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강의 소프테일과 함께
나경남 입력
겨우 45km. 시승용으로 등록된 FXDR 114의 적산거리는 무척 짧았다. 그야말로 새 차량이나 다름없는 셈. 운이 좋게도 국내 미디어 중에서는 최초로 시승에 나섰다. FXDR 114는 기대 이상이었다.FXDR 114는 시승을 목적으로 탄 것이 아니었지만 시승기를 쓰게 만들었다 사진 제공 바이커즈랩 조의상 기자
FXDR 114
할리데이비슨은 모델명을 보면 그 성격을 짐작할 수 있다. FXDR 114에서 가장 먼저 짐작할 수 있는 것은 배기량이다. 114 큐빅인치를 cc로 환산하면 1868cc가 된다. 기통 당 934cc가 넘는 거대한 엔진이다. 거의 2,000cc에 가까운 밀워키 에이트 114 엔진은 존재감이 상당하다. 할리데이비슨은 단지, 최대 토크만 공개할 뿐, 마력은 공개하지 않는다. FXDR 114의 최대 토크는 회전수 3500rpm에서 최대 16.5kg-m의 토크를 쏟아낸다.FXDR 114는 새로운 시대의 할리데이비슨을 대표할 만하다
첫 인상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의외로 사이드 스탠드였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던 할리데이비슨의 그것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스탠드의 길이가 다른 할리데이비슨 모델들의 것보다 짧다. FXDR 114의 성격이 다른 할리데이비슨과 다르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실제로 할리데이비슨이 발표한 FXDR 114의 최대 기울기 각도는 좌측이 32.6도, 우측이 32.8도로 역대급이다. 스포스터 패밀리인 XL1200X 로드스터의 좌우 최대 기울기가 30.8도, 그리고 31.1도 인 것과 비교해 그 차이를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럼 실제 주행에서는 어땠을까.
200km
FXDR 114의 축간 거리는 1738mm나 된다. 앞으로 쭉 뻗은 프론트 포크 덕분이다. 길게 쭉 뻗어있으니 직선주로에서 빠르게 달릴 수 있을 것을 예상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하지만 FXDR 114의 핵심은 코너링에 있다. 웃기는 소리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 도립식 프론트 포크의 직경은 43mm, 싱글 카트리지 타입으로 반응성이 좋다. 프론트 포크의 움직임 간격도 130mm나 된다. 앞뒤로 쭉 뻗은 차체 형상 때문에 직진 대장처럼 보일지는 몰라도 이 프론트 포크 덕분에 FXDR 114는 코너링에서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깔끔한 움직임을 보여준다.시승을 목적으로 나선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주행 사진이 많진 않다, 사진제공 바이커즈랩 조의상 기자
충주 탄금호 조정경기장으로 향하는 길에서는 그룹 주행에 참여했기 때문에 좀 더 적극적인 테스트를 시도하진 않지만 핸들링만큼은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 FXDR 114는 할리데이비슨에서는 정말 보기 드문 클립형 핸들바를 채용했다. 짧게 설정된 클립형 핸들바는 시트에 앉은 상태에서 라이더에게 약간 먼 느낌을 준다. 다리를 앞쪽으로 뻗은 상태에서 핸들바를 움켜쥐면 자연스럽게 몸이 앞쪽으로 숙어진다. 기존의 할리데이비슨 라이더들에게는 낯선 라이딩 포지션일지도 모르겠지만, 스포츠 라이딩을 즐기는 이들이라면 뭔가 본격적인 느낌을 준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실제로도 그렇다. 적극적인 라이딩을 요구하며, 그렇게 했을 때 바이크도 제대로 움직여 준다.FXDR 114의 포지션은 흔히 생각하는 할리데이비슨의 그것과는 다르다
핸들링 특성에서도 그랬다. 단순히 핸들바를 쥐고 카운터스티어링만으로 조작하려고 하면 움직임이 뻑뻑하게 느껴진다. 긴 휠베이스와 레이크 앵글 덕분에 스티어링 조작에 의해서 좌우로 기울었던 움직임이 빠르게 되돌아가려는 특성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하지만 풋 패그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면 그 감각은 크게 달라진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스티어링의 방향과 반대로 풋 패그를 밟아야 한다는 점이다. 모터사이클을 좌측으로 기울이기 위해 우측 스티어링을 슬쩍 밀어낼 때, 라이더는 좌측 발의 스탭을 밀어내듯 하는 것이다. 핸들바의 길이가 짧기 때문에 좌우측으로 핸들링을 시도할 때 자칫하면 핸들바에 체중을 싣게 되어 핸들링을 방해하거나 매달리듯 될 수도 있다. 적극적으로 핸들링을 통제할 수 있으려면 지지점이 필요하기 때문에 풋 패그를 밟는 것이다. 풋 패그를 밟는 요령도 있다. 풋 패그를 밟는 부분을 발허리 부분보다 앞쪽(발가락에 가까운)으로 하는 것이다. 발목관절과 무릎까지 사용하면서 보다 쉽고 부드럽게 콘트롤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 자세라면 꽤나 본격적인 스포츠 라이딩 자세가 나온다. 그만큼 부드럽고 날카로운 핸들링이 가능해지는 것도 물론이다.보다 적극적인 라이딩 포지션이 FXDR 114에 어울린다 사진 제공 바이커즈랩 조의상 기자
넘치는 토크를 바탕으로 240mm나 되는 거대한 리어 타이어를 미끄러뜨리고도 남을 것 같지만, 할리데이비슨은 굳이 트랙션 콘트롤까지 적용하진 않았다. 시속 200km 이상으로도 충분히 달릴 수 있을 법한 여유가 있지만 속도 제한이 걸려있으니 굳이 최고속을 시험해 볼 필요는 없다. 빠른 가속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중요한 부분은 브레이크다. FXDR 114의 훌륭한 서스펜션을 콘트롤 하는 도구가 곧 브레이크 때문이다. 물론 이 부분은 상호 증명이 가능하니 더 이상 언급할 필요도 없다.기존의 할리데이비슨 라이더들의 관심도 높았다
왕복 200km의 주행에서 알 수 있었던 부분은 FXDR 114가 결코 만만하지가 않다는 점이다. 젊고 스포티한 이미지를 강조한 만큼의 주행성과 특성을 갖고 있기에 그만큼 체력적으로나 라이딩 스킬면에서도 요구 수준이 높다고 느껴졌다. 하지만 그보다도 더 놀라운 것은 이런 하드코어한 모터사이클에 대한 할리데이비슨 라이더들의 관심이 매우 높았다는 점이다. 이미 할리데이비슨을 타고 있는 라이더들끼리 모여들어 “이걸 샀어야 했다.”거나 “이걸로 바꾸고 싶다.”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고 무척 놀랐다. ‘할리데이비슨 답다’를 규정할 수 있는 것은 사실 새로운 라이더들이다. FXDR 114와 딱 200km를 달리고 나서 내린 결론이다. FXDR 114의 판매 가격은 3400만원이다.
취재협조 할리데이비슨 코리아 www.harley-korea.com
라이딩기어 협조 모토리노 www.motorin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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