어진 볼륨으로 장거리 주행도 편안했다.

850과 마찬가지로 다이내믹 ESA는 리어 서스펜션에만 작용한다. 그럼에도 부족한 느낌은 없었다. 와인딩을 달릴 때 다이내믹 모드의 탄탄한 주행질감과 레인모드에서의 부드럽고 안락한 승차감, 거기에 ZF 로고가 붙어있는 오일탱크에서 오는 차고 초기하중 조절은 라이더의 체중에 따라 효과적으로 작동해 안락함을 더한다. 이전 프론트 포크가 약한 느낌이었다면 이제는 큰 충격도 여유 있게 받아낼 정도로 한계가 높아졌다.

빈약해 보이던 페어링도 이제는 없다. 다만 여전히 윈드 스크린을 짧게 잘려있다. 오히려 오프로드 성능을 강조한 850에 이 짧은 것을 달았으면 어떨까 했다. 오프 주행시 시야확보와 스탠딩 주행시 스크린에 목이 부딪히는 걸 막기 위해 짧은 스크린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850에 짧은 스크린을 달았다고 부족해 보이지 않고 오히려 더 스포티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럼에도 이전에 비한다면 훨씬 보기 좋다. 불필요하게 높고 커다란 사제품 스크린으로 바꾸기보다는 850용 스크린을 750에 다는 것만으로도 드레스업과 효과적인 방풍성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시승했던 날은 기온이 막 내려가기 시작할 때여서 가슴 윗부분으로 맞는 차가운 바람이 확실히 느껴졌었다. 그리고 너클가드가 순정으로 달리지 않기에 손가락이 좀 차가워졌지만 히팅그립까지 켤 정도는 아니었다.

815mm의 시트고는 아주 만족스러웠다. 그렇다고 차고가 그렇게 낮아지지도 않았기에 비단길 임도 정도는 충분히 달릴만한 높이다. LED헤드라이트와 데이라이트, 그리고 방향 지시등도 기본이다. 이제는 듀얼퍼퍼스의 상징 같은 헤드라이트 아래의 비크에도 검정색 포인트를 줘서 볼륨을 높였다.

온로드 커뮤터

F 750 GS는 편안한 스트리트 바이크를 찾는 사람들이나 어드벤처의 세계로 들어가고자 하는 입문자들에게 잘 맞는 바이크다. 혹은 1250을 보고 있으면서 커뮤터로의 세컨 바이크로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그 역할을 310시리즈가 하고는 있지만 1200시리즈의 완성도를 즐겼던 이들에게 310보다는 750은 되어야 완성도를 비롯해 출력면에서도 만족할 것이다. 당연한 수순이겠지만 F 850 R을 비롯해서 GT시리즈의 출시가 예상된다. F 800 XR의 출시로 확실시 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F 750 GS는 누구나 쉽게, 편하고 BMW의 높은 주행질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엔듀로 전용 바이크가 있다면, 특히 나 같은 경우 F 850 GS보다 F 750 GS에 더 큰 매력을 느끼게 될 것이다. 한번 펴진 허리는 잘 숙여지지 않는다. 커뮤터나 근거리용 온로드 바이크라고 하더라도 전경 자세보다는 듀얼퍼퍼스의 포지션이 더 편하기 때문이다. 순수 온로드 바이크로는 F 750 GS가 더 장점이 많다. 그것은 편안함에서 오는 안심감과 적은 피로감이다. 19/17인치 휠도 공도에서 훨씬 안정적이다. 높은 사양의 전자장비들의 서포트를 받는 즐거움을 F 750 GS에서도 느낄 수 있다.

750의 라이벌은 미들급 이상의 온로드 바이크들이다. 성능적인 경쟁력은 충분하지만 변수는 1800만 원대의 체감 가격이다. 여전히 너무 잘난 형들을 두고 있다는 것 역시 원죄처럼 따라다닌다. 그걸 극복할 수 있는 실력이 있지만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는다면 더 슬퍼질 뿐이다.

BMW F 750 GS 제원표

엔진: 수랭식 4스트로크 직렬 2기통 엔진

보어x스트로크: 84 x 77(mm)

배기량: 853cc

최고출력: 7500rpm/77hp

최대토크: 6000rpm/83Nm

압축비: 12,7 : 1

연료공급: 퓨엘 인젝션

최대속도: 190 km/h 이상

클러치: 멀티디스크 습식 안티호핑 클러치

기어박스: 상시합치 6단

프레임: 스틸 쉘 브릿지형

서스펜션: (F) 텔레스코픽 포크 Ø 41 mm

             (R) 센터 스프링 스트럿, 유압식 프리로드, 댐핑 조절

서스펜션 트래블: (F) 151mm (R) 177mm

휠베이스: 1.559mm

스티어링 헤드 앵글: 63°

타이어: (F) 110/80-19, (R) 150/70 R17

브레이크: (F) 듀얼 플로팅 디스크 Ø305mm, 더블 피스톤 플로팅 캘리퍼

                  (R) 싱글 디스크 Ø265 mm, 싱글 피스톤 플로팅 캘리퍼

ABS: BMW 모토라드 ABS(해제 가능)

전장x전폭x전고: 2255 x 922 x 1225(mm)

시트고: 815mm

장비중량: 216kg

연료탱크: 15 l

소비자가격: 프리미엄 패키지 183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