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뉴 R 1250 GS '고속 치닫는 맛과 안정성이 일품'
김기홍 입력
바이크를 타고 세계 일주하는 것은 적지 않은 남성들의 로망이다. 아니 이젠 여성 라이더들도 적지 않은 상황이니, 많은 라이더 또는 여행가들의 로망이라고 해야 적확할 듯하다.
그 꿈에 함께 하고 싶은 애마로 첫 손 꼽히는 바이크는 뭘까? 조금이라도 바이크의 세계를 아는 사람들은 바로 BMW의 GS시리즈를 꼽을 것이다. GS는 ‘오프로드’를 의미하는 독일어 ‘겔렌데(Gelande)’와 ‘온로드’를 뜻하는 ‘스트라세(Straße)’의 맨앞 철자를 따온 것이다. 온오프를 가리지 않고 달리는 바이크의 상징처럼 됐다.
BMW는 어드벤처 바이크의 대표주자인 R1200GS와 F800GS의 새로운 버전 R1250GS와 F850GS를 10여년 만에 내놓았다. 그중 R1250GS를 직접 1박2일간 시승했다. 분당호켄하임에서 와우정사, 미시령, 죽도해변을 오가는 동안 R1250GS는 기대 이상의 능력자라는 걸 증명했다.
BMW 뉴 R 1250 GS은 얼핏 봐선 그 전 모델과 큰 차이를 발견하기 쉽지 않다. 일단 시트에 앉으면 TFT 컬러 계기반이 눈에 확 들어왔다. 시동을 걸자 화려한 그래픽이 ‘나 좀 봐 달라’는 식으로 어필하는 듯했다. 마치 최신형 스포츠카의 계기판을 보는 느낌이었다.
거기다 1200에서 1250으로 바뀐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배기량이 달라졌다. 1254cc로 종전의 1170cc에서 늘어났다. 84cc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7750rpm기준 136마력. 기존보다 9% 마력이 늘었다. 출력이 상승한 것도 있지만, 그보다는 이 출력을 만들어내고 전달하는 시스템이 향상됐다고 한다.
특히 전자식 서스펜션인 다이나믹 ESA는 안정성을 향상시키고 더 안전한 라이드를 보장한다. 시스템에서 자동으로 라이딩 조건과 바이크의 부하에 따라 스트럿의 댐핑과 스프링 초기 장력을 제어한다.
기존에 흔히 적용되는 캠샤프트 구조가 아니라 독특한 설계 방식인데다가 거기에 맞추어 추가한 기계식 액추에이터가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이 메이커의 설명이다. 더 낮은 rpm에서 더 큰 토크를 만들어낸다니 획기적인 일이다. 엔진출력 모드는 레인, 로드, 다이나믹, 엔듀로 등 4가지다.
‘한국 남성 표준 키’의 입장에서 양 발의 착지성을 걱정했다. 하지만 시승바이크는 이미 가장 낮은 포지션으로 조절이 돼 있었다. 양발이 땅에 닿다니. 갑자기 내가 거인이 된 듯한 기분이었다. 표준-랠리-컴포트 좌석까지 800~900mm의 좌석 높이 범위에서 다양한 버전 선택이 가능해 편안함을 더해준다.
엔진 소리는 생각보다 부드러웠다. 기존 R1200GS를 타다가 신제품으로 바꾼 친구의 얘기는 “수냉식의 딸딸 거리는 소리가 확실히 줄었다”였다. 액셀을 감았다. 부드러운 반응. 카랑카랑하지 않았다. 그러나 온 몸이 공간이동을 하듯 앞으로 튀어나갔다. 너무 빠른가 싶어 브레이크를 밟았다. 거의 부담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부드럽게 제동이 됐다.
코너링은 일품이었다. 한두시간이 지나자 바이크가 내 몸처럼 느껴졌다. 거리낄 게 없었다. 신록의 향기, 파란 하늘, 바닷가의 비릿한 내음까지 온 몸으로 받으며 달리는 라이딩은 코로나19에 찌들었던 영혼을 깨끗하게 정화시켜주는 것 같았다.
언덕길에서 편안하게 출발하게 도와주는 힐 스타트 컨트롤 오토모드도 아주 편안한 기능이었다. 약 10%의 경사로에서 정차했을 때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잡아 뒤로 밀리지 않게 해주는 것이다. 워낙 중량감이 있는 바이크이기 때문에 덩치가 서구 사람보다 작은 라이더들에겐 아주 고마운 기능이다.
시속 100km는 순식간에 가속이 됐다. 그렇게 빠르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안정적이었다. 윈드스크린과 과학적으로 설계된 차체는 주행풍도 부담스럽지 않게 옆으로 밀어내는 것 같았다. 도중에 짧은 임도에 들어갔다.
덩치가 큰 녀석이지만, 엔듀로 바이크처럼 다뤄도 충분히 잡아줬다. 물론 모드는 ‘엔듀로’ 모드로 설정했다. 1200과 1250 모델을 다 타본 사람들은 ‘크루즈컨트롤’기능이 빠진 것을 가장 아쉬워하는 듯했다. 장거리 여행용이라서 이용자 입장에서는 아쉬울 만한 대목이다 싶었다.
죽도해변에 도착해 서핑을 즐기는 청춘들을 바라보며 커피 한잔을 마시고 있는데, 중년아주머니께서 “오토바이가 멋져서 그러는데, 옆에서 사진 한장 찍어도 되겠느냐”고 물어왔다. “기왕이면 제 헬멧도 쓰고 제대로 시트에 앉아서 찍으시라”고 했다. 꼭 라이더가 아니더라도 R1250GS는 멋진 바이크임에 틀림이 없다는 뜻일 게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지피코리아, BMW모토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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