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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투어링 커뮤터, BMW C 400 GT

태권 한 2019. 7. 12. 15:05

월간모터바이크 입력

BMW가 새롭게 도전하는 쿼터급 스쿠터 시장에 지원군을 보냈다. C 400 GT는 대중적이고 세련된 디자인에 풍성한 편의 장비를 담고 있다. BMW가 제안하는 쿼터급 스쿠터의 그랜드 투어링은 무엇일지 궁금해진다.

BMW는 2017년 C 400 X로 쿼터급 스쿠터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미들 클래스와 리터급 바이크만 선보이던 BMW가 G 310 R로 쿼터 클래스 시장에 발을 들이더니 뒤이어 스쿠터도 출시한 것이다. C 400 X는 BMW 어드벤처 라인업인 GS 룩을 입은 모험적인 스타일로 시선을 끌었다. 맥시 스쿠터의 풍채에 굵직한 선들로 그러졌지만 어딘가 귀여운 매력도 지닌 독특한 얼굴에 대해선 호불호가 갈렸다. 반면 2018년 선보인 C 400 GT는 BMW의 투어러와 맥을 함께 하는 투어링 콘셉트다. 차분하고 균형 잡힌 모습이다. 좌우 대칭형 LED 헤드라이트는 더 많은 이들이 선호할 디자인이다. 4개의 LED 주간주행등이 그리는 미래적인 이미지도 좋다.

GT

GT는 그랜드 투어링 또는 그란 투리스모의 약자다. 영어와 이태리어. 각각 언어에 따른 차이일 뿐 의미는 같다. GT라는 수식어는 장거리 여행에 적합한 투어러에 적용된다. GT는 자동차 레이스에서 시작되었다. 1940년 대 유럽의 자동차 브랜드들은 레이스 머신을 개발해 경기에 사용했을 뿐 아니라 판매도 했다. 이 차량들은 고성능 엔진을 얹고 있었지만 일상에서 사용하거나 여행을 가기 불편했다. 서스펜션의 세팅 역시 레이스에 초점이 맞춰져있었고 짐을 실을 수 있는 공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좌) 대중적인 디자인의 좌우 대칭형 LED 헤드라이트. 4개의 주간주행등은 미래적이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다 / (우) 윈드스크린은 상단이 꺾여있어 주행풍을 헬멧 위로 흘려보낸다

GT는 이 단점을 개선한 것으로 고성능 엔진에 안락한 승차감, 트렁크를 마련한 모델이었다. 투어링이라는 이름 때문에 GT에게 단순히 안락한 승차감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는데 GT는 필요할 때면 언제든 달릴 수 있는 스포츠성도 필요하다. BMW는 6휠 브랜드로서 GT에 대한 이해가 높다. 그 이점을 바탕으로 GT의 필수 요소를 모터바이크에 적합하게 적용할 줄 안다. BMW의 투어링 바이크는 넉넉한 배기량의 엔진에 수납공간을 갖추고 있고 윈드 스크린과 사이드 페어링으로 주행풍을 막아주어 편안한 장거리 라이딩을 할 수 있게 해준다.

깊은 수납공간에 지갑과 스마트폰 등 다양한 물품을 넣을 수 있다          

다양한 편의 사항

C 400 GT 역시 이 조건을 충족한다. C 400 X와 달리 큰 사이드 페어링을 적용해 다리로 오는 주행풍을 막아준다. 대형 실드는 바람을 타거나 연비에 방해되지 않을 정도의 적당한 사이즈다. 시트에 앉아서 봤을 때 조금 작지 않은가 싶었지만 실드 상단의 각도를 꺾어 헬멧 위로 주행풍이 스쳐 지나가도록 설계했다. 시트의 허리 받침을 높여 장시간 앉아도 허리에 부담이 없다. 발판이 앞뒤로 길어 키가 큰 라이더도 발을 쭉 뻗어 편안히 앉을 수 있다. 또 C 400 X와 달리 동승자를 위한 발판도 일체형으로 마련해 두었다. 동승자 좌석은 넓고 평평하며 탠덤 손잡이도 크고 단단해서 신뢰가 간다.(좌) 높은 허리 받침이 적용된 GT 전용 시트 / (우) 넓은 동승자석과 견고한 탠덤 그립

연료 주입구는 센터 터널에 마련해 두었다. 시트를 열거나 별도의 커버를 열지 않아도 되어 편하다. 하지만 센터 터널이 높은 편으로 승, 하차 시 불편하다. 또 시트와 차폭이 넓어 시트고가 수치보다 부담이 된다. 신장 171cm에 71kg의 라이더가 탑승했을 때 까치발을 들어야 한다. 그나마 발착지성을 고려한 발판 디자인으로 정차 시 걸리는 것 없이 땅에 발을 내릴 수 있다.

전면에 두 개의 수납공간이 있고 깊이가 깊어 실용적이다. 트렁크 공간엔 하프 페이스 헬멧 하나를 수납할 수 있고 플렉스 케이스가 적용됐다. 플렉스 케이스는 BMW에서 개발한 시스템으로 정차 시 서스펜션 가동 공간을 활용해 트렁크 용량을 확대할 수 있다. 플렉스 케이스가 열려 있으면 시동이 차단된다. 풀 페이스 헬멧을 보관할 수 있지만 쉘의 형태에 따라 수납이 안 될 수 있는 점이 아쉽다. 또 C 400 GT는 C 400 X에서 옵션으로 적용되었던 열선 시트와 열선 그립을 기본으로 장착해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최신형 이동 수단

C 400 GT에는 BMW 최신형 TFT 계기반이 적용된다. 계기반은 BMW의 다이얼식 멀티 컨트롤러와 메뉴 버튼으로 조작한다. 메뉴를 들어가고 나오는 것 등이 몇 번 해보면 터득될 만큼 직관적이다. 일반적인 주행 모드에선 속도계가 크게 표시되고 메뉴 버튼을 위로 누르면 상단에 트립 미터와 연비, 주행 가능 거리 등이 차례로 표시된다. 메뉴 버튼을 아래로 한 번 누르면 메뉴에 진입한다. 마이비히클 메뉴에선 수온과 오일 온도, 대기 온도, 배터리 전압과 주행 가능 거리 등의 차량 정보를 볼 수 있다.

(좌) 왼쪽 핸들의 멀티 컨트롤러와 메뉴 버튼으로 계기반의 모든 걸 조작한다 / (우) 크고 선명한 계기반은 마치 전자기기 같다. 블루투스 기능이 포함된다

TFT 계기반은 블루투스 기능으로 스마트폰과 블루투스 인터콤을 연결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연결하기 위해선 BMW 커넥티드라는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야 한다. 앱과 차량을 연결하면 마일리지와 총 주행 시간, 정비 서비스 알림 등 차량의 정보를 스마트폰과 공유한다. 블루투스 인터컴까지 연결하면 C 400 GT의 멀티 컨트롤러를 이용해 전화, 음악 감상도 가능하다. 운전자 뿐 아니라 동승자의 헬멧까지 연결되니 동승자와 함께 같은 음악을 들으며 여행을 가면 더 즐거울 것 같다. 다만 내비게이션과 한글 지원이 되지 않아 이 신기능을 100% 사용할 수 없는 점이 아쉽다. 내비게이션은 법적 문제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한글 지원은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해결할 수 있고 앞으로 등장할 BMW 바이크들에 이 계기반이 적용될 예정이라면 빠른 시일 내에 업그레이드되는 편이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일 것이다.

스포츠 스쿠터

C 400 GT의 엔진 스펙은 C 400 X와 동일하다. 350cc 엔진에 최고 출력은 34마력, 최대 토크는 35Nm다. 이 엔진의 장점은 필링이 스쿠터보다 기어 달린 바이크에 가깝다는 것이다. 원심 클러치가 붙는 시점부터 최대 토크에 거의 근접한 토크를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정차가 잦은 시내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CVT 방식의 파이널 드라이브를 사용하는 스쿠터들이 엔진 회전수가 높아지면서 피드백이 희미해지곤 하는데 C 400 GT는 끝까지 일정한 감각이다. 다만 고속 영역에 들어서면 아쉬움을 느낄 정도는 아니지만 가속력이 조금 떨어진다. 이 아쉬움은 카랑카랑한 배기음이 달래준다. 저속 토크와 바이크의 가속 느낌, 배기음의 박자가 맞아떨어지는 것이 기분 좋다. 스쿠터의 전체적인 움직임은 스포츠성이 강하다. 덩치와 다르게 쉽게 이리저리 눕힐 수 있고 코너를 가볍게 돌아나가는 감각이 인상적이다. 

엔진과 구동계, 에어필터를 숨겨둔 커버의 디자인이 멋지다

방향지시등은 사이드 페어링에 달려있다 

프런트에 적용된 바이브레 래디얼 캘리퍼는 더블 265mm 디스크의 조합으로 제동력은 기대 이상이다. 초반 반응이 조금 약하게 느껴지는데 와인딩에서 세밀하게 컨트롤하기 더 편하고 동승자를 태웠을 때 스트레스가 적다. ABS는 물론 오토 스태빌리티 컨트롤(ASC)이 적용되어 언제나 주행의 안전을 돕는다. 경쾌하고 적극적인 라이딩은 즐겁지만 요철을 처리하는 능력이 아쉽다. GT라는 장르가 주는 기대감에 부합하지 못했다. 처음엔 서스펜션의 세팅이 강할 것이라 예상했는데 그보다는 서스펜션 트래블과 유닛 스윙암 구조의 특징 때문이었다. 프런트 포크의 트래블이 110mm, 리어 쇽이 112mm밖에 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운동 범위가 짧은 탓에 충격이 강하게 느껴지는 것이었다. 엔진과 변속기 등이 모두 스윙암에 달려있는 유닛 스윙암은 동력의 손실이 적고 구조가 간단해 비교적 무게를 줄이기 쉽다. 하지만 후륜에 모든 하중이 집중된다. 리어 쇽 아래에 질량이 집중되기 때문에 서스펜션의 움직임에 방해가 된다. C 400 GT의 경우 뒤쪽으로 치중된 무게가 크게 의식되지 않았다. 트랙션을 잃은 적도 없고 주행을 방해하지도 않았다. 장단점이 확실하기 때문에 C 400 GT의 스포티한 특성은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좌) 리어 서스펜션은 프리로드 조절이 가능하다 / (우) 제동력이 뛰어난 265mm 더블 디스크 프런트 브레이크

          

새로운 세대로 향하다

C 400 GT는 GT 콘셉트의 시작점에 더 가까이 있다. 그간 스쿠터의 기본 조건으로 여겨졌던 그리고 투어링에 기대하는 안락함은 부족하다. 하지만 높은 스포츠성으로 자신만의 캐릭터를 확고히 했다. 또 C 400 GT는 항상 새로운 도전을 하는 BMW 모토라드의 구성원으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BMW가 전개해온 그동안의 노하우와 신기술이 모두 담겨있다. 특히 스마트폰과 연결되는 TFT 계기반과 키리스 시스템을 쿼터급 스쿠터에 적용한 점은 다른 브랜드를 자극할 것이다. 완벽하다 할 순 없다. 하지만 C 400 GT는 시장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선구자임은 분명하다.

BMW C 400 GT

엔진형식 수랭 4스트로크 OHC 단기통 4밸브 보어×스트로크 80 × 69.6(mm) 배기량 350cc 압축비 11.5:1 최고출력 34ps/7,500rpm 최대토크 35Nm/6,000rpm 시동방식 셀프스타터 연료공급방식 전자식 퓨얼 인젝션 연료탱크 용량 12.8ℓ 변속기 무단변속V벨트 서스펜션 (F)텔레스코픽 정립 (R)유닛 스윙암 타이어 사이즈 (F)120/70 ZR15 (R)150/70 ZR14 브레이크 (F)265mm더블디스크 (R)265mm싱글디스크 전장×전폭×전고 2,210×835×미발표 (mm) 휠베이스 1,565mm 시트높이 775mm 차량 중량 212kg 판매 가격 98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